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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자녀 영어교육 고민 7가지

전문가 3인의 해법

2018-03-04 10:00

취재 : 황혜진 기자  |  사진(제공)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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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자녀들의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어교육 전문가 3인에게 답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요?
최근 방과후학교 영어교육금지정책이 이슈화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책 방향과는 무관하게 ‘어차피 해야 할 영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성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는 자녀들의 영어교육 관련 질문과 고민 7가지를 추려 영어교육 전문가 3인에게 물었다. 서울교대 영어교육과 홍선호 교수, ‘이보영의 토킹클럽’ ‘이보영의 토킹키즈’의 이보영 강사, <세상에서 제일 쉬운 엄마표 생활영어>를 쓴 홍현주 박사는 몇 가지 질문에 공통된 의견을 보이면서도, 몇 가지 질문에는 조금씩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거나 각자 다른 측면에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이에게 맞는 영어공부 방향을 잡는 데 참고가 되길.

Q 우리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 영어공부를 시키면 안 좋다는 말도 있어요. 몇 살부터 영어를 접하는 게 좋을까요? 홍선호 외국어 학습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모국어와 외국어 사이에 존재하는 문법의 차이입니다. 차이가 크면 클수록 외국어 학습의 연령이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말과 언어 구조가 비슷한 일본어는 외국어 학습 시작 연령이 크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영어는 우리말과 언어 구조 차이를 고려해볼 때 10세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국어가 전혀 습득되지 않은 상태의 너무 이른 나이에 영어를 시작하면 언어가 자연스럽게 발달하지 않을 수 있고, 학습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학습 시작 연령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습득입니다.
 
이보영 노래나 동화책을 통해 소리로 영어를 접하며 억양체계를 감으로 익히게끔 들려주는 것이라면 만 한 살이 되지 않아서도 가능해요. 그러다 시각과 청각이 고루 발달하면 글자 모양을 그림 보듯 하며 놀게 할 수 있죠. 그런데 한글 교육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영어부터 강하게 입력시키면 우리말 발음이 어눌해지는 경우도 상당히 흔합니다. 모국어인 우리말 말하기에 자신을 잃는 경우도 많이 보지요. 만 3~5세 우리말 발음이 자리를 잡아가고, 우리말로 자기 의사 표현이 가능해지고, 조금 유창하게 읽기 시작한 다음 영어를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봅니다.

홍현주 영어 학습이 아니라 영어를 접하게 하는 거라면 언제라도 괜찮습니다. 영어 노래를 듣고 동화책 읽는 소리를 듣는 정도는 육아에 지친 엄마가 편안할 때 시작하세요. 다만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물론 영어와 우리말에 동시에 노출돼 자랐는데 아이가 우리말을 못 한다면야 영어는 하지 말아야지요. 9년간 엄마표 영어 커뮤니티에서 수천 명 사례를 봐왔지만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Q 영어 문법은 몇 살부터 가르쳐야 하나요? 홍선호 우리말의 경우 초등학교 과정까지는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이런 문법 습득에 기반한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고, 언어지식의 관점에서 문법 교육은 중등 이후 교육과정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영어도 이런 맥락에서 최소한 초등학교 때까지는 문법 교육보다는 문법 습득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동 학습자의 경우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언어 통합적 발달이 이루어지는 교육이 문법 습득에 매우 유용하다고 봅니다.

이보영 사실 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 등 모든 활동에 문법이 배어 있습니다. 영어교육 프로그램의 첫 단계로 흔히 하는 파닉스 프로그램에서부터 문법 학습이 시작된다고도 볼 수 있죠. 쉽고 간단한 영어문장을 보고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것을 많이 해본 친구들이 나중에 본격적으로 문법 용어가 나오고 구조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홍현주 영어라는 언어에 충분히 노출된 후에 합니다. 우리말을 충분히 듣고 읽은 후에 문법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법이 중요해지는 시기는 중등 시험부터이므로 초등 때 충분히 영어를 읽고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초등 5~6학년 때 문법 교재를 학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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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까지는 문법 교육보다 문법 습득”
- 서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 홍선호

