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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드라마 속 엄마 캐릭터 이승연

'아이가 처음 엄마라고 말했을 때 가장 행복했다'

2017-05-08 10:08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김세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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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어떤 엄마인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마라는 이름을 어렵게 받아들인다. 엄마라는 역할에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닌 데다 육아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육아에 더 부담을 느낀다. 이런 부담감은 엄마라는 이름의 가치를 놓치게 만들기도 한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엄마학교의 서형숙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엄마들이 다시 엄마의 가치를 짚어봐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언젠가부터 ‘나’의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화두가 된 사회인지라, 내가 아닌 ‘아이’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엄마라는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육아에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여겨져서 도우미 혹은 다른 보육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는 엄마가 아이를 보는 기쁨을 놓치는 행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엄마는 부담? 축복?

우리나라는 점점 저출산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일단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모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 ‘기저귓값’과 ‘분윳값’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며 사회생활을 하는 부부를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엄마들은 기로에 선다. 전업주부가 될 것인지 워킹맘으로 남을 것인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은 다르겠지만, 그리고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일하는 엄마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집에서 아이 키우느니 밖에 나가서 일을 하겠다’는 말은 아이의 기쁨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특권을 포기하는 생각일 수도 있다.

엄마학교 서형숙 대표는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 손익계산서를 써보라고 권한다. 돈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아이는 두 돌까지 모든 것을 다 갚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매일매일 부모에게 기쁨을 준다. 따뜻한 눈빛을 주고 입을 맞추는 예쁜 짓을 계속 한다. 이런 순간순간을 잘 보면, 밖에 나가서 돈을 버는 기쁨보다 더한 기쁨이 분명히 있다. 아이와 엄마는 이런 식으로 감정적인 교감을 나누면서 서로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육아는 달콤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아를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육아는 달콤하고 편안하다. 분명 힘든 지점도 존재한다. 본인의 삶보다 아이 위주의 삶을 살아야 하는 엄마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힘든 것보다 좋은 것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근사한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여행은 생각만 해도 설레고 흥분되고 행복할 것이다. 돈은 쓰지만, 애를 쓰고 시간도 투자하지만 즐거운 것이 여행이다. 그리고 이 논리는 육아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육아의 기쁨을 제대로 안다면, 엄마라는 이름은 생각하기만 해도 시름이 사라지는 좋은 것이 된다.
 

엄마는 성스러운 이름이다

사회가 발달하고 학력이 높아질수록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뭔가 뒤처지는 것 같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엄마란 성스러운 이름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성스러워질 수 있다. 성스럽다는 것은 한 생명체로 잘 사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생태적 감수성’이다. 모든 생명체는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길을 지나다가 만난 고양이를 보고 불쌍한 마음이 생겨서 거두는 마음 같은 것이다. 그런 생태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작은 생명체인 내 아이가 추워하면 입히고, 더러우면 씻기고, 배고파하면 먹이면 된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좋은 엄마 되는 법

‘나는 엄마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왕 엄마가 됐으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힘이 된다. 못해도 괜찮지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엄마가 됐으면 잘하는 법이 있을 것이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어려운 일이다. 내 엄마가 이럴 때 이렇게 해줬으면 좋았을까를 생각하면 쉽다. 내가 좋았던 것,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엄마가 엄마다워지면 아이는 아이다워진다. 엄마가 아이와 동갑내기처럼 굴면 어렵다. 아이를 아이로 봐주는 따뜻한 시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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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들이 생각하는 ‘엄마’는?

엄마들이 생각하는 엄마를 알아보기 위해서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여성 포털 사이트 이지데이에서 4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동안 이루어졌다.

*참가인원 181명  20대 3%(6명) / 30대 25%(47명) / 40대 26%(48명) / 50대 43%(78명) / 기타 1%(2명)

 
나는 엄마라는 이름이 좋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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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엄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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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78%가 엄마라는 이름이 좋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내가 좋은 엄마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6%로 다소 낮았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43%라는 말이다.
 

