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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앵란의 ‘행복한 인간관계 만들기’

모든 여자들의 인생 선배

2014-03-13 16:45

만인의 연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엄앵란. 이제 그녀는 만인의 인생 선배가 되어 세월 속에서 터득한 인생의 지혜를 가르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주부라면 특히 새겨 들어둬야 할 그녀의 ‘행복한 인간관계 만들기’에 대하여. 

전국 각지에서 ‘부부관계’ 주제로 강연
주부들이 가장 즐겨 보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KBS 아침마당’에서 부부상담 코너의 고정 패널로 출연해 10년간 상담을 맡아온 엄앵란. 잘못한 남편을 호되게 꾸짖기도 하고 때론 친정어머니처럼 따뜻한 위로를 건네던 그녀의 이야기는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지금은 고정 출연을 그만뒀지만 전국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해 ‘부부관계’를 주제로 전국 각지로 강연을 다니기에 여념이 없다. 어디를 가든 그녀의 팬이라는 주부들이 수백 명씩 몰려와 멀리 다니는 일도 신나기만 하다고. 항상 쾌활한 미소와 에너지 넘치는 말솜씨로 청중을 사로잡는 그녀에게 일흔이라는 나이는 무색하기만 하다.
“아침에 출근을 하러 집을 나서면 기분이 그렇게 상쾌하고 좋을 수가 없어. 오늘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생각하면서 매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게 돼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니까 하루하루가 행복하지.”

커플매니저로 인연 맺어주며 느끼는 보람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www.daksclub.com)으로 출근한다. 남자와 여자를 맺어주는 ‘커플 매니저’ 역할도 그녀가 재미있어 하는 일 중의 하나. 3년간 수많은 부부를 탄생시키면서 그녀가 느낀 점은 남자와 여자의 교육 수준이 비슷하고 양가의 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아야 결혼해서도 잘산다는 것. 그리고 우연인지는 몰라도 맺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어딘가 얼굴이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한다.
“부부가 될 연은 따로 있는 것 같아. 맺어질 사람들은 자석이 들러붙듯 척 맞아서 금방 결혼에 골인하더라고. 첫 만남에서 바로 서로 맘에 들어하는 경우도 많아. 소개해준 커플이 케이크 들고 결혼한다며 고맙다고 인사하러 올 때가 제일 뿌듯하지.”
하지만 배우자를 고르면서 이것저것 너무 따지는 사람을 만나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한다. 이해타산이 밑바닥에 깔린 결혼은 결혼이 아니라 거래라고 말하는 그녀는 조건만 따지는 결혼에는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아무리 스피드 시대라고 해도 집을 지을 때 기초가 튼튼해야 하듯 결혼엔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 170편 찍으며 안 해본 역할 없어
주부들에게 ‘교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생에 통달한 선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지혜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녀는 ‘영화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었다고 답한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170여 편의 영화를 찍었어. 공주부터 거지까지 안 해본 역할이 없지. 연기를 하면서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본 것과 마찬가지니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하게 된 거야. 또 우리나라의 격동기를 지나면서 일제시대 그리고 해방, 6·25, 4·19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겪으면서 체험을 통해 배운 것들이 많기도 하고.”
그녀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거쳐왔다. 열아홉에 영화판에 뛰어들어 남자 배우들 틈바구니에서 스타가 되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도 해봤고, 미모의 여배우가 되어 대중들의 사랑을 흠뻑 받기도 했다. 모든 여성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던 최고의 남자 배우와 결혼하기도 했고, 시어머니에게 소박맞았던 경험도 있다. 일제시대와 전쟁을 겪으며 배를 곯아보기도 했고, 대구에 내려가 18년간 비빔밥 장사를 하며 삼남매를 길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보통 사람에 비해 열 배는 족히 될 법한 경험에서 느낀 인생의 희로애락은 그녀 안에 고스란히 녹아 담기게 됐고, 그것은 그녀가 주부들에게 격려를 쏟아부어줄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 되었다. 그래서 누구나 그녀의 말을 들으면 깊이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여성조선 독자분들께
안녕하세요? 이렇게 지면을 통해 여성조선 독자분들과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고 기쁩니다. 앞으로 여성조선 독자분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이야기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요즘은 모든 것이 스피드 시대라서 음식도 빨리 조리해야 하고 돈도 빨리 벌어야 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니 사랑도 빨리 하고 빨리 식는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며 살던 때가 있었지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모든 것을 급하게 이룬다고 해서 성공하는 인생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한 박자 쉬어가며 인생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요?
처음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평생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출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에 실제로 산다면 어떨까요? 당장 전기나 물이 잘 들어오는지도 문제일 테고, 도시에서 너무 뚝 떨어져 있다면 사람이 그리워지겠죠. 이렇게 우리는 미래에 대한 행복한 상상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하지만 일단 시작되고 나면 꿈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지면서 현실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시댁과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파도처럼 밀어닥치게 마련입니다. 이런 일들에 직면했을 때 그 상황을 원망하거나 피하려고 하지 마세요. 모든 인간은 갈등 없이 살 수 없으며 그 모든 과정이 인생의 여정입니다. 저도 인간관계나 사업, 불명예에서 오는 실망감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갈등을 극복했습니다.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지금 숨을 쉴 수 있어서 감사’, ‘태양을 볼 수 있어서 감사’,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있다는 것에 감사’… 조금만 돌아보면 자신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괴로운 마음이 덜해지고 감사할 일들이 밀물처럼 밀려오게 된답니다. 김국환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걸치고 있는 것’만 해도 인생이 밑지는 장사는 아니잖아요.

