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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면 피해야지.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 나기

2019-12-31 11:53

글·사진 : 이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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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단 며칠간이라도 따뜻한 나라,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에서 ‘지치지 않은’ 여행을 하면서 쉬는 것은 어떨까? 낮에는 바닷가에 나가 물놀이를 하고 배가 고프면 슬렁슬렁 시장통에 나가 애플 망고를 실컷 먹고 저녁에는 밤하늘을 보면서 수영을 즐기는 일. 이보다 행복한 여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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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틱 섬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놀고 액티비티 투어 하고
코타 키나발루는 사바 주의 주도(州都)다. 사바 주는 우리 귀에 아주 익숙한 보르네오 섬의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여행은 서두를 이유 없다. 낮에는 툰구압둘라만(Tunku Abdul Rahman) 해양공원의 5개의 섬을 골라 다니면서 놀면 된다. 가야(Gaya), 마누칸(Manukan), 사피(Sapi), 술룩(Sulug), 마무틱(Mamutik) 섬이다. 툰구압둘라만은 말레이시아 초대 총리인 툰쿠 압둘 라만(1903~1990)의 이름에서 따왔다. 물빛이 아주 맑은 수트라 항구(Sutera Harbour)에서 배를 타고 빠르게 달려 5분도 안돼 일명 산호섬이라 불리는 마무틱 섬에 이른다. 다섯 개 섬 중에서 규모가 가장 작고 산호초로 둘러 쌓여 ‘산호섬’으로 불린다. 섬에서 노는 게 지겨운 날에는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키나발루 국립 공원(Kinabalu National Park)으로 가서 트레킹을 하면 된다. 골프를 하고 싶다면 탄중아루 리조트 내의 골프 코스를 찾으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제셀톤 포인트(Jesselton Point)에서 배를 타고 반딧불 투어, 밀림 투어 등을 해도 좋다. 제셀톤 포인트는 주변 섬으로 갈 수 있는 페리 탑승장이다. 이 도시와 인근 섬들을 연결하는 여객선들이 드나든다. 수많은 현지 여행사가 있어 각종 투어와 액티비티 투어 등을 예약할 수 있다. 참고로 제셀톤은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 시대에 말레이시아의 물자를 실어 나르던 항구로 1945년 오스트레일리아 군인이 내려 거주하던 곳이다. 2차 대전의 끝 무렵 일본군으로부터 코타키나발루(당시 이름 제셀톤)를 탈환하기 위해 진입한 호주군이 야영했던 곳이라서 붙여진 지명. 기념 동판 하나 만이 남아 그날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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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켓 야시장에서 애플 망고 등 실컷 사먹기
코타 키나발루의 여행의 백미는 야시장 구경이다. 이 도시로 이주한 필리피노들이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 둘씩 팔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시장. 오후 4시경에 문을 여는 노천 야시장엔 생동감이 넘친다. 상인들 거의가 무슬림이라는 것을 아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에 ‘히잡’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시장에는 망고가 지천이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엄두가 낼 수 없는 애플 망고를 보고 절로 미소가 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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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튀김도 사고 닭 날개(사테, Satay)도 사 먹는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구운 닭 날개 소스에 대해 능숙하게 말한다. “매운 맛”이나 “맛있어요”라는 말은 아주 잘 한다. 바나나 튀김도 맛있고 작은 팬 케이크는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첸돌(Chendol)도 재미있다. 간 얼음 위에 꼬물꼬물한 연두색 첸돌과 코코넛밀크, 흑설탕(gula melaka)을 넣어 만든 빙수다. 이와 비슷한 아이스 까장(Ice Kajang)도 있다. 잘게 간 얼음 위에 야탑 열매와 옥수수, 팥, 젤리, 반둥(ban dung) 등과 여러 가지 시럽을 넣은 빙수다. 시장 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해가 질 시간. 시장통을 비껴 워터 프런트 쪽으로 걸어가면 바다 너머로 해가 진다. 지는 해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겁다. 숙소로 피신하는 게 답. 달빛과 별을 보면서 수영하면서 맛있는 애플 망고와 새우 튀김을 안주 삼아 지역 맥주 한잔을 곁들이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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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단-두순 문화협회의 앞마당
 
*카자단-두순 원주민 민속촌에는 전통 부족민 모습 보여줘
사바 지역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어 전통가옥 재현해 놓은 사바하 카자단-두순 문화협회(Kadazans-Dusuns Cultural Association Sabah)를 찾는다. 사바 주의 용맹한 '카다잔' 원주민 전사와 몬소피아드 사냥꾼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민속촌이다. 카다잔족(Kadazan), 두순족(Dusun), 룬구스족(Rungus), 바자우족(Bajau), 무룻족(Murut) 등은 이 나라 대표적인 전통 부족들. 카다잔족과 두순족은 사바 주에서 가장 큰 민족 집단으로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키나발루”라는 이름도 카다잔 족의 언어로 `죽은 자들의 안식처`를 뜻하는 ‘이키나발루’ 에서 유래되었다. 이 두 부족은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다. 다른 점이라면 카다잔족은 분지에서 쌀 농사를 짓고 두순족은 구릉성 산지에서 산다는 것. 카자단-두순 민속촌에 그들이 살던 집, 풍습등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 만들어져 있다. 또 매년 5월 30~31일에는 추수 축제(Ka'amatan Festival)가 열린다. 벼를 수확 한 후에는 평균 한 달 정도 풍성한 축제가 벌어 질때면 훨씬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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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힐에서 바라본 시내
 
