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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픈 마음이 '중년의 위기' 불러

전문의가 쓴 사랑과 성_4

2015-10-26 11:05

글 : 전문의 김경희 한국성과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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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가운에 머리카락이…”하면서 직접 머리카락을 털어주며 수줍게 웃는 중년 남성 환자를 보면서 마치 주변의 이모나 큰언니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그의 남성성이 그만큼 약화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젊었을 때는 꽤나 큰소리치며 사셨을 것 같은 터프한 외모임에도 “사정조절이 잘 안되니깐 체면이 안서서 더 피하게 되고 할 수 없이 부부관계를 하면 만날 손으로 해주거나 전희에 힘 빼기도 힘들어 못할 노릇이에요. 좀 어린 여자를 만나보면 달라질까요?”하고 조곤조곤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품새가 여성스럽기 그지없다.

중년이 되면 그토록 왕성하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는 감소하면서 성적능력이 떨어지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증가하면서 예민해지고 감성적이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감도 있었고 꿈도 원대했는데 채 이루어지지 않은 자신의 목표를 돌아보며 목표 수정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어느 날 문득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위기감은 배우자에 대한 권태와 성적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초조함과 맞물려 더 늦기 전에 다시 한 번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해 보이고자 하는 절박한 욕구를 느끼게 하고, 이것이 자칫 지나치면 외도의 길로 발을 들이게 한다.

어떤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지극히 자각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사람은 항상 자기에게 꼭 절실한 존재를 갈구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절대자일수도 있고 이성일수도 있는데, 결국 우리가 몰입하는 존재는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내안의 잠재된 욕망이나 이미지다. 우리가 이성의 육체에 빠져든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육체를 끊임없이 확인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찬바람이 분다. 허한 마음에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그대들의 배우자를 돌아볼 때다. 푸근하게 안아주고 섬세하게 배려하여 감동받게 하자. 틈을 주면 딴생각은 나게 되어 있고 이는 잘못된 만남의 도화선이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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