엄마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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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전업주부 엄마가 본인의 커리어를 잘 쌓는 워킹맘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기타 의견으로는 ‘아이의 눈높이로 안정적인 정서를 만들어주는 엄마’, ‘아이와 비밀을 소통하는 엄마’, ‘아이를 믿어주는 엄마’, ‘사랑이 충만한 엄마’ 등이 나왔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용돈 등 경제적인 요소보다는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요소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TV 속 좋은 엄마 캐릭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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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 있는 엄마는 친구처럼 대화하는 엄마인 <엄마가 뭐길래>의 이승연. 용돈을 잘 주는 <엄마가 뭐길래>의 이상아와 카리스마 있는 <미운 우리 새끼>의 김건모 엄마는 상대적으로 높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엄마라는 이름이 가장 행복했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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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소소한 행동에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품에 안은 순간, 눈을 맞추고 모유를 먹이는 순간 엄마라는 이름의 소중한 가치를 느꼈다고 응답했다.
 

엄마라는 이름을 버리고 싶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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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례에 고르게 응답이 나왔다. 거울 속 초라해진 본인의 모습을 봤을 때 엄마라는 이름보다는 본인의 이름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 인터뷰1

“엄마라는 이름을 얻고 인생이 다시 시작됐죠”
가수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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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는 아이가 없는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살고 싶었다. 음악가인 남편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서 사는 일상이 좋았다. 그런데 마흔이 넘어보니 아이가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딸 제이를 만났다.
 

가수 박준희는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음악은 물론이고 글을 쓰는 것도, 사람들과 야구를 하는 것도,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것도 너무 좋았다. 결혼은 했지만 그것이 그녀를 속박할 일도 없었다. 작곡가인 남편은 음악을 비롯한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소울메이트였다. 일찌감치 결혼은 했지만 그녀의 삶에 아이가 들어올 공간은 없어 보였다. 본인의 삶을 다양하게 맛보기에도 하루하루가 모자랐다.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는 왜 안 가지느냐” 물었지만 엄마가 되는 일은 딱히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 않았다.

“사실 이전부터 고민은 많이 했지만, 나이를 먹어가니까 아이 없이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아이를 가지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못 할 것 같았고, 왠지 숨어 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어떤 분이 ‘이 세상에서 멋있는 여성들 중엔 아이가 없는 경우가 없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더라고요.(웃음) 그 말이 이상하게 머릿속에 박혔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뭔가 뒤처진 느낌이 들더란다. 지금까지 살면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본 것 같은데, 아이를 낳는 일을 못 해보고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없던 용기가 났다. 당시 나이가 이미 마흔을 훌쩍 넘겼을 때라 병원 시술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임신을 했다. 서울 토박이인 그녀는 그때쯤 남양주로 이사를 왔다. 자연에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어서 한 선택인데, 이사 첫 달에 자연 임신이 되었다고 한다.

“많이 행복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생기면 행복할까? 막연하게 상상했던 것 이상의 기쁨이 나오더라고요. 나는 아이 없이 살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생기고 나니까 날아갈 것 같았어요. 그동안 센 척하고 아이 없이 살아도 된다고 했던 모든 것들이 거짓말이었던 거죠.”(웃음)

임신 소식을 알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나는 이제 여자로서 이 땅에 태어나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갈 수 있겠구나’였다. 그리고 아이가 없었으면 절대 몰랐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일들이 시작됐다.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흔 지나서 찾아온 딸

“예상하지 못한 일이 매일 벌어져요. 일단 내 인생이 끝나지 않았어요. 나를 포기하고 아이에 올인하는 삶이 두려웠는데 새삼 나를 발견하게 되고, 더 강한 나를 매일 만나요. 어떤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목적의식이 생기니까 대충 살 수 있었던 것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자는 마음이 되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의 한 달 전, 두 달 전이 그립다고 한다. 1년 전 아이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날 때도 있다고. 그때의 솜털 같은 아이를 다시 만져보고 싶고, 그런 감정이 들면 하루하루가 아까워서 아이와 늘 함께하고 싶어진다. 다시 오지 않을 아이와 엄마의 시간을 가급적이면 많이 누리고 싶다. 세월이 지나면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갖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지, 빨리 키우기를 잘했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단다.
 
그녀는 아이 키우는 것을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지칠 수도 있는데, 재미라고 생각하니까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왕 하는 프로젝트이니 성공적으로 하고 싶었다.

