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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조선 난임 불임 극복 캠페인 05]습관성 유산은 신중한 원인 파악이 중요

'몽골명의' 불임 전문 최범채 원장

2016-09-29 09:51

글 :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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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에게 유산은 고통이다. 간절하게 기다렸던 임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했는데 별다른 증상도 없이 유산이라니….
더 기가 막히는 건 원인불명이라는 의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뜻밖의 얘기까지 더한다. 상당수의 유산은 ‘다행한 불행’이라고. 이건 또 무슨 의학적 패러독스란 말인가. 유산을 방지하기 위해 온갖 처방을 기대하는 산모로서는 뒤통수 한 방을 세게 맞는 기분이 아닐 수 없다. 궁금하다. 반복되는 유산의 진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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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면역처방은 금물
“유산이 되었다면 태아에 문제가 있었을 겁니다. 인체는 똑똑하거든요. 건강하지 않은 태아라면 포기를 해버려야지요. 내추럴 셀렉션(Natural Selection; 자연적 선택)이 잘되어 있는 겁니다. 인체는 세포분열이 잘 안 되거나 심각한 기형이거나 염색체 이상일 경우 자연스럽게 도태를 시켜요. 그게 바로 유산이죠. 물론 시기별로 원인은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심장 잘 뛰는 태아였는데 세 번 이상 유산이 되었다면 부부 중 누군가가 염색체 이상인지 의심해볼 수 있고 면역적인 문제도 추적해봐야 해요. 하지만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하기 전에 유산이 되었다면 ‘생화학적 임신’이에요. 사실 여성은 나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담은 난자가 많아지거든요. 그러한 난자로 수정이 되었다면 정상임신이 유지될 수 없는 겁니다.”

최범채 시엘병원 원장(56)은 생식면역학분야 임상과 논문에 열정을 불태우는 20년 차 불임전문의다. 최근까지 발표한 무려 100편의 논문이 모두 습관성 유산을 주제로 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부인과 교과서인 <노박(Novak)>에 습관성 유산에 대한 내용을 기고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의사는 욕심이 앞서면 안 됩니다. 암 치료를 위해서는 서로 합의하에 실험적 처방을 해볼 수 있지만 난임 치료에서는 안 돼요. 원칙적인 검사를 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처방을 해당 환자에게만 해야 해요. 단순히 착상에 몇 번 실패했거나 초기유산이 몇 번 되었다고 해서 과잉 면역처방을 하면 도리어 면역체계에 무리가 생깁니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의학적 기전이 있다. 유산과 면역질환, 유산 방지와 면역처방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태아가 아님으로 인해 유산이 되는 자연도태인 유산도 있지만, 인체의 비정상적인 면역체계에 의해서 건강한 태아임에도 유산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다. 다름 아닌 면역기능이다. 몸에 균이 침범하면 백혈구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균을 잡아먹어 주기에 우리는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여성이 면역불균형 상태가 되면 임신 혹은 임신 유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면역학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유산 방지 목적으로 면역처방을 받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다.
 
면역기능 불균형과 태아 사산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가요? 
우리 몸에는 자연살생세포(이하 NK)라는 것이 있어요. 암 세포를 잡아먹는 면역세포인데 감기에 걸려도, 질염이 있어도 NK세포 수치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불임의사 중 상당수는 NK세포가 너무 활성화되면 임신이 되었을 때 태아를 이방인으로 오해하고 공격할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유산을 방지하려고 면역치료를 해요. 하지만 NK세포 검사는 실험적인 차원이지 임상에서의 적용은 공인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임신이 되면 오히려 NK세포 활성도가 낮아진다고 들었어요. 
말초혈액에서 뽑은 NK세포와 자궁내막에 존재하는 NK세포의 분포와 역할이 같지 않아요. 그래서 진단적 가치가 없는 것이지요. 난임 환자들 중 NK세포 수치가 높게 나오면 유산 혹은 착상 실패의 원인이라며 면역처방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면역학 연구는 가설 시나리오입니다. 일부 학자들의 경우 받아들이는 의사도 있지만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의사도 많습니다.
 
최 원장은 과잉 면역처방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면역처방을 할 때에는 반드시 환자들에게 부작용을 설명해야 하고, 환자가 원한다고 해도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할 정도로 막연한 경험만 가지고 무분별하게 처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면역치료 시기와 적정 치료의 양, 효과 등을 놓고 전 세계 불임계에서 의견이 분분한데, 아직까지 정답은 없다. 요즘은 반복유산뿐 아니라 반복 착상 실패자들에게까지 면역처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과잉이라고 강조한다.

