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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보다 경제교육!

2019-09-23 09:42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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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중요한 것이 참 많다. 그중 빠뜨릴 수 없는 게 돈이다. 어른들은 안다. 돈이 얼마나 다루기 힘든 요물인지. 우리 아이가 그 요물을 슬기롭게 다루려면 돈과 경제를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아이에게 돈 다루는 지혜를 알려줄 방법은 무엇인지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인증강사 김영옥 작가에게 물었다.
곧 있으면 추석이다. 어른에게 명절은 귀성길, 차례 준비 등 중노동이 기다리는 날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세상 행복한 날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이 “많이 컸다”, “공부 열심히 해라” 하며 덥석 용돈을 쥐여 주기 때문. 용돈을 받아 기분이 좋은 아이를 엄마가 조용히 부른다.

“그 돈 저축할 거니까 엄마 줘.”

아이와 엄마의 갈등은 여기서 시작된다. 용돈을 마음대로 쓰고 싶은 아이와 아이가 못미더운 엄마의 실랑이는 대개 엄마의 승리로 끝난다. 아이들은 돈을 받으면 바로 쓰고 싶지 저축하길 싫어한다. 내 손에 쥐어야 내 돈이지 통장에 들어가는 돈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서다. 저축의 가치를 아는 아이라면 엄마가 저축하자는 말을 꺼냈을 때 거부반응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부모는 아이와 돈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바쁘기도 하고 아이와 돈 문제를 가지고 실랑이하는 게 불편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집집마다 아이를 1~2명 정도만 낳으니 아이가 갖고 싶은 건 쉽게 사주는 분위기다. 김영옥 작가는 “돈에 대한 기본 개념도 알기 전에 돈으로 얻는 유혹만 알게 되면 경제관념을 키우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용돈을 받아서 돈을 직접 관리하고 자신의 소비를 돌아보면 자기주도력이 길러져요. 갖고 싶은 것은 용돈을 모아서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욕구를 조절하는 자제력과 지구력도 생기지요. 아이가 용돈이 모자라서 용돈을 더 달라고 할 때가 있죠? 그럴 때는 집안일을 돕고 돈을 벌게 하세요. 그러면 노동으로 번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배려심도 키울 수 있어요. 용돈교육만 제대로 해도 아이는 경제관념을 익힐 수 있고 인성교육까지 할 수 있어요.”

용돈교육은 아이의 학습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학교에서 경제를 배운다. 경제활동의 이유, 물건의 생산과정,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법 등을 배우는데 용돈교육을 시작하면 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요즘 학교에서는 교과 간 통합교육을 하기 때문에 경제 관념과 상식이 없다면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용돈을 정할 때는 아이 의견을 반영해야

용돈교육의 핵심은 정해진 범위 안에서 목적에 맞게 잘 쓸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가 돈의 규모를 파악하고 언제 돈을 아끼고 써야 하는지를 배우면 성인이 되어서도 올바른 경제관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용돈교육도 빠를수록 좋다.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주변 여건이 용돈교육을 어렵게 만든다. 또래 친구들과 다니다 보면 씀씀이가 커지기도 하고 한창 입시공부에 치중할 때라 부모가 아이의 경제생활을 단속하기도 힘들다. 풀어지기는 쉬워도 조이기는 어렵다. 어렸을 때 소비습관을 잘 들여놓으면 조금 풀어져도 다시 돌아갈 여지가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이롭다.

보통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이에게 용돈교육을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위로 형제가 있는 아이는 첫째보다 빠르다. 형제의 영향을 받아 돈에 대한 개념을 일찍 깨우쳐 6~7살만 되어도 용돈을 달라고 조를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의 이름이 적힌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주면 저축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용돈의 범위는 아이와 의논해서 결정하는 게 좋다. 교통비를 용돈에 포함할지, 아이에게 간식비를 따로 챙겨줄지 같은 세세한 내용을 아이와 의논해서 정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일주일에 초등학교 1학년은 1000원, 6학년은 6000원에 교통비, 준비물 구입비 등을 따로 주는 식이다. 용돈을 현금으로 주면 아이는 돈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다.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씀씀이는 커진다. 저학년 때는 일주일에 1000원만 줘도 용돈이 남는데 고학년이 될수록 용돈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그럴 때는 바로 용돈을 올려주기보다 아이의 지출내역을 함께 살펴본 다음 2~3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조정하면 된다.

