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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하세요? ‘육아빠’에게 배운다> 3. 정우열

2018-09-24 11:30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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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힘들다. ‘워라밸’ ‘공동육아’와 같이 일과 가정, 역할 분담에서 밸런스를 찾자는 신조어들이 생기고 있지만, ‘독박육아’라는 말이 사라지기는 시기상조인가보다. ‘저출산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2017)’에 따르면 남편이 하루 평균 육아에 쏟는 시간은 45분인데, 아내는 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 또한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89%)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생활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래서 만나봤다.
그 ‘인식’을 머리 밖으로 꺼내 실현한 육아하는 아빠들. 이 시대 진정한 ‘라테파파’(한 손에 라테를 들고 유모차를 끄는 아빠)를 자처하는 3인을 통해 아빠육아의 삶과 한계 그리고 공평육아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육아빠’ 의사 정우열 씨
독박육아 돌파구는 독박육아!
 
아빠지만, 엄마들 마음을 잘 안다. 정신과 전문의 정우열 씨는 온라인 오디오클립 ‘엄마의 방’을 3년째 꾸준히 진행하며 ‘육아맘’의 마음을 치유해오고 있다. 동시에 두 아이(딸(7세), 아들(6세))의 ‘주양육자’이기도 하다. 첫아이 출산 직후 약 1년간 일을 쉬며 전업아빠 생활을 한 게 계기가 됐다. 2012년 생후 3개월이던 딸의 육아를 전담하며 온라인에 양육일기를 연재해 엄마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내가 출산휴가 후 복직을 앞뒀을 때 처음엔 보모를 구하려 했어요. 신중하고 싶어서 면접만 보다 보니 시간이 자꾸 흘렀죠. 마침 제가 이직을 앞두고 쉬는 기간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육아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된 독박육아. 초반엔 ‘할 만한데?’ 싶었다. 고비는 5개월 뒤 찾아왔다. 아! 육아는 역시 힘든 거구나. 안팎으로 그랬다. 우울증이 왔고, ‘육아아빠’를 대하는 사람들 인식도 한몫 보탰다.

“남성에게도 육아우울증이 엄마들과 비슷한 감정으로 와요. 실은 더 취약한 구조예요. 대개 사회 참여도가 높은데 갑자기 단절된 데다 엄마들처럼 커뮤니티나 모임도 형성돼 있지 않으니 감정을 공유할 상대도 없으니까요.”

그는 “최근 들어 정부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늘리면서 아빠 육아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식 또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주양육자인 정 씨는 학부모 상담이나 참여수업에 직접 간다.

“‘주양육자 아빠’는 사회적 약자와도 같더라고요. 양육자에서 아주 당연히 배제되고 있어요. 유치원에 보호자로 제 이름을 올려놨는데, 단체문자가 항상 ‘ΟΟΟ 어머님’이라고 오는 것도 한번 생각해볼 문제예요.”

그는 “특히 내년엔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많은 워킹맘의 두 번째 경력 단절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뤄진다.

“초등학교에서는 엄마 커뮤니티가 중요하던데, 아빠란 이유에서 배척될까봐 걱정입니다. 아빠는 교육열이 비교적 낮고 정보력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잖아요.”

정 씨는 “직접 양육을 해보니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더라”고 했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깨졌어요. 결코 엄마 따로, 아빠 따로가 아니에요. 아이가 타고나기를 엄마를 잘 따른다? 그런 거 없어요. 정서적 유대감 형성하는 건 똑같아요. 그저 엄마 아빠가 자체적으로 각자 역할을 규정하고 한계를 지을 뿐이죠. 그 영역을 없앨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공동육아의 기반이 마련된다는 얘기다. 아내의 협조도 필요하다.

“공동육아를 위해서는 자기 기준만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해요. 남편의 양육방식을 그대로 존중해주세요. 보통 남자 육아는 좀 더 거시적이고, 여성은 지엽적이죠. 조율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되게 힘들어요. 이때 ‘다름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접점을 찾으려 하기보다 서로 다르다는 걸 계속해서 알아야 해요. 그 과정 자체가 의미 있으니까요.”

정 씨는 “(엄마의) 독박육아 돌파구는 (아빠의) 독박육아”라면서 “아내 없이 아이들과 여행을 가든지 해서 꼭 한번 직접 독박육아를 경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기는 충분하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려 합니다. 생물학적 아빠로만 남을 게 아니라 아이와 나 사이에 끈끈한 유대감을 한번 느껴보세요. ‘와! 이게 정말 나한테 좋은 거구나’ 할 거예요. 사회적, 경제적으로 얻는 성취와는 비교도 안 되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에요. 저는 이걸 ‘육아의 맛’이라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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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를 하는 주부에게
남자들은 스스로 ‘안 좋다’ 싶은 건 안 해요. 아내가 ‘애기 좀 봐달라’고 채찍질하면 되레 역효과만 봅니다. 아내 좋은 일인 것 같거든요. 남편이 ‘육아의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려고 합니다. 특히 아이와 아빠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은 한번 경험하면 어떤 성취보다 크죠. 남편이 아이에게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슬쩍 자리를 내주세요. 조금 불안하더라도 남편의 육아방식을 존중해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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