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중앙회 여성조선 공동 주최
정기구독 이벤트
예스24교보문고알라딘인터파크
RE:CREATION
  1. HOME
  2. RE:CREATION
  3. travel

[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17]몽골 바투 칸에게 정복당한 최초의 러시아 도시, ‘랴잔’

2020-04-01 11:50

글·사진 : 이신화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러시아 랴잔(Ryazan)주의 주도인 랴잔. 툴라나 오룔과는 느낌이 다른 것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숙박지와 게스트 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 랴잔은 관광하기 참 좋은 도시다. 징키스칸의 후손인 바투칸이 러시아 첫 침공 도시라는 것도 의미가 크다. 특히 이 도시에는 문화유적이 몰려 있는 크렘린이 아주 인상적이다.

랴잔의 아르바트 거리.JPG

 

*오룔과는 또다른 첫 느낌

오룔의 정 많은 사람과 아쉬운 이별을 고할 시간이다. 필자가 떠난 날의 근무자는 첫날 만난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는 필자에게 기념품을 내민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물인지라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극구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지라 감격하면서 그녀의 선물을 받아 챙긴다. 아마도 내 또래의 그 아주머니에게 ‘부황’을 떠준 것에 대한 답례품이 아니었나 싶다. 숙소에서 라쟌 가는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가야 하는 현실문제가 눈 앞에 있다. 5층이나 되는 계단을 무거운 짐을 갖고 내려가는 일은 끔찍한 일. 전날 젊은 남자가 근무자였고 그는 소통이 될 정도로 영어 구사를 하고 있어서 짐 부탁을 해두었었다. 그런데 근무자가 달라졌으니 난감한 상황. 그런데 웬일. 남자 스태프는 정말로 시간 맞춰서 숙소까지 와 주었고 택시까지 불러 준다. 오룔은 따뜻하고 정있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다. 아직도 오룔만 생각하면 심장이 따뜻해진다.

 

랴잔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짐 값을 개수대로 따로 내야 했고 버스 티켓 보여주는 방법을 몰라 200루블(3700원)이나 내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해프닝을 겪었지만 꼬박 6시간(때로는 10시간이 걸리기도 한단다)만에 랴잔에 도착한다. 

 

라쟌 최고의 공수부대 사관학교.JPG

 

*숙소는 깔끔하지만 친근미는 없는 곳

숙소는 번화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방안은 깔끔하다. 그러나 역시나 언어가 문제다. 이 숙소의 젊은 여자 스태프는 영어 한마디도 못한다. 필자가 말이라도 붙이면 스태프는 핸드폰부터 치켜든다. 구글 번역기는 늘 엉망으로 해석해준다. 러시아 여행의 가장 큰 맹점은 언어였는데 시골로 갈수록 그 체감도는 커진다. 거기에 이 숙소지기는 컴퓨터도 못하는지 예약 상관없이 매일 돈을 받아 불편을 끼친다. 랴잔에서도 또 ‘맨땅에 헤딩’해야 한다. 

 

일단 숙소를 벗어나 시미나르스카야(Seminarskaya)도로를 따라 발길을 옮기면서 ‘크렘린(Kremlin)’이라는 단어로 길을 묻는다. 걷다가 길 건너편 건물에 눈길이 꽂힌다. 제복 입은 사람이 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출입은 어려울 것 같은 곳. 자료에 의하면 그 곳은 육군장교였던 바실리 마게로프(1908~1990)의 이름을 딴 랴잔 최고의 공수부대 사관학교다. 소련 시절인 1918년에 개교해 현재까지 이어오는 러시아의 상급 육군 군사 공수 병과학교다. 학교 옆에 있는 항공박물관은 관람이 가능하다. 또 이 도로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소방서다. 소방서 기념탑에는 화재를 진압하는데 사용된 1933년 GAZ의 붉은 차가 있고 그 차 위에서 종을 울리는 소방관 모형이 있는 곳. 화재 진압을 하다 순직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다.


크렘린 언덕 길.JPG

*몽골 바투칸에게 정복당한 최초의 러시아 도시

길을 걷다 보니 왼쪽 저편에 우뚝 솟은 건물들이 눈에 띈다. 크렘린이다. 성당 공원을 앞두고 랴잔의 입지전적인 인물, 올레그 왕자(1350~1402)의 기마상(2007년에 개막)이 있다. 유명한 조각가인 주라브 체레텔리(1934~)의 작품. 이어 공원 입구에는 조악한 난전들이 자리를 펼치고 있어 나름 유명 관광지임을 알려 준다. 잠시만 걸으면 크렘린 영역에 이른다. 

 

크렘린은 한 눈에도 깊은 역사의 스토리가 그려진다. 오카 강에 접한 중요한 하항이었던 랴잔의 정식적인 도시 기록은 1095년. 그러다 1237년 12월 21일, 몽골-타타르 족 바투 칸(1207~1255)의 유목민들에게 급습 당했다(바투 칸은 라쟌을 시작으로 12개 도시를 점령했다). 몽골이 침공하자 랴잔의 왕자들은 거주지를 이곳으로 옮긴다. 요새 주변엔 넓은 숲, 두 개의 언덕, 트루베즈(Trubezh)와 리베트(Lybed) 강줄기가 에워싸고 있어 요새로 적격한 위치다. 이 무렵, 290m 길이의 흙 제방과 나무 벽, 탑을 건축한다. 요새 주변을 해자로 깊게 파 물길을 만들었다. 현재는 토성이 에둘러 싸고 물이 말라버린 트루베즈 강이 까마득히 아래로 고랑을 파고 있다.

