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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버려두고 아이와 캠핑하는 센 언니들

신나는 미즈캠퍼들을 소개합니다

2016-10-15 12:21

글 :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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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도 땀 뻘뻘 흘리며 치는 텐트를 혼자 뚝딱뚝딱 완성해내는 여자들이 있다.
바쁜 남편은 ‘쿨’하게 버려둔 채 아이만 데리고 캠핑 다니는 ‘쎈’ 언니들, 미즈캠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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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가평 두레캠핑장을 찾았다. 색색의 개성을 뽐내는 25동의 텐트, 어느 곳을 둘러봐도 아빠는 보이지 않았다. 이날 캠핑장을 전세 낸 이들은 자녀를 데리고 캠핑하는 엄마, 미즈캠퍼들이었다.
미즈캠퍼는 미즈(Ms)와 캠퍼(Camper)를 합성한 말이다. 바쁜 남편은 빼고 아이들하고만 캠핑을 나서본 적 있는 엄마라면 생각지도 못한 시선이나 수군거림에 당황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터. 남성성이 짙은 캠핑이라는 레저를 여자 혼자, 그것도 아이를 데리고 왔다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신기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과부나 이혼녀로 오해할 때가 많아요. 어떤 사람은 대놓고 신랑이 없느냐고 묻기도 하죠. 술 취한 남성 캠퍼들이 치근덕대는 경우도 있고요. 어떤 미즈캠퍼는 아이들에게 일부러 큰소리로 ‘아빠는 바빠서 못 오셔’라고 이야기하거나 남편에게 전화해 ‘얘들아 아빠 전화 받아’라고 소리치기도 한대요.”(웃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이들은 미즈캠핑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 달에 한 번 과부 모드로 변신해 대자연을 만끽하면서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캠핑장을 통째로 빌리는 미즈캠퍼 월 정기 캠프(정캠)는 모집 시작 5분 만에 마감되기 일쑤다.

정캠은 보통 금, 토, 일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인 이벤트는 두 번 열린다. 먼저 간식벼룩은 엄마들이 준비해온 소소한 간식을 아이들이 100원, 200원을 주고 구입하는 일종의 시장놀이로 장바구니가 채워질수록 아이들의 얼굴도 점점 환해진다. 또 한 번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가 열릴 때. 각 가족이 마련한 음식을 다 같이 조금씩 나눠 먹으며 정도 함께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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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즈캠퍼 정기 캠프의 메인 이벤트인 간식벼룩.
2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가족을 소개하는 시간.
3 캠핑장 한쪽에 있는 풀장에서 즐거운 한때.
4 물놀이 후 장작을 태우고 있는 아이들.

자유시간에도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엄마들끼리 수다 떠느라 엄마가 아이들을 방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서로가 서로의 아이를 내 자식처럼 돌보고 있단다. 아이들끼리 싸우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했다.

“저녁 9시가 넘어가면 아이들을 재우고 엄마들만의 힐링 수다가 계속돼요. 드라마 얘기도 하고 남편 얘기도 하고 또래 아이들 이야기도 공유하죠.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고학년 엄마들한테 팁을 전수받기도 하고요.”

네이버 카페 ‘미즈캠퍼’를 운영하는 이찬실 씨는 “남편 없이 아이와 떠나는 캠핑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난다면 미즈캠퍼 정모에 참여한 후 친해진 가족과 함께 개별 캠핑을 떠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올해 정기 캠프는 모두 마감된 상황이다. 그러나 지역별 소규모 캠핑이나 번개캠프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오늘도 처음 오신 분이 있는데 다른 분들이 굉장히 잘 도와줘요. 그런데 또 텐트를 다 쳐드리지는 않습니다.(웃음) 스스로 칠 수 있도록 방식을 알려주면서 도와주거든요. 남편 없이 떠나는 캠핑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미즈캠퍼로 오세요.”
 
 
외동딸 데리고 캠핑 다니는 경미정 씨
“아이도 캠핑 베테랑이
다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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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에 사는 경미정 씨(46)는 외동딸인 홍리안 양을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었다. 금지옥엽 아이와 함께 조금은 다른 주말을 보내고 싶어 캠핑을 다닌 지 2년 정도 됐다.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 처음 시작해 한겨울과 한여름을 빼고는 한 달에 한 번씩 꼭 장비를 챙겨 나온다.
 
미즈캠퍼 정캠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 아빠가 자영업을 해서 주말에도 쉬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지인들이 가는 데 따라다니면서 장비를 하나둘 사 모았어요. 그러다 사람들과 시간이 안 맞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아이와 둘이 다니기 시작했죠. 그러다 이 모임을 알게 됐어요. 여기 오면 텐트만 따로 쓰지 가족처럼 지내요. 아이도 미즈캠핑을 가자고 보채며 언제 가느냐고 성화예요.

