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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뽀 대신 유튜브 키즈 콘텐츠?

‘유교과’ 출신 크리에이터와 ‘엄마’ 기획자의 크로스 <유라야 놀자>

2017-10-20 09:23

취재 : 서재경 기자  |  사진(제공) :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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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뽀’로 대변되던 어린이 TV 프로그램의 빈자리는 이제 ‘유튜브’ 키즈 콘텐츠들로 대체됐다. 진화를 거듭 중인 키즈 콘텐츠, 그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유라야 놀자>와 <마이린 TV> 크리에이터·기획자에게 키즈 콘텐츠의 성장담을 들어봤다.
‘유교과’ 출신 크리에이터와 ‘엄마’ 기획자의 크로스
<유라야 놀자>

장난감을 개봉해 사용법을 알려주는 ‘언박싱(Unboxing)’은 그동안 키즈 콘텐츠 채널들이 즐겨 사용하던 진행 방식이다. <유라야 놀자>는 단순 언박싱에 그치지 않고 교육적 요소를 얹어 부모들이 믿고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채널로 거듭났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크리에이터 ‘유라(본명 최다은)’와 5세 아들을 둔 엄마 기획자 ‘에디트 홀릭’ 김은반 대표가 만들어가는 채널은 그래서 달랐다.
 

<유라야 놀자>의 탄생

김 대표와 그녀의 남편은 10여 년 독립PD 경력을 갖고 있다. 둘은 결혼 후 아들을 낳아 키우며 처음 키즈 콘텐츠에 관심을 가졌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유튜브를 많이 보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되도록이면 아이가 교육적인 콘텐츠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PD 경력을 가진 부부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동영상 콘텐츠 사업의 미래성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분야가 아닌 키즈 콘텐츠 제작을 택했다. 어린 아들이 부모가 만든 콘텐츠를 보며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였다. 그렇게 김 대표 부부와 친한 동료 PD까지 셋이 모여 6개월을 기획에 매달렸다. 지인 소개로 콘텐츠를 이끌어줄 크리에이터 유라도 만났다. 이들은 2016년 2월 첫 번째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지금 아들이 다섯 살인데 한창 <유라야 놀자>를 보고 있어요. 콘텐츠를 같이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별명이 ‘국장님’이에요. 어떤 땐 ‘이거 재미없어’라며 올라온 콘텐츠를 평가해주기도 하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저희보다 먼저 알고 아이템을 제안하기도 하고요. 되게 웃겨요.”(웃음)

<유라야 놀자>에 대한 다섯 살 아들의 반응을 묻자 김 대표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엄마 마음’이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이유의 80~9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유라야 놀자>가 채널 오픈 1년 반 만에 구독자 23만 명을 모은 것도 엄마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일 테다.
 

‘질과 양’을 모두 놓칠 수 없는 이유, 사명감

<유라야 놀자>는 주 7회 매일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꾸준한 업로드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어느 과정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회의를 반복하며 좋은 스토리텔링을 녹인 콘텐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예전에 저희 콘텐츠에서 매미는 한 달밖에 살지 못한다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전에는 아이가 곤충 채집하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엔 아이가 매미를 보면 ‘엄마, 매미는 한 달밖에 못 살아. 그래서 죽이거나 잡으면 안 돼. 불쌍해’라고 하더라고요. 흐뭇했죠. 하지만 콘텐츠의 질과 양을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힘든 건 사실이에요. 질을 높이면 품이 많이 드니까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고 있어요.”

김 대표는 <유라야 놀자> 제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질과 양’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유튜브 특성상 콘텐츠 양이 많아야 노출이 잘되기 때문에 양을 포기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질을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 소개할 장난감을 고를 때도 협찬품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칫 콘텐츠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사명감이 대단한 것 같다고 하자 김 대표는 “요즘 자극적인 키즈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분명 수익이 많이 날 건 저희도 알지만 사명감이 생기다 보니 못 하는 부분이 있죠. 유행하는 아이템도 교육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빼고요”라고 강조했다.

유라의 사명감도 남달랐다.

“유아교육을 전공하면서도 교사가 되는 게 무서웠어요.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니까요. 키즈 크리에이터로서도 고민이 많았는데,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으면서 책임감이 더욱 커졌어요.”
 

‘고스펙’ 크리에이터 유라의 욕심

유라는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다.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부터 대외활동에 관심이 많아 모델부터 리포터, 연기자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기도 했다. 재능이 많았지만 전공도 포기할 수 없었다.

“방송과 전공을 접목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죠. 교사가 되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서 아동복지에 힘쓰며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유라는 크리에이터 일을 하며 대학원을 병행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다이어트 없이 절로 몸무게가 3㎏이나 빠지고 수액을 맞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지만 끝내 졸업 논문을 통과하고 지난 8월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을 병행하며 공부하고 있다는 티를 내지 않아 함께 대학원을 다닌 동기들이 이제야 “혹시 유라 아니냐?”는 말을 건네고 있다고.

“앞으로 시청층 눈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부모님이 콘텐츠를 골라서 보여주는 기준도 생길 거고, 조금 더 있으면 법적인 제재도 생길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대비해서 교육적이고 질 좋은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으니 알아봐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안으로는 콘텐츠 질을 높이는 작업을, 밖으로는 외부 일정과 오프라인 행사 기획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엔 불우이웃을 돕는 취지의 바자회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상황적으로는 여유가 안 되지만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은 계획이 있어요. 욕심이 많이 나더라고요. 영어 공부도 해야 하고, 중국이나 베트남 시장도 많이 열려 있으니까 그쪽도 준비해보고 싶고요. 진로는 유아 전문 방송인을 계속하고 싶어요.”

