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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5년차 엄마 성장기 펴낸 김주연 작가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2016-07-21 09:39

글 :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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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는 여자는 없다.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모두 처음이기 때문에 서툴다. 잘할 거라 자신하며 꿈에 부풀었다가 좌절을 맛봐야 하고, 잘하려 들수록 자책감도 함께 자라는 게 고단한 육아의 여정이다.
자신의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써 내려간 글로 550만 엄마들을 위로하고 격려한 ‘엄마 칼럼니스트’
김주연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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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1년 365일. 아이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행복하지만 아이 때문에 너무나 힘이 든다. 매일 수십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데 육아에도 정답이 있다는 이론서는 넘쳐나고, 나만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을 때…. 육아 5년 차 주부인 김주연 작가는 “괜찮아요. 우리 모두 다 엄마가 처음이라서 그래요”라고 말한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가진 김 작가는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고자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남편의 권유로 블로그를 만들어 에세이를 포스팅하기 시작했고, 7개월 만에 임신·출산·육아 1위 커뮤니티인 ‘맘스홀릭 베이비’에 엄마일기를 연재하게 됐다.
“너를 낳고도 나는 계속 내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다. 네가 울면 내 엄마부터 찾았다. 밤새 잠을 안 자고 네가 울면 나도 같이 울며 엄마를 찾았다.”
“금쪽같은 내 새끼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한 자식이지만 이렇게 종일 힘들게 할 때면 내 인내심은 금세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는 엄마도 사람도 아닌 것이 되어 괴성을 내지른다. (중략) ‘나는 정말 엄마 자격이 없나 봐.’ 남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제발 누군가 나에게 ‘그래도 너는 좋은 엄마야’라고 말해주길….”
아이를 키우며 맞닥뜨리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한 걸음 물러나 차분하게 글로 풀었다. ‘맘스홀릭 베이비’의 1기 엄마 칼럼니스트로 시작한 김 작가는 250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5기까지 연임했다. 초보맘들에게는 위안이 되었고, 이제는 엄마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아이를 키워낸 이들에게는 아이가 가장 사랑스러웠던 시절로의 시간여행이 되기도 했다. 개인 블로그에는 하루 2만 명, 지금까지 총 550만 명의 엄마들이 다녀갔다. 그렇게 1년 3개월에 걸쳐 써 내려간 글들을 묶어 책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글담)를 펴냈다.