용돈교육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부모도 아이와 만든 규칙을 지켜야 한다. 용돈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서 주고, 아이에게 빌린 돈은 갚는 등 아이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가계부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아이가 용돈기입장을 쓰는 훈련을 할 때 부모가 가계부를 쓰는 모습을 보면 용돈기입장을 쓰는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엄마가 가계부를 쓰면서 “이건 쓸데없이 돈을 썼네”, “알뜰하게 잘 썼네” 같은 평가를 하는걸 보고 아이도 자연스레 자신의 소비를 돌아보게 된다.
 

부모와 아이의 신용이 중요

여기서 부모가 놓치기 쉬운 것이 있다. 바로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이번 중간고사에서 시험을 잘 보면 스마트폰을 바꿔주기로 했다고 치자. 아이는 그 말을 믿고 열심히 공부해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은 아직 쓸 만해 보인다. 그래서 스마트폰 대신 운동화를 사주겠다고 하면 아이의 반응은 어떨까. 부모가 일관성 없이 약속을 어기거나 바꾸면 아이는 다음에 부모가 하는 어떤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때때로 아이에게 이벤트를 열어주는 것도 좋다. 어른이 직장에서 보너스 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있으면 저축한 돈의 일부에 나머지 금액을 보태줘서 살 수 있게 해주거나, 아이가 저축을 할 때마다 입금한 돈의 100%를 이자로 넣어주는 식이다.

요즘처럼 이자가 낮은 시대에 평생 저축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됐다면 투자나 부동산 개념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물론 가장 기본이 되는 저축 습관 없이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투자는 많은 금액으로 할 필요가 없다. 투자의 개념과 흐름을 배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아이의 용돈이나 저축한 금액의 10~20% 정도로 시작하면 된다.

“경제 동화책을 읽거나 부모가 주식의 개념을 알려주면서 시작하세요. ‘주식을 사면 내가 회사의 소유권을 갖는 거야. 놀랍지 않니? 한 주만 가져도 그 회사의 주인인 거야’ 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같이 투자를 하는 것도 좋아요. 신문을 보면서 요즘 어떤 업종이 뜨고 전망이 밝은지를 알아보는 것도 공부죠.”

재미있는 건 여기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성향이 갈린다는 점이다. 김 작가가 수업을 나가 보면 남학생들은 투자에 적극적이다. 한술 더 떠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설명해달라는 이야기도 먼저 한다. 하지만 ‘한 방’을 노리는 경우도 많아 투자로 수익을 얻으려면 길게 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대체로 주식은 잘못하다 망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주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주식에 대한 불안감이 큰 아이는 직접 투자 대신 펀드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여기서 대다수 엄마가 고민에 빠진다. 엄마 역시 부동산이나 주식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와 함께 공부하면 돼요. 경제는 용어부터 어렵잖아요. 시중에 나와 있는 책도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럴 땐 아이들이 보는 경제 동화책이나 어린이 신문에 있는 기사로 같이 공부하면 아이와 유대감도 키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예요. 경제는 이론이 아니고 생활입니다. 실생활에 필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시면 돼요.”
 
 

 
김영옥 작가가 추천하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는 경제 동화책
좋은 책은 백 마디 말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경제 동화책을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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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용 추천도서

<꼬박꼬박 저축은 즐거워!> (전윤호, 주니어김영사) 스스로 용돈을 모아서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저축의 중요성과 현명한 소비를 배울 수 있다.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 (심스 태백, 베틀북) 물건을 아껴 쓰고 재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물건을 활용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다.

<용돈은 항상 부족해!> (이현주, 리틀씨앤톡) 용돈기입장을 쓰는 법과 형식이 책에 나와 있어 용돈을 관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나의 첫 경제책> (클레어 레웰린, 상상스쿨) 총 4권으로 구성된 경제동화 시리즈. 돈의 기본 개념,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고학년용 추천도서

<100원 부자> (방미진, 스콜라) 수요와 공급, 예금과 적금 등 경제 용어와 상식을 배울 수 있다. 똑똑하게 소비하는 법뿐 아니라 나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 아이에게 좋은 소비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레몬으로 돈 버는 법> (루이스 암스트롱, 비룡소)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파는 과정으로 경제 용어와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적절히 들어 경제가 생활의 한 부분임을 배울 수 있다.

<백만원을 구하려면 돈이 필요해!> (신현경, 해와나무) 돈을 현명하게 쓰는 법과 저축이 필요한 이유 등을 재미있게 풀었다.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현명한 소비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도 좋다.

<꼬불꼬불 나라의 경제이야기> (서해경, 풀빛미디어) 일상 속 경제부터 무역 등 국가 간에 이뤄지는 경제활동까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경제의 개념과 원리를 쉽게 배울 수 있다.

참고자료 <용돈교육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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