서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이자 서울교대 창의·인성언어교육센터장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영국 에섹스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초등영어교육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Q 아이가 문법적으로 영어를 잘못 말할 때 어떻게 지도하면 좋은가요? 홍선호 역시 모국어 교육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아이가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언어습득 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문법적 오류를 범할 때마다 부모나 선생님이 오류를 수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취학 전에 모국어 문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이런 문법의 체계 속에서 단어로 어구를, 어구로 문장을, 문장으로 문맥을 만듭니다. 올바른 문장에 많이 노출됨으로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법을 습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번 교정이나 수정 지시를 하는 것보다 좋은 문장들을 접하면서 스스로 교정해가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보영 초등 3학년 이전에는 오류를 정정해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문법과 어휘가 틀리더라도 길고 자신 있게 의사 표현하는 유창성을 떨어뜨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정확성과 유창성은 원래 한쪽이 발달하면 나머지 한쪽이 위축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3, 4학년 이후에 적절히 교정을 시작하면 좋습니다. 보통 같은 패턴의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고 따라올 수 있을 정도로 오류를 지적해주고, 극복할 수 있도록 자세한 방안을 제시해서 아이 스스로 실수를 바로잡도록 이끌어주세요.
 
홍현주 언어는 단계적으로 발달합니다. 한 단계에 오르면 한동안 그 단계에 머물러요. 그때는 틀리는 것을 아무리 고쳐줘도 지속되고, 또 현재완료 같은 것은 끈질기게 안 됩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란 뜻이에요. 듣기, 읽기, 영상보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른 영어를 꾸준히 접해 위 단계로 올라가는 수밖에요. 키워드는 ‘꾸준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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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과 문장력이 쌓일 때까지 침묵기를 기다려주세요”
- ‘이보영의 토킹클럽’ 이보영

영어 교육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 학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한영과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보영의 토킹클럽’ ‘이보영의 토킹키즈’ 등으로 어린이 영어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Q 아이가 영어공부를 거부해요. 홍선호 우선 영어가 부담스럽다는 것은 영어 학습량이 학습자의 모국어 능력을 비롯한 언어능력 이상으로 제공된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아동 학습자는 영어를 거부합니다. 영어 공부의 내용이나 교수·학습 방법이 아동의 수준과 맞지 않거나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해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을 유도하지 않을 경우 아동은 영어공부를 싫어합니다. 영어가 공부의 목적이 아니라 아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노래와 게임 그리고 스토리가 중심이 돼서 아이들이 내용을 배우는 과정에서 습득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보영 보통 만 5세 혹은 초등학교 5, 6학년쯤이면 갑자기 영어공부를 거부하는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대개 부모님이나 지도 선생님이 “이제 어려운 것도 좀 해봐야 한다”면서 갑자기 어렵고 복잡하고 긴 내용의 문법이나 읽을거리를 주고 ‘시험’ 보는 모드에 접어드는 경우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너무 어려운 내용을 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보세요. 이럴 때는 무조건 예전에 하던 거, 이미 다 아는 내용, 재미를 느끼는 것 위주로 아이 수준보다 훨씬 낮은 단계의 영어를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

홍현주 영어공부를 멈추세요.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재미가 하나도 없는데, 시험을 봐서 취직해야 한다는 동기도 없는데 아이가 공부할 수 있을까요? 도대체 아이가 왜 재미없어하는지 살펴보세요. 요즘에는 기막히게 재미있는 교구,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동화와 DVD가 넘칩니다. 그런 걸로 영어를 하면 ‘공부 같지 않아서’ 합니다. 어린이 영어에서 공부라는 말은 지우세요. 영어 접하기, 영어 놀이입니다.
 

Q 아이가 공부하다 번역 앱을 자꾸 사용해요. 놔둬도 될까요? 홍선호 모든 언어의 습득은 인지적 과정이 필요합니다. 인지적 과정이 복잡하고 깊이가 있을수록 습득 효과가 큽니다. 단순 노출과 기계적 반복이 효과가 미약한 이유는 바로 인지적 과정이 매우 단순하고 깊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번역 앱은 이런 점에서 번역사나 통역사를 두고 공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동 학습자의 경우에는 되도록 번역 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번역 앱을 활용한 영어교수 방법을 한 가지 제안해본다면, 어느 정도 상위 수준의 학생이 본인이 만든 표현과 번역 앱의 표현을 비교해보고, 더 나은 표현으로 수정해가는 식의 활용이 가능할 듯합니다.
 
