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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폭발 웹소설, 그렇게 재밌어?

올가을 다시 소설이다 2

2016-10-10 09:40

글 :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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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특히 올해 5월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으면서 대대적인 한국소설 붐이 일었고, 이어 정유정과 조정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신작이 연달아 발표되며 그 열기가 지속됐다. 더구나 5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덕에 독자들의 자투리 시간을 점령한 웹소설의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올가을, 다시 돌아온 독서의 계절을 맞아 최근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3인을 만나 그들의 새 작품 이야기를 듣고 소설 트렌드도 진단해봤다. 또 웹소설 작가와 웹소설 플랫폼 대표를 통해 온라인 소설의 세계도 들여다봤다.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등단 팁도 소개한다.
PART 2.
 
인기 폭발 웹소설, 그렇게 재밌어?
 
한 회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 갈등의 최고조에서 극을 마무리하며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웹소설 이야기다. 웹소설은 학생들의 등·하굣길,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은 물론 주부들의 자투리 시간까지 점령하며 매년 두 배 이상의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게임, 웹툰 등 더 대중성이 있는 2차 콘텐츠로도 재생산되며 영역을 확장시키는 중이다. 조선판 <태양의 후예>라는 평을 들으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원작자인 윤이수 작가와 국내 웹소설 플랫폼 브랜드 평판 1위에 빛나는 ‘조아라’의 이수희 대표를 만나 웹소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또 웹소설의 트렌드를 가늠해볼 수 있도록 플랫폼별 인기작을 추천받았다.
 
<구르미 그린 달빛> 원작, 웹소설 작가 윤이수
“선생님도, 남편도 말렸지만 쓸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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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이수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률 20%를 넘기며 동 시간대 1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맡은 박보검, 김유정 두 배우는 물론이고 윤성 역을 연기하는 진영 씨까지 캐스팅이 배역과 너무 잘 맞아요. 박보검 씨의 경우는 섭외 0순위였는데 <응답하라 1998>로 인기를 끌기 이전에 미리 섭외가 끝나 있었거든요. 피디님이 선견지명이 있으셨죠.”
윤 작가는 드라마가 방영되기 훨씬 이전부터 웹소설계의 스타 작가였다. 영화감독과 시나리오작가를 꿈꾸다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어학연수를 떠났고, 타국에서 남는 시간에 쓰기 시작한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출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작가가 됐다.
“제 소설 중에는 종이책도 있고 웹소설도 있어요. 꾸준히 작품을 쓰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웹소설로 연재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사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집 밖에 안 나가서 실감은 못 했었어요.”
지난 9월 탈고한 <해시의 신루>도 네이버 웹소설에서 조회 수 1, 2위를 다투며 인기리에 연재됐다.

35살에 아이를 낳은 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여러 나라를 떠돌며 자유롭게 살았다고요. 첫사랑에 실패한 뒤에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서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돈을 많이 가져왔던데 저는 200만원 들고 갔거든요. 식당에서 설거지도 하고 빌딩 청소도 했죠. 제가 가장 빨리 배운 영어단어가 각종 세제 이름들이었어요.(웃음) 그렇게 반년은 일하고 반년 동안 여행을 다녔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하고 싶은 것보다 점수에 맞춰 꿈이 결정되잖아요. 내가 뭘 할 수 있으며, 뭘 잘할 수 있느냐. 일종의 벽을 깨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제 일을 찾았기 때문에 그 시간이 아깝지는 않아요. 사람도 많이 만났고 밖에서도 많이 자봤어요.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지만 그 시절에 만났던 사람, 겪었던 일들이 제 소설에 많이 녹아 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어느 날 갑자기 썼다고 할 수는 없는 소설이던데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읽었어요. 초등학교 시절 내내 도서관에 틀어박혀 살았거든요. 옛날에는 책마다 독서카드가 있었잖아요. 우리 학교 모든 책에 내 이름을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편식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죠. 가끔 선생님도 배려를 해주셔서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책만 읽기도 했어요. 정신 차려보면 며칠씩 지나 있기도 했고요. 그때는 제가 책을 써서 밥벌이를 하며 살 줄 몰랐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단어들을 보면 그때 읽었던 것들이에요.