 

요새의 탑과 성당.JPG

*11세기에 만들어진 크렘린

크렘린 성벽 안에는 16세기에 지어진 많은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8개의 교회가 있고, 6개의 건축물, 그리고 2개 공공 기관이 있다. 이곳은 랴잔의 역사 및 건축 박물관이다. 크렘린 정문에는 1840년에 만들어진 4층짜리 종탑(높이가 86m)이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종탑 중 하나이며 25m의 금으로 코팅 된 첨탑이 있다. 

 

종탑 바로 뒤쪽에는 크렘린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성모 승천 대성당(Assumption Cathedral)이다. 1693년~1699년 사이에 지어진 모스크바 바로크 양식의 이 성당은 당시 유명한 건축가 야코프 부크보스토프(Yakov Bukhvostov)가 지었다. 붉은 벽돌과 창 프레임이 하얀 돌로 장식되었고 5개의 중앙 돔이 있다. 

 

대성당 안에는 두 개의 기적을 일으킨 27m 높이의 우뚝 솟은 이콘이 있다. 1487년, 페오도티에보(Feodotievo) 인근 마을에서 발견된 성모와 12세기의 무롬(Murom)의 이콘이다. 이 대성당과 종탑은 18세기~20세기 전반까지는 오카 강을 항해 하는 배들의 등대가 되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도시 저멀리에서도 보였다. 

요새의 건축물.JPG

*크렘린의 많은 유적들

대성당 주변으로 많은 건축물들이 밀집되어 뒤섞여 있다. 15세기 초에 건조된 그리스도 대성당. 크렘린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성모 승천 대성당 건설 전에는 가장 컸다. 오랜 세월 동안 재건축되면서 바로크 스타일과 고딕 스타일이 섞였다. 또 1470년대에 지어진 대천사 미카엘 대성당은 랴잔 대주교의 장례식장이었다. 4개의 기둥과 3개의 원형 돔이 있다. 

 

여러 번 화재로 인해 손상되었고 18세기 중반에는 파손되어 19세기 초반에 복원되었다. 소련 시대의 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2011년에 러시아 정교회로 반환되었다. 그 외 거룩한 축일의 남자 수도원 건물도 있다. 수도원 안쪽에는 17세기 중반에 세워진 2층의 랴잔 정교회 신학교가 있다. 

 

또 17세기 중반에 건축된 에피파니 교회도 있다. 무엇보다 크렘린 내에서 가장 큰 민간 건물은 올레그 왕자의 궁전이다. 바로크 양식의 두 개 층은 17세기 중반에 지어졌고 3층은 17세기 말에 추가된 건축물. 1521년 랴잔이 모스크바 공국에 편입 된 후부터는 주교의 집이 되었다. 현재는 각종 전시회, 음악회, 호텔로 이용된다. 

 

크렘린에서 가장 화려한 올레그 궁전은 14세기 중반부터 15세기 초까지 랴잔의 대공작이었던 올레그 왕자의 이름이다. 올레그 왕자는 당시의 뛰어난 통치자이자 정치인이었다. 그 외에도 페브체스키 쿼터, 콘시스토르스키 쿼터, 커먼 게스트 하우스 등의 건물들이 있다. 일부는 박물관이어서 입장료를 내야 한다.


성령 교회.JPG

*세르게이 예세닌의 기념비와 축일교회

크렘린을 비껴 언덕 길을 따라 공원 쪽으로 다가서면 세르게이 예세닌 기념비가 있다. 시인 탄생 80주년 기념일인 1975년에 개막된 거대한 흉상이 멋지다. 바로 그 옆에 구세주 축일 교회(또는 구세주-유라, Church of The Transfiguration of Our Saviour On Yar)다. 랴잔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 중 하나다. 이어 크렘린을 벗어나 오던 길을 거슬러 시내 중심으로 들어선다. 

 

랴잔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 대형 쇼핑 센터에서 밥을 먹은 후 관광 안내소를 찾는다. 그러나 이곳의 스태프들도 영어를 못한다. 그러나 분명히 오룔의 관광 안내소보다는 낫다. 스태프들은 여행에 꼭 필요한 대중교통 정보를 알려 주었으니까 말이다. 

 

여행 안내소에서 멀지 않은 대로 변(Pochtovaya와 Lenina의 거리의 교차로)에서 이브패티 콜로브랏(Evpaty Kolovrat, 1200~1238)의 기념탑을 만난다. 바투 칸 군대에게 정복당한 770주년인 2007년에 세워진 동상이다. 그는 몽골-타타르 침공 때의 ‘전설의 영웅’.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퓨리어스(Furious, 2017)가 있다.(계속)

 

*Data

랴잔 대중교통 편:철도편:철도역 1(모스크바에서 중앙아시아까지 운행), 2(모스크바에서 남부 러시아 행)가 있다./버스 터미널:2곳(중앙,  프리오크스키(Prioksky)의 버스 정류장이 있다. 

대중교통 시간표:http://www.otkudaikuda.ru/index.php. http://autovokzal62.ru

랴잔 홈페이지:http://ryazankreml.ru/관광사이트:http://visit-rzn.ru/

랴잔 여행 안내소:http://ryazantourism.ru/fortourists/touristinfo/�+7 491 277-74-14/Pochtovaya, 54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신협중앙회 여성조선 공동 주최
댓글달기
글쓴이    비밀번호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번호 커버이미지
이번호
서점 이벤트
  • 예스24
  • 교보문고
  • 인터파크
  • 알라딘
  • 이달의 목차
  • 지난호보기
  •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