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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으로는 안 된다! 30·40대에 시작하는 노후준비

2019-10-08 11:13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구채희, 전안나, 셔터스톡,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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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게 은퇴는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40대가 가까워지면 미래에 대한 불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 무엇이든 예방은 빠를수록 좋다. 노후준비도 마찬가지다. 갈수록 경기가 어려워지는 요즘에는 미래를 대비하는 플랜이 반드시 필요하다. 30·40대 주부가 생각하는 노후준비를 들어보고, 전문가에게 요즘 노후준비 트렌드와 올바른 노후준비 방법을 물어봤다. 또 안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주부 3인의 사례도 소개한다.
part 1.
3040 주부가 생각하는 노후준비는?

노후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고용이 불안정한 지금, 더는 노후준비를 미룰 수 없는 실정이다. 한창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3040세대는 얼마나 노후를 준비했고, 노후준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30·40대 주부 80명에게 물었다.
설문조사협조 이지데이

설문조사는 9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열흘간 진행됐다. 이지데이 누리집에서 48명, 오프라인 설문조사에서 32명, 총 80명이 답했다. 답변자는 30·40대 기혼여성이다. 이들의 41%는 맞벌이 가정이고 58%는 외벌이 가정이었다. 자녀 수는 2명이 가장 많았고(35%), 1명이 33%, 없음이 31%를 차지했다. 아이가 있는 주부에게 자녀의 연령대를 물었다. 초등학생과 24개월 미만 영아가 각각 31%로 가장 많았고, 중·고등학생,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각각 18%였다.
 
 
노후준비는 30대에 시작해야

노후준비를 시작하고 있는지 물었다. 노후준비를 시작했다고 답한 주부는 32%, 시작하지 않았다는 답은 67%였다. 노후준비를 시작하지 않은 응답자가 노후준비를 시작했다는 응답자의 두 배가 넘었다. 노후준비를 시작하지 않은 응답자가 많은 데 비해서 노후준비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많았다. 노후준비의 적정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30대라고 답한 응답자가 53%로 가장 많았고, 20대(31%), 40대(17%), 50대(3%)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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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비 부담 커

부부의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사교육비 등 자녀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라는 응답자가 44%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집세와 식비 등 생활비 부담이 25%, 주변 지인의 결혼 등 경조사비가 11%, 부모님 용돈이 7%를 차지했다. 기타 의견은 10%를 차지했는데 병원비 등 갑작스러운 지출, 노후자금을 모을 만큼 넉넉지 못한 수입 등의 의견도 있었다. 노후준비는 개념이 다양하다. 노후자금 마련 등 경제적인 부분부터 직업, 여가활동 등 사회적인 부분 등이 다 포함된다. 노후준비를 할 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물었다. 응답자의 62%가 생활비 등 노후자금이라고 답했고 은퇴 후 일할 수 있는 직업과 건강관리가 각각 17%, 가족 및 친구 등 대인관계는 1%를 차지했다. 노후준비에서 노후자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응답자가 나머지 부분보다 훨씬 높았다.
 

노후자금으로 금융상품 선호

노후자금을 마련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연금·펀드 등 금융상품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50%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29%), 주택 등 부동산(14%), 개인연금(4%) 순이었다. 노후자금으로는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공적연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사망 때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적정자금으로 ‘1억원 이상~5억원 이하’라고 답한 비율이 55%로 가장 많았고 ‘5억원 이상~10억원 이하’가 29%, ‘10억원 이상~20억원 이하’가 7%, 20억원 이상이 4%를 차지했다. 은퇴 후 부부가 쓸 한 달 생활비는 얼마라고 예상할까. ‘200만원 이상~300만원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가 44%, ‘150만원 이상~200만원 이하’(29%), ‘150만원 이하’(13%), ‘300만원 이상 400만원 이하’(8%), ‘500만원 이상’(2%) 순이었다.

노후준비가 필요한 이유로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가 68%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여유로운 노후생활’이 27%, ‘자녀를 위한 유산 마련’이 5%로 뒤를 이었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고 답한 오프라인 응답자는 “시댁 어른이 노후준비를 안 해서 매달 부담이 상당하다”며 “우리 아이는 이런 부담 없이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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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일찍 노후준비 시작한 주부 3인

부동산으로 노후준비 양선미 씨
“일찍 배운 부동산으로 노후준비 마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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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어린이 신문을 볼 때 양선미 씨는 벼룩시장을 봤다. 친구들은 왜 그런 걸 보냐고 했지만 그에게는 어린이 신문보다 벼룩시장이 더 재밌었다. 어디에 나온 집이 얼마고 지방에 매물로 나온 임야가 얼마인지가 더 재밌었다. 심지어 어학연수를 갔을 때도 영어공부보다 집세 보증금이 얼마인지에 더 관심이 있었다.