문예창작을 전공했나요?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는데 실은 문예창작과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거기 가면 밥 벌어먹지 못한다’면서 원서를 안 써주셨죠.

그래도 결국 글 쓰는 직업을 가졌네요. 못 하게 하면 더 간절해지는 게 있잖아요. 출산했을 때는 남편이 글을 못 쓰게 했어요. 육아에 전념하기로 약속했었거든요. 그런데 8개월 정도 되니까 미치겠는 거예요. 애를 업고 몰래 썼죠. 신랑이 현관문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리면 다 치우고요. 한 달 반 정도 지나니까 그냥 내놓고 쓰라고 그러더라고요.(웃음) 아가씨 때는 음악도 틀어야 하고 커피도 있어야 글을 썼어요. 그런데 이제는 몰입이 정말 빨리 돼요. 아이가 유치원 가 있는 시간에 바짝 써야 하니까요. 타이머 맞춰놓고 따르릉 울릴 때까지 꼼짝도 안 하고 쓰죠.

웹소설과 종이책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호흡이 달라요. 웹소설은 이틀 혹은 사흘에 한 번 나오잖아요. 다음 편이 궁금할 수 있게 짧은 호흡으로 이끌어주지 않으면 독자들이 안 봐요. 한 편 안에 나름의 기승전결과 에피소드가 있어야 하죠. 책의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어나가니까 호흡이 길고 지문도 많이 들어가요.

주로 로맨스 소설을 써왔어요. 어떨 때 남자가 혹은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지를 굉장히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연애 경험이 많은 편인가요? 짝사랑 경험이 많죠.(웃음) 저는 연애에 서툰 사람이에요. 직설적이라서 ‘네가 좋아’라는 말을 잘하거든요. 신랑은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나 싶었대요. 32살에 외롭고 결혼이 하고 싶어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때 출판사에서 책 내는 조건으로 뭘 원하느냐고 했는데 제가 남자를 소개해달라고 했거든요. 마침 잘생긴 남자가 들어오더라고요.(웃음) 남편도 판타지소설을 쓰는 작가예요. 출판사 직원한테 저 사람으로 해달라고 했죠.(웃음) 저는 밀당 이런 거 없어요. ‘당신이 좋아. 결혼하자’ 했죠.
소설을 보면 사람의 예쁘고 아름다운 순간을 굉장히 잘 포착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이 맑고 순수하고 또 예뻐요. 그런 인물을 창조해내고 그 인물이 마음껏 뛰놀게 할 때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 자기들이 알아서 뛰놀고 자기들이 알아서 행복해해요. 그래서 그렇게 쓰죠. 예전에는 서로 죽이고 싸우는 것들도 써봤어요. 어느 순간, 사는 것도 힘든데 굳이 이야기 속에서마저 힘들고 어려울 필요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인물들이 행복할 때 저도 행복해요. 죽거나 아프면 저도 그만큼 앓거든요. 내 몸 좀 편해보자는 꼼수일 수도 있죠.(웃음) 웹소설은 팬들이 매일 피드백을 주거든요. ‘행복했다’, ‘하루의 피로가 가신다’는 말들을 하세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 싶어 이 일을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뒤늦게 작가가 된 후 부지런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해시의 신루>까지 작품이 10개가 넘는데요. 내 안에서 쓸 것이 고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나요? 소재가 고갈되는 것보다는 체력이 달려서 글을 다 못 쓸까 봐 겁이 나요. 10년만 젊었으면 밤샘작업도 했을 텐데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역사 속에서 소재를 찾기 때문에 소재가 무궁무진해요. 외국에 나가보니 오랫동안 식민지였던 나라는 역사교육을 잘 안 하더라고요. 뿌리를 잊지 않는 게 중요해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효명세자, <해시의 신루>에서는 문종에 대해 알아봤어요. 독자들이 제가 그린 인물이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할 때 정말 보람 있어요. 앞으로도 쓰고 싶은 인물이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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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플랫폼 ‘조아라’ 이수희 대표
“매해 1억원 이상 버는 작가들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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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플랫폼 ‘조아라’의 이수희 대표는 2000년 국내 처음으로 웹소설 연재 플랫폼을 구축했다. 조아라는 2008년에 정액제를 시행하기까지 연매출이 1천만원도 되지 않았지만, 현재 14만 명이 넘는 작가와 42만여 편의 작품을 보유한 웹소설계의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독자라고 할 수 있는 회원 수는 100만 명, 하루 평균 조회 수는 860만 건에 달한다.
 