아이 덕분에 이루게 된 작가의 꿈

어린 시절 꿈이 작가였다. 책을 좋아했고, 문장에 빠져들었다. 소설을 쓰고 공모전에도 도전해봤지만 전업 작가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결혼하기 전에는 직업적으로 글을 쓰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신문사나 광고회사, 출판사에도 다녔죠. 조금이라도 글을 쓸 수 있는 곳을 다녔어요. 그런데 만족할 수가 없었죠.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슬슬 내려놓게 되기도 했어요.”
임신했을 때는 입덧이 심했고 출산 후 우울증이 왔다. 어렸을 때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본 후 일기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그는 태교일기와 육아일기도 꾸준히 적었다. 평소 메모 습관대로 노트를 가지고 다니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했다. 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항상 켜두고 아이가 영감을 줄 때마다 두서없는 글을 빠르게 적어둔 뒤, 아이가 잠든 시간에 정리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 개인적인 감정을 풀어내는 데 충실했어요. 내가 힘드니까, 나를 다스리고 나를 위안하기 위한 목적이었죠. 그런데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걸 보면서 놀랐어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엄마도 사람이니까 마음 조절이 잘 안되잖아요. 낮에는 버럭 화를 낸 후에 밤에 울면서 반성하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을 가장 많이 공감해주시더라고요. 세상 모든 아이와 엄마가 모두 성격이 다 다르지만 똑같은 육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다른 엄마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아기를 재우고 하루 일과를 돌아보며 자신의 글을 한 편씩 읽는 게 가장 큰 위안이라는 독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로 다독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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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빠르게 자라고 엄마는 더디게 자란다
육아 경력 5년, 아이 때문에 힘든 날이 많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쌓아가고 있다는 게 더 힘들었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데 나만 더디게 자라는 것 같았다.
“한때는 정말 죽도록 힘들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아이 붙잡고 울고불고 하기도 했죠. 그게 불과 몇 개월 전 일이고 1년 전 일이고 그래요. 아이를 키우면서 감정의 격차를 크게 느꼈어요. 남편한테도, 다른 어떤 누구한테도 보이지 않았던 내 모습이 자식에게 분출되는 걸 봤을 때 가장 놀랐었죠. 어떻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에게 나의 가장 괴물 같은 모습을 드러내나 싶었어요. 그런데 또 반대로 좋을 때는 아이 때문에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기도 하죠.(웃음) 하루에도 여러 번 천당과 지옥을 오가지만, 그 감정의 폭을 줄여나가는 게 하루하루 해야 할 숙제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고비라고, 버겁다고, 한계라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어느 날 아이는 갑자기 고집이 늘어가기도 하고 떼가 많아지기도 한다. 잠투정이 늘어가거나 그칠 줄 모르는 울음을 계속해서 터트리기도 한다. 24시간을 아이에게 다 쏟아부어도 미안한 게 엄마의 마음이다. 더 좋은 엄마가 아니라서, 아이를 위해 조금 더 참고 기다려주지 못해서 드는 자책감은 자괴감으로 번지기 십상이다.
“그런 감정이 내 아이를 위한 건강한 육아로 이어지면 되는데 오히려 엄마의 우울증으로 이어지기가 쉽죠. 내 아이를 위한 육아와는 더 멀어지는 거예요. 시간은 너무 빨리 가요. 지나고 보면 힘든 시기는 한순간이에요. 아이는 의지할 사람이 엄마밖에 없기 때문에 엄마가 알아주기 바라고, 떼를 쓰고 우는 거잖아요. 그걸 이해해주지 못하고 받아주지 못하고 넘겼을 경우 후회가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지금 너무 힘들어도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까 아이와 더 많이 사랑하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세상 모든 아이는 다 다르다, 나만의 육아법 찾기

좋은 엄마에 대한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양육이론서도 많고 육아 전문가도 많다.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는 정답을 이야기하는 대신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내 아이만을 위한 나만의 육아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요즘 엄마들의 육아는 예전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우리 시대 엄마들은 자식을 더 많이 낳았고 애 둘러업은 채 밭일, 집안일 다 하셨지만 잘 먹이고 키우면 부모로서 도리를 다 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다 잘 먹고 잘 사니까, 그 이상을 아이에게 더 해주지 못해서 고민하게 되죠.”
누구는 수면 교육을 잘해서 아이를 잘 재운다더라, 누구는 밥상머리 교육을 잘해서 아이가 편식하지 않고 식사를 잘한다더라. 나는 쉽지 않은데, 남들과의 비교로 육아는 더 힘들어진다.
“저도 한때는 육아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에 와 닿는 게 많았고, 그게 제 소신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론서 교육법대로 내 아이가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그분들이 전문가이긴 하지만 내 자식에 대해서는 모르잖아요. 그분들의 아이와 내 아이가 같을 수는 없는 거죠. 자기 아이에게 집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내 아이만을 위해 천천히 기다려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죠.”