부동산 영재(?)였던 선미 씨의 처녀작은 스물여섯에 구입한 갭투자용 빌라였다. 스물다섯에 취업해 10개월 만에 종잣돈 1000만원을 모아 전세와 대출을 끼고 구입했다. 그다음 해에는 온수역 근처에 빌라를 샀다. 1호선과 7호선이 지나가는 더블역세권에 남부순환로가 가까워 곧 개발이 될 것 같았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다 2010년 무렵 전세가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2000만원, 3000만원씩 목돈이 생겼다. 그렇게 생긴 돈을 굴려 투자를 늘렸다.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많아지자 집을 두 채만 남기고 다 정리했다.
 

노후자금 마련코자 열혈 투자

아이가 생기면서 투자를 5년 정도 쉬었다. 직장 업무에 아이까지 돌보니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희귀병이 생겨 치료하고 복직을 했는데 갑상선암이 발견된 것이다. 회사를 더 다니다간 몸을 망치겠다 싶어서 그만두려 했다. 막상 그만두려니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이었다. 남편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드는 비용에 노후자금까지 생각하니 망설여졌다. 그때부터 전국 방방곡곡에 매물을 보러 다녔다. 일로 만난 사람들보다 부동산에 명함을 더 많이 뿌렸을 만큼 열심이었다.

“해가 뜨면 임장을 다니고 해가 지면 관광을 했어요. 관광을 빙자한 임장이랄까? 제주도 임장을 다닐 때는 주말마다 갔어요. 빌딩처럼 덩치 큰 매물은 자금이 부족해서 못 하고 소형 매물을 많이 봤죠. 출근시간에도 포털사이트에 새로 올라온 부동산 매물을 검색해보고 그랬어요. 그럼 백 중 하나는 괜찮은 물건이 나와요. 일단 아버지께 먼저 보여드린 다음에 정말 괜찮다 싶으면 퇴근하자마자 부동산에 가서 확인했죠.”

앞만 보고 달린 시간이었다. 그러다 올해 초에 처음으로 그동안의 수익을 정리해봤다. 예상한 것보다 만족할 만한 금액이 모였다.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다. 부부가 눈감는 날까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만큼 모였다. 미선 씨가 남들보다 빨리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부동산에 일찍 눈뜬 것도 이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신랑이랑 자산을 마련하는 법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저희는 둘이 벌어선 안 된다. 돈이 돈을 벌게 만들어서 셋이 버는 구조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부부가 마음이 잘 맞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부동산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고 싶다면 “등기를 열 번 이상 친 사람과 이야기하라”는 조언을 했다. ‘등기를 친다’는 말은 매매금액을 모두 지급한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진행할 때 매도인에서 매수인으로 명의를 바꾸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부동산 자산이 많다고 해서 다 부동산을 볼 줄 아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부모님 도움으로 산 아파트 가격이 뛰어서 몇 억씩 번 사람이 있다고 쳐요. 그건 운이 좋아서 수익이 생긴 것이지 부동산을 보는 눈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다고 하면 가족들이 말리기도 할 거예요. 일가친척에 주변 지인을 다 뒤져보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어요. 그리고 제 경험상 이런 사람들은 자기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지 혼자만 알려고 하지 않거든요. 많이 물어보고 조언도 구하면 방법이 생길 거예요.”
 

연금으로 노후까지 구채희 씨
“연금에 플러스알파로 노후자금 준비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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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의 연금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공적연금은 내는 만큼 못 받을 것 같고 개인연금은 정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그래서 노후자금을 계획할 때 연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구채희 씨는 오히려 연금에 더 집중했다.

“부동산은 변수가 커요. 큰돈을 들여서 투자를 했는데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까 안정적이지 않죠. 그래도 부동산은 간과할 수 없는 항목이라 플러스알파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신 기본으로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활용해서 은퇴 후 한 달 생활비를 마련할 계획을 세웠죠.”

채희 씨 부부는 결혼 후 생애설계연표를 작성했다. 해마다 얼마가 필요할지 계산해보니 비용이 생각보다 많았다. 부부의 은퇴 시점까지 이벤트가 끊임없이 생길 것을 생각하면 일이 생길 때마다 막는 식으로 급급하게 사는 것보다 계획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나이 들어서 초라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여행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었다. 이런 걸 감안해서 결정한 은퇴 후 한 달 생활비는 500만원. 물가상승률이나 화폐가치도 감안했다.
 

