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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김태원 부인 이현주의 필리핀살이 9

남편의 휴가 그리고 타임머신 가족여행

2013-02-15 15:29

2013년은 필리핀에서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연말 공연을 마치고 휴식 시간을 가졌거든요.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보낸 따뜻하고 여유로운 시간은 행복했어요. 우연히 꺼낸 가족 앨범을 보고, 온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출발이 좋아서, 올해는 기분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네요.



유치원 체육대회 날, 노란 옷 입은 서현이 표정이 넘 귀엽죠?
우현이 낳고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너무 궁금해서 남편 따라 갔었어요. 



결혼식 사진은 언제 봐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최초공개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가수들에게 연말은 무척 바쁜 시즌이에요. 대형 공연도 많고, 행사도 많잖아요. 남편 역시 부활의 전국 순회공연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출연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도 연말 특집으로 평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더라고요. 다년간의 경험상 이럴 땐 걱정스러운(!) 체력을 가진 남편에게 힘을 보태주어야 해요. 평소에도 자주 오가는 편이지만, 이때는 제가 한국으로 가서 남편을 더욱 특별히 응원한답니다. 대단히 잘해주는 게 없는데도(!), 옆에 제가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는 남편이기에 곁에서 컨디션을 좋게 해주거든요. 

올해는 부활의 부산과 서울 공연에 동행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서울로 와서 부산에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코스는 꽤 벅찼지만, 공연하는 남편과의 동행은 저에게 행복한 일이에요. 부활의 공연을 이끌어가는 무대 위의 김태원이 가장 김태원다운 모습이거든요. 환호하는 팬들 앞에 선 남편은 누구보다 멋있지요. ^^ 

필리핀에서 맞은 Happy New Year!
1월 초, 분주한 연말을 보낸 남편이 짧게 휴가를 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은 떠나야 하니까요. ^^ 휴가라고 특별할 건 없어요. 필리핀 집에 와서 푹 쉬고 가는 거예요. 오랜만에 나흘이라는 시간을 낸 남편은 필리핀에서 꿀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덕분에 우현이와 저도 의미 있고 따뜻하게 새해를 맞았습니다. 마침 우현이가 짧은 방학기간이어서 시간도 딱 좋았거든요. 서현이는 개인적인 일로 빠지게 되어 셋이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휴가는 집 근처 별장에서 보냈습니다. 남편과 골프도 실컷 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남자의 자격>에서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남편이 골프를 좋아하고 또 곧잘 치거든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내 골프만 쳤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고요. 천천히, 실컷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서 참 좋았어요. 둘이 계속 붙어있으니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갔네요. 오랜만에 엄마, 아빠와 시간을 함께 보내서인지 우현이도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내내 붙어 다녀서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요. 집에서는 그 정도까진 아닌데, 새로운 곳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저만 졸졸 따라다니더라고요. 평소에는 잠도 자기 방에서 따로 자는데, 별장에서는 굳이 엄마와 함께 자야 한다며 떼를 쓰기도 했어요. 그 바람에 남편과의 오붓한 시간이 자동으로 줄어 조금 아쉽기도 했답니다. ^^

우현이, 골프에 눈뜨다
이번 휴가가 행복하고 기뻤던 건 모두 우현이 덕분입니다. 뜻밖에 휴가지에서 우현이의 숨은 재능을 알게 되었거든요. 골프요. 올해 열네 살이 된 우현이는 제법 청년 티가 날 만큼 체구가 커요. 몸에 힘이 생겨서인지 공이 꽤 멀리 나가더라고요. 그냥 살짝 툭 치는 것 같더니, 100야드까지 훌~쩍! 지켜보는 저와 남편은 입이 쩍 벌어지고, 엄마와 아빠가 환호해주니까 우현이는 신이 나서 더 잘 치고. 완전 재미를 붙여서 저희랑 같은 코스를 모두 소화했네요. 저희 부부, 매일매일 풀코스로 돌았다지요.

우현이는 어려서부터 골프장에 데리고는 다녔는데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고요. 흥미가 없나보다, 하고 있었어요. 이번에도 혼자 두고 가려다 남편이 “우현이도 칠래?” 하고 가볍게 물어봤는데, 함께하겠다는 거예요.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상태라 제가 예전에 쓰던 채를 줬더니, 그건 안 된다며 골프채, 가방, 신발까지 자기 몫으로 준비해달라고 했어요. 안 물어봤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게다가 이렇게 숨은 재능이 있을 줄이야! 아이가 먼저 이렇게 나오면 또 엄마들은 입장이 달라지잖아요. 뭐든지 하겠다고 할 때가 제일 예쁘니까 부랴부랴 챙겨주게 되죠. 정말 신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골프 개인 레슨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2013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된 우현이의 화려한 취미를 최대한 이끌어줘야 하니까요. 저는 수영, 태권도, 미술, 드럼, 피아노 등등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건 가능하면 다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요. 정말 다행스럽고도 기특한 건, 우현이가 항상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물론 그 과정이 모두 순탄한 건 아니지만요.



아빠 따라 어디든 다니던 시절, 낚시하러 갔어요. 이땐 서현이도 얼굴이 통통하니, 너무너무 귀엽네요.



청년의 모습을 내고 있는 우현이도 한때는 저런 꼬맹이였답니다.
이 사진을 보면 뭔가 뭉클한 게 올라와요.

화수분처럼 샘솟는 우현이의 숨은 재능
우리나라만큼 교육열이 높은 건 아니지만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만큼은 필리핀도 잘 갖춰진 편이에요. 골프처럼 우리나라에서보다 저렴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도 있고, 날씨가 더우니 수영도 야외 풀장에서 부담 없이 배울 수 있어요. 학교에서 강요하는 것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것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저는 제일 좋더라고요. 

