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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보내도 될까?

행복한 학교 vs. 성적 부진

2013-02-14 11:23

최근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 사이에서 최고의 이슈를 꼽는다면 단연 혁신학교다. 스몰스쿨제, 4학기제 등 학교마다 새로운 틀과 접근으로 공교육에 변화를 주고 있는 혁신학교.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자칫 경쟁에서 뒤처질까 고민스럽기 마련인데. 아직은 낯선 혁신학교… 과연 보내도 될까? 혁신학교 입문서로 알려진 《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의 저자이자 현직 혁신학교(경기 광명 구름산초등학교) 교사 3인방이 답을 해왔다.

사립학교 보낼까? 일반학교 보낼까? 예비 학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사항이다. 최근 여기에 한 가지가 더해졌다. 바로 혁신학교다. 2009년 9월, 입시 경쟁으로 피폐화된 공교육의 정상화를 외치며 경기도 교육청이 실시한 혁신학교는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남한산초, 조현초, 보평초 등 유명세를 떨치는 학교도 여럿. 애초 13개 학교로 시작했으나 새로운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 안팎의 요구로 그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혁신학교가 학부모들의 마음을 붙잡는 이유는 체험을 바탕에 둔 다양한 교육과정과 자율적인 학기제 등에 있다. 

혁신학교에서는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교 운영 및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주고, 교육과정의 다양화ㆍ특성화를 통해 공교육 정상화 및 다양화를 추구한다. 학년별로 묶는 스몰스쿨제,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뉘는 4학기제, 2차시 수업을 한데 묶어 진행한 후 휴식
(예 : 80분 수업, 30분 휴식)하는 블록수업 등도 하고 있다. 경기도 혁신학교를 모델로 이제는 그 외 지역에서도 서울형혁신학교, 빛고을혁신학교, 행복더하기학교, 행복공감학교 등의 이름으로 확대, 전국에 4백여 개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도는 늘어나는 학교 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 올해로 혁신학교 4년 차를 맞이한 구름산초등학교의 세 교사가 《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를 집필하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궁금증을 함께 풀어본다. 
 
혁신학교는 대안학교와 다르다
혁신학교는 대안학교인가? 혁신학교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다. 혁신학교는 엄연히 공교육의 일부다. 일반학교와 같은 교과서로 공부하고,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취학 아동은 입학통지서를 받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가 대안학교로 오해를 받는 이유는 뭘까? 양영희 교사는 혁신학교와 대안학교의 닮은 점을 이야기한다. 

“혁신학교를 대안학교라고 오해하는 것은 혁신학교의 많은 교육과정과 프로그램들이 대안학교와 닮아있기 때문이에요. 혁신학교는 국가가 정해준 교과목 속에 대안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생활, 예술, 수련 과목 등을 접목하거나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별도 영역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식의 전수가 아니라, 미래를 창의적으로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기 위해 문화예술과 생활, 체험을 강조하다 보니 대안학교와의 공통점이 발견되는 것입니다.” 

물론 대안학교와의 차이점도 엄연히 존재한다. 대안학교(비인가형)는 입학금, 운영비(수업료, 기숙사비, 각종 교육활동비)를 학부모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반면, 혁신학교는 공교육이기 때문에 학부모가 따로 내야 하는 입학금이나 운영비가 없다. 학교의 규모에도 차이가 있다. 대안학교는 한 학년이 20명 내외지만, 몇몇 혁신학교는 한 반에 30명이 훌쩍 넘는다. 

‘노는 학교’가 아닌 ‘노는 것처럼 배우는 학교’
고은정 교사는 혁신학교를 둘러싼 잘못된 소문 중 하나로 ‘노는 학교’를 꼽는다. 공부를 단지 책상에 앉아 문제집 푸는 걸로 생각하는 학부모일수록 이런 오해가 깊다고 한다. 혁신학교의 경우 대부분의 수업이 체험학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배우는 교과목과 내용은 일반학교와 같다 하더라고 배움에 접근해가는 방식과 가치의 초점에는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혁신학교는 지식 위주의 전달식 교육에서 탈피해 체험활동을 많이 합니다. 이는 책상에 앉아 지식을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노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으로 학교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더 이상 공부가 지루하지 않고, 학교 여기저기서 신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지요.”

