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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26]아름답고 매력적인 볼가 강변도로 산책하기

2020-06-03 10:32

글·사진 : 이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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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트베리는 트베리 공국의 수도로 중요한 입지였다.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깊은 도시다. 역사적인 중요 흔적이 많이 남은 도시다. 그것 뿐 아니라 트베리는 볼가 강과 트베르차 강의 합류점에 위치한 아름다운 강변 도시다. 강변 풍치가 빼어나다. 길고 긴 볼가 강 줄기가 도시와 어우러져 그림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강 양 안으로 난 강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는 재미는 여행자의 필수 코스다.

구다리.JPG

구다리

 

 *볼가 강과 트베르차 강의 합류지점
궁전을 벗어나 길도 없는 창살 울타리를 따라 일부러 걷는다. 궁전 내부를 보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다. 궁전 안쪽으로 넓은 정원이 펼쳐지고 몇 기의 조각품들이 놓여 있지만 황화가 사라져서인지 화려함은 없다. 울타리 끝에는 볼가 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이나 바다,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는 늘 아름답다. 사람이 살 만한 곳이라서 일찍부터 터전을 잡는 곳. 빨리 발전하게 마련이다. 트베리도 마찬가지다.


트베리는 볼가(Volga) 강과 트베르차(Tvertsa) 강의 합류점에 위치한 하항도시다. 볼가 강은 유럽에서 가장 긴 강으로 그 길이가 무려 3,690km나 된다. 볼가 강은 노브고로드 주의 발다이 구릉(Valdai Hills)의 해발 228m에서 발원해 트베리~야로슬라브~니즈니노브고로드~울리야노프스크~카잔~사마라~사라토프~볼고그라드~아스트라한 도시를 거쳐 해수면보다 30m 낮은 카스피해로 유입된다. 트베리 구간은 볼가 강 상류의 넓은 늪지대를 가로 질러 북동부에 있는 거대한 리빈스키(Rybinsk) 저수지 해안까지 이어진다. 강과 호수, 자연 산림이 많아 그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지역이다. 트베르차 강은 188km로 비시니볼로스키(Vyshnevolotsky)~토르자크를 거쳐 트베리에서 볼가강과 합류하게 된다.

 

*13세기, 트베리 공국이었던 도시
좀더 트베리(Tver)의 역사를 알아보자. 트베리는 1135년에 건설되었다. 1247년~1485년까지 트베리 공국의 수도였다. 13세기의 트베리 공국은 블라디미르-수즈달 공국에서 갈라져 나온 모스크바 공국과 라이벌이었다. 한때는 트베리 공국의 세력이 모스크바 공국보다 강성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1485년, 이반 3세 때 모스크바 대공국에 병합되었다. 또 오래전부터 모스크바(167km)와 상트페테르부르크(533km)를 연결하는 철도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였다. 러시아의 중요한 공업도시로 목재 가공, 섬유 공업, 화학공업 등이 발달했다.

 

 1763년의 화재로 도시의 상당부분이 소실되었는데 대화재 후 예카테리나 2세에 의해 재건되었다. 1931년 11월, 러시아의 정치 혁명가인 미하일 칼리닌(1875~1946)의 이름을 따서 ‘칼리닌’으로 개명되어 1931∼1990년까지 ‘칼리닌’으로 불렸다. 1941년 10월 14일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으나 두 달 만인 12월 19일에 소련군에 의해 빨리 수복됐다. 1990년 7월 17일, 옛 이름인 트베리로 돌아왔다. 2003년 9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수상이, 바이오매스 발전에 대한 공동 개발을 위해 중심지는 트베리로 삼는다고 약속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트베리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역사가 깊은 주도다.