생애설계연표 기반 노후설계

500만원의 대부분은 연금으로 채웠다. 남편의 공무원연금, 채희 씨의 국민연금, 부부가 각자 가입한 개인연금에 플러스알파로 주택연금도 들었다. 펀드나 주식 투자도 조금씩 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대부분 저축성이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건드리지 않는 돈으로 묶었다. 500만원보다 좀 더 여유 있게 계획을 세워 최대한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부부 노후자금의 변수, 아이 교육비는 어떻게 했을까? 채희 씨는 이제 9개월이 된 아들을 키우고 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크게 돈 들어갈 일은 없지만, 아이가 자라고 진학을 하면서 점점 큰돈이 필요한 일이 생길 것이다.

“생애설계연표를 만들 때 순수하게 아이 학비로만 1억5000만원 정도 들더라고요. 그런데 학비보다 유학이나 결혼 같은 이벤트에 목돈이 필요하잖아요. 아이 학비는 그때그때 충당하고 아이에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이가 5개월일 때 미리 증여를 했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증여를 하면 20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걸 불려놨다가 아이가 자란 다음 써도 세금을 떠안을 부담이 없어요. 아이를 낳으면 정부에서 주는 아동수당과 양육수당이 30만원 정도예요. 그걸 다 쓰지 않고 아이를 위해 모으고 있어요.”

이렇게 열심히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채희 씨는 사회초년생 때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가 전세금을 다 날린 경험이 있고, 남편은 지인에게 3000만원을 빌려줬다가 몇 년 동안 돌려받지 못해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재테크를 공부하고 차근차근 재무목표를 세웠다. 결국 결혼 3년 차에 종잣돈 4억원을 모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책도 여러 권 냈다.

그렇다고 아이 교육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위해 좋은 유모차,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이유식 등 좋은 거라면 다 해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다. 첫아이인 만큼 애착도 크다. 하지만 지금 아무리 좋은 걸 해줘도 아이는 기억도 못 할 테고, 나중에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아이에게 더 좋을 거라 생각해 중심을 잡기로 했다.

“주변을 보면 생각보다 노후준비가 제대로 안 된 사람이 많더라고요. 아이가 독립할 때 자금을 마련하려고 돈을 끌어모아서 막고 그러다 보니까 노후준비를 할 수 없는 거죠. 부모가 노후준비를 안 하면 자식에게 부담이 전가돼요. 아이에게 그런 부담을 주는 엄마가 되기 싫었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걸 결정하는 데 부모가 제약이 되지 않는 삶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있어요.”

정년퇴직까지 앞으로 약 30년의 시간이 남았다. 그 뒤에는 은퇴 크레바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 시기를 잘 넘기기 위해 지금의 욕구는 잠시 넣어두어야 한다. 다행히 부부에겐 아직 30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목표를 이루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제2의 직업으로 노후까지 전안나 씨
“100세 시대, 9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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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안나 씨는 계획적으로 노후준비를 시작한 편이다. 경제적 문제에 관심이 많아 결혼을 앞뒀을 때부터 남편과 재무설계를 받고 결혼을 준비했다. 두 사람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았던 돈에 대출을 끼고 1억짜리 전셋집을 구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각자 넣고 있던 연금을 기반으로 아이들 학자금, 결혼자금, 연금보험 같은 기본 세팅을 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죠. 그때 하던 걸 만기까지 완납하는 게 목표였어요. 지금도 그건 변함이 없어요.”

교육비 지출방식에도 소신이 있다. 남들을 따라 하지 않는다. 학원도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원만 보낸다.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을 하길 원하는 마음도 있다. 하고 싶은 것을 배워야 아이들이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학원에 전기세 내러 가는 것보다 책을 많이 읽고 배우고 싶은 것을 열정적으로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다.

“큰애가 2년 전에 피아노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아이랑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니 의지가 분명해서 다니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만두고 싶을 때 언제든지 그만두라고 했죠. 그랬더니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학원을 다니더라고요.”

그러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사인 그는 직업 특성상 많은 어르신을 만난다. 어르신들은 다들 자신이 한때 잘나갔던 사람이라고 말한다. 젊었을 때 사업을 해서 떵떵거리고 살던 할아버지, 그 시절 유학을 다녀올 만큼 부유한 집에서 살았던 할머니는 지금 영구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들의 수입원은 정부에서 나오는 노령연금 20만~30만원과 일주일에 9시간 정도 일하고 받는 일자리 급여 30만원뿐이다. 이들을 오랫동안 대하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었다. 다행히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수입이 끊기면 그마저도 끝난다.
 