미즈캠핑의 매력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제 친구도 만나고 아이의 친구도 만나는 거요. 경상도, 전라도, 전국구에서 오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아요.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집에만 있으면 아이만 바라보게 되잖아요. 밖에 나오면 아이를 볼 틈이 없죠. 아이들이 중학생쯤 되면 잘 안 따라오게 되는데, 그러면 엄마 혼자도 오더라고요. 정캠의 매력에 빠져서요. 사실 저도 내 친구 만나러 오는 거예요.(웃음)

캠핑을 다닌 후 아이에게 달라진 점이 있나요? 도심에서는 놀 게 없잖아요. 나가서 놀라고 해도 놀지를 못해요. 무슨 놀이를 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요. 여기 오면 이 텐트 저 텐트 놀러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과 손잡고 뛰어다니고, 또 풀장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여름 내내 다녀서 아이가 새까맣게 탔어요.(웃음) 그리고 아무래도 엄마를 잘 도와주게 됐죠. 짐도 같이 내려주고, 텐트도 같이 쳐요. 팩도 박아주고요. 아이도 베테랑이 다 됐어요.
 
두 딸과 캠핑 다니는 박민경 씨
“텐트에 누워 아이와 이야기할 때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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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인 안서진 양과 초등학교 1학년인 안서연 양의 엄마인 박민경 씨(37)는 처녀시절엔 캠핑을 즐기지 않았단다. 그런데 자녀들이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휴대폰만 보는 모습이 싫었고 잔소리를 하는 자신의 모습도 싫어 캠핑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다니다 미즈캠퍼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엄마들끼리 다니는 게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또 아이들이 학교 친구들과는 학교 마치면 헤어지고 각자 학원에 가잖아요. 캠핑장에 오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가끔 만나더라도 돈독하게 지내더라고요. 요즘에는 한 달에 한 번은 정캠에 참여하고 세 달에 한 번은 남편이랑 다니고 있어요.”
 
남편이 섭섭해하지는 않나요? 처음에는 집에서 혼자 있는 게 싫다고 서운해했죠. 그래서 저도 눈치를 보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는 “나 언제 미즈캠핑 가”라고 하면 “그래, 갔다 와” 그래요.(웃음) 친구도 만나고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가 봐요. 저도 남편과 오면 음식을 신경 써야 하는데, 여기서는 다른 엄마들과 수다 떨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신나게 노니까 참 좋죠.

엄마들끼리 모여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나요? 캠핑장비 이야기도 하고 애들 이야기, 시댁 이야기 같은 것들도 하죠. 육아하면서 ‘우리 아이는 왜 이러지?’ 그러잖아요. 그런데 여기 와서 얘기해보면 애들 다 그래요.(웃음) 우리 애만 그런 게 아니구나, 서로 위안을 받죠.

캠핑장비를 혼자 꾸리는 게 힘들지는 않나요? 제가 원래 ‘한 힘’ 하거든요. 그래서 캠핑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맨 처음 시작할 때만 조금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뚝딱뚝딱 되거든요. 전에는 두 시간 걸리던 게 한 시간, 그러다 30분이면 마무리되는 경지가 되죠. 이것도 경력이 쌓이는 거예요.

아이와 캠핑하면서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자기 전에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좋아요. 마음에 있던 말을 나누면서 서로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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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캠핑 TIP

놀 거리
1 아이가 무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돋보기나 망원경을 준비해보자. 또 잘 사용하지 않게 된 디지털카메라를 아이의 손에 쥐여주면 사진작가가 된 양 진지하게 열중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2 아이와 함께 꽃이나 나뭇가지, 나뭇잎 등을 이용해 이름표를 만들어보자. 집에 가져가 아이의 방문에 걸어두면 캠핑장에서의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다.
3 크레파스나 스케치북 등 미술도구를 가져가 미니 사생대회를 열어보자.
아이가 그린 그림을 텐트 줄에 걸거나 가랜드로 만들어 장식하면 캠프사이트가 특별한 전시회장으로 탈바꿈한다.
4 주변 가족과 함께 숨바꼭질, 다방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수건돌리기 등 고전놀이를 즐겨보자. 한바탕 뛰며 웃다 보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동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안전수칙
1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가까이 가거나 호기심에 건드려보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2 야생 열매나 버섯 등을 함부로 먹지 않도록 교육을 시킨다.
3 망치나 칼, 가스 랜턴 등 캠핑을 위해 사용하는 위험한 장비들은 아이 손에 닿지 않도록 보관한다.
4 잘 보이지 않는 텐트 줄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5 캠프파이어를 하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불 근처에 오지 않도록 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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