볼가강변유람선.JPG

볼가강변유람선

 

 *볼가 강의 스타볼시스키 다리
트베리의 가장 큰 볼거리는 볼가 강변에 몰려 있다. 푸른 강물 위로는 유람선이 떠다니고 선착장에는 큰 배가 정착된 모습 등이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여행자는 강변 산책이 쉽지는 않다. 강을 사이에 두고 강변 길이 양 안으로 나뉘기 때문에 한꺼번에 구경할 수가 없다. 한쪽의 강변 길(5.9km)은 너무 길어서 다 걸을 수도 없다. 여행 안내소의 알요나가 니키틴의 동상은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강조했기에 먼 발치에서만 볼 수도 없다. 강 너머를 꼭 가야 한다. 배를 타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구다리에서 신다리까지 걸어서 강을 건너 구다리로 건너오든, 되짚어 걸어 나오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니키틴 강둑너머의 모습.JPG

니키틴 강둑너머의 모습

 

 결국 가장 최단으로 구경하는 방법을 택한다. 글로 표현하려면 도로 명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 왕궁 쪽으로 난 강변 길은 미하일 야로슬라비치(Mikhaila Yaroslavicha) 도로명이다. 반대 쪽 강변 길은 탐험가 아파나시 니키틴(Afanasy Nikitin)의 도로명이다. 시내 쪽에서 먼저 접근할 수 있는 강변 길은 미하일 야로슬라비치다.


궁전 앞 강변 앞에는 스타볼시스키 다리(Starovolzhsky Bridge, 일명 구 다리)가 있다. 볼가 강을 잇는 구다리로 트베리의 명물로 손꼽힌다. 엽서와 달력 사진으로 이용되는 유명한 교량. 1897년, 교량 작업을 시작해 1900년 9월 8일에 215.5m의 다리가 개통되었다. 체코 엔지니어인 마쉐카(Masheka)와 러시아 건축가인 토친스키(Tochinsky)가 건축했다. 이후 1941년 12월, 독일의 파시스트 침략자들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980년대에 재건되었다. 재건되면서 나무 바닥은 아스팔트로 바뀌었고 도로는 6m~9m가 더 연장되었다. 교량 입구의 주철로 만든 등불은 극장광장(Teatralnaya Ploshad)의 기념비를 가져 왔다. 이 다리는 가까이 보는 것보다 멀리서 봐야 멋지다. 분명코 이 다리에 볼가 강이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매력 없는 평범한 다리가 되었을 것이다.

푸쉬킨 기념비.JPG

푸쉬킨 기념비

 

 *볼가 강가에 서 있는 푸쉬킨 동상
구다리에서 강변 길을 따라 몇 걸음만 옮기면 사람 키보다 더 큰 알렉산더 푸쉬킨 청동상을 만난다. 푸쉬킨은 트베리를 30번 넘게 거쳐 갔고 4번 머물렀다고 한다. 4각형 화강암 받침돌 위에 3.5m의 청동상. 1974년, 시인 사후 175주년을 기념해 조각가 코모프(Komov)가 동상을 만들었다. 설명을 안해 줘도 금방 푸쉬킨(1799~1837)인지를 알 수 있다. 그의 얼굴은 한 번만 봐도 기억될 정도로 강한 특징이 있다.

 

푸쉬킨 동상.JPG

푸쉬킨 동상

 

 당시 러시아 신사들이 쓰던 모자를 쓰고 제방 울타리에 살짝 기대어 한 손을 부여잡고 다른 한 손에는 겉옷을 걸치고 볼가 강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있는 푸쉬킨. 피식 웃음이 난다. 그도그럴 것이 푸쉬킨의 여성 편력을 익히 아는 지라 천하의 바람둥이였던 그가 당시 이곳에 서서 뭘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가 이 지역에서 로맨스를 만들었는지도 혹은 트베리 궁전에서 머물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푸쉬킨을 만나니 반갑다. 그도 분명히 필자처럼 이 강변 길을 걸었을테니 말이다.