“제가 젊은 시절에 영국 본홀 클리닉과 미국 하버드 의대부속 브리험 여성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적이 있어요. 거기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의사는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고, 환자가 모두 이해하고 동의할 때 처방해야 한다는 거죠. 특히 면역치료 쪽은 더 그랬어요. 미국 환자들을 보면서 놀랐어요. 미국인 환자들의 경우 어떤 치료를 받을 때 해당 논문을 찾아 들고 와서 의사한테 물어요. ‘이 논문의 배경은 뭐냐? 결과가 어떠했느냐? 임상실험에 참여한 사람은 얼마나 되었나? 신뢰할 수 있나?’ 등을 치밀하게 따집니다. 한마디로 의사에게 ‘네 치료는 유니버셜 스탠더드냐? 개인 의견이냐?’라고 합리적으로 따지는 겁니다. 그에 비해 우리는 무조건 처방해달라는 식이에요. 마치 유행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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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유산의 원인들
최 원장은 “반복유산의 원인에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면역학적 요인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만약 면역학적 이유로 유산이 되는 것이라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유산이 되는 시기와 과거 병력이 중요하다. 초기 유산이 아니라 임신 중반기 이후 태아가 사망했다면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등을 면역학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을 경우 태아가 사산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자가면역항체 양성인 경우가 간단하게 이런 기전입니다. 외부로부터 나의 몸을 공격하는 항원에 대항해야 하는 나의 면역세포가 적을 공격하지 않고 나를 공격하는 상태인 거죠.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니 적군을 죽여야 하는데 아군(내 몸의 세포)을 죽이는 겁니다. 습관성 유산과 연관이 있는 면역질환은 류머티즘 관절염, 혈전과 관련한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루푸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주로 태반 미세혈관벽 손상과 혈전이 있으면 유산이 될 수 있어요.

혈액이 응고되어서 태반으로 혈액공급이 안 되면 태아가 사산이 될 수 있겠어요. 
자가면역질환의 일환인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의 경우 임신 후 방치하면 임신 10~12주 이후에 태아가 사망할 수 있습니다. 태반에 혈전이 생기면 핏덩어리에 의해 태반 핏줄이 막힐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검사에서 미리 체크가 된다면 유산을 막을 수 있어요. 혈전이 체크되면 헤파린과 아스피린 처방을 하면서 면역글로불린 처방을 하기도 합니다. 헤파린과 아스피린은 혈액 응고를 막고 피를 묽게 하는 역할을 해요. 우리 몸속 혈액이 응고되지 않는 이유는 간에서 만들어진 헤파린 덕분인데, 이걸 보충해주는 거죠. 또 적군이 아니라 아군을 공격하는 비정상적인 면역세포에 항면역기능을 할 면역글로불린을 처방해주는 겁니다.

불임의사들이 유산 방지 면역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하고 있는 ‘면역글로불린’은 무엇입니까? 
단백질 항체주사입니다. 내 몸의 면역기능이 불균형에 빠졌을 때 몸 밖에서 일명 ‘용병 면역체’를 투입하는 것이죠. 문제가 많은 나의 면역체와 싸워줄 용사인 셈입니다. 하지만 혈액 내 lgA의 수치가 결핍되어 있거나 정상보다 낮은 경우라면 면역글로불린 처방을 해선 안 됩니다. 이럴 경우 치료과정에서 고열과 발진,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거든요. 습관성 유산 치료에 있어서 반복적으로 유산이 3회 이상 계속된다면 그 원인을 추적해봐야 합니다. 호르몬검사(당뇨, 갑상선 호르몬 검사), 자궁 내 세균 감염, 자궁 해부학적 검사(자궁난관조영술, 자궁내시경검사), 자가면역검사(루푸스항체, 항인지질항체), 유전적인 혈전검사, 부부염색체검사 등을 해봐야 합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염색체 이상일 경우 유산이 반복될 수 있는 거군요. 
유전적인 문제로 인해 유산이 되는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아요. 유산된 태아가 염색체 이상이었다고 해도 실제로 부부 중 한 사람이 염색체 이상일 경우는 3~5%밖에 안 됩니다. 염색체 이상 케이스는 주로 염색체 구조적 이상으로, 염색체 전좌(Translocation)가 흔합니다. 부모가 전좌인 경우 정상 수정란이 착상될 수는 있지만, 보인자 수정란이나 염색체 숫자가 1개 부족하거나 1개 더 많은 수정란이 될 수 있어요.