65세 이후에도 수입이 끊기지 않는 노년

양가 어른들에게 매달 드리는 용돈도 부담이었다. 네 분에게 각각 20만원씩 드리면 한 달에 80만원이 나간다. 부모님께 매달 생활비를 드리는 것보다는 낫지만 안나 씨 부부에게는 굉장한 부담이었다. 그때쯤 직장생활 권태기가 찾아왔다. 일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민 끝에 커리어를 개발해서 전문적인 일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마흔에 가까워지니까 노후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어요. 일을 하면서 만난 어르신들, 양가 부모님 사례를 보니까 제대로 노후준비를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커리어를 전문적으로 쌓을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기 시작해서 그걸 기반으로 책을 냈어요. 작가라는 두 번째 직업이 생긴 거죠.”

안나 씨가 작가가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지적재산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은퇴시점이 없다는 장점 때문이다. 야심차게 책을 내고 작가가 됐는데 책으로 돈 버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책을 기반으로 전안나라는 사람의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다. 안나 씨는 책을 기반으로 독서법 강연을 다녔다. 전국에 있는 공공기관, 대형마트 문화센터, 학교, 독서모임, 일반 기업 등 다양했다. 새로운 직업이 생긴 것으로 모자라 본업인 사회복지사 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15년 넘게 사회복지사로 일한 경력에 강사로 활동하는 이력이 더해져 사회복지에 대한 강연도 다니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투잡을 뛰다 보니 작년에 연봉 1억원을 달성했다.

“남편이 무역 관련 사업을 해요. 사업이 잘될 때 저한테 일 그만두고 아이들 보라더니 최근 3년 동안 입장이 바뀌었어요. 이제 절대 그만두지 말고 열심히 일하래요. 자기가 집에서 애들 보겠다면서.”(웃음)
 

part 3.
전문가가 말하는 노후준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계획적으로
 
노후준비는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 매일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 것처럼 미래를 위한 준비도 일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센터(이하 센터) 센터장에게 물었다. 참고자료 2017 KB골든라이프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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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가. 지난해 센터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노후준비가 부족하다’ 44.5%, ‘보통이다’ 33.3%, ‘잘 준비되었다’ 22.2%라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가구주 연령이 30대인 경우 노후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경우(52.2%)가 절반을 넘는다.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연령도 44세 정도로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연금가입현황을 살펴보면 노후준비 정도를 알 수 있다. 공적연금, 퇴직연금, 세제적격개인연금, 세제비적격개인연금 등 모든 연금에 가입한 ‘연금종합형’은 22.4%, 공적연금, 퇴직연금, 세제적격개인연금에만 가입한 ‘절세지향형’은 15.7%,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에만 가입한 ‘관심부족형’은 20.5%, 공적연금에만 가입한 ‘여력부족형’은 20.9%다.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30대의 비율은? 조사 결과 25.7%만이 적정생활비를 충족시키거나 여유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말한 대로 노후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응답자가 많아 우려가 되지만, 30대는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40대에 노후준비를 시작하면 늦는다는 뜻인가. 노후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30대나, 가능하다면 20대에 시작하는 게 좋다. 노후준비를 할 때 젊은 세대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볼 수 있다. 노후준비는 자금 준비의 뜻만이 아니다. 자금뿐 아니라 건강 준비, 일거리 준비까지 세 가지 요소가 골고루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자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을 잃어버렸다면 노후준비는 의미가 없다. 또한 은퇴 후 30~40년을 보람 있게 살려면 일거리가 필요하다. 재능기부나 봉사활동과 같이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니어도 된다. 그다음이 자금 준비다. 이 모든 것을 알차게 준비하려면 30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30~4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집에서 살고, 무얼 하고 있고, 아이는 몇 명이 있고 이런 걸 그려보면 본인에게 부족한 걸 파악할 수 있다. 지금 이대로 가면 돈, 건강, 여가활동 중 부족한 게 무엇인지 보일 것이다. 그걸 중심으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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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문가들이 방문객에게 은퇴설계를 상담하고 있다.

목표액을 얼마로 설정해야 하나. 지난해 조사 결과 현재 30대가 노후에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최소생활비’는 한 달에 평균 185만원,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는 ‘적정생활비’는 평균 275만원이었다. 은퇴 후 기대수명에 맞춰 35년에서 40년 정도를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노후자금은 최소생활비 기준 7억8000만원, 적정생활비는 1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의료비나 여행, 경조사 등 이벤트로 필요한 자금은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것은 더 어린 세대일수록 노후생활비를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연령별로 보면 은퇴 전인 30대~50대는 최소생활비와 적정생활비 모두를 평균보다 높게 예상하고 있는 반면, 20대와 60대는 이보다 낮게 책정했고 은퇴 후 세대인 70대는 훨씬 낮은 수준의 금액으로 답했다.

