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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하세요? ‘육아빠’에게 배운다> 2. 노승후

2018-09-23 14:15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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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힘들다. ‘워라밸’ ‘공동육아’와 같이 일과 가정, 역할 분담에서 밸런스를 찾자는 신조어들이 생기고 있지만, ‘독박육아’라는 말이 사라지기는 시기상조인가보다. ‘저출산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2017)’에 따르면 남편이 하루 평균 육아에 쏟는 시간은 45분인데, 아내는 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 또한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89%)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생활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래서 만나봤다.
그 ‘인식’을 머리 밖으로 꺼내 실현한 육아하는 아빠들. 이 시대 진정한 ‘라테파파’(한 손에 라테를 들고 유모차를 끄는 아빠)를 자처하는 3인을 통해 아빠육아의 삶과 한계 그리고 공평육아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전업아빠 6년 차, 노승후 씨
퇴사는 왜 아내의 몫인 거죠?

아내가 회식을 하고 늦게 들어왔다. 주말에는 피곤하다고 소파에만 누워 있다. 잔소리를 했다. 다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회생활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암. 십분 이해된다. 아내도 곧장 사과를 해온다. “미안해. 당신 애들 보느라 힘들 텐데….”

커리어우먼 아내와 사는 노승후 씨는 ‘전업아빠’다.

“5년간 맞벌이 부부였어요. 아내가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면서 육아를 맡았었죠. 지금은 제가 전담하고요. 그러니 역지사지가 되는 거예요. 처음부터 아내는 전업주부고 저는 일만 했다면 서로 이해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아빠가 육아를 하니 부부 갈등도 자연히 해결되더라고요.(웃음)”

노 씨도 한땐 취준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에 다녔다. 일이 많았다. 퇴근 후 2시간 눈을 붙이고 다시 출근한 적도 있었다. 격무로 허리디스크까지 왔다. 어느 날 새벽 출근길, 곤히 자고 있는 딸들을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아이들 크는 모습도 제대로 못 보면서 뭘 위해서?’ 그 길로 사표를 썼다. 그리고 앞치마를 맸다. 벌써 6년째다.

“맞벌이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둘 중 한 명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 그게 꼭 엄마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세대에는 대개 사회적 위치가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을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둘 중 누가 쉬어도 가계 폭이 크지 않아요.”

반면 행복감은 대폭 커졌다. 회사를 다니던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비록 수입은 절반이 됐지만 행복지수는 차원이 달라요. 남들이 보기에 과감한 결정을 한 이유도 단 하나였어요. 우리 가족이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노 씨의 하루 일과는 보통 엄마들과 같다. 두 딸은 각각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아침에 등교시키고, 하교하기 전까지 집안일을 하고 짬짬이 개인시간을 갖는다. 애들이 집에 오면 같이 놀아주기도 하고 숙제도 돕는다. 뿐만 아니다. 전업생활 중 요리학원도 다녔고, 틈틈이 자격증도 땄다.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가 하면, 책도 썼다.

“아직까지 전업아빠는 사회에서 ‘소수자’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 감정을 공유할 곳이 없어 힘들었던 적도 있어요. 어린이집 하원 때나 소아과에서 ‘엄마는 어디 가고 아빠가?’라는 시선도 많이 받았고요. 고립된 기분을 이겨내기 위해 뭔가에 계속 몰두했던 것 같아요. 주로 낮 시간을 적극 활용했죠.”

아이들은 이런 아빠를 일찍 이해했다.

“어린이집에 가면 가족소개를 하잖아요. 그때 아이는 ‘우리 아빠가 다른 아빠들과는 다르구나’를 알았을 거예요. 내색은 안 했지만요. 둘째는 가끔 ‘왜 우리 집은 아빠가 데리러 와?’라는 질문을 하긴 했어요.(웃음) 신기한 건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아이들이 어느새 양성평등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어느 날 딸이 말하더라고요. ‘아빠가 일할 수도 있고 엄마가 일할 수도 있는 거야’라고요.”

그는 육아를 위해 퇴사를 고민하는 아빠들에게 “직장은 언젠가 그만두게 되는데 좀 더 일찍 나온 거라 생각해도 될 것”이라면서 “집중 육아 시기가 지나면 언제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씨는 또 “나 또한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모르지만 그 기회를 위해 꾸준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노 씨는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라는 책으로 이미 육아 바닥(?)에서는 이름을 알렸고, 틈틈이 강연과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아빠육아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로 남고 싶을까.

“거창한 거 없어요. 우리 시대 ‘아빠’라고 하면 ‘바쁘고 자주 못 보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그냥 같이 있었다는 거. 아빤 내 옆에 있었다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잔소리 덜하며(웃음) 추억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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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를 하는 주부에게
아빠육아의 첫걸음은 남편에게 기회를 주는 데서 시작합니다. 남편에게 아이를 한번 맡겨주세요. 조금 걱정되더라도요. 1박2일간이라도 역할을 바꿔보세요.
그러다 보면 아빠도 ‘내 몫의 일’을 서서히 찾아서 할 거예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건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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