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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진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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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8 10:02

글 : 황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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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암’, ‘거북이암’ 그리고 가장 흔한 암.
이와 관련한 논란도 분명 존재한다.
누구나 걸릴 수 있기에 분명 조심해야 하는 암. 갑상선암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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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은 목 중앙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호르몬을 만들어 저장하고 분비해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에 생긴 악성종양을 갑상선암이라고 하는데 병리학적으로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악성림프종, 미분화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95% 이상이 유두암이다. 갑상선에 생긴 혹을 의미하는 갑상선결절은 매우 흔한 갑상선의 상태로 그중 5~10%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다.
갑상선암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2015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체 암 발병환자 22만5천3백43명 중 갑상선암 환자의 수는 4만2천5백41명으로 무려 18.9%에 해당한다. 여성만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갑상선암 환자의 발생률은 더욱 높아진다. 2013년 한 해에만 3만4천87명에 달하는 환자에게 갑상선암이 발병했고, 이는 여성암 발병환자인 11만1천5백99명의 30.5%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 해 발생하는 암 환자 10명 중 3명이 갑상선암 환자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같은 해 남성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8천4백54명으로 남성에 비해 약 4배가량 많은 여성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갑상선암 2000년대 중반부터 폭증, 그 이유는?
갑상선암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중반이다. 건강검진이 보편화되고 진단기기가 발전하기 시작한 때다. 갑상선암 10만 명당 발생률은 1999년 7.2명에서 2013년 71.3명으로 무려 21.2%의 연간 변화율을 보였다. 남성의 경우 2.3명에서 28.8명으로 23.4%의 연간변화율을, 여성의 경우 11.9명에서 1백14.4명으로 20.9%의 연간 변화율을 보인다. 갑상선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2013년을 기준(해외의 경우 2012년도 추정치)으로 한국의 암 발병환자는 2백77.2명으로 2백97.4명인 미국과 비슷한 수치지만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크게 달라진다. 갑상선암을 제외한 암 10만 명당 암 발병환자 수치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1백80.6명, 미국이 2백77.4명으로 차이가 크다. 갑상선암 환자 수의 차이도 큰데, 같은 해 발병한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환자 수는 96.6명으로 미국 20명, 일본 6.5명을 크게 앞선다. 영국의 경우 10위 안에 갑상선암이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발생하는 환자 수가 폭증하고 있지만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고 생존율이 매우 높은 암이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많지 않다.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94.2%에서 2009~2013년 100.2%로 주요 암종 중 압도적인 생존율을 자랑한다. 착한 암, 거북이암이라고 부를 정도로 느린 암의 성장속도와 조기진단으로 인한 빠른 치료가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갑상선암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초음파 진단기기의 발전이다. 현재 외국의 경우 1㎝, 우리나라는 0.5㎝를 수술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과거에는 초음파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1㎝ 미만의 작은 갑상선암이 요즘에는 발견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증가한 갑상선암의 대부분이 크기가 작은 미세유두암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다만 진단기기의 발전뿐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들이 원인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윤지섭 교수는 “건강검진을 활발히 받는 30~50대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갑상선암이 증가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급증요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병하는 갑상선암