남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외조

김주연 작가가 육아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남편이다. 아내가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어내길 가장 기다리고 바랐던 사람이다. 문학동호회에서 만난 남편은 결혼 전부터 그가 작가로서의 꿈 때문에 흔들리고 힘들어할 때마다 다독여주고 응원해줬다. 혼자 쓰던 육아일기를 온라인에 올리도록 권유한 것도 남편이었다.
“저는 처음에 귀찮게 뭘 블로그 같은 걸 하느냐고 그랬어요. 남편은 네가 좋아하는 것이고 잘하는 것이니까 자유롭게 올려보라고 했죠. 경상도 남자라 무뚝뚝하긴 하지만 한두 마디씩 챙겨주면서 지지해주는 사람이에요. 너는 할 수 있다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해줬죠. 남편의 도움 없이는 어려웠을 거예요. 제가 일하는 동안은 전폭적으로 도와주고 배려해줘요.”
그래서 남편은 김주연 작가의 책 출간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원래 계발서 종류는 즐겨 읽어도 문학을 즐겨 읽는 사람은 아니었단다. 하지만 이제 문학 서적을 읽는 것은 물론, 출판시장이나 문학계 동향까지 꿰뚫고 있다. 아내를 부르는 호칭도 김 작가다.
“제가 쓴 글을 읽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감상을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지독한 독설을 날리기도 해요. 가끔은 해도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죠.(웃음) 농담이길 바라긴 하는데 남편이 가끔 ‘김 작가 매니저로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출판사 미팅이 있을 때도 꼼꼼하게 챙겨주죠. 오늘도 인터뷰가 있다는 말에 얼마나 조언을 많이 해주던지.(웃음) 든든해요.”

엄마로서의 꿈과 작가로서의 꿈
김주연 작가는 지난 두 권의 책 <유아 식판식>, <만능 유아식 레시피>와 최근 발간한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에 이어 네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의 말에 대한 기록이다.
“아이가 말을 능숙하게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육아에 전환점이 찾아왔어요. 아이와 의사소통을 하고 아이의 생각을 듣는다는 게 경이로웠죠. 반성할 일도 많이 생기고, 생각이 많아졌어요. ‘말노트’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말과 상황들을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다섯 살인 아들 예준이는 서점에 가면 엄마 책을 알아봐준다. 다른 사람들에게 엄마를 작가라고, 글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엄마가 자신에 대해 쓰고 있다는 걸 알아요. 물론 아직 깊은 이해는 부족하겠죠. 조금 더 커서 분별력이 생기는 시기가 되면 좋아해주고 뿌듯해해 줄 것 같아요.”
그는 엄마로서 아이와 계속해서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게 꿈이라고 했다. 아이가 어린 시절을 회상했을 때 엄마와의 좋았던 기억을 안고 성장해나갈 수 있게 해주고 싶단다.
“어떤 엄마가 돼줘야겠다는 생각이나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무의미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그게 오히려 엄마와 아이에게 압박이 되고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알았죠. 내려놓고, 기다려주고, 아이와 함께 손잡고 걸어가 주고 싶어요. 좋은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인 것 같기는 하지만요.”
작가로서는 오랜 꿈이었던 소설 쓰기에 계속해서 도전해볼 생각이다. “작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남편도 채찍질을 하고 있죠. 소소한 이야기는 안 먹힌다면서 판타지 소설을 써보래요.”(웃음)

김주연 작가의 엄마 성장기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를 읽다가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울음을 터트린 독자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김주연 작가는 “공공장소에서 제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나시거든 당황하지 말고 책을 살포시 들어서 얼굴을 가리세요. 독자님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저는 책을 한 번이라도 더 알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방책입니까”라고 우스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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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작가 추천!
아이와 함께하는 오감놀이


김주연 작가는 ‘큰맘 먹고’ 커다란 미술놀이매트를 구입해 아이와 함께 다양한 오감놀이를 진행했다. 두뇌의 다양한 부분이 왕성하게 발달하는 시기에 오감이 고루 발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준비물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색종이, 물감, 스티커 같은 미술도구를 활용해도 좋고 쌀, 콩, 소면, 채소 등 각종 식재료를 이용해도 좋다.
신명나게 놀고 있는 아이에게 밥그릇이나 컵, 젓가락, 장난감 삽 등 도구를 하나씩 건네주면 엄마가 굳이 놀이 계획을 짜주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놀 줄 알게 된다. 또 처음에는 매트 바깥 영역을 침범해 난장판을 만들기도 하지만, 통제나 규제 없이 아이를 기다려준다면 점차 대형 매트가 필요 없을 만큼 스스로 규칙을 깨닫기도 한다.
만약 아이가 요리에 흥미를 보인다면 빵칼을 이용해 채소를 썰게 하거나 두부 으깨기, 밀가루 반죽 등을 맡기는 것도 좋다. 요리 놀이는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음식과 가까워지는 계기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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