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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있는 사람이라면 문래동 예술창작촌

예술가 정착 13년 이색마을

2016-11-18 10:10

글 :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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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문래동3가에 예술가들이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한 지도 벌써 13년이 넘었다.
그동안 이색 마을로 여러 차례 주목받은 덕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훼손될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취향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 있는 마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예술창작촌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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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300m 정도 걷다 보면 왠지 모르게 발을 들여놔 보고 싶은 골목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형형색색 벽화들과 조그마한 표지판들이 어서 오라 손짓하는 것. 어느 골목으로 들어서든 상관없다. 오래된 철공소와 예술가의 작업실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문래동 예술창작촌이다.

문래창작촌은 중소 철공소들이 모여 있는 문래동3가와 그 인근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예술작업실 마을이다. 2000년대 들어 공장 이전 정책과 재개발로 단지 내 업체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자 홍대나 대학로에 터를 잡았던 예술가들이 하나둘 찾아와 비어 있는 철공소 공간에 작업실을 만들었다.
현재 창작촌에는 약 100개 공간에서 250여 명의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화, 설치, 조각, 디자인, 사진, 영상, 영화 등의 시각예술과 춤, 연극, 음악 등의 공연예술을 비롯해 문화기획, 시나리오, 비평 등 문화 전반을 다루는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총망라한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창작촌에 처음 방문하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상업적인 이유로 문래동을 선택한 이들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업실을 비공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작촌의 한 공방 대표는 “1층은 철공소, 2층은 작업실인 경우가 많다”며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방문객들 또한 관심사와 취향이 각기 다르고 개성이 넘치기 때문에 예술촌에 여러 번 와도 매번 찾는 공간만 찾는다”고 귀띔해줬다. 그래서 유동인구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그 덕에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지 않아 마을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린 시절 뛰놀았을 법한 좁은 골목과 작은 철공소를 지나며 저절로 떠오르는 옛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가, 느리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비밀 아지트를 상상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또 중간중간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나 맛집에 들러 그저 문래동이 좋아 터를 잡은 주인장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도 좋다.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공방을 찾아 내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까지 더한다면 문래동을 100% 즐길 수 있다.
 
 
# 문래동 공방 사람들
눈코 뜰 새 없이 흘러가는 일상. 문래동 예술창작촌 공방에서 문화예술 강좌 프로그램을 수강하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창작의 기쁨을 맛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거기에 친절하고도 열정 넘치는 공방 주인장들과의 교류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 상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4개 공방의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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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안경
수작당·김희준 & 박정미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그저 안경이 너무 좋아 안경에 미친 이들 다섯 명이 모여 수제 안경을 연구하고 만드는 ‘수작당’을 차렸다. 이들 중 부부 사이인 박정미 씨(33)와 김희준 씨(36)를 만났다.
희준 씨는 “안경을 너무나 좋아해서 안경원을 운영하기도 하고 도매도 했었다”며 “천편일률적인 안경들 사이에서 결국에는 나만의 안경을 만들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 있는 수제 안경은 기계를 사용해 만드는데 수작업이 약간 더해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자체 개발한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하게 손으로 안경을 만든다”고 했다.
그냥 들었을 때는 그저 손이 더 가는 일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진짜 수제 안경을 만드는 곳은 수작당을 포함해 단 3곳뿐이란다.
안경사이기도 한 정미 씨는 “수제 장인이 일본에 1명, 프랑스에 1명 있는데 배우러 직접 가기도 했지만 기술을 전부 공유하지 않기도 하고 한계도 있었다”며 “우리가 개발한 제작법을 널리 퍼뜨리고 수제 안경을 활성화시키고 싶다. 센스 있는 일반분들이 이곳을 찾기도 하지만 안경사들도 기술을 배우러 온다”고 말했다.
수업은 보통 4회로 진행된다. 개인의 능력 차도 있고 속도도 다르기 때문에 빠른 이들은 며칠 만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은 3~4달에 걸쳐 안경을 완성하기도 한다. 친절하고 열정적인 주인장들의 매력에 빠져 안경 만들러 왔다가 수다 떨고, 맥주 마시고, 보드게임 하느라 밤을 새우는 손님들도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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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수제 잼과 천연 음료
소담상회·장경수
 