갑상선암의 원인으로 입증된 것은 방사선 노출이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방사선 노출이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방사선이 0.1Gy를 넘는 경우 암 발생이 증가한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이 원전사고가 있던 지역에서는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실제로 체르노빌의 경우 사고 4~5년 뒤 어린이와 청소년층의 갑상선암이 사고 이전에 비해 39배 넘게 증가했다. 후쿠시마 역시 지난 10월 현지 의료팀의 발표에 의하면 일본 평균보다 20배에서 50배까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적인 요인도 발병 원인이다. RET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갑상선암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가족성 갑상선암이라고 부른다. 부모에게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이 있으면 자식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는 아들이 7.8배, 딸이 2.8배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분화갑상선암의 10% 내외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외국은 가족력이 5% 정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0%나 된다.
이 외에도 인과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호르몬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갑상선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에 비해 많은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에 여성호르몬이나 출산, 임신 등의 생식요인이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이요인 중에는 요오드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요오드 결핍에 의해 장기간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작용하는 경우 여포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일본의 한 연구에 의하면 해조류를 매일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경기 이전에는 1.8배, 폐경기 이후에는 3.8배나 유두암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요오드 결핍, 요오드 과잉섭취 모두 갑상선암 발병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결과적으로 식이에서 요오드 섭취를 강제하거나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된다.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의 채소류에는 갑상선종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같이 함유된 항산화 성분들은 암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채소류를 많이 섭취했을 때 갑상선암 발생이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결국 식이로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것도, 식이가 갑상선암의 발생요인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다. 다만 고칼로리 식이는 비만과 함께 갑상선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3배 더 갑상선암이 잘 발생한다. 비만은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꾸준한 운동과 식이관리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갑상선 자가진단
 목 근육이 긴장하지 않도록 등의 근육을 펴고 어깨에서 힘을 뺀다.
 옷이나 목걸이가 방해되지 않도록 충분히 목을 노출시키고 턱을 살짝 위로 든다.
 거울 앞에서 눈으로 관찰한다.
 갑상연골 아래쪽의 윤상연골부터 기관 양쪽으로 손가락을 대고 기관 벽을 쓸어 내려가듯 손가락을 위아래로 만지면서 조금씩 밑으로 이동시킨다.
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 조직이 비대해져 육안으로 관찰되거나 멍울 같은 혹이 생겨 덩어리가 만져진다.

우리 주변에 있는 갑상선암 투병 스타들
이문세, 7년 만에 갑상선암 재발 이문세는 2007년 건강검진을 통해 갑상선암을 발견하고 수술을 받았다. 이 ‘거북이암’은 7년 뒤 재발했고 그는 2014년 재수술을 했다. 두 번째 수술에서 암조직이 성대와 가까운 부위까지 전이되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암조직을 전부 긁어낼 경우 목소리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암조직 일부는 남겨둔 채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쳤다. 그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체력관리를 하며 목소리를 지키고 있다.
뮤지컬배우 전수경, 갑상선암 투병 중 만난 인생의 반려자 전수경은 2010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두 딸을 키우는 가장이며 뮤지컬배우인 그녀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았던 암 진단으로 힘들어하던 그때, 미국인 남자친구 에릭 스완슨을 만났다. 암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곁을 지키며 힘을 주던 에릭 스완슨과 그녀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2014년 9월 결혼에 골인했고, 수술 후 방사선동위원소 치료를 받으며 꾸준히 건강을 회복해온 전수경은 뮤지컬 무대에 복귀해 맹활약 중이다.
변정수, 갑상선암 투병 이후 제2의 인생 살다 변정수는 2012년에 드라마를 촬영하던 중 자꾸 피곤하고 목이 쉬는 증상을 보여 병원에 갔다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아무리 착한 암이라 해도 당사자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 인생의 마지막일 수 있는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 투병생활 중 리마인드 웨딩을 하기도 했던 그녀는 암투병 이후 현재를 즐기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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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외과 윤지섭 교수
“정확한 상태 확인 필수…
수술 이후가 더 중요”


어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첫 걸음은 그 질병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갑상선암은 가장 흔한 암이면서 가장 많은 정보가 난립하고 있는 암이기도 하다. 과잉진단 논란 속에서 ‘정밀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예민하게 진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 양극단의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갑상선암이 어떤 질병이고 언제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알기란 어렵다.
갑상선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듣기 위해 만난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의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세계 최초로 갑상선암에 로봇수술을 적용한 우리나라 로봇수술팀 소속이었으며, 지금도 갑상선암 로봇수술 분야의 젊은 명의로 손꼽힌다.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 환자들의 수술 후의 삶까지 생각하는 통합적인 치료와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친절한 설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로 유명한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에서 연간 700여 차례 이상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예후 좋고 착한 갑상선암,
그러나…