부부 중 염색체 이상(염색체 전좌)이 발견되면 유산이 되니 임신 시도를 하기가 두렵겠어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자연임신으로도 정상아를 출산할 수 있어요. 다만, 정상인 부부보다 유산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사실 건강한 첫아이를 낳은 부부라도 둘째 난임으로 검사해보면 염색체 전위라는 진단이 꽤 있어요. 요즘은 고령 부부가 많아져서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는 과정에서 유전적으로 기형이 초래될 수도 있고요. 만약 부모가 염색체 이상이라면 배아 자궁 내 이식 전에 유전자진단(PGD;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을 해보는 시험관시술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시술비용이 비싼 데다 배아세포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손상이 되므로 임신 성공률은 일반적인 시험관시술보다 조금 낮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자궁경부와 질염 등도 유산과 관계가 있나요? 
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질에 염증이 생겨서 분비물이 많아지면 질염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 유산을 일으키는 원인균(마이코플라스마균, 클라미디아균, 유레아플라즈마균)은 다양해요. 임신 중에 염증이 생기면 병원균 자체가 태아와 태반에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 유산뿐 아니라 임신 중반기 이후 태아에게 발육장애가 생길 수도 있죠. 조기 양막파수, 조산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병원균 배양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해요.

자궁에 해부학적으로 이상이 있을 경우에도 유산이 되나요? 
우선 자궁경관 무력증은 임신 18~28주에 진통이나 출혈 없이 태아나 양막이 탈출되는 겁니다. 임신 12~16주 사이에 자궁경관 봉축술 같은 교정수술을 하면 정상 분만을 할 수 있죠. 두 번째로 자궁에 결함이 있어도 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쌍각자궁이거나 중격자궁 등 자궁이 기형인 경우 임신 중반기에 유산이 될 수 있어요. 이 또한 임신 전에 교정을 받으면 괜찮습니다. 

습관성 유산의 50%는 원인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맞아요. 대부분은 난자가 너무 노화되었거나 젊은 여성이라도 염색체 이상 난자가 배란이 되면 어쩔 수 없어요.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요즘 같은 추세라면 난자의 노화가 큰 문제겠네요.
‘부부가 멀쩡한데 유산이 된 태아는 왜 염색체 이상이냐?’라고 의아해합니다. 난자가 난소에서 성숙되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염색체 이상이 된 경우가 많아요. 고령일수록 빈도가 높고요. 남성은 나이가 많아도 염색체 이상 정자가 생길 확률이 여성보다는 낮아요. 여성은 35세를 넘으면 난자가 염색체 이상일 경우가 허다한 거죠. 10주 이전에 유산이 되는 건 건강하지 않은 태아가 유산이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난임의학 쪽 문헌에 따르면, 여성의 나이가 40세를 넘으면 75%가 초기에 유산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초기 유산의 빈도는 35세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4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30세 이전에 초기 유산이 될 확률은 7~15%, 30세~34세에는 8~21%, 35세~39세에는 17~28%, 40세 이상이 되면 34~52%에 달한다. 염색체 이상이 있는 태아는 임신 10주 이전에 대부분 유산이 된다. 나이와 유산 빈도가 비례하는 이유로 난자의 노화를 무시할 수 없다. 30세 이전에는 염색체 이상 난자가 배란되거나 채취될 확률이 2~3% 내외지만 35세부터는 30%, 45세가 되면 거의 90%가 염색체 이상을 담은 난자이기 때문이다. 생명 잉태에 있어서 세포분열(미토콘드리아)과 세포재료(세포질)를 갖고 있는 난자의 노화가 난임과 유산의 원인이 되는 셈. 옛 어르신들이 늦어도 30세 이전에 출산을 끝내라고 했던 건 매우 일리가 있는 조언이었던 것이다.

