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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23]차이콥프스키가 마지막 해를 보냈던 집

2020-05-13 10:24

글·사진 : 이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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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이 말하지만 여행에 목적지가 있으면 그 것만으로도 편리해진다. 클린에 있는 차이콥스키 박물관은 외국인들에게 비싼 입장료를 요구했지만 구경할 만하다. 너무나 잘 관리가 되어 있는데다, 정원이나 동상이나, 특히 박물관의 인테리어는 차이콥스키의 음악 선율만큼 은은하다. 그의 말년 인생.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차이콥스키 동상.JPG

*외국인에게 더 비싼 입장료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인 차이콥스키(Peter I. Chaikovskii, 1840~1893). 차이콥스키는 러시아의 음악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는 러시아 3대 발레 작품. ‘발레곡의 대가’라고 불리는 차이콥스키. 클래식이나 발레를 좋아하지 않지만 차이콥스키가 궁금하긴 하다. 

 

또한 유명세 말고도 ‘동성애자’ 였다는 그의 특별한 삶이 궁금해졌다. 당대에 잘 나가는 작곡가였지만 그 또한 고민이 없었을까? 저돌적이고 저항적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는 분명코 동성애자에 대한 갈등으로 평생을 살아갔을 것이다. 밝힐 수 없어서 내면의 어지럽게 혼란시켰을 것이다. 웬지 연민이 느껴지는 그가 말년에 머물다 죽은 시골 도시, 클린의 영지는 이미 여행 떠나기 전부터의 목적지였다.

 

박물관 영지.JPG

박물관 영지

 

클린의 “차이콥스키 집 박물관”은 올드 타운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서 시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박물관 입구의 철 울타리에는 차이콥스키의 사진이 박힌 연주회 포스터가 반긴다. 처음 만난 건물은 거대한 컨서트 홀(1964년 개관). 티켓(550루블, 한국돈 1만원)을 구입한다. 비싼 입장료다. 원래는 300루블이지만 외국인에게는 훨씬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다. 입장료가 비싸도 먼 길 달려 왔으니 감수해야 한다. 

 

컨서트 홀에서 영지로 나가는 문이 따로 있었는데 한 여인이 다가와 길을 안내하겠단다. 그냥 입구만 알려주지 또 반갑지 않은 친절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계속 ‘돈’이야기를 꺼낸다. 그녀 번역기 통해서 ‘넌 사진 찍으려면 200루블 내야해’였다. 필자가 들고 있는 카메라를 보면서 한 말인 듯하다(러시아 지역의 대부분 박물관은 사진 찍는 가격을 따로 요구한다). 알지만 허구헌날 ‘돈 타령’만 하니 참 듣기 싫다. ‘그만 좀 돈 타령해.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속으로만 말한다. 언어 소통도 안되지 않은가?

 

영지의 숲.JPG

영지의 숲

 

차이콥스키 박물관 문.JPG

차이콥스키 박물관

 

*아름다운 차이콥스키 별장 정원
영지는 항상 다듬고 가꾸고 있어서인지 잘 정돈되어 있다. 안내판도 영문표기가 있다. 자작나무가 양렬로 이어진 직선 길은 ‘음악가들의 오솔길(musician’s alley)’이라고 명명되어 있다. 국제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참가자와 상을 받은 게스트들이 심은 나무들이다. 또 차이콥스키 청동상(2006년 조각가 알렉산더 로지니코프Alexander Rozhnikov(1960~)와 건축가 M.V. Tikhomirov의 합작품이다)도 있다.

 

정교한 동상.JPG

정교한 동상

 

벤치 왼쪽 끝에 앉은 차이콥스키는 한 손에 책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벤치 등걸이에 모자를 잡고 뱀 문양이 새겨진 지팡이를 세워 놓았다. 실물보다 크게 제작된 동상은 매우 사실적이어서 절로 감탄이 나온다. 벤치 한쪽을 길게 빼 놓은 것은 사진 뷰 포인트를 만든 것. 누구나 그리하듯, 필자도 벤치에 앉아 그와 기념 사진을 찍는다. 뜨거운 여름 날씨는 청동 벤치를 뜨겁게 달궈 놓았다. 반바지 입은 허벅지를 데워 놓지만 그와 함께하니 기분은 좋다.

 

동상의 모자와 지팡이.JPG

동상의 모자와 지팡이

 

박물관 주변.JPG

박물관 주변

 

 

거실.JPG

거실

 

 또 서재 책상과 오래된 가죽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은 물론 시계 코안경, 펜, 재떨이, 담배케이스, 파이프 등. 전시품들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정교하게 잘 진열되어 있다. 눈길은 거실 벽에 걸려 있는 조막만한 흑백 사진들. 차이콥스키의 아버지 사진을 크게 확대하고 주변에는 작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또 그가 평생을 숭배했던 안톤 루빈스타인(Anton Grigoryevich Rubinstein, 1829~1894)이나 친구, 지인들 사진들이 보인다.

