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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두려움 없이 태안 천리포 드라이브

2020-04-09 09:55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뉴시스, 천리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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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피해 ‘집콕’을 하는 동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창문 틈새로 느껴지는 따뜻한 바람에 떠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아직 코로나의 위협이 가시지 않은 지금, 봄을 만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인 당일치기 드라이브다. 봄도 느끼고 안전도 챙기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서해 봄 바다를 배경으로 노란 수선화가 만개했다.
일상이 사라졌지만 봄은 잊지 않고 찾아왔다. 바이러스를 피해 문을 닫아둔 사이 어느 해보다 혹독했던 겨울이 갔다. 닫아둔 문틈 사이로 따뜻한 기운이 스며드는 걸 보니 오지 않을 것 같은 계절에 들어섰나 보다.

거리에 앉은 봄이 어서 나오라고 손짓하지만 멈칫하게 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특수한 시기이니 말이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집에 그냥 있자니 나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길이 없다. 이럴 때는 방법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 드라이브 여행을 가는 것이다.

안전한 봄나들이에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하루 안에 다녀올 만한 곳이어야 하고 실내가 아닌 탁 트인 야외가 좋다. 차 안에 손소독제와 알코올 스왑 같은 위생용품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마스크는 필수.

그간 갇혀 있던 스트레스를 풀려면 그냥 봄바람으론 부족하다. 시원한 바닷바람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봄이니 꽃구경도 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그래서 선택한 여행지는 바다와 수목원 꽃구경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 충남 태안에 있는 ‘천리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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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을 맞은 천리포수목원에 붓꽃의 일종인 크로커스가 피었다.
2 서해와 일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의 노을길.
3,4 안내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만나는 암석원의 스펙트럼 목련.
5 큰 연못 뒤로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를 기리는 민병갈기념관이 보인다.
6 천리포수목원 해안전망대. 나란히 앉아 서해 낙조를 감상하기에 알맞은 자리다.
7 겨우내 떨어진 낙엽 사이로 봄을 알리는 하얀 설강화가 피었다.

답답한 가슴속까지 부는 청량한 바닷바람

서울에서 천리포항까지는 차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서산톨게이트에서 내리면 이제 태안으로 접어드는 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태안반도 드라이브는 태안의 북쪽 끝인 꾸지나무골에서 시작된다. 태안반도에 다다르면 열어둔 창문 사이로 싱싱한 바다 냄새가 잠들어 있던 세포를 깨운다. 태안읍에서 603번 지방도를 따라 굽이굽이 가다 보면 해변을 둘러싼 소나무가 먼저 봄을 알린다.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가 겨울에 봤던 것보다 좀 더 옅어진 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 보다.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구례포를 지나 신두리해안사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이 천천히 모래를 휘저으며 파도만큼 깊은 물결무늬를 그리고 있다.

634번 지방도를 따라가다가 32번 국도를 따라서 가면 오늘의 목적지 천리포가 나온다. 바다 근처 갯벌에는 감태가 초록빛 생기를 더한다. 익숙해서 소중한 바다 마을 풍경이다.

갯벌과 마주한 천리포 바다 인근에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된 천리포수목원이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한 이곳은 고 민병갈 박사가 만든 한국 최초의 수목원이다. 민병갈 박사는 칼 페리스 밀러라 불리던 미국 해군 장교였다. 1945년 한국에 들어와 60년 동안 천리포 일대에 나무와 꽃을 심으며 아름다운 수목원을 조성했다.

사실 천리포수목원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대체로 면적이 몇천만㎡에 달하는 다른 수목원에 비하면 59만3282㎡로 소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수목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나무라는 민 박사의 철학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 동선에 맞춰 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무가 기준이 되는 곳이라 그간 봤던 수목원보다 더 자연스럽다.

천리포수목원은 민 박사의 철학 때문에 연구목적 외에는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그러다 수목원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2009년부터 일반 관람객을 받기 시작했다.

수목원에는 세계 60여 나라에서 들여온 1만32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은 다른 수목원보다 봄 풍경이 화려한 것으로 유명한데, 목련만 840여 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초부터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는 목련나무는 3월 중순 만개해 4월 말까지 그윽한 아름다움을 유지한다. 동백나무원을 가득 채우는 동백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 동백나무만 무려 114군이 서식하고 있는 이곳은 4월과 6월 사이가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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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을 걷다 만난 산수유. 노란 꽃을 화려하게 피우며 완연한 봄을 알린다.

목련, 동백, 튤립, 벚꽃까지 한날한시에 만나는 봄꽃

수목원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봄을 만난다. 수목원 앞을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목련꽃 중 하나인 ‘불칸’이다. 쨍한 핫핑크색을 띠는 불칸은 이름도 색도 생소한 꽃이지만 꽃이라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불칸을 뒤로하고 수목원 해안 산책길이 있는 솔바람길로 향한다.

솔바람길은 평평한 데크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든 산책하기 좋다. 기분 좋은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자마자 은은한 꽃향기가 주위를 에워싼다.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는 바다의 생동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연못이 나온다. 연못 옆 밑동이 넓은 벚나무 가지에 연분홍빛 꽃망울이 맺혔다. 우리가 흔하게 보던 벚꽃보다 조금 더 붉은빛을 띠고 있는데, 이름이 ‘수퍼바종 벚나무’다.