갑상선암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각각 어떤 차이가 있나요?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이라고 하면 보통 유두암으로 진단됩니다. 교과서적으로는 80~85%에 해당하는데, 실제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의 95% 이상이 유두암이에요. 가장 보편적이고 흔한 암이자 예후가 좋은 암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는 여포암이 있어요. 가끔 갑상선암이 의심되어 수술을 받았더니 최종적으론 암이 아니었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이 여포종양이라는 진단명을 가진 경우일 수 있습니다. 여포종양 중 20%가 악성종양인 암에 해당하지만, 외과적 수술 외에는 악성인지 양성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수술 후 조직검사로 확인해요.그래야 암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있거든요. 유두암과 비슷하게 예후는 좋지만, 혈행성 전이를 하는 암이라서 골격계나 폐 등에 전이된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견되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 수질암은 3분의 1 정도에서 유전성 경향을 보이는 암으로, RET 암유전자 변이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암 중에서는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지만, 조기발견을 하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유두암이나 여포암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하죠. 갑상선암 중 림프암은 일차적 치료가 항암치료이니 일반적인 갑상선암을 이야기할 때에는 논외의 대상으로 칩니다.
갑상선암 중 예후가 좋지 않은 암도 있나요? 마지막으로 설명드릴 암이 바로 그 케이스입니다. 미분화암은 가장 안 좋은 암이에요. 진단을 받으면 6개월 이상 생존이 어렵습니다. 외과의사로서 손쓸 방법이 없어요. 분화도가 좋은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오래 가지고 있게 되면 미분화암으로 성질이 변해요. 이것이 갑상선암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갑상선암 여성 발병률
남성의 4~5배


갑상선암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네요. 학계에서는 발병원인만 2만여 가지 정도 꼽을 수 있다고 농담 삼아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원인은 다양하다는 뜻입니다. 환경, 나이, 유전자, 식습관 등등 모든 것이 원인이 되죠. 그중 인과관계가 명확한 것은 방사능 피폭이에요. 체르노빌이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능에 피폭된 경우, 일반적인 상태보다 갑상선암 발병률이 200배 이상 증가해요. 식이나 전자파의 영향에 대한 보고도 일부 존재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분은 아직 없습니다.
갑상선암에 걸리면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나요? 갑상선암은 많이 진행될 때까지 무증상인 병이에요.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오는 경우라면 초기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을 꼽자면, 목에 무언가가 만져지거나 목소리가 변화하고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과 호흡의 불편 정도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해 병원을 찾아오세요.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으로 진행될 수 있나요? 갑상선에 염증이 발생하는 갑상선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질병이에요.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출산 이후나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생기기도 하며, 약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염증이 갑상선암의 전구인자라고 이야기할 증거는 없지만 갑상선염에 걸린 사람들에게 암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는 있어요.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으로 발전한다는 인과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갑상선암은 유독 여성 발병률이 높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현재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5배 이상 높게 발병합니다. 아직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는 없지만 여성호르몬이 발병의 원인이라는 일부 논문이 있어요.
주요 발생 연령대는 어떤가요? 30~50대 사이에 주로 발병해요. 아무래도 그 연령대에 건강검진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여성의 경우는 한 가지 더 특징적인 부분이 있는데, 소아부터 장년층까지 전 연령대에서 많이 진단되는 5대암에 포함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건 건강검진 보편화로 인한 발견의 증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죠.
‘착한 암’이라 불리는 갑상선암은 재발률이 낮다는 편견이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재발률이 낮지는 않아요. 예후가 좋은 암, 착한 암이라는 평가는 생존율 때문이죠. 다른 암과 동일하게 저위험군에서는 5% 이상이 재발하고 고위험군에서는 10% 이상이 재발합니다. ‘거북이암’이라는 별명대로 성장속도가 느리니 재발 역시 느리게 될 수 있어 10년, 15년이 아니라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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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단 논란 갑상선암,
건강검진 주로 받는 30~50대뿐 아니라 소아 발병률도 높아

