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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엄마도 독서는 어렵다! 논술 전문가가 말하는 올바른 독서법

2020-06-16 09:54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셔터스톡,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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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어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모가 많다. 우리나라 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 상황도 다를 바 없다. 아이가 수학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는지는 알아도 무슨 책을 읽었는지 아는 부모는 드물다. 어떻게 책을 읽혀야 할까? 독서논술 전문가 여성오 씨앤에이논술 대치본원 원장과 한우리열린교육 출신 독서교육 전문가 박노성 셰익스컴퍼니 대표에게 물었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성적이 좋아야 한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선행학습을 하는 이유다. 그중 아이도, 부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수학은 대학 네임밸류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수학이 아이의 대학 이름을 결정한다면 국어는 아이의 전공, 즉 학과를 결정한다. 국어와 논술 역시 아이의 대학 진학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지만 여기에 관심을 두는 부모는 많지 않다.

독서와 논술에 신경을 써도 아이의 실력이 향상하는 것을 눈으로 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한몫한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국어 공부는 좋은 성적을 받기 급급해 교과서에 있는 지문을 요약한 책을 훑어보는 게 전부다. 문학작품을 요약해서 공부하면 내용을 숙지할 수는 있지만 지문 작품을 완독하고 관련 작가들까지 귀납적으로 접근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런 접근법은 아이의 독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치동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치동의 일반적인 사교육 루트를 보면 초등학교 때는 영어, 수학, 과학 같은 주요 과목을 비롯한 예체능 과목과 논술학원까지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영어, 수학, 과학에 더 치중하게 된다. 중학교 때에는 논술학원을 주말에 다니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아예 수학과 과학에 올인하게 된다. 여성오 씨앤에이논술 대치본원 원장은 책을 읽고 생각할 힘을 기르지 못한 아이들이 어떻게 ‘바보’가 되는지 설명했다.

“대치동 아이들도 국어보다 수학과 과학이 우선이에요. 수학과 과학에만 집중하다 보니 기본적인 문맥이나 대화 속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과학고나 영재고에 다니는 아이들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어요. 라디오 디제이가 하는 일상적인 말도 무슨 뜻인지 몰라요. 독서를 하지 않은 아이는 저희끼리 농담으로 바보가 된다고 말해요. 인성적인 부분을 포함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평균보다 떨어지는 거죠.”
 

수학, 과학만 하는 아이 ‘문맥맹’ 될 가능성 높아

독서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하는데 ‘서울대학교 선정 필독서’ 같은 10대가 읽기엔 난해한 내용의 책을 아이에게 쥐여 주기도 한다.

이런 독서법을 잘 패러디한 드라마가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스카이 캐슬>이다. 드라마 속에는 입주자들의 독서토론모임인 ‘옴파로스’가 등장한다. 옴파로스의 사회자인 법대 교수 차민혁이 정한 책은 아이들이 보기엔 어려운 책이 많다. 여기서 활약이 돋보이는 예서는 책에 담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 자신의 가치관에 책을 끼워 맞춘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철저히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진정한 이타주의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런 학습으로도 아이를 최상위권 대학에 보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좀 힘들어질 수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아이의 평소 독서량과 작문 실력이 성적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이다. 문·이과 과정을 통합해 모든 학생들이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주목적이다. 암기식 공부 대신 핵심 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서술형과 논술평가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소리다.

요즘 대치동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논술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다. 한국교육연구원에서 만든 창의융합적 인재의 핵심은 독서, 정리, 토론, 창의, 배경지식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대치동의 독서법도 같다. 피상적으로 아는 것을 내 생각으로 정리해서 꺼내는 것이 올바른 독서교육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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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오 씨앤에이논술 대치본원 원장과 박노성 셰익스컴퍼니 대표

좋은 독서법은 정보를 융합해 깊이 이해하는 것

한우리열린교육 출신 박노성 셰익스컴퍼니 대표는 이 단계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어야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사고를 확장하는 법을 꾸준히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제가 그간 아이들을 지켜보니 초등학교 3~4학년부터 글밥이 늘어요. 그림책에서 그림 없이도 텍스트를 자신 있게 소화하는 아이들이 5~6학년이 되면서 한국사, 세계사 등으로 책을 읽는 영역이 확장됩니다. 초등이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시기라면 중등은 스스로 독서노트를 만들고 정리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시기예요. 중학생 때가 그래서 중요해요. 고등학생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중학교 시기에 독서가 끝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이때 자연과학적 맥락까지 이해하려면 비문학 서적을 읽는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고등학생이 독서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책 읽는 훈련이 잘되어 있는 아이들 가운데 꾸준히 독서로 만든 습관이 이어져 성인들이 보기에도 어려운 책을 소화하는 아이들이 있다.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권인 아이들 가운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처럼 600~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독서가 체계화되면 단순 독서법에 국한되지 않고 지나가는 시 한 편, 사회 문제를 봐도 저절로 자기화가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단계적으로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그렇다면 이미 독서할 시기가 끝났다고 보는 고등학생은 어떻게 논술을 준비해야 할까. 특히나 올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5월 20일부터 등교를 시작한 고3 수험생들은 다가올 입시를 생각하면 그저 막막하다.

여 원장은 고등학생, 특히나 고3 학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몇 가지를 알려줬다. 해마다 소비트렌드를 알려주는 김난도 교수가 쓴 <트렌드 코리아>, 조영태 교수의 저서 <정해진 미래>, 이철승 교수의 <불평등의 세대>,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를 읽으면 최근 한국사회의 화두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인지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중 <트렌드코리아>는 꼭 읽어본 다음 수능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 해를 대표하는 소비트렌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후 언택트 소비가 보편화된 현상까지 연결시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팁이다. 시간이 좀 더 있다면 기후위기나 전염병 창궐 등을 다룬 책을 읽는 것도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 원장은 입시전문가 입장에서 앞으로 수능 국어의 난이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작년 수능 국어영역은 불수능으로 정평이 난 시험이었죠. 보통 원점수 92~94점까지 1등급을 받는데 그 해 1등급 커트라인이 84점이었어요. 여기에 영어 등급제와 맞물리니 국어영역은 점차 어려워질 겁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어요. 인문사회, 과학기술, 예술 등 평가원 지정 영역 중에 본인이 취약한 부분의 독서 비중을 늘려서 배경지식을 쌓아야죠. 지문을 보고 앞뒤 맥락을 아는 친구와 단어만 아는 친구 사이에는 당연히 차이가 생길 테니까요.”

여 원장에게 코로나 사태라는 변수를 만난 올해 입시 전망을 물었다. 여 원장은 “코로나 이후 3학년 1학기 성적까지 들어가는 이번 입시 성적이 하향평준화 될 것이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 고3이 처한 환경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예전에 학생부종합전형이 20페이지였다면 올해 수험생들은 10페이지 내외로 분량이 줄 거예요. 그 말은 곧 입학사정관들이 수험생의 학생부 자료를 꼼꼼하게 본다는 거죠. 자기소개서에서는 학생의 독서량이 생각보다 많이 드러나요. 예를 들어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있다고 쳐요. 자기소개서에 엄마가 가라고 해서 갔다고 쓸 순 없잖아요. 이국종 교수가 쓴 <골든아워> 같은 책을 보고 느낀 점을 쓰면 훨씬 더 좋은 내용이 나오겠죠. 지망하려는 전공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고 잘 활용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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