노후준비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먼저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노후준비에도 해당된다. 잘 모르겠다면 금융기관이나 지역별 국민연금공단에 있는 전 국민 대상 노후준비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곳에서 전문가에게 듣는 기본정보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를 간과하고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방법은? 우선 국민연금을 꾸준히 납부하는 게 좋다. 국민연금은 수급이 줄어서 그렇지 가장 좋은 노후준비 방법 중 하나다. 3040세대가 연금을 받을 시점에는 낸 만큼 받진 못할 거다. 은퇴 후 생활비를 국민연금만 가지고 충당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다른 연금이 더 필요하다. 근로소득자라면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있지만 개인연금도 준비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 실손보험, 암보험 등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어야 나중에 부담이 덜하다. 30대의 경우 아직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일단은 차곡차곡 자산을 모으는 데 집중하는 게 좋다.

노후자금으로 더 선호하는 자산은 무엇인가. 부동산이다.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데 사용된 3대 자산은 ‘국민연금’, ‘거주주택’, ‘거주주택 외 부동산’ 순이다. 부동산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총자산 중 40.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2017년 말 기준).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일본의 헤이세이버블 같은 부동산 폭락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우선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세대별로 보면 40대와 50대는 저축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은 주택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을 때 삶의 질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20대와 30대는 주거용 주택을 구입할 때 본인자금뿐 아니라 대출, 임대보증금, 가족지원 등을 고르게 활용해 구입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연금상품은 부동산에 비해 소극적인 태도로 접근한다. 세액공제를 위해 가입하거나 목돈 마련 등 현실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세대별 노후자금 활용 자산에 차이가 있나. 은퇴 전 가구는 연금보다 ‘거주주택 외 부동산’이나 ‘거주주택’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높고, 은퇴 후 가구는 예적금 외 국민연금, 퇴직연금, 공무원연금 같은 특수직역연금 등의 연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성향을 보였다. 은퇴 후 가구는 되도록 부동산을 최후까지 보존하려고 하고, 은퇴 전 가구는 부동산을 보유가 아닌 활용의 수단으로 본다.

요즘 노후자금 트렌드는? 연령별로 차이가 있다. 30대 젊은 가구는 국민연금보다 거주주택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고 생각하고, 50대 이상 기성세대는 국민연금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그다음이 거주주택이다. 젊은 가구는 국민연금 수급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다른 대안을 찾는다. 투자 성향을 통해서도 선호하는 노후자금 준비법을 엿볼 수 있다. 공격적 투자형은 펀드나 주식 등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높고, 안정적 투자형은 예적금이나 연금보험 등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30대는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적은 편이다. 저금리, 저성장 경제를 겪은 세대이다 보니 금융상품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사고가 기저에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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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후대비용으로 주목받는 금융상품이 있다면? 연금저축펀드다. 연금저축형 펀드는 투자금의 최대 16.5%까지 연말정산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그중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해서 노후준비를 하는 사람이 늘었다. 운용사가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맞춰서 분산투자를 알아서 해주는 펀드다. 보통 나이가 젊을수록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주식투자의 비중이 높고, 은퇴가 다가오는 세대는 수익은 적지만 안정적인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린다. 장기운용을 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은퇴시점에 운용사가 문을 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데, 운용사가 문을 닫더라도 다른 곳에서 인수해 가입자의 투자금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기운용을 하는 상품이라서 고민을 하지만, 오히려 길게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노후준비에 필요한 팁을 주자면? 지속적으로 노후준비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비해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건강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쾌적한 생활을 하기 위해 청소를 하는 것처럼 꾸준히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노후준비다. 또한 노후목표는 지속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이벤트나 돌발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면서 중간중간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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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의무가입 나이 65세로 연장되면 은퇴설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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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의무가입 나이가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9월 18일 보건복지부는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기업에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은 사실상 정년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보험료를 내야 하는 나이도 현행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민연금 의무가입이 끝나고 연금수급을 받는 데 2년 정도 틈이 있다. 2033년에는 5년까지 늘어나 은퇴 크레바스 기간이 더 길어진다. 이렇게 되면 정년으로 은퇴한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 공백기가 늘어난다. 은퇴 후 국민연금 수급시점까지 공백을 메울 개인연금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황원경 센터장은 “개인연금에 가입해야 연금수급 시점까지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보통 개인연금은 퇴직 후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에 수급을 받는데,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이 늘어나면 정년이 늘어나는 만큼 지급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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