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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 봤나? 동네책방

2017-10-24 13:50

취재 : 서재경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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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새 홍대·연남동·이태원 일대를 중심으로 조그만 책방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대부분 중심가에 위치해 맘먹고 찾아가야만 하는 곳들이다. 이런 번화가를 벗어나 ‘진짜’ 동네 책방을 꾸린 4명의 주인장들을 만났다.
‘책방사춘기’ 유지현 대표
“아이들에게 대접받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Location 서울시 광진구 동일로34길 24
Concept 어린이·청소년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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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양옆으로 초등학교 두 개가 마주하고 있고, 조금만 걸으면 어린이대공원이 나타나는 광진구 군자동 어느 조그만 골목. ‘책방사춘기’가 위치한 이곳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방이 들어서기에 최적의 장소다.

파스텔톤 벽과 피규어들 사이로 귀여운 아기 고양이 ‘레몬’이 마중 나오는 꿈같은 공간에서 주인장 유지현 대표를 만났다. 그녀는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사춘기를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름을 ‘사춘기’로 지었어요”라고 말한다. 

‘책방사춘기’는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이제 운영 9개월 차에 접어드는데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았단다. 유 대표는 책방이 위치한 광진구 토박이다. 결혼 후 거처를 옮기긴 했지만 책방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동네인 광진구에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책방을 열기 전, 2년 7개월 정도 사회적 기업에서 발간하는   독서 월간지 기자로 일한 유 대표는 그때부터 어린이·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업무가 어린이·청소년 책을 소개하는 일이었어요. 좋은 책이 많은데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아쉽더라고요. 괜찮은 어린이·청소년 책을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 책방을 열었죠.”

책방엔 학원에 가기 전 잠깐 책을 읽기 위해 들르거나 친구들과 손잡고 놀러 오는 ‘어린이 손님’이 많다. 최근엔 자주 오는 친구들을 모아 시 쓰기 대회를 열기도 했다. 아이들이 서툰 글씨로 쓴 시와 그림들이 책방 벽에 드문드문 걸려 있었다.

의외로 어른들도 책방을 자주 찾는다. 유 대표가 일일이 읽고 엄선한 책들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책방을 오픈하며 가장 신경 쓴 게 무엇인지 묻자 유 대표는 “아기자기하지만 유치하지 않게 꾸미려고 했어요. 아이들에게 대접받는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저한텐 손님이니까 존중해주고 싶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유 대표의 바람은 책방이 앞으로 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앞으로 동네 주민이나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 모두에게 동네 ‘사랑방’처럼 다정하고 따듯한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책방사춘기’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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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녀 혹은 키스>와 <몬스터 콜스>
두 권 모두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여전히 성장 중인 모든 존재에게 필요한 작품이다. 청소년 문학의 매력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
 
 
 
‘프레센트14’ 최승진 대표
“향기 찾으러 왔다가 책까지 좋아지는 곳”

Location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 22라길 1
Concept 향수와 책을 함께 파는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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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영등포구 양평동에 문을 연 ‘프레센트14’는 ‘향기를 파는 책방’이란 콘셉트의 동네 책방이다. 책방 주인장 최승진 대표의  독특한 이력을 책방에 담은 것이다.

“원래 향기 마케팅 일을 했었어요. 향기로 공간이 기억되게 하는 마케팅인데 생소하지만 실제로 많이 사용하죠. 제가 좋아하는 책과 평소 관심 있던 조향을 엮었어요.”

향수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향기를 파는 책방’ 콘셉트로 책방을 열었지만,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책을 권하고 싶은 바람도 있다. 최 대표는 “디퓨저만 사러 왔다가 책을 사 가는 분도 많다”며 어느 정도 뜻한 바를 이룬 것 같다고 했다.

‘프레센트14’에서는 책을 사면 최 대표가 조향한 ‘키스 앤 텔’ ‘그리스인 조르바’ ‘어린 왕자’ 등 7가지 향 중에서 책에 어울리는 향을 고르거나 추천받을 수 있다. 이 향은 모두 최 대표가 책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바탕으로 만든 것들이다.  

책방이 위치하기는 다소 생소한 동네인 양평동에 자리 잡은 이유를 물었다. 최 대표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책방을 하고 싶었어요. 오가다 아무나 와서 구경하는 게 아니라, 책을 사겠다는 생각을 갖고 오도록 말이에요. 그래서 너무 번화하지 않은 곳을 골랐죠”라고 말한다. 그런데 자리를 잡고 보니 의외로 장점이 많단다. “여길 들렀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가 좋아요. 홍대도 가깝고, 선유도 공원도 있고. 책을 사러 왔다가 주변까지 구경할 수 있어서인지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최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 동안 책방 오픈 준비에 몰두했다. 그 결과 책방에선 그가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최 대표가 도입한 ‘블라인드 북’도 그중 하나다.

“호주 여행을 갔다가 어떤 책방에서 ‘블라인드 데이트 북’을 봤어요. 소개팅 상대를 만나듯 몇 가지 정보만 주어지고, 책 제목은 알 수 없게 포장되어 있죠. 저희도 손님들에게 그런 재미를 주고 싶어서 ‘블라인드 북’을 시작했어요.” 

