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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태호의 아프리카 이야기

우물 파러 떠난 낯선 곳으로의 여행

2016-12-16 09:41

글·사진 : 김태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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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땅이다. 그러나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잠시 떠나보는 것은 일상을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떠나보면 소중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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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물을 중심으로 집들이 하나 둘 더 늘어날테고, 학교가 생길 것이고 마을은 점점 커질것이다. 우물 하나가 이뤄내는 마을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정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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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가 막 끝난 챠드의 비포장 도로는 차가 다닐 수 있을까 의문이들 정도로 험악하다.불규칙한 붉은땅.

 
물이 생명인 땅, 차드
익숙하지 않은 땅,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차드로 떠나는 여행길. 이번 여행의 목적은 우물 파기다.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은데 굳이 멀디먼 차드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고. 하지만 우리는 물을 못 먹어서 병들거나 죽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물은 생명이다. 우리는 수돗물도 믿지 못해 정수기를 사용하고 생수를 사 먹는다. 그러나 이들에게 침출수 펌프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다. 우물이 생기고 펌프가 설치되면 모든 생계활동이 더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비포장도로 사막을 가로질러 앞으로, 앞으로.
아프리카 대륙 차드공화국까지는 직항이 없는 관계로 비행에만 20시간이 걸려 약간은 부담스럽다. 그런데 여기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더 험난하다.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서 다시 비포장도로로 18시간 동안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사이(Sye) 마을. 차드 남부의 사르(Sarh)에서 비포장도로로 110㎞를 이동해야 하는 곳이다.
중앙아프리카 국경까지 이동한다.
우기가 막 끝난 차드의 비포장도로는 차가 다닐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험악하다. 불규칙한 붉은 땅. 30년 전 만들어진 도로는 방치된 상태라 차가 다닐 수 없다. 정작 차가 다녔던 도로는 차가 다닐 수 없게 됐지만, 그 옆으로 모래 길이 생겨났다.
녹색으로 꽉 들어찬 밀림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기가 끝난 자연은 비교적 푸르름을 담고 있다. 이제 건기가 시작되고 가마솥 같은 열기가 곧 말려버릴 대지에 푸르름은 잠시나마 축복이 된다. 그들만의 녹록지 않은 일상이 스쳐 지나간다. 다리가 저려오고 엉덩이가 쑤신다. 이동하는 중간중간 쉬고는 있지만 휴게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변변한 주차공간도 없는 곳. 이 정도 증세가 날 정도면, 경험상 이쯤이면 도착하겠다.
만신창이가 된 몸뚱아리는 우물 현장에 도착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힌다.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 마을 원로들이 어서 오라며 반갑게 맞이해 차를 끓여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예측된 기쁨을 이미 알고 있다. 마을은 이미 우물 시추 준비를 마친 상태다. 우물 공사 전문가들이 위치를 정해놓고 공사를 준비한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우물
우물이 생긴다는 것은 마을에게 축복이다. 덕분에 우물을 만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협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우물을 파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은 양수기를 작동시킬 물을 모으는 일이다. 땅을 파고 들어갈 물이 준비돼야 한다. 이곳 차드의 우물 파는 방식은 양수기로 수압을 발생시켜 모래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해 마중물을 준비한다. 아이를 업고 나온 엄마, 일을 할 수 있는 아이, 물을 옮길 수 있는 우마차라면 모두가 참여한다.
모두 어디에 살다가 모이는 걸까 싶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부턴가 이곳으로 모여든다. 모두가 힘을 모아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그 먼 길을 나른다. 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출렁거린다. 그래도 힘겨운 기색이 없다.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 만드는 이 우물이 마을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물이 있어야 물을 만든다. 그 소중함을 알기에 주민 모두가 더욱 열심이다. 살아온 날들 중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 말하는 아주머니의 호탕한 웃음이 햇볕의 뜨거움을 가려준다.
 
우물이 탄생하다
아이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달려가던 곳이 이제는 마을의 중심에 서 있다. 이제 우물을 중심으로 집이 하나둘 늘어날 테고, 학교가 생길 것이고, 마을은 점점 커질 것이다.
우물 하나가 이뤄내는 마을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정말 크다. 이젠 학교를 지어주러 가야 할 판이다.
이 순수한 사람들은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하여 우물 앞에 명판을 세워둔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명판에는 누가 기증했는지, 언제 세워졌는지, 어느 나라에서 해줬는지 기록된다.
운명은 손금에 있지 않다.
이곳을 마음에 담아두고 떠나오는 순간 본능처럼 뒤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온전히 마음을 이곳에 걸어두고 돌아와야 한다. 그 길에서 아이들을 마주한다. 아이들이 손을 뻗는다. 선명한 손금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 아이들 모두가 물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운명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 나라의 열악한 사막에 태어난 것은 운명이지만, 극복하고 만들어가는 희망선들이다. 이 아이들이 잘 자라나 이 환경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소중한 여행을 되돌아본다.
나에겐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마음 하나를 나누어 주고 돌아온 곳이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이곳에 돌아올 거라고 약속한다.
 
쉴 곳으로 돌아가는 길
쉴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비포장도로를 그대로 돌아 사막을 가로지르고 붉은 땅과 붉은 먼지를 뚫는다. 길이 끊긴 곳, 우기에 모아진 물들이 흐르는 강을 허름한 배로 도강한다.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자리한 사막과 접한 지역은 열악하기가 이를 데 없다. 발전을 거듭해가는 일부 아프리카 나라와는 전혀 다르다.
아프리카 대륙 오지여행에서는 숙소에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우물을 파는 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원주민의 집 앞에 친 모기장 텐트 하나면 충분하다. 비박도 감수해야 한다. 하이에나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화장실을 찾는 일은 정말 힘들다. 두려움과 생리현상의 고통은 마치 경쟁하듯 찾아온다.
때로는 교회에 딸린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도 한다. 게스트하우스는 가끔 샤워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다. 다음 날을 위해 재정비하는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한다.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테이블을 이런 오지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현지인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만들어주는 염소탕, 염소꼬치구이는 최고의 음식이다. 매우 느끼한데, 그 느끼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지인들도 닭고기를 즐긴다는 것이다. 정말 귀한 손님이 방문할 때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 그마저도 느끼함은 어쩔 수 없다. 간절한 것은 시원한 콜라 한 잔을 마시고 싶다는 아주 소박한 소망이다.
낮에는 잠시만 앉아 있어도 엄청난 수의 파리 떼가 달려든다. 걸을 때도 수백 마리의 파리가 몸에 붙어 있다. 밤이 오면 텐트 안으로 들어온 모기와 빈대의 습격이 이어진다. 밤이 지나면 온몸에 붉은 자국들이 생긴다. 무의식의 저항 흔적이 남기도 한다. 특히 개미에게 물리면 상당히 고통스럽다.
아프리카 대륙은 이방인에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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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파러 떠난 이번 여행에 성금을 모금해주신 ‘공감채널’. 보람 있는 모임이 되고자 2015 송년 경매행사를 통해 모금한 성금을 이곳 차드의 작은 마을에 전달했다. 그들에겐 큰 희망을 전달한 셈이다. 현지 협력과 진행은 아프리카 돕기 NGO 단체인 ‘WUPM’을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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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모두가 참여해 마중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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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힘을 모아 그 먼길을 물둠벙을 머리에 이고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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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만들어주는 염소탕, 염소꼬치구이는 최고의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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