 

놀이랜드주변.JPG

놀이랜드주변

 

 *도시 공원의 놀이공원
강변 길 산책로 중간 즈음에 도시 공원(Gorodskoi sad)을 만난다. 공원 앞 강 위에는 보트 선착장이 있고 러시아 유원지마다 흔히 볼 수 있는 당나귀를 태워주는 ‘소녀 말지기’들이 모여 있다. 특별날 것 없는 공원이지만 관광객들이 많다. 작은 놀이시설도 있고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린다. 공원 의자에 앉아서 한참 동안 구경을 한다. 흥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춤을 춘다. 아이들을 앞에 두고 재미있는 놀이들이 펼쳐진다. 언어는 모르지만 구경하는 것은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놀이기구 타기.JPG

놀이기구 타기

 

 이 공원은 그저 여느 도시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역사적으로는 유서 깊은 장소다. 이곳은 트베리 공국 시절의 크렘린이 있던 곳. 트베리의 미하일(Tverskoy Mikhail, 1271~1318)이라고 불리는 류리크 왕가의 미하일 야로슬라비치(Mikhail Yaroslavich)을 기리기 위한 십자가와 해자 등이 남아 있던 곳이다. 트베리의 태고의 발생지인 것. 미하일은 1304년~1314년까지 그리고 1315년~1318년까지 블라디미르의 왕이었다. 그러다 1763년, 화재로 크렘린은 폐허가 되었고 1831년에 복원하면서 도시 정원이 된 것이다. 원래의 십자가 대신 2001년, 조각가 예브게니 안토노프(Yevgeny Antonov)가 만든 십자가가 있다. 겨울에는 아이스 링크장이 된다.


공원을 빠져 나와 강둑을 더 걷다보면 눈길을 띄는 건축물을 만난다. 1937년에 지어진, 트베리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스타(Star)’라는 영화관이다. 영화 시상식에 꼭 등장하는 사람 모양을 한 ‘오스카 트로피’가 모형화 되어 있다. 80년 전, 건축가 카람코프(Kalmykov)가 설계한 이 현대적인 건축물의 영화관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현재 4개의 영화관이 운영 중이다.

니키틴도로의 강 너머.JPG

니키틴도로의 강 너머

 

 *아파나시 니키틴 강변도로
드디어 ‘신 다리’ 앞이다. ‘신 다리’로 불리지만 실제로 스타볼시스키 다리보다 더 오래된 교량이고 더 복잡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신 다리는 현재 볼가강변의 강둑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서 아파나시 니키틴 강변 길에 다다르게 된다.

중앙공원동상.JPG

중앙공원동상

 

 조금만 걸으면 울창한 숲 공원이다. 한 낯에도 어두울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가 들어서 있다. 숲 공원을 지나 구 다리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반대편을 쳐다본다. 더 멀리서 거슬러 온 건축물들을 보니 색다르다. 아름다운 강변 길의 풍치에 취해 조금 걸으면 구 다리를 바로 앞두고 아파나시 니키틴(Afanasiy Nikitin) 동상을 만난다. 화강암 받침대 위에 우뚝 서 있는 4m 청동상은 1955년, 조각가 올로브(Sergei Orlov)와 건축가 자카로프(Zakharov)가 만들었다.

 

그의 초상화가 없어서 러시아인의 특성을 가진 상인의 이미지로 묘사했다고 전한다. 단지 동상만 서 있는 게 아니다. 분명히 거북선의 얼굴처럼 용 모양의 갑판이 있고 둥근 배 위에 서서 진두지휘를 하는 듯한 형상이다. 갑판 위에 선 니키틴이 볼가 강을 따라 항해하는 듯한 모습이다.(계속)


*Data
현지 대중교통:숙박지 위치에 따라 틀려질 수 있으나 볼가강변은 시내 중심가에서 멀지 않다. 대중교통 이용보다는 천천히 걷는 것이 더 낫다.
스타볼시스키 다리와 푸쉬킨 동상위치:트베리 왕궁 뒤켠과 바로 연결된다. 푸쉬킨 동상은 볼가강변에 서 있다. 미하일 야로슬라비치(Michael Jaroslavich) 강변길이다.
*여행 참조:미하일 야로슬라비치 강변 길을 따라 가면 중앙도시공원, 극장, 유람선 선착장 등을 만나게 된다. 신 다리를 건너면 아파나시 니키틴 강변도로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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