1년 6개월 정도 책방을 운영하는 사이 최 대표에겐 새로운 꿈도 생겼다. “저희 책방 이름이 선물(Present)과 향기(Scent)를 합친 말이거든요. 앞으론 책을 선물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럼 자연스레 책 읽는 분도 늘지 않겠어요?”
 
 


‘프레센트14’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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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손님 중 한 명이 이 책을 향기로 만들고 싶다고 먼저 제안해 향수를 조향했다. 향수는 소설과 잘 어울리는 잔디의 초록 향으로 숲 속에 있는 듯한 여름 향기를 담았다.
 
 
 
‘탐구생활’ 모소영 대표
“책으로 뭉친 취향 공동체”

Location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7안길 43 
Concept 책을 빌려주는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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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고 있는 망원동을 조금 지나 주택이 즐비한 골목길에 들어서면 “책방 개점, 같이 읽어요”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살짝 좁은 공간 안에 4천3백 권의 책들이 알차게 꽂혀있는 책방 ‘탐구생활’이다.

모소영 대표는 소규모 서점을 막 오픈하기 시작한 ‘동네 책방’ 첫 세대 중 한 사람이다. 2015년부터 연남동에서 ‘탐구생활’을 운영해오다 얼마 전 좀 더 한적한 성산동으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서점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모 대표는 “집에 책이 너무 많아서 책방을 시작하게 됐어요. 원래는 도서관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빌려주는 책방’을 열었죠”라고 말한다. 

자신이 집에서 읽었던 책들로 책방 서가를 채우다 보니 모 대표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희한하게도 찾아오시는 분 중에 저와 취향이 비슷한 손님이 많아요. 가치관이나 성향이 비슷한 거죠.”

모 대표는 스스로를 “대안적인 삶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함께 잘 먹고 잘사는 사회가 그녀가 꿈꾸는 이상향이다. 연남동에 이어 성산동에 자리를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성산동은 ‘성미산마을’이라고 마을 공동체가 잘 조직된 곳이에요. 공동육아 문화도 있고 생활협동조합도 잘 꾸려져 있죠. 함께 사는 것의 가치를 아는 동네라 연남동을 떠나 이곳에 자리를 잡았어요.”

책을 ‘파는’ 서점이 아니라 ‘빌려주는’ 책방을 연 이유도 ‘함께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모 대표는 “책은 팔면 끝이지만 대여해주면 빌려간 사람이 책방을 또 찾잖아요. 비슷한 생각이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계속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대여점으로 운영하게 됐죠”라고 말한다. 실제로 ‘탐구생활’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책을 빌리며 친해지는 커뮤니티 기능도 하고 있다. 친구가 된 손님들과 종종 술을 한 잔씩 기울이기도 한단다. 그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옆에 ‘술장고’가 놓여있었다.

모 대표는 자신과 취향을 공유한 손님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릴 계획이다. “책방에 매일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책 꾸러미’ 서비스도 운영해요. 앞으로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책을 추천해줄 생각이에요.”
 
 


‘탐구생활’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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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힘>
낙후된 지역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이 교감하며 식물을 재배하는 이야기. 모 대표가 ‘탐구생활’을 통해 지향하는 ‘함께 사는 삶’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51페이지’ 김종원 대표
“손님들이 삶의 다음 페이지를 준비할 수 있도록”

Location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182길 63-1
Concept 소규모 워크숍을 여는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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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 ‘연트럴파크’가 있다면 공릉동엔 ‘공트럴파크’가 뜨고 있다. 폐철길로 방치됐던 곳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키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다. 김 대표는 우연히 아이와 이 근처를 산책하다가 ‘51페이지’를 열 만한 공간을 찾았다.

김 대표는 전에 언론사에서 디지털 서비스 기획 일을 했었다. 10여년 직장 생활을 접고 책방을 연 건 회사에선 한계에 부딪혀 해볼 수 없던 일을 마음껏 시도해보고 싶어서였다.

“회사 생활이 반복되면서 업무를 좀 더 종합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어요. 회사 다닐 때 컨퍼런스나 오프라인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도 병행했는데, 제 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죠.”

이 같은 책방 운영 철학 때문에 ‘51페이지’는 언제나 소규모 워크숍들로 붐빈다. 최근에 진행했던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워크숍이 그중 하나다.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는 레고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방법론의 하나인데 이 워크숍을 듣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비정기적으로 인근 대학교 학생들을 모아 문학 낭독회를 하거나 영어로 수다 떠는 모임을 열기도 한다. 

김 대표는 워크숍 외에도 다양한 기획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대형 출판사 ‘민음사’와 동네 책방들의 컬래버레이션인 ‘민음쏜살×동네서점’ 프로젝트도 그의 아이디어다. 전 민음사 대표였던 편집문화실험실 장은수 대표와 공동으로 추진했던 컬래버는 ‘민음사’가 동네 책방을 위한 특별판을 내놓다는 것이 골자다.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등이 그 결과물이다. 

“51은 절반의 바로 다음 숫자잖아요. 인생에서 중요한 도약을 할 때, 고민이 있거나 힘들 때 저희 책방에 와서 삶의 다음 페이지를 설계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김 대표가 준비할 다음 페이지가 기대된다.
 
 


‘51페이지’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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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과 <인간실격>
민음사가 동네 서점을 위해 기획한 ‘민음쏜살×동네서점’ 특별판이다. ‘51페이지’에서 출발한 기획이라 남다를뿐더러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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