 

그의 침실.JPG
거실은 차이콥스키 침실로 이어진다. 차이콥스키의 세면도구 물병과 세면기, 비누그릇, 양치질 컵 등. 작은 실내 세면장, 화장대, 싱글 침대가 창가에 놓여 있다. 침대 밑에 가지런히 놓인 실내용 신발이 예쁘다. 침실 옆의 작은 책상은 창문을 바라보고 있다. 책상 위에는 차이콥스키의 악보가 흩어져 있다. 그가 창문으로 정원을 바라보면서 작업하는 듯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책상이다.

 

가족 사진들.JPG

가족 사진들

 

다음 방은 차이콥스키 형제(피터와 모데스트)의 사진이 놓여 있고 손님용 침실도 있다. 복도의 끝에는 식당, 차이콥스키 누나의 아들(조카)인 블라디미르 다비도프프(Vladimir Davydov, 1871~1906)의 방이다. 차이콥스키는 조카를 아끼고 사랑했는데 1893년 2월 10일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 걸작인 <비창> 교향곡을 조카에게 헌정했다.


전시관의 총 200 점이 넘는 전시품들에는 차이콥스키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잔잔한 조명과 창문으로 들어차는 햇살이 전시품에 은은하게 스며 든다. 차이콥스키의 책상의 작은 창문으로 자작나무가 난 정원이 내려다 보인다. 그는 여기서 작곡하기를 좋아하였다. 아직도 그가 창가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면서 곡을 만들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곡을 쓰던 창가 책상.JPG

곡을 쓰던 창가 책상

 

 *차이콥스키 하우스 박물관의 변천사
차이콥스키 집 박물관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기념 음악 박물관이다. 차이콥스키의 사후, 1년 뒤인 1894년, 그의 남동생(당시 극작가, 오페라 작사가)인 모데스트(Modest Ilyich Tchaikovsky, 1850~1916)가 박물관을 개관한다. 차이콥스키 사후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당시 소유주였던 알렉세이 소프로노프(Aleksei Sofronov)에게 집을 구입해 1897년, 그와 조카 블라드미르 다비도프(Vladimir Davydov, 1871–1906)가 클린에 정착한다. 차이콥스키의 누나 알렉산드라(Alexandra Ilynishna)는 1860년에 레오 다비도프와 결혼해 카멩카에서 살았다. 이 부부는 7남매의 자식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몄다. 차이콥스키는 종종 이 매형네 집으로 누나와 생질들을 찾았는데, 특히 가운데의 사내아이인 블라디미르를 귀여워했다. 바로 그가 박물관 만드는데 적극 나섰다.


작곡가의 개인 소장품인 일기, 노트, 서적, 도서관, 사진, 예술 작품, 가정용품 등을 모아 전시관을 만들었다. 클린의 컨서트 시즌에는 뛰어난 연주자와 어린 아마추어 음악가가 연주를 한다. 남동생 모데스트는 나중에 별관을 만들어 사무실로 이용했다. 이곳 사무실에서 형의 전기를 썼다. 원고, 작곡가의 편지, 편지, 포스터 및 공연 프로그램 등 방대한 자료들을 기초했다. 또 이 별관에서는 차이콥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학생, 잘 알려진 작곡가, 피아니스트 및 음악 교사인 세르게이 타네예프(Taneyev)의 기념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권은 따로 사야 한다.JPG

사진권은 따로 사야 한다.

 

남동생 모데스트가 사망 한 후, 국가소유로 남겨 두었다. 그러나 차이콥스키 하우스 여느 영지처럼 전쟁 때는 나치의 손에 큰 고통을 겪었다. 병사들의 막사로 사용되었다. 그러다 1921년부터 국립 박물관이 되었다. 1944년 말, 대피해 두었던 박물관 귀중품들이 클린으로 반환되었다. 1945년 5월 6일, 작곡가 생일 전야에 완전히 개조된 박물관이 재개방되었다. 

 

박물관의 두 번째 탄생이었다. 진정한 음악의 메카가 되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일년에 두 번(5월 7일:작곡가 생일과 죽은 날인 11월 6일)은 박물관에서 차이콥스키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전통이 되었다. 가장 위대한 걸작인 제 6번 교향곡으로 채워진다. 

 

또 해마다 6월에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International Tchaikovsky Competition, ITC)가 모스크바에서 열린다. 이 콩쿠르는 1958년에 개최되어 현재도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손꼽힌다. 우수한 젊은이들의 등용문이 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4년 마다 개최되며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16세~32세), 남녀 성악(19세~32세) 부문이 있다


*Data
차이콥스키 박물관 주소:Ulitsa Chaykovskogo, 48, Klin
개관시간:10~18/월요일 휴관/전화:+7 496 245-81-96/이메일:gdmch@mail.ru
웹사이트:https://tchaikovsky.house/
 http://www.museum.ru/MscReg/e5_hist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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