유라의 욕심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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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크리에이터가 이끄는
<마이린 TV>

“처음엔 그저 아이 자신감을 키워주려고 시작했어요.”

타고난 재능과 끼로 똘똘 뭉친 줄만 알았던 <마이린 TV>의 크리에이터 최린 군은 어릴 때부터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또래보다 키도 작은 편이라 더욱 위축돼 보였다고. 그런 최 군을 위해 어머니 이주영 씨와 아버지 최영민 씨가 영상을 찍어주기 시작한 것이 <마이린 TV>의 시초다.
 

아이 자신감을 키워주려 시작한 채널, <마이린 TV>

최 군의 부모는 최 군이 촬영했던 첫 영상을 이렇게 회상한다. “동영상을 찍어 올리면 장난감을 주는 행사가 있었어요. 아이가 장난감을 받고 싶은 욕심에 잠옷 입고 쑥스러워하면서 찍었죠. 그것도 마감 시간 몇 분 전에 제출했어요.”

사실 상당 기간 <마이린 TV>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일반 유튜브 채널과 달리, 아이 성장을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오죽하면 구독자 1백 명이 넘었을 때 신이 난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놨을 정도다.

처음 키즈 콘텐츠를 시작할 때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최 씨는 “아는 게 없어서 부담도 없었죠.(웃음) 아내는 아동학과를 졸업했고, 저는 교육공학을 전공했어요.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아요. 그런데 초등학교 넘어가면서 키나 운동 능력 같은 신체적 조건으로 서열이 생기더라고요. 아이가 위축되지 않고 자기 효능감을 가졌으면 해서 유튜브를 시작했죠. 순전히 아이 미래 교육에 도움 될 거라 생각해서”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아빠와 노는 시간을 기록한다는 의미로 영상을 촬영한 것뿐이란다.

그런데 구독자가 한두 명 늘기 시작하면서 아이도 변했다. 영상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아이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자연스레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아졌다. 부모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 교육 범위 내에선 하지 않았을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어요. 아이가 또래 친구들보다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는 게 좋은 일이죠. 나중에 이 경험이 자양분이 되기도 할 거고요.”

철저하게 아이를 위해 키즈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라 다른 욕심은 없었다. 구독자가 33만을 넘긴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화려한 장비나 잘 갖춰진 스튜디오 없이 집에 검은색 배경 천을 하나 걸어놓고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것이 전부다.
 

또래가 만들어 더욱 인기

<마이린 TV>의 주 시청층은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이다. 최 군이 5학년이다 보니 비슷한 연령층의 어린이들이 많이 시청한다.

“아이가 찍고 싶어 하는 걸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게 결국 또래 아이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고 좋아하는 거니까요.”

아이템을 어떤 식으로 선정하느냐는 질문에 최 군은 “학교 친구들이 <마이린 TV> 시청자인 경우가 많아요. 친구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봐요. 굳이 관찰하는 게 아니고, 저도 함께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올라요”라며 웃는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겠다고 장난스레 얘기를 건네자 “전혀요. 유치원 때부터 한동네에서 같이 지낸 친구들인데요. <마이린 TV> 한다고 신기해하지 않아요. ‘너 아직도 그거 하냐?’ 이런 반응이에요.”라고 답한다. 

털털한 최 군의 답변에 이 씨는 조금 더 솔직한 반응을 내놓는다. 

“어딜 가도 알아보는 친구들이 한두 명은 있어요. 또래들이 있는 곳에서는 거의 알죠. 요즘엔 간혹 영상에 등장하는 제 얼굴도 알아봐요. 학교에서 녹색어머니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아이들이 ‘마이린 엄마예요?’라고 물어보고.”

또래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방송국에서 먼저 최 군을 찾는 입장이 됐다. EBS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 출연에 이어 최근엔 어린이판 1박2일 콘셉트 프로그램에까지 합류했다.
 

고3까지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 목표

최 씨는 “아이와 고3 때까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어요. 유튜브는 사실 방송이라기보다 소셜미디어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고3 때까지 콘텐츠를 만들며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을 배우고 네트워크를 넓혀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고3 때까지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면 아이 장래에도 도움이 될 거고요. 스무 살 넘어서는 본인 몫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잘하고 즐거워하는 일을 서포트해주기 위해 최 씨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콘텐츠 제작을 돕고 있다. “뭐든지 시기가 있는 거잖아요. 그때그때 잘하는 것이 있는데, 시기를 놓치면 재능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아이가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으니 회사를 그만두고 돕게 된 거죠. 취업이야 필요하면 나중에 다시 하면 되고요.”(웃음)

아버지의 애정에 보답이라도 하듯 최 군도 키즈 콘텐츠 크리에이터 활동에 자부심을 내비쳤다. “처음 시작할 때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부끄러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촬영하는 게 재미있어요. 요즘엔 TV 촬영도 많아지고, 종종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좋아요”라며 눈을 반짝였다.

걱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자녀를 앞세워 경제 이익을 얻으려는 채널이 늘면서 키즈 콘텐츠에 대한 안 좋은 시선도 하나 둘씩 늘어난 것.

“1인 미디어 전체를 묶어서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이 생길까 봐 우려되죠. 안 그러던 채널도 살아남기 위해 변질되기도 하고요. 선정적 채널은 많이 신고해주셔야 해요.”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 군의 부모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다. “주변에서 채널을 여러 개 운영해보라고들 하세요. 수익은 늘겠지만 저희와 아이의 커뮤니케이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봐요. 저희가 앞으로 목표로 삼는 건 하나예요. 린이가 즐겁되,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마이린 TV>의 10년 후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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