우현이는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을 제일 좋아하고, 또 충실하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새로운 자극을 줘서 우현이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요. 필리핀에 온 이후 우현이는 예체능 분야를 다양하게 섭렵하고 있는데요.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언젠가부터 우현이가 먼저 흥미를 보이면서 배우고 싶다고 표현한다는 거예요. 작년에 태권도를 처음 배울 때도 그러더니, 이번에 골프도 자기가 먼저 배우고 싶다 하더라고요. 최근엔 아이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만들어 그림책을 완성하는 프로그램 있어 우현이에게 권했습니다. 일단 우현이가 관심을 보이고 재미있어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아이가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하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일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어떤 생각을 그려낼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그런데 우현이에게 뭘 가르치다 보면 어김없는 통과의례가 있어요. 선생님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예요.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우현이의 집중도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서 첫 수업에서부터 지레 겁을 먹고 힘들어하는 선생님들이 있거든요. 수업 딱 한 번 해보고는 못하겠다며 두 손 두 발 다 드신 선생님도 있었어요. 다른 아이들의 경우는 선생님이 먼저 엄마들에게 “아이가 관심을 가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셔야 합니다.”라고 말한다는데, 그렇게 엄마들을 설득한다던데, 저는 무슨 운명인지 상황이 거꾸로 되었어요. 오히려 제가 우현이 선생님들께 “포기하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아이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예요.” 하고 부탁을 드려야 한답니다. 아이고, 내 신세야. ^^

필리핀에서도 통하는 선생님의 위엄 
저와 남편은 아이들에게 관대한 편이에요. 교육도 마찬가지예요. 정해진 틀에 아이들을 맞추기보다는 자유롭게 키우는 편이에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덕분에 저희 아이들은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잘 크고 있고요.

우현이에게는 무서운 존재가 있답니다. 바로 선생님이에요. 제가 그렇게 가르친 적도 없는데, 학교에 들어간 이후 우현이는 군기가 바짝 들었습니다. 예전엔 우현이가 떼를 쓰거나 할 때 “너 그렇게 하면 한국 안 데리고 간다.”라고 하면 금세 말을 들었거든요. 요즘은 “선생님께 전한다.”라고 하면 게임오버입니다. 그렇다고 선생님이 굉장히 무서운 호랑이 스타일도 아니에요. 아이들에게 학교는 또 자기만의 엄격한 의미가 있는 곳인가 보더라고요. 

최근에 우현이는 컴퓨터 금지령을 받았습니다. 요즘 아이들 게임 많이 하잖아요. 우현이도 한창 게임에 푹 빠져 지냈는데요. 몰입도가 어찌나 뛰어난지, 수업 시간에도 게임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선생님께 딱 걸렸다고 하네요. 제가 그렇게 게임 그만하라고 할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컴퓨터가 눈앞에서 사라진 지금은 찾지도 않아요. 신기한 건 우현이가 선생님 말씀을 하늘의 명으로, 별다른 반항 없이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거예요. 학생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건 하늘의 이치인지 본능인지, 아무튼 참 신기해요. 본인이 잘못을 해도 남이 뭐라고 하면 자존심 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씩씩거리던 우현이가 어쩜 이렇게 순한 양이 되었는지요.
그런데 학교에서 게임 때문에 걸렸을 때 우현이의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선생님께 전해들은 바로는, 한창 수업을 하고 있는데 우현이가 먼 산을 바라보면서 혼자 뭐라고 뭐라고 중엉중얼하더래요. 무슨 말을 하나 싶어 들어봤더니, “삐용삐용삐요옹~~! 엑~~~스!” 뭐 이런 소리를 내더랍니다. 기계음 같은 거 있잖아요. 그것도 혼자 키득키득거리기도 하면서요. 아이가 게임에 빠져서 걱정스러운데도 그 장면만 저는 웃긴 거 있죠. 귀엽지 않나요? ^^

추억을 먹고 사는 가족
이번에는 우현이 이야기를 많이 했네요. 며칠 전엔 집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우연히 서현이의 유치원 사진을 보는데, 괜히 혼자 뭉클한 거 있죠. 우리 서현이가 어릴 때 굉장히 예뻤거든요. 그때 서현이가 잘 짓던 표정이 있는데, 사진 속 그 모습이 정말 깜찍하고 귀엽더라고요. ‘이랬던 아이가 지금은 별난 사춘기를 보내는 딸이 되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 시절 서현이를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너무 슬프게 다가오면서 왈칵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찌나 눈물이 계속 나오던지. 지금은 왕사춘기를 맞아서 이런저런 일도 많지만, 그 시절은 정말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서현이가 말이 늦어서 고민했던 날들,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서 고생했던 기억들. 아마도 아이를 키워본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이해하시겠죠?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맞나 봐요. 아이들 사진을 보면 그렇게 좋고 예뻐요.  서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만해도 남편이 어디든 함께 다녔었거든요. 아이 유치원 운동회에도 유일한 아빠로 참석했을 정도로 딸 사랑이 유별났었답니다. 이번에 옛날 사진을 보면서 온가족이 배꼽이 빠지게 웃었는데요. 저희만 보기에 아까운 사진을 몇 컷 공개하겠습니다.^^ 서현이의 데뷔는 좀 더 늦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아빠와 함께 머무는 동안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나 봐요. 올해는 우현이도 서현이도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는 시기인가 봅니다. 엄마가 힘이 더 세져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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