갑상선암의 폭증 이유로 진단기술이 꼽히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진단기기의 정밀화나 건강검진의 보편화가 원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죠. 하지만 건강검진이 보편화된 연령대뿐 아니라 소아 연령대에서도 과거보다 세 배 정도 갑상선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요. 식생활, 유전학적 특성 등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갑상선암의 증가 원인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죠. 아직도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과잉진단만을 원인으로 이야기하기는 이릅니다.
갑상선암은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암인가요? 갑상선암은 진행속도가 느려서 착한 암, 거북이암이라고 불려요. 예후도 좋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암이라는 겁니다. 치료는 반드시 필요해요. 물론 재발 가능성이 낮은 초기에는 수술하지 않고 적극적인 관찰을 하며 지켜보다가, 진행의 증거가 확인되면 그때 수술을 해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잉진단, 조기진단이 문제라고 말하는 분들의 논거는 쓸데없이 갑상선암을 조기에 진단해서 필요 없는 수술을 한다는 거잖아요. 적절한 시기에 암의 치료를 결정하려면 정확한 진단과 조기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경우 손으로 만져지는 갑상선암만을 대상으로 진단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초음파 진단은 과잉이 아닐까요? 여기에는 의료환경 차이가 가장 큽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만져지는 증상을 가진 환자만 대상으로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죠. 영국의 1980년대 데이터를 보면 갑상선암 생존율이 60%에 불과해요. 10명 중 3~4명은 갑상선암으로 사망했다는 뜻입니다. 상당히 심각한 데이터죠. 우리나라도 초음파로 조기진단이 되지 않고 증상이 있는 환자만을 놓고 진단을 한다면 그런 결과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요.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갑상선암 5년 생존율이 99%, 10년 생존율은 95% 정도인데요. 이런 좋은 생존율은 조기치료가 주요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 역시 다른 암처럼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치료성적을 높이는 암임에도 조기치료를 부정하는 이유는 워낙 생존율이 높기 때문인데요. 아직 암의 원인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니 논의가 더 필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갑상선암 치료의 경우 외국은 1㎝를 기준으로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0.5㎝를 기준으로 그보다 작은 암은 지켜봐도 된다고 기준을 세워두고 있어요.


갑상선암 치료 무작정 미루다가는
위험할 수 있어


최근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으로 환자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죠? 아무래도 과잉진단에 대한 매스컴 보도가 많다 보니 갑상선암은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갑상선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이후 수술 건수는 줄었어요. 잠재적인 갑상선암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병원을 찾은 환자들도 수술 안 하고 지켜봐도 되느냐고 물어봐요. 갑상선 전문의들은 앞서 설명한 가이드라인에 준하여 설명을 드리죠. 갑상선암을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의사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실제로 안타까웠던 사례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데 미루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분들이 있죠. 젊은 여성 환자 중에 암 크기가 0.4㎝ 정도라서 수술을 받지 않으려 했으나, 정밀검사를 통해 양쪽 림프선과 측경부 림프절까지 암이 전이되었다는 것이 밝혀져 절개수술을 크게 시행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또, 혹이 만져지는데도 수술을 하지 않았던 할머니 환자분이 나중에 병원을 찾았을 때 미분화암으로 진단돼 손도 쓸 수 없었던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에 오시고 3개월도 안 되어 돌아가셨어요. 진행소견이 없는 조기 암이라면 환자가 치료시기를 선택할 수 있지만, 진행소견을 보여 수술을 해야만 하는데도 이를 거부하면 안타깝죠.


