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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 책임있는 배우자의 이혼신청… 가능할까?

2017-09-25 09:53

취재 : 서재경 기자  |  사진(제공) : 서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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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과의 부부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이혼조정신청을 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들의 이혼 가능성을 반반이라 예상하고 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이혼을 불허하지만,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와 함께 이혼소송 사례를 알아봤다.

도움말 법무법인 인화 김영진 대표 변호사
case A
이혼가능

보복성 유무가 중요한 변수
케이스 A의 부부는 별거기간이 15년 이상 됐고, 각자 따로 생활을 했다. 부부 사이의 자녀는 아내가 키우고 남편은 다른 여성과 중혼관계를 유지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 남편에게는 내연녀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도 있었다. 남편은 별거기간이 길어지면서 혼인을 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유책배우자임에도 아내에게 이혼을 청구했다. 이에 아내는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사실 아내 역시 새로운 남자가 생겨 반동거 상태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경우,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 나서 회복될 수 없고, 아내가 이혼을 원치 않는 이유가 보복 차원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인 남편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졌다.
 
 
case B
이혼불가

별거기간이 길다고 다 이혼하는 것은 아니다
케이스 B의 부부는 결혼 후 자녀 셋을 낳고 별거에 들어간 지 20년이 됐다. 남편은 집을 나가 살며 불륜관계에 있던 여성과 딸을 한 명 낳기도 했다. 남편은 부인에게 월 1백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10여 년간 지급하다가 이마저 끊어버렸다. 당시 아내는 60세가 넘었고, 위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인 상태이기도 했다. 남편은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이혼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는 이를 기각했다. 장기간 별거를 했다 하더라도 아내는 무직 상태에서 생활비를 받아온 만큼 경제적으로 독립이 되어 있지 않았다. 또 현재 투병 중인 점을 미루어 보아 부인이 이혼을 원치 않는 사유가 단순 보복성이나 오기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본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이혼전문 변호사에게 들어보니…
김영진 법무법인 인화 대표변호사
 
본문이미지

이혼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조정을 어느 한 쪽이라도 거부할 경우엔 조정불성립이 됩니다. 이럴 경우 조정을 신청한 날을 이혼소송 제기일로 봅니다.

재판부가 파탄주의를 적용할 때 고려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혼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별거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별거 이후의 생활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경제적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양육·교육·복지 등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등이 다각도로 고려됩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재산분할이나 상속은 어떻게 되나요? 재산분할의 경우, 그 재산이 혼인 이전에 형성되었는지 이후에 형성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혼인 전 재산은 보통 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 부부의 이혼 같은 경우엔 이부진 사장의 재산이 결혼 전 형성된 것이라 재산분할의 대상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경우, 최 회장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약 4조원이 혼인관계 중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이 이혼을 한다면, 노관장이 최소 20~30%가량은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재산분할의 기준도 궁금합니다. 재산의 증식 또는 유지·관리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배우자 중 한 쪽이 일방적으로 돈을 벌었다고 할지라도, 다른 배우자가 가사분담·양육·기타 내조 등을 통해 재산의 유지 및 관리에 기여했음을 인정해주는 것이 바로 재산분할청구권입니다.

보통은 어느 정도의 비율로 재산분할을 하게 되나요? 정확한 법적 기준은 없지만 통상 2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50:50으로 분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재산에 대한 기여 정도도 고려합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이혼하게 된다면, 재벌 총수라는 최 회장의 특수성이 작용할 것입니다. 노 관장이 기업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판단을 통해 결정되겠지만 일반 부부처럼 절반으로 분할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유책사유에 따라 재산분할의 범위가 달라지기도 하나요? 핵심은 재산 형성과 유지·관리에 대한 기여 정도입니다. 부수적으로 미성년 자녀가 있을 때 양육을 누가 하는지, 파탄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혼외자도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 혼외자는 직계비속(혈족)이기 때문에 이혼 여부와 상관없이 민법상 상속지분이 있습니다. 때문에 본처와의 자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과 동일한 비율로 상속을 받게 됩니다. 다만, 이혼을 하게 되면 부인이 상속인 지휘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결혼을 유지하면 자녀보다 상속분을 5할 더 받을 수 있는데, 이혼하게 되면 이 부분을 포기해야 합니다. 노 관장의 경우 결혼관계를 유지해 상속을 받게 되면, 자신의 상속분을 자녀에게 넘겨줘 SK 내에서의 지배력을 뒷받침해줄 수 있어 유리하겠죠.

별거기간이 오래된 것만으로도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법원에서 판단을 할 때 오랫동안 별거한 것을 고려할 순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혼이 성립될 순 없습니다. 다만 자녀들과 왕래를 끊었다거나, 혼외자가 따로 있다거나 하는 등의 사유와 각자의 법률관계나 생활관계가 따로 형성되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파탄주의로 갈 수 있습니다. 바람을 피워서, 도박 때문에, 양육을 하기 싫어서 등의 이유로 배우자가 집을 나갔다고 하면 별거기간이 길다 해도 소송이 기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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