분홍빛 벚꽃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걸으면 동백나무원이 등장한다. 겨울의 끝 무렵에 피었다가 봄이 오면 지고 사라지던 동백들이 이곳에서는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처럼 활짝 피어 있다. 우리가 흔히 보던 동백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온 각양각색의 동백나무를 종류별로 볼 수 있다. 나무마다 라틴어로 된 공식 이름을 아크릴판에 적어 꽂아두었다. 이름뿐 아니라 이 나무가 언제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심어졌는지도 적혀 있다. 찬찬히 이름을 살펴보면 나무가 다 같은 나무가 아니고 꽃이 다 같은 꽃이 아니다. 이 이름들을 모른 채 그동안 동백이라고 뭉뚱그려 말한 것이 미안해진다. 동백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다 보면 나무에 핀 꽃이 어느새 마음에 핀다.

길 사이사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목련나무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도나큰별목련, 로얄플러시목련, 노랑초롱목련…. 목련꽃 이름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탁 트인 서해바다가 펼쳐지는 해변 대문에 다다른다.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곳에 낭새섬이 있다. ‘닭섬’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썰물 때가 되면 육지와 연결이 되는 특별한 곳이다. 천리포가 예로부터 조기, 꽃게 등이 많이 잡힌 데에는 낭새섬의 역할이 컸다. 섬이 자연적인 방파제 역할을 해 천리포 바다를 커다란 어항처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낭새섬을 바라보며 다시 길을 걸으면 천리포해수욕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가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바람의 언덕은 늦은 오후가 되어야 진면목을 보인다고 하지만 그보다 일찍 와도 괜찮다. 서서 왼쪽에는 바다가, 오른쪽에는 푸른 나무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길을 걷기만 해도 충분하다. 걷다 보니 상쾌하다 싶었던 바람이 다시 차게 느껴진다. 옷깃을 여미고 다시 길을 걷는다.

해안길을 지나면 다시 흙길이 등장한다. 길 곳곳에 수선화, 붓꽃의 일종인 ‘호치킨’이 피어 있다. 바다를 끼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솔바람길 옆에 있는 어린이정원으로 향한다. 지나가던 길에 놓쳤던 겹벚꽃이 이제야 보인다. 크고 화려한 목련에 가려진 작은 벚꽃이 여느 때보다 귀엽게 느껴진다. 평소 같았다면 관광객으로 붐볐을 벚꽃나무 아래가 유독 조용하다. 덕분에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며 쉬어 갈 시간이 생겼다.

어린이정원에서는 가장자리가 노랗고 안쪽은 붉은 튤립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낮게 핀 꽃을 살피려 허리를 굽히니 기분 좋은 꽃향기가 가슴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수선화 뒤로 산수유꽃이 하늘을 향해 만개했다. 때를 맞춰 피는 봄꽃들을 한 번에 보니 이만큼 호화로운 봄나들이도 없다.
 

천리포수목원 정보

위치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까지(입장마감 오후 5시)
이용요금 성인 9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참고사항 코로나19로 인해 민병갈기념관, 밀러가든 갤러리, 멸종위기식물전시온실, 플랜트센터 등 일부 관람시설 개방 중단
문의 041-672-9982
 
 


드라이브 맛집! 전국 해안도로 5
 
코로나19로 움츠러든 마음에 봄 바다 냄새로 기지개를 켜보자.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면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해안도로 드라이브가 제격.
스트레스는 바다에 던지고 싱싱한 봄의 기운만 안고 돌아올 수 있는 해안도로 5곳을 소개한다.
 

강화도 동부 해안도로
북쪽 신강화대교와 남쪽 강화초지대교를 지나 김포시로 이어져 있다. 강화도 동쪽 해안으로 향하는 15번 군도를 따라가면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갑곶돈대 등 지역의 유적지와 마주한다. 연미정에서 시작해 강화대교를 지나 동막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은 약 33㎞ 정도라 반나절 정도 드라이브하기 좋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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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 있는 백수해안도로는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곳이다. 백수해안도로는 언덕배기에 오지마을이 많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 기암괴석을 깎아놓은 듯한 해안절벽과 탁 트인 해변을 비롯해 해 질 무렵 노을 지는 모습이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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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해안도로

경북 포항 구룡포 해안도로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병포리와 호미곶 해맞이공원을 연결하는 도로다. 겨울이면 해안도로를 따라 과메기를 길게 널어놓은 풍경으로 유명하다. 약 18㎞ 길이의 구룡포 해안도로는 곳곳에 이름난 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 해맞이공원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서 해안전망대 등 지역 명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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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주문진 해안도로

강릉 주문진 해안도로
강릉 헌화로라고도 불리는 주문진 해안도로는 절벽을 따라 놓인 해안도로 위에서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금진항에서 심곡항 그리고 정동진항까지 이어진다.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이기 때문에 날씨가 궂은 날에는 피해야 한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바닷가를 따라 잠깐 걷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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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물미해안도로

남해 물미해안도로
경남 남해군 삼동면에서 미조면으로 이어지는 도로. 해안도로를 따라 작은 어촌마을과 포구가 어우러져 바다 경관뿐 아니라 어촌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구불구불 굽이진 도로를 따라가면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섬들과 청량한 바다가 조용하고 따뜻한 바닷가 마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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