이보영 번역 앱을 사용하는 것을 아예 막지는 마시고 세 번에 한 번 정도로 아이와 합의하에 제한을 두면 좋겠습니다. 이미 번역된 것과 자신의 번역을 비교해서 서로 같은 곳 찾기, 다른 곳 찾기 등을 마치 게임처럼 해서 작은 상도 주고, 벌칙도 가볍고 재미있게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홍현주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산을 전혀 하지 않고 무조건 계산기를 쓰는 것과 같습니다. 언어는 뇌 작용의 산물이에요. 머릿속으로 언어자료가 입력되고 다시 출력되는 과정에서 뇌가 규칙을 스스로 이해하는 게 언어 활동입니다. 앱을 쓰면 이 과정이 생략돼요. 청소년기 이후에는 외국어 습득 기능이 저하되니 그전에 뇌가 왕성하게 활동하도록 해야지요. 자기의 문장과 답이 맞는지 점검할 때만 앱을 쓴다면 괜찮습니다만, 현재 번역 앱은 그 수준이 높지 못하다는 점을 이해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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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영어에서 ‘공부’라는 단어를 지우세요”
- ‘엄마표 영어’ 전문가 홍현주

<세상에서 제일 쉬운 엄마표 생활영어> 저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미국 홉밸리 초등학교에서 ESL 학생들을 지도했고, 교사시험을 치러 미 초중고 ESL 교사 및 고교 영어교사 자격증을 받았다.
 

Q 영어 동영상을 볼 때 아이가 자막을 보길 원해요. 보여줘도 될까요? 홍선호 아동 학습자는 음성언어 중심에서 문자언어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많은 외국어 교육자들은 주장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외국어 환경에서 해당 외국어의 노출이 제한적인 경우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를 같이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동 학습자가 모국어의 문자언어를 습득한 이후라면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를 같이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어 동영상을 볼 때 자막 보기를 원할 경우 문자언어를 알고 있는 학습자로, 처음에는 자막 없이 음성언어를 들려주고, 아이가 문자언어의 도움을 얻고자 한다면 자막을 보여주는 방법도 외국어 환경에서는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이보영 사실 자막이 영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단어를 늘리고 문장 표현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지요. 단, 영어의 기본 단어나 문장을 읽을 수 있을 때 얘기입니다. 그전에는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소리에 집중해야 하는 단계죠. 이때는 자막이 굳이 없어도 되는, 아주 쉬운 것을 볼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일단 ‘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단계에서는 자막을 함께 보여주어도 해가 될 리 없습니다. 다만 한번 본 것을 반복적으로 볼 때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자막에 의존하지 않고 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홍현주 목표를 정확히 정하세요. 아이가 청해(listening compre hension) 연습을 해야 하면 쉬운 내용으로 자막 없이 보게 하세요.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읽기와 듣기를 동시에 하는 게 나으면 자막을 보게 하시고요. 첫 번째 방법은 영어를 많이 접한 아이에게 좋고, 두 번째 방법은 영어 초보에게 효과적입니다.

Q 아이가 영어책은 잘 읽는데 말하기가 안 돼요. 홍선호 우선 책을 읽는 것은 문자언어이고, 말하는 것은 음성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외국어 환경에서는 아이가 음성언어보다는 문자언어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또 읽기는 입력(input) 기능이고, 말하기는 출력(output) 기능입니다.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주로 듣기와 읽기 중심의 입력 기능 중심으로 진행돼오다 보니 상대적으로 말하기, 쓰기와 같은 출력 기능에 해당하는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동 학습자가 영어를 배울 때 이런 음성언어와 문자언어 그리고 입력 기능과 출력 기능이 잘 균형 잡힌 통합교육 속에서 배울 수 있도록 교육·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동 개인의 모국어 상태와 관련한 언어능력, 인지능력 그리고 흥미·재미와 관련된 정의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우선되어야 하고, 이 이해를 기반으로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을 활용해 지속적인 관심과 재미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보영 말하기는 말하기대로 따로 훈련이 필요합니다. 아이 영어 수준보다 2, 3단계 쉬운 수준의 책을 적은 양만 읽게 하고, 그 내용을 어린 동생에게 설명해보게 하거나 일단 글로 정리해서 나중에 말해보게 하는 등 스스로 자신 있는 한도에서 할 수 있는 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어른이나 아이나 입을 열지 않으려 하는 기간이 있습니다. 침묵기(silent period)라고 하는데, 스스로 어휘력과 문장력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입니다. 이때를 못 기다려주고 자꾸 말을 해보라고 시키면 아이는 자신 없어져서 아예 입을 닫아버리거나 외운 말만 앵무새처럼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홍현주 언어에는 일상적인 언어와 형식을 갖춘 언어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한국어 책을 읽은 아이도 책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일상 한국어를 할 뿐 책처럼 고급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죠. 영어책을 잘 읽는다고 일상 언어도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 간극을 줄이려면 대화체가 많이 들어있는 동화책 CD를 틀어놓고 글을 보면서 큰소리로 읽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세 가지 활동을 동시에 여러 번 하는데 지루해하지 않도록 요령 있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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