한식, 일식, 양식 자격증을 모두 보유한 두 딸의 엄마 장경수 씨(42)는 ‘소담상회’라는 카페 겸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하자마자 문래동에 터를 잡은 뒤 아동요리를 공부하고 방과후지도사로 지내기도 한 그는 요리를 워낙 좋아해 집 근처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다 올해 2월 예술창작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좁은 골목들이 어릴 때 살던 동네 같은 느낌이 있어서 머리가 복잡하거나 잠깐 여유가 있을 때 창작촌으로 산책을 나오곤 했어요. 마침 너무나 예쁜 자리가 있더라고요. 조금 더 전문적인 매장을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에 가게를 열게 됐죠.”
경수 씨는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만든 수제 잼과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6개월까지 숙성시킨 수제 청 그리고 식초 등을 판매한다. 버터를 넣지 않은 스콘, 다이어트 허브식초, 레몬 생강청이나 사과청을 만드는 조리법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1층 공간과 2층 다락이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소담상회’는 대관 장소로도 인기가 좋다. 그는 “지역 주부들끼리 소소한 모임을 갖거나 각자의 특기를 살려 재능기부 수업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수 씨는 정기적으로 자선바자회에 나가 수제 잼과 수제 청 등을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마침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며칠 밤을 새워 준비한 바자회를 마치고 돌아온 후였다. 하루 종일 문래예술촌을 누비고 다닌 기자와 포토그래퍼를 위해 그는 토끼 눈을 하고도 예쁘고 따뜻한 생강 라테를 정성스럽게 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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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커뮤니티
라이드앤타이드·이정주
 
플로리스트 이정주 씨(29)가 운영하는 라이드앤타이드에서는 꽃꽂이 수업도 하고 꽃바구니, 꽃다발, 부케 등을 주문예약 받아 판매도 하고 있다.
“수업을 받는 분들에게 자유를 많이 드리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대학 4학년 때부터 꽃을 배웠는데, 취업 준비를 하며 받았던 스트레스들이 많이 해소되는 경험을 했거든요. 여기 오시는 분들도 꽃을 만지는 데 집중하며 힐링을 하고 그 과정 자체에서 여유를 찾으시면 좋겠어요.”
정주 씨는 지역주민들에게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시각예술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정다방프로젝트’에 입사하며 처음 문래동에 오게 됐다. 경의선 폐선 부지를 문화예술 장터로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이슈에 관심이 많아졌단다.
그는 “여러 재단의 공모사업을 많이 했었다”며 “아이디어는 많은데 진행에 한계가 있어 독립하게 됐다”고 했다. 꽃을 기반으로, 또 매개로 하여 정주 씨는 자신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있다. 방과후수업으로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꽃을 가르치기도 하고 최근에는 인근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수업의 일환으로 유기동물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문래동에 들어온 지 5년이 됐다는 그에게 예술촌의 매력을 물었다. 그는 “오가는 사람들과 친근하게 인사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도울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면서도 “동네가 많이 알려지면 수입이 오를 수는 있겠지만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작가들은 임대료가 올라 힘들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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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뜨개인형을 한 공간에서
취미공간 모람·박미라 & 황지현
 