"의사는 욕심이 앞서면 안 됩니다. 원칙적인 검사를 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처방을 해당 환자에게만 해야 해요. 단순히 착상에 몇 번 실패했거나 초기유산이 몇 번 되었다고 해서 과잉 면역처방을 하면 도리어 면역체계에 무리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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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불임학회 논문상 및 몽골의대 학술상

 
배짱 두둑한 몽골 여성들
최범채 원장은 한국에서보다 몽골에서 더 소문이 자자하다. 2년 전 그는 몽골 정부로부터 ‘인구증가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보건의료 분야 훈장을 받았고 올해에는 대통령 훈장까지 받게 되었다. 대통령이 인정한 ‘보건 자문의사’가 된 것이다. 몽골지역 불임분야에 진출한 지 6년 만에 이룬 성과다. 그는 2010년 9월, 몽골 국립보건센터를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몽골의 낙후된 의료환경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몽골지역은 낙후된 의료현실로 인해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여성이 부지기수였다. 후진국형 질환 즉 C형간염 환자, 요도염, 성병 환자가 많았으니 반복유산자가 많고 모성 사망률이 높은 건 당연한 결과였다. 지난 6년간 그는 몽골을 40여 차례 방문하면서 난임 진료를 했다. 우리나라 땅덩어리의 10배지만 인구가 겨우 300만 명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300여 명의 몽골 가족에게 새 생명 탄생의 기쁨을 주었다. 지금도 그는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중국, 러시아, 인도, 네팔, 이란, 수단 등의 현지 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습관성 유산과 불임치료 교육을 하고 있으며, 몽골지역 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여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6년 전이면 최근인 셈인데, 몽골의 의료 수준이 어땠나요? 
우리나라 70년대 수준이더라고요. 1년에 분만을 1만 건 한다는 국립병원인데 인큐베이터 숫자는 몇 대 되지 않았고, 수술실 바닥은 시멘트 그대로였어요. 불임시술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는 환경이었죠. 의사 월급이 50만원밖에 안 되니 의사가 투잡을 하고 있었고 병원에 촌지가 만연했어요. 촌지를 줘야 수술을 잘해주는 식이었습니다.

의료 의식수준은 어느 정도였나요? 
몽골인들은 섹스와 배고픔을 못 참아요.(웃음) 개복수술을 하고 나서 가스(방귀)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양고기를 뜯고 있더라고요. 그런데도 의사가 아무 말도 안 하는 겁니다. 전 몽골 의사들과 엄청 싸웠어요. 몽골인들의 최대 장점은 언어 습득능력이 탁월하다는 겁니다. 정복의 역사 속에서 이민족 말을 빨리 배우던 습성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몽골 여성과 한국 여성을 비교한다면요? 
유목민 성향이 남아 있어서 생각이 자유로워요. 국제결혼에 대해서도 개방적이고요. 요즘 재혼녀가 많아요. 또 살아보고 혼인신고를 하고요. 여성들이 생활력이 강하니까 남성을 직접 선택하더라고요. 남편이 무능하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헤어지고 다시 찾아요. 남편에 대한 정의가 뭔지 아세요? ‘내 삶의 반려자’라기보다는 ‘내 자식의 아버지’라고 말합니다. 사랑보다는 능력과 재력 위주로 선택하겠다는 의지인 거죠.

자식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지요? 
더 강한 것 같아요. 몽골인은 우수한 유전자라는 자긍심이 대단하고 종족 보존에 대한 욕심이 남달라요. 한국에서 불임시술 받으려고 타던 차까지 팔아서 오더라고요. 키우던 가축도 팔고 친척들에게 돈 빌리거나 받아서 와요.(웃음)

그는 “몽골 역시도 만혼(晩婚)으로 인해 고령 부부가 많다”면서도 그들에겐 한국 부부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말한다.

“몽골의 난임 여성들이 불임시술을 시도하는 평균 나이가 38세쯤 됩니다. 문제는 나이가 많은 데다가 의료시설과 의식이 낙후된 탓에 7년 넘게 난임을 방치한 다음 병원에 온다는 겁니다. 골반염이나 요도염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아서 나팔관이 폐쇄되어 있거나 폐쇄성 무정자증 등 난임 이유가 다양해요. 하지만 몽골 여성들은 심각한 상태인데도 배짱이 두둑해요. 아주 희망적이고 도전적인 거죠. 지금은 가난해도 ‘우린 칭키즈칸의 후예라서 다시 세계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좋은 유전자를 물려줘야 한다고 해요. 그런 자부심과 배짱은 우리나라 여성들도 배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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