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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반 공예강사 홍은영 씨

10년차 주부들의 반란_3

2016-06-13 09:31

글 : 최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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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0년 이상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던 이들에게 어느 날 ‘꿈틀’하며 도전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글을 쓰고 싶었고,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었고, 비누공예를 하고 싶었다. 도전했고, 이뤘다.
10년 차 주부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01.jpg


10년 차 주부들의 반란 ③
쳇바퀴 돌던 일상에서 특수반 공예강사로, 홍은영 씨 
17년 만에 가슴 뛰는 일

가끔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몰입하다 보면 내 안의 다양한 소모적인 감정에서 온전히 벗어나는 듯한 기분 좋은 경험을 맛볼 때가 있다. ‘몰입’이 주는 ‘힐링’이랄까?
토털공예 전문가이자 방과후 특수반 공예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은영 씨에게 ‘공예’는 힐링이다. 다양한 공예분야 중 특히 비누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녀는 비누공예지도사 사범이 된 지금도 여전히 천연비누가 만들어내는 마블링의 아름다움에 매혹돼 새벽까지 비누를 만들어낸다. 매일같이 나가는 방과후학교의 특수반 공예강사 일은 그녀에게 장애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을 준다. 매너리즘에 빠져 의미 없이 흘려보내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그녀의 하루는 매일이 보람차다.

특수반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직접 립스틱 한번 만들어보실래요?”

2층의 채광 좋은 원목작업실.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아로마 제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기자에게 그녀가 말을 건넨다. 흔쾌히 수락하고 바로 비커에 호호바오일과 비즈왁스 등 그녀가 시키는 대로 재료를 넣어본다. 디지털 저울기에 그램 수를 정확히 계산하며 재료들을 넣자니 없던 수전증이 생길 판이다. 재료들을 가열한 후 립스틱 모양의 몰드에 부어 굳히니 정말 시판되는 것과 똑같은 립스틱이 완성됐다. 입가에 저절로 번지는 미소. 이 맛에 공예를 하나 싶다.
자신의 작업실에서 그녀와 같은 공예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하는 홍은영 씨는 자신을 ‘공예 전문가’라는 호칭보다 특수반 공예강사’라 불러달라 말한다.
“왜 특수반 아이들을 좋아하냐고요? 제가 비장애인 아이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에게 특별히 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특수반 아이들은 손을 떨면서도 열의를 갖고 공예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죠. 누구나 자신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고 싶은 법이잖아요.”
그래서일까? 그녀의 꿈은 장애인들이 마음껏 공예를 배울 수 있는 ‘장애인공예협회’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미 공예지도사 사범 자격증을 소지하여 자격증 발급이 가능한 상태라 협회 설립도 그리 막연한 꿈이 아닌 듯 보였다. 게다가 그녀는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한 자원봉사 시간만 200시간이 넘는다는 은영 씨는 중1, 고1이 된 자신의 두 아들과도 자주 중증장애인을 위해 자원봉사를 나간다. 그녀가 중증장애인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장애가 깊을수록 그들을 가르쳐줄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 아이들을 가르치고 오는 길이면 자신의 재능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고 왔다는 생각에 새삼 감사하게 된단다. 그런 엄마와 오랫동안 봉사를 해와서인지 그녀의 두 아이들 역시 거리낌 없이 장애인들을 대한다고. 베풀고자 하는 삶이 자신은 물론 두 아들까지 성장시키고 있는 듯했다.

일하는 엄마, 베푸는 엄마, 그래서 존중받는 엄마

지금은 특수반 공예강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그녀에게도 의미 없이 흐르던 시간이 있었다. 파트타임으로 피아노를 가르치기는 했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은 그녀를 우울감에 빠뜨렸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어떻게든 보람을 되찾고 싶었던 은영 씨는 평소 관심 있던 토털공예를 배우기 위해 문화센터에 등록했다. 처음 문화센터에서 공예를 배우던 시간을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이 뛴단다. 토털공예 중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비누였다.
“가족들과 캠핑장에 갔는데 고기를 구워 먹을 때조차 비누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거예요. 결국 텐트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비누재료를 30만원어치나 샀어요. 집으로 오자마자 바로 비누공예 자격증 2급 공부를 시작했죠. 자격증 취득 후에도 비누 전문가들을 수소문해 새로운 기법을 배우러 다녔어요. 비누에 관해서라면 3시간에 40만원 정도 하는 고가의 수업도 마다하지 않았죠. 저를 위한 투자였어요. 대신 옷이나 신발 등 저를 꾸미는 다른 비용을 끊었어요.”
그녀는 처음부터 수입을 고려하고 비누공예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방과후 교사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자유학기제 장려정책으로 공예지도사의 수요가 계속 늘어 전망도 있죠. 하지만 경력을 중시하는 현장 분위기상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바로 취업이 되지 않아요. 최소 1년 이상은 재능기부나 보조강사 등으로 경력을 쌓아야 해요. 자기계발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실제로도 홍은영 씨는 20대 때부터 자기계발을 해온 덕에 한식, 양식 조리사 등 무려 16개의 자격증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가 12 : 1의 경쟁을 뚫고 농아학교 공예강사에 합격한 것도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이 도움이 됐다.
힘든 부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느 날 제 아이들이 ‘엄마가 일을 하고 있는 게 참 좋아’ 라고 말하더군요.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매너리즘이었어요. 저는 현재 제 일이 재미있고 남에게 베푸는 삶이 보람돼요. 혹시 지금 자신을 설레게 하는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시작해보세요. 길은 어디에서든 열리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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