5년 전 처음 만나 막역한 사이가 된 박미라 씨(34)와 황지현 씨(31). 두 사람은 ‘모인 사람’이라는 뜻의 ‘모람’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작업실 겸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미라 씨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른 서양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공방을 찾는 이들에게 드로잉과 수채화 등을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이 일하느라 지쳐 있잖아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알려주기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삶의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지현 씨의 경우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며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때 뜨개질로 위안을 받았다. 목도리나 옷처럼 실용적인 물건도 좋았지만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인형을 만드는 일에 또 다른 성취감을 느껴 강사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 이들의 수업은 소수정예로 운영한다.
“30대 직장인들이나 결혼을 하고 잠시 쉬고 있는 가정주부분들이 많이 오세요. 저의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일이나 결혼 같은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굉장히 친해지기도 해요. 제 결혼식에 참석하신 분들이 있을 정도로요.”(웃음)
두 사람은 금천에 작업실을 운영하다 문래동으로 옮겨온 지 1년 반 정도 됐다.
“골목마다 반전 매력이 있는 공간들이 나타나는 흥미로운 마을이에요. 공장이 많아서 처음에는 조금 무섭기도 했는데 지내면 지낼수록 이곳 사람들이 친절하고 따뜻하다는 걸 알게 됐죠. 저희 공방에도 편하게 찾아주세요. 상시 대기, 상시 모집, 상담 환영입니다.”(웃음)
 
 
# 개성 가득, 카페 & 레스토랑 & 펍
문래동 예술창작촌을 거닐다 잠시 쉬어 목을 축이거나 배를 채울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한다.
소소한 카페와 식당, 술집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철공소 사이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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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afe ABOUT
작년 11월 오픈한 갤러리 겸 카페로, 그림을 보고 모으는 걸 좋아하던 주인장이 우연한 기회에 문래동에 놀러 왔다가 반해 가게를 열었다. 한 달에 한 번, 또는 넉 달에 한 번, 대중없이 전시회가 열리며 주인장에게 그림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인기메뉴는 홈메이드 오미자 아이스티와 홈메이드 진저레몬티.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8-6
 
2 칸칸엔인연
원래는 떡볶이를 팔기도 하던 공방 자리였단다. 역시나 문래동에 반한 현재의 주인장이 인연이 깊어지는 단란한 식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배워 인수했다. 한식과 양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는데 함박스테이크와 떡볶이, 명란로제파스타가 인기메뉴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8-8
 
3 비닐하우스
카페 겸 술집 겸 오픈 스페이스다. 익선동 카페 ‘식물’과 가게 맥주집 ‘거북이슈퍼’를 디자인한 데씨 아키텍츠의 새로운 공간으로 날씨와 빛에 따라 다양하고 새로운 느낌을 준다. 커피는 물론 맥주와 와인에 바질조개술찜, 갈릭버터새우구이를 곁들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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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문래
고급 원두로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와 국내산 생닭을 직접 염지한 참나무 장작구이, 삼겹살 바비큐를 판매하는 맛집이다. 음악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문래문화살롱’의 손병문 대표가 운영하고 있어 그가 자리를 지키는 날에는 문래동 예술창작촌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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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3
문래역을 기준으로 3번째 골목의 3번째 집이라는 뜻에서 ‘SIDE3’라 이름 지었다. 조리학과를 나와 프랜차이즈 식당 등에서 요리사를 하던 김문홍 셰프가 독립한 뒤 공장 자리에 마련한 레스토랑 겸 펍이다. 김 셰프가 6년 넘게 모은 각종 피규어와 프라모델 등이 가게 3면에 걸쳐 전시돼 있어 아이와 함께 문래동에 방문한 가족들이 꼭 한 번은 발걸음을 멈추는 곳. 해장 파스타와 게살 파스타, 삼겹살찜인 스팀포크가 인기메뉴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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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라센타
최근 오픈한 창고형 브런치 카페.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라크라센타에 산 적이 있는 대표가 그곳의 편안하고 멋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 완성했다. 예술창작촌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독특한 인테리어와 커다란 규모 덕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샐러드와 프렌치토스트, 피자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라크라타워’가 인기메뉴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로 92-5
 
 
 
Mullae
Arts Village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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