*시그널 힐에서 도시 전망하고 탄중 아루에서 낙조까지
민속촌 시그널 힐(Signal Hill) 전망대도 오른다. 걸어서 가기에는 가파른 길이다. 낙조를 감상하기 제일 좋은 곳이지만 낯에는 도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의 역할을 한다. 전망대에서는 코타 키나발루 시내 전경과 페낭 해변을 한 눈에 둘러 볼 수 있다. 근처의 시계탑은 랜드마크로 원래 등대 역할을 담당했다. 2차 대전 말기 연합군의 융단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은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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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프런트에서 바라본 낙조

마침 일요일이라서 근처의 선데이 마켓으로 간다. 잘란 가야(Jalan Gaya)에서 열리는 선데이 마켓은 300개 이상의 노점상에서 생활용품, 식재료, 약초, 의류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한다. 원래는 현지인들을 위한 작은 로컬 마켓이었지만,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판매 품목도 다양해졌다. 필리핀 마켓과는 달리 수제품이나 공산품들이 많다. 보기 드문 제비집이 있다. 마켓은 생각보다 일찍 파장한다. 다시 가장 번화한 원보르네오(One Borneo)와 와리산 스퀘어(Warisan Square)로 이동해 마사지를 받고 천천히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낙조를 볼 수 있는 탄중아루(Tanjung Aru)로 간다. 탄중아루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이 도시의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로 꼽힌다. 아쉽게도 바닷가에는 비가 내린다. 낙조를 보지 못하면 어떠리. 맘껏 휴식했으니 이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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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중아루

*Travel Data
항공편:인천에서 코타 키나발루까지 직항편은 대한항공이 주 2회, 아시아나와 이스타 항공이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항공 직항편도 있다. 매주 금요일 출발, 4시간 50분 소요.

현지교통:물가가 한국보다 낮은 나라다. 택시를 불러 타고 다니면 된다. 말레이시아는 택시 제도가 잘 되어 있다.

기후:일년 내내 덥고 습한 기후다. 평균 기온은 영상 30도. 계절에 따른 기후변화가 없어서 여행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나뉘지 않는다. 날씨는 대체로 맑은 편이지만 하루 한번 열대지방의 소나기인 스콜이 내린다. 우리나라의 한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통풍이 잘 되는 얇은 옷 위주로 챙기고, 한달 평균 일주일 이상 비가 내리기 때문에 우산은 필수다. 고산인 키나발루 산과 쿤다상(Kundasang) 지역은 기온이 서늘한 편이다.

언어:공식언어는 말레이어이지만, 호텔 및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널리 사용된다.

시차:한국보다 한 시간 느리다.

통화 정보:말레이시아에서는 자국 통화인 말레이시아 링깃(Ringgit)이 통용된다. 인천 공항에서 환전해 가면 된다.

사용 전압:전압은 200~240V, 50Hz다. 우리나라와 콘센트 모양이 다르니 꼭 어댑터를 준비하자.

음식 정보:해산물이 풍부하다. 그 외 볶음밥인 나시(Nasi)고랭이나 국수 등 다양하다. 한국인이 일부러 찾는 집으로는 웰컴 씨 푸드(Asia City 플라자)가 있다. 주문하면 수족관에 있는 해산물로 즉석 요리를 해준다.

숙박 정보:휴양도시라서 고급 호텔, 리조트, 콘도, 레지던트, 아파트 등 많다. 골프를 원한다면 리조트를 선택하는 게 좋다. 또 한달 머물 예정이라면 아파트를 추천한다. 거실 1에 방 2개다. 아파트 객실은 에어컨, 평면 TV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 객실은 냉장고 등이 완비된 간이 주방도 마련되어 있다. 1일 10만원~7만원 선이다. 수트라 하버 근처의 이마고(Imago) 쇼핑몰/콘도는 지역민은 물론 장기투숙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또 KK 베케이션 아파트먼트 @ 마리나 코트 리조트 콘도미니엄을 비롯해 여럿 있다.

안전 정보:사람들이 대부분 순수하다. 안전한 편이다. 자유 여행하기에 좋다.

기타 볼거리: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투어나 새로 지은 시청사, 석호(潟湖, lagoon) 위에 세워진 시티 모스크, 사바 주 모스크(Sabah State Mosque)가 있다. 건물 돔은 온통 황금으로 뒤덥혀 있다.
코타 키나발루 여행정보:http://www.mtpb.co.kr
 
이신화(on the camino의 저자, 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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