갑상선암,
수술 이후가 더 중요하다


갑상선암은 외과적 수술이 최선의 치료인가요? 네. 림프암을 빼고는 수술적 치료가 원칙입니다. 수술 이후에 추가적인 치료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지만 제1원칙은 외과적 수술입니다.
다른 암에는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습니다. 갑상선암은 외과적 수술을 주로 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갑상선암은 병태생리상 약물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아요. 미분화암의 경우 일부 보고에서 항암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나오고 있고, 최근 진행성 갑상선암에 표적치료제를 일부 사용하기는 하지만 일차적인 치료방법은 아닙니다.
수술적 치료의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갑상선암의 절제범위로는 반절제와 전절제가 있어요. 갑상선암은 다발성으로 발견될 가능성이 높고 림프선 전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분절제라는 치료법은 올바른 치료방법이 아니에요. 그래 전체를 절제하거나 절반을 절제합니다. 암의 위치, 병의 진행, 나이, 가족력 등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결정해요.
진단기술 못지않게 수술기술 역시 발전했죠? 고전적으로 목을 절개하는 방법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경부외절개가 있어요. 목을 통한 수술은 전통적인 방법이고,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지만 흉터가 많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죠.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도 있습니다. 1999년에 강북삼성병원에서 최초로 내시경을 이용해 갑상선암 수술을 했어요. 생존율이 높은 암이다 보니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흉터 없이 수술할 필요가 있었거든요. 유두나 겨드랑이를 통한 내시경수술이 일반적입니다.
국내 최초로 갑상선암 로봇수술을 집도한 팀에도 계셨죠. 로봇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로봇수술은 모든 외과적 수술의 화두이고 보편화되는 추세이긴 해요. 로봇수술 또한 내시경과 동일하게 겨드랑이나 유두를 통해 수술을 진행합니다. 3D수술로 시야를 12배 이상 확대할 수 있고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이 보정돼서 섬세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복강경수술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해도 인간의 손 움직임과 똑같은 자유도를 구현한 로봇으로는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려운 위치의 암을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죠. 다만 비용상의 문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갑상선암 수술에서 가장 신경을 쓰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외과의사 입장에서는 수술을 깨끗이 하고 기능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에요. 환자 입장에서는 내 목의 흉터와 상처가 최대한 적고 예쁘게 남길 바라시겠죠.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가장 중요해요. 갑상선은 목소리 신경 근처를 지나가기 때문에 목소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수술 중 목소리 신경을 모니터링하면서 수술하는 방법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험 적용이 안 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모든 갑상선암 수술에 적용되고 있어요.


갑상선암,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갑상선암 수술 후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인데요.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 그저 건강한 생활패턴을 유지하라고 조언합니다. 갑상선암에 있어서 좋은 음식, 나쁜 음식, 암을 유발하는 습관은 없어요. 몸에 좋은 음식 많이 먹고 운동 열심히 하는 것이 좋아요. 비만은 위험하니 적절한 유산소운동이 필요하고요.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갑상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대신 조기에 발견할 수는 있지요. 갑상선암을 건강검진 항목에서 빼자, 초음파 진단을 빼자는 주장도 존중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자 하는 환자의 권리도 빼앗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환자에게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병을 알고 선별해서 치료받을 권리가 있죠. 검진을 해서 병변이 있다면 1~2년가량 주기적으로 변화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조금 더 텀을 둬도 좋습니다. 식단을 통해 요오드 섭취량을 특별히 많이 늘리거나 제한할 필요도 없어요. 보편적인 일반식을 섭취하면 됩니다.
갑상선암 환자들이나 갑상선암에 대해 잘 몰랐던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갑상선암 환자들에게는 실망하지 말고 마음을 편히 가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조기에 진단만 하면 예후도 좋고 정상생활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오히려 평생 건강에 유의하면서 살아갈 수 있으니 하나님께서 인생에 한 번의 경종을 울리신 것으로 생각하면 될 거예요. 모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갑상선암은 정확한 치료와 정확한 진단이 최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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