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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동 교수가 말하는 50대의 불청객 갱년기

홍혜걸·여에스더의 닥터 콘서트

2013-02-14 16:19

여성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불청객, 갱년기. 남성들은 “그것도 병이냐”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지만, 그로 인한 괴로움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서울아산병원 채희동 교수가 갱년기 증후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속 시원히 풀어준다.

폐경 즈음 찾아오는 갱년기 증상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주변 사람들에게 화내는 일이 많아진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열이 나서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야 생활이 가능하다. 눈이 침침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입 냄새가 부쩍 심해진다. 방광염이 생긴 것도 아닌데 소변을 볼 때 찌릿찌릿하고, 성생활은 아프기만 하다. 질이 위축되어 성욕도 떨어진다. 폐경 전후 여성들이 많이 겪고 있는 갱년기 증상이다.
갱년기 증상은 개인차가 있는 데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가벼워 무심코 넘기기 쉽다. 그러나 여성들에게는 치명적인 병이다. 여성호르몬의 부재로 나타나는데, 이는 단순히 생식 능력이 사라진다는 것 외에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은 심장을 보호하고 칼슘의 흡수를 돕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심장병, 골다공증 등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르몬 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호르몬 치료는 갱년기 증상이 여성호르몬의 부재로 생기는 증상이니 그것을 인위적으로 투여해 부작용을 막는다는 원리다.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들은 가슴이 커지는 등 다시 여자가 되는 느낌이 든다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갱년기 증상이 완화되기도 해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이런저런 속설 때문에 꺼리는 여성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01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뚱뚱해진다?
호르몬 치료를 하면서 가슴이 커지는 경우는 있지만 살이 찌지는 않는다. 여성들이 사춘기 때 가슴이 발육되는 것은 여성호르몬 때문이지만, 호르몬 치료로 체중이 불어나는 것은 호르몬 약 덕분에 컨디션이 개선된 것이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컨디션이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식성도 좋아져서 살이 붙은 것이다. 

02 호르몬 약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면 유방암에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이 치명적인 부작용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꺼린다. 실제로 WHI 연구에서는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결과를 자세히 보면, 5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한 경우 유방암에 걸린 사람은 1만 명 중 8명꼴에 불과하다. 이를 우리나라 데이터로 바꾸면 1만 명 중 3~4명에 해당된다. 즉, 호르몬 치료 기간이 5년 이내라면 호르몬제로 인해 유방암에 걸리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유방암 발병의 실질적인 위험요소는 노령, 비만, 과다 음주 등이다. 그렇다고 유방암에 걸릴 확률과 전혀 상관없는 것은 아니니 1년에 한 번씩은 유방암 검사를 해야 한다. 

03 과체중이면 고용량 호르몬제를 써야 한다?
과체중이라고 해서 고용량 호르몬제를 쓰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제는 먹는 약, 바르는 약, 붙이는 약으로 구분되고 용량에 따라 고용량, 저용량, 반호르몬제 등으로 나뉜다. 호르몬제의 비용은 한 알에 3~4백 원, 한 달이면 1만 원 정도다. 부작용에 대비해 1년에 한 번씩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것 외에 별도 비용 부담은 없는 편이다. 

04 호르몬 치료는 폐경 전에 시작하면 효과가 더 좋다?
보통 갱년기 증상은 폐경이 시작되기 전부터 심해진다. 폐경 시점이 기준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호르몬 치료는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때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방 차원에서 호르몬 약을 일찍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속설일 뿐이다. 여성호르몬제를 먹는다고 폐경을 늦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 방사선에 노출되었거나 유전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 40세 이전에 폐경을 겪는 특수한 사례도 있는데, 이럴 때는 반드시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한다. 

언론 속 의학 정보의 실체 

갱년기 치료와 관련된 각종 호르몬제에 대한 의견은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왜곡된 정보가 범람하는 현실. 여성의 갱년기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정리한다.

01 부작용 없는 태반주사?
안면홍조 등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고 노화 방지에 좋다는 이유로 태반주사가 각광받고 있다. 태반은 임신 상태에서 산모와 태아를 연결하는 호르몬 덩어리다. 이론상 호르몬을 덩어리로 투여하는 것이니 효과가 있어야 마땅하지만, 아직은 이를 뒷받침해줄 연구들이 동반되지 않아 권장하기는 어렵다.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태반주사는 두 종류가 있다. 학술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약은 아니지만, 선별적으로 사용해볼 수는 있다. 

02 갱년기 증상 치료하는 활성산소?
혈관 속에 있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독소를 없앤다는 원리의 킬레이션 요법이다. 수백만 원, 많게는 최고 1천만 원까지 비용이 드는 고가의 치료법이다. 안타깝게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차라리 평소 블루베리, 토마토, 브로콜리 등 항산화 음식을 많이 먹고, 좀 더 확실한 방법인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 낫다. 

생활 속 갱년기 극복법 

01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 패턴을 바꾼다
우울한 기분과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변하는 수밖에 없다. 생활 패턴을 건강하게 바꾸고,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 좋은 음식을 많이 먹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늘리기만 해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02 좋은 음식을 먹는다
약처럼 강력한 효과는 없지만, 식물성 호르몬 역할을 하는 건강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최고의 보약이다. 석류, 크랜베리, 유산균 등이 추천할 만한 음식이다. 석류는 자궁내막을 건강하게 해주고, 크랜베리는 세균이 방광 벽에 붙는 것을 막아 방광염을 예방한다. 유산균은 질염 예방에 상당히 도움된다. 

채희동 교수 인터뷰




자기에게 맞는 호르몬 치료가 현명해요!
“갱년기 증상이 심하다면 참고 견디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한폐경학회에서는 중증 이상이면 약을 처방하고, 복합 증상이 아닐 경우는 국소 치료제를 처방하라고 지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골다공증, 심장병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는 목적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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