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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일요일휴무제, 사교육 줄어들까?

2019-08-16 09:16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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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일요일이면 학원이 문을 닫는다. 서울시교육청이 꺼낸 사교육 잡기 카드는 학원일요일휴무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는 물론 학원가까지 술렁였다.
학원일요일휴무제는 학교 교과를 가르치는 교습학원이 일요일에 반드시 쉬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014년 교육감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내용이었다. 지난 6월 12일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 산하 정책연구소인 교육연구정보원에 학원일요일휴무제 도입방안 연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학원에 다니면서 받는 피해를 실증해 학원일요일휴무제 도입근거를 만들고 구체적인 제도도입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연구를 마무리 짓고 내년에 법제화해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발표 후 학원일요일휴무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찬성 측은 ‘과도한 경쟁과 지나친 사교육의 폐해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반대 측은 ‘과외 등 사교육으로 이전해 사교육비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학원일요일휴무제’에 대해 물었다. 찬성(60.0%)한다는 응답이 반대(35.0%)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여론조사는 제도에 찬성하는 반응이 많은데 현장의 반응도 같은지 궁금했다. 그래서 7월 둘째 주 일요일 대치동 학원가를 찾았다. 대치동은 일요일에도 아이들을 태우러 다니는 부모들 때문에 도로가 혼잡했다. 중·고등학교 기말고사 기간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인구밀도가 더 높아진 듯했다.

“어휴, 일요일 하루 학원에 안 간다고 사교육이 잡힌대요? 대안도 없이 무조건 가지 말라고 하면 어쩌자는 건지.”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라이드하러 온 학부모 정재연 씨는 기자가 학원일요일휴무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정 씨의 아들은 분당에 있는 모 중학교에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대치동에 있는 C수학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평일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게 힘들어 그나마 차가 덜 막히는 일요일에 수업을 듣는다. 그런데 일요일에 강제로 학원 문을 닫는다는 말을 듣고 답답해졌다. 2021년이면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한창 입시에 열을 올릴 시기에 학원을 못 가면 제대로 공부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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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대치동 학부모 반응은 반대가 우세

대형 프랜차이즈 수학학원 건물 1층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아이가 마치기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었다. 그중 한 무리에게 학원일요일휴무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일요일에 학원에 못 가면 과외를 알아봐야죠. 앞으로는 과외를 시켜야겠다는 엄마들이 많아요. 이러면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지는 거잖아요. 학원일요일휴무제가 진짜로 생기면 저도 아이한테 과외를 시키려고요.”

카페 한쪽에 있던 고등학교 2학년 딸을 둔 김정호 씨에게도 똑같이 물었다. 김 씨는 대치동에서 만난 사람 중 유일하게 학원일요일휴무제에 찬성했다.

“요즘 아이들 공부하는 걸 보면 참 안쓰러워요. 어른들보다 더 바쁘게 살아요. 우리 딸만 해도 일요일인데 쉬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잖아요. 오죽 심하면 강제로 못 하게 하겠어요. 그걸 시작으로 사교육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원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더 컸다. B영어학원 강사 C씨는 “2008년, 밤 10시 이후 심야교습금지가 시행됐을 때가 생각난다”며 말문을 열었다. C씨는 “그때 만든 조례를 지키는 학원은 잘 없다”며 “오히려 프리미엄독서실 같은 곳에서 따로 수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편법 영업, 과외 시장 더 커질 듯

대치동 A수학학원 원장은 “일요일에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대체로 부족한 과목을 더 수강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학원에 다니려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일요일에 학원 문을 닫는다고 해도 이런 아이들은 인터넷강의나 과외로 옮길 텐데, 그러면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정책의 취지가 지켜질지는 의문”이라고 답했다.

저녁 6시 무렵 학원 문을 나서는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빨리 저녁을 먹고 다시 영어학원에 가야 한다는 예원이에게 학원일요일휴무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예원이는 “엄마가 뉴스를 보고 일요일에 학원 안 가는 대신 독서실에서 자습을 하라고 했다”며 “일요일에 학원 안 가면 자습시간이나 자유시간이 더 생길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수학학원 자습실에 간다는 고등학교 1학년 지성이는 “일요일에 학원이 쉰다고 해서 입시 경쟁률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좋은 대학에 가려면 학원이든 과외든 어차피 공부해야 하는 건 똑같은데 어른들이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기말고사를 앞둔 일요일,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학부모 열 명 중 여덟 명은 학원일요일휴무제에 반대했다. 여론조사와 반응이 다른 이유는 이들이 교육제도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제도를 찬성한 2명이 모두 아빠라는 점이었다. 한 명은 초등학생을, 다른 한 명은 고등학생 자녀를 뒀다. 두 사람 모두 아이들이 공부에만 치여 사는 것 같다며 안쓰러워했다. 반대한 쪽은 모두 엄마들이다. 엄마들 역시 아빠처럼 아이들을 안쓰러워하는 마음은 같지만 “대학 입시까지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입을 모았다. 모 교육연구소 소장은 “여론조사와 다르게 학부모들 대부분이 이번 발표에 회의적”이라며 “제도가 시행되면 반작용으로 제도의 빈틈을 노린 학원이 성행하거나 과외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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