“어떤 프로젝트도 고비는 있지만 끝이 있잖아요. 제 아이가 잘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저렇게 하니까 되네?’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어요. 이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슬퍼지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아이를 낳고 여자들이 강해진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생각지도 못했던 환희도 알게 됐다.

“아이는 내가 여기 옆에 있어도 되는 명분을 만드는 존재예요. 나는 어디로 떠나야 하나 하는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존재. 아이가 자라면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해질 거잖아요. 친구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어야 아이 자존감도 커질 테니까, 늙은 엄마로서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의미는…

아이는 그녀에게 엄마라는 직업을 만들어줬다. 그녀는 그것을 ‘내가 아이 옆에 있어도 되는 명분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이를 낳으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엄마라는 이름의 시작이었다.

“아이를 안 낳았으면 이 시간에 뭐 하고 있었을까 생각해요. 뻔한 삶이었을 것 같아요. 결혼 안 한 사람들, 시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랑 모여서 놀았겠죠. 일은 했겠지만 계속 해오던 일들이었기 때문에 얼마나 자극적이었겠느냐 따져보면 그저 그래요. 늘 자극적인 삶을 살고 싶었던 나에게 아이라는 존재는 성공이에요.”

최근 그녀는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어디인지 생각하다가 제주도를 생각했었다. 본격적으로 귀농을 준비하다가, 아직 어린 아이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지방의 삶을 시작해도 되는지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조금 더 자랄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맞겠다 판단이 들어서, 지금 집에서 당분간은 더 지낼 생각이다.

“아이가 세상으로 나가기 전까지 1순위는 무조건 아이라고 생각해요. 평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잖아요.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제주도일 것 같아서 고민을 하다가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대신 제주도에 자주 왔다 갔다 해주는 것으로 대체를 하려고 해요.”

출산에 반대하던 그녀의 모습은 이제 없다. 이젠 누구를 만나도 ‘결혼은 안 해도 아이는 꼭 낳아봐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산다.

그녀는 재미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같이 여행 다닐 수 있는 친구 같은 엄마가 꿈이다. 본인이 학교 다닐 때 엄마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던 것처럼, 딸 제이도 그렇게 엉뚱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한다.
 
 
 
엄마 인터뷰2

“엄마 되고 받은 선물은 일상의 소박한 행복”
주부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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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씨는 결혼 5년 차 주부다. 22개월짜리 아들이 있고, 뱃속에 둘째가 있다.
결혼 전 잡지사 기자였던 그녀는 출산과 동시에 일을 그만뒀고, 지금은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아침잠이 없는 아들은 시계처럼 정확해요. 전날 몇 시에 잠이 들어도 새벽 6시면 눈을 떠요. 아들은 일찍 자니까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게 맞는데, 저는 늘 잠이 부족해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가 자면 생기는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귀하거든요. 그 시간을 놓치기 싫어서 뭐라도 하다 보면 금세 새벽이 돼요. 전쟁 같은 아침을 너무 잘 알지만, 한밤중 혼자만의 시간을 포기할 수는 없죠. 눈 뜨자마자 뛰어다니는 활발한 아들 덕분에 아침엔 항상 정신이 없어요. 남편 출근시키고, 아들 어린이집 채비를 해주다 보면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죠.”

조성희 씨가 아예 일을 접게 된 것은 큰아이 출산이 계기였다. 잡지사 기자였던 그녀는 쉬지 않고 일을 했었고, 임신을 했을 때는 출퇴근을 하지 않는 프리랜스 에디터가 되어서 본인의 일을 이어왔다.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일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를 출산하고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제 선택이기도 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어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거든요. 일하는 분에게 아이를 맡길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는 제 손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돈을 버는 것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삶이 제겐 더 소중했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시작한 육아인데, 막상 아이를 본인의 손으로 키워보니 이 귀한 시간을 놓쳤으면 어쨌을까 싶다. 아들과 손잡고 어린이집까지 걸어가는 시간, 아침에 이불 속에서 뒹굴고 장난치는 시간, 아이가 음식을 먹는 예쁜 모습을 바라보는 기쁨은 일을 할 때 느끼는 성취감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겁이 났어요. 성인이 된 후로 일을 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내 존재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했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런 생각은 기우였더라고요. 경력이 단절되는 건 아닌지 불안할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아이가 좀 자라고 제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때가 되면 본격적으로 생각하려고요. 지금은 아이가 너무 예쁘고 이 시간이 평화롭고 좋아서 놓치고 싶지 않아요.”