웹소설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누구나 제약 없이 바로 글을 올려 독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퍼블리싱 패러다임의 변화가 성장의 핵심 요인이다. 전에는 출판사라는 매개체가 잘 팔릴 만한 소설을 선별해 독자에게 종이책으로 선보였지만, 이제는 작가가 되는 허들이 없어 작가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독자는 각자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글을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순수문학 쪽으로 치우친 출판계에서 수많은 장르소설이 탄생하는 배경이 됐다. 폭발적인 성장의 또 다른 이유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읽을 수 있는 웹소설이 독자의 자투리 시간을 점유한 것이다.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전혀 없나? 조아라의 유료소설에는 두 개의 카테고리가 있다. 정액제인 ‘노블레스’의 경우 어떤 조건도 없이 즉시 글을 연재해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편당 결제인 ‘프리미엄’의 경우 작품의 일정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해 조아라 내부에서 어느 정도 작품을 검수하고 연재 여부를 승인한다. 따라서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저 작품만 재미있게 쓰면 된다.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소설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각각의 매력이 있어 뭉뚱그려 말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세계관을 선보였을 때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로맨스의 경우 현대 로맨스물이 대세였지만 <루시아>라는 작품이 로맨스와 판타지를 결합해 이야기를 잘 풀어내면서 이후 조아라에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작품이 상당히 증가했다. 레이드물인 <나는 귀족이다>의 경우에도 게임에서 접하는 레이드를 소설 속으로 가지고 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레이드 소재의 작품이 굉장히 많아졌다.

인기가 많은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의 수입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또 평균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사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매우 심하다. 따라서 평균수익은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조아라의 경우 매해 1억원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작가가 10여 명이다. 작년 최고 수익을 기록한 작가는 한 작품으로만 5억을 벌었다. 조아라에서는 매월 상위 120명의 작가에게 매달 월수입이 100만원이 되도록 보전해주는 ‘120-10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120위의 작가가 그달 수익이 70만원이었다면 조아라가 3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 진행 상황을 보니 월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작가가 80~90명 정도였다. 월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작가가 100명도 안 되는 것이니 인기작가와 비인기작가의 수익 차가 극도로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웹소설은 작품성이 떨어진다거나 하위문화라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웹소설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본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곳’을 표방하고 조아라를 만들었기 때문에, 웹소설은 하나의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기보다는 일반인 누구나가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법이 좀 틀리거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거나 질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웹소설의 태생을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은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이나 게임, 드라마 등의 2차 저작물을 만든다면 이야기의 핵심만 취하고 많은 부분을 다듬어 수준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본인만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소재가 있다면 누구나 웹소설 작가에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조아라의 인기작가들 대부분은 처음부터 전업작가로 출발하지 않았다. 글을 좋아해 취미로 웹소설을 시도했다가 인기를 얻은 후 전업작가로 전환한 경우가 많다. 나의 글에 공감해주는 독자를 발견하고 그 독자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연재하는 기쁨은 웹소설 작가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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