남편과의 좋지 못한 관계로 고민하는 주부들이라면 오늘부터 당장 남편에게 칭찬 한마디를 건네보세요. ‘칭찬’은 부부 사이에 인삼이나 녹용보다도 좋은 보약이 됩니다. 기계에 윤활유를 넣듯이 매일 건네는 칭찬 한마디는 부부관계가 원활해지는 데 정말 효과적이거든요. 또 상대방이 쇼크받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세요.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말을 하고 대화가 이어져야 부부관계가 개선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만 담아두었다간 병을 얻기 십상이에요.
남편과 갈등이 있는 주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혼생활에서도 남편에게 연애할 때와 똑같은 감정을 기대하는 것이 이유인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20대 때 불같이 뜨거웠던 연애 감정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것은 아니죠. 그런 감정은 결혼 후 보통 2~3년이면 끝이 나게 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계절이 바뀌어 가듯 사랑에도 계절이 있는 거예요. 부부가 되면 나란히 평생 선을 그으면서 따뜻한 정으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죠.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남편이 원망스럽고 인생이 슬프고 괴로워지는 거예요.
인생을 살면서 여러 가지 문제로 속상해하고 고민하고 있는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세요. 부족하지만 그동안 살면서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면으로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여러분의 행복을 기원하며
2006년 10월 23일
엄앵란 드림

 >> 엄앵란의 인생상담  
<행복한 인간관계 만들기>에 참여하세요!
다음 호부터 엄앵란 선생님의 인간관계 상담 코너가 신설됩니다. 결혼하고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선생님의 현명한 해답을 얻고 싶다면 엄앵란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주세요. 시부모님과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 시누이나 동서와의 갈등, 또는 경제적인 문제로 겪고 있는 갈등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라도 좋습니다. 지금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주저 말고 속마음을 털어놓아 보세요. 엄앵란 선생님이 메일을 활짝 열어놓고 여러분의 고민 상담을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상담 내용이 기사화될 때 독자님의 이름과 신상 등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보내실 주소는 womanchosun@gmail.com입니다. 우편으로 보내실 분들은 서울 중구 태평로1가 62-4 조선일보 광화문빌딩 7층 여성조선 ‘엄앵란의 행복한 인간관계 만들기’ 담당자 앞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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