성희 씨는 전업주부로 사는 삶이 의외로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많은 여성들이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힘들어진다는 것을 부담으로 갖고 있는데, 삶의 방식을 바꾸면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형편에 맞게 살면 되는 것 같아요. 적게 쓰고 아껴 쓰고 살아요. 주변에 아이 키우면서 사회생활 하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월급의 대부분을 베이비시터 아주머니께 드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할 바에는 아이와의 시간을 선택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봐요. 전업주부는 그 이상의 경제적인 가치를 가지는 일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가끔씩 거울을 보면 망가진 제 모습이 절망적일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엄마라는 이름 자체가 저를 빛나게 해주니까요.”
 
 
 
엄마 인터뷰3

“살아보니 육아만큼 달콤한 일이 없어요”
엄마학교 서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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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학교 서형숙 대표는 아이를 다 키웠고, 지금은 2명의 손자까지 있다.
실제 그녀의 삶은 엄마라는 달콤한 이름을 만끽하는 것이었다. 시부모, 시누이와 함께 살아서 신혼도 없었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그렇게 좋았단다.
 

서형숙 대표는 남편과 함께 성북동 주택에 산다. 결혼해서 아이를 둘이나 낳은 아들은 몇 년 전에 분가를 했고, 출가 전인 딸은 직업이 파일럿이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다. 어른 셋이 사는 집에는 아이들과 관련된 용품이 유난히 많다. 손자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옷가지도 많은데 놀라운 것은 서른이 다 된 딸의 아이템도 많다는 것이다. 손자가 태어났을 때 직접 실로 메시지를 새겨 넣은 이불, 딸이 초등학교 때 덮던 이불과 어릴 적 입던 원피스 등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엄마라는 이름이 너무 좋았던 서 대표는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가치와 기쁨이 너무 좋다.

“제가 한살림 초창기 멤버였어요. 아이들 키우면서 먹는 것, 입는 것 전부 직접 해주는 게 많았죠. 저는 엄마라는 이름이 참 좋았어요. 제가 갖고 싶은 엄마를 늘 생각했고, 그런 엄마가 되기 위해서 행동했던 것 같아요. 아이의 입장에서 거꾸로 생각을 하니 좋은 엄마가 되는 노력은 늘 할 수 있더라고요.”

서 대표는 엄마가 되는 것이 가장 성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몸을 열어서 아이를 낳고 키워내는 것처럼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보니 육아만큼 달콤한 일이 없는 것 같단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가 손가락을 움직이고, 엄마의 표정이나 행동을 따라 하고, 생각하고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달콤한지는 엄마들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저는 아이가 태어나서 2년 정도의 시간이 정말 귀하다고 봐요. 아이가 부모에게 평생 해야 할 효도가 있다면 그걸 그때 다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에게 눈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고, 젖을 먹으면서 고맙다, 사랑한다 말하잖아요. 옹알이는 사랑을 속삭이는 것 같아요. 엄마들은 아이에게 굉장한 사랑을 받아요. 그 사랑은 남자랑 누리는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에요.”

서 대표는 엄마라는 이름에는 정답이 없다고 여긴다. 각자가 생각하는 엄마의 모델이 다르고, 아이를 통해서 교감하는 지점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난히 아이를 예민하게 살피고 들여다보는 엄마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에 잠깐 산 적이 있는데, 거기서는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요.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도요. 그들은 엄마로서의 삶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멈추고 집에 와서 가족과 나누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죠. 저는 그게 맞다고 봐요. 우리나라의 한 기관에서 워킹맘들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보육을 도와주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정책을 제안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요. 그건 엄마라는 이름의 본질과 먼 일인 것 같아요. 일찍 퇴근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길게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형숙 대표는 더 많은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하는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엄마라는 이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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