혁신학교가 체험을 통한 배움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더 많은 체험이 아이들의 사고를 넓혀주고 인간관계를 확장시키며 창의력을 확보해준다는 믿음, 그리고 무언가를 외워서 답을 고르는 방식으로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키워줄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지금 혁신학교에서는 프로젝트 수업이나 주제통합, 교과통합, 순환수업, 교과전담수업 등 다양한 방법과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혁신학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꼽는다면 단연 ‘공동체’이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공동생활을 위한 공간인 데다, 혁신학교의 취지 중 하나가 공교육의 공공성 회복이었기에 혁신학교에서의 공동체는 보다 강력한 힘을 갖는다는 게 전민선 교사의 설명이다.
“학교라는 곳 자체가 공동생활을 위한 공간이에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이 협동을 기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학급의 약속을 정할 때부터 1년 동안의 학급살이 자체가 공동체 생활입니다. 짝꿍과의 생활부터 모둠학습, 놀이, 토론활동, 창작활동, 그 어떤 것도 ‘나 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혁신학교는 이러한 공동체 생활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 공동체 속에서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제 몰랐던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깨달으며, 스스로 자신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이것이 혁신학교에서의 배움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부모와 교사의 역할이라고 교사들은 입을 모아 얘기한다. 

‘내 아이’에서 ‘우리 아이’로! 마을 공동체를 꿈꾸다
혁신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돌면서 높은 기대치를 안고 혁신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도 눈에 띈다. 어떤 학부모는 시험이나 지식 중심 교육을 탈피하고자, 어떤 학부모는 혁신학교에서 우리 아이를 위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며, 또 어떤 학부모는 예산과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곳에서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혁신학교를 찾는다. 그러나 양영희 교사는 “혁신학교가 뭐든 다 갖추어진 학교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 말한다. 

“혁신학교는 의지 있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입니다. 절대 완성된 학교가 아닙니다. 혁신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교육 공동체의 참여 협육을 지향합니다. 아이의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은 동전의 양면과 비슷합니다. 앞에서만 보면 뒤를 볼 수 없고 뒤에서만 보면 앞을 볼 수 없지요. 그래서 학부모와 교사가 만나 각자의 경험을 많이 나눌 때 아이들을 ‘행복한 배움’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실제 성공적인 혁신학교의 사례로 꼽히는 대부분의 학교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교육 공동체를 이룬 곳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로 아이들을 보는 시선이 우선이라는 게 혁신학교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모의 변화만이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선생님! 왜 ‘혁신학교’인가요?



 “공교육의 정상화, 이것이 혁신학교의 기본 취지입니다.
미래를 살아갈 역량, 즉 함께 살아갈 능력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교육과 그 교육의 공공성을 바로잡는 것이지요.”
구름산초등학교 양영희 교사 



 “경쟁에서 벗어나 참된 학업의 성취로 배움과 나눔이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 혁신학교의 목표입니다.”
구름산초등학교 고은정 교사 



 “대부분의 혁신학교에서는 체험활동을 많이 합니다.
배우는 교과목은 일반학교와 같지만 배움에 접근해가는 방식과 초점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름산초등학교 전민선 교사 

혁신학교 궁금해요 Q & A
Q 입학 조건이 따로 있나요?
시험이나 면접이 전혀 없습니다. 혁신학교 학군 내 주소지에 살면 입학할 수 있습니다.
Q 혁신학교도 선택해서 갈 수 있나요? 선택해서 갈 수 있지만, 희망하는 학교가 있는 학군으로 이사를 가야 합니다.
Q 중·고등학교도 꼭 혁신학교로 가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고등학교까지 혁신학교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Q 일반학교와 학기제가 다른가요? 일반학교처럼 2학기제로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특화된 체험활동이 많습니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드나요? 학부모의 동의와 협조 속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합니다. 따라서 학교 예산을 벗어나는 경우 역시 학부모의 동의하에 비용 부담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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