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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작은 텃밭 이야기

2020-07-25 10:12

글 : 김선아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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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이 수확의 기쁨을 넘어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제공하고 힐링 포인트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는 시대다. 게다가 요즘 식생활 트렌드가 비건이라 도시 생활의 작은 텃밭도 아주 소중한 의미가 되었다.
텃밭은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이다
도예가 유아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도자 보석함으로 작가 활동을 하고 다양한 전시와 수강 및 대학 강의 등 교육 활동도 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독서와 원예, 필라테스에 관심이 많아요.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을 지향하고 그걸 작업과 생활에 녹여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게 목표예요.

텃밭을 가꾼 지는 얼마나 되었고 어떤 계기로 시도하게 되었나요?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 주민을 위한 텃밭이 있어요. 해마다 추첨으로 뽑는데 경쟁률이 높은 편이죠. 이번 연도에 운이 좋게 당첨되어서 딸아이와 함께 가꾸게 되었어요. 10년 넘게 취미로 텃밭을 가꾸셨던 부모님을 가끔 도와드렸는데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제 텃밭이 생긴 거죠.
 
계절별로 어떤 작물을 재배하고 있나요? 3월부터 시작했는데 우선 땅에 비료를 넣고 잘 섞어주었어요. 따뜻해진 4월에는 모종을 심었어요. 초보이기 때문에 씨앗 심기는 자신이 없었고 상추, 브로콜리, 케일, 고수 등 잎채소부터 시작했어요. 날씨가 풀린 5월에는 가지, 토마토, 오이, 고추를 심었는데, 지금은 열매가 열려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답니다.
 
텃밭을 위해 어떤 노력을 들이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침마다 일어나면 아이와 함께 텃밭에 가는 게 하루의 시작이 되었어요. 아이와 함께 밭으로 달려가서 흙을 만지고, 싹이 얼마나 올라오나 들여다보고 채소와 열매가 열리는 것을 보니 일상에 활력이 더해졌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중독된 거죠. 작물마다 이름도 지어주고 자식처럼 아끼면서 돌보는 뿌듯함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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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이 생기고 식탁이나 장보기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가족들이 고기를 즐기는데 쌈채소와 고추, 오이를 신선하게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가끔 애벌레를 발견해서 놀랄 때도 있지만 그만큼 신선하단 증거겠죠. 파뿌리를 땅에 심으면 자라는 것을 계속 잘라서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자랐어요. 그동안 버렸던 파뿌리들이 어찌나 아깝던지 아쉬운 마음도 들었어요. 텃밭의 상추들은 부드럽고 연해서 샐러드 채소로 손색없고, 특히 로메인 상추를 많이 심어서 집에서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 먹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도 텃밭을 가꾸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경작을 통해 마음과 정신에 힘을 얻고, 삶의 건강과 활력을 지키면서 취미와 여가활동을 겸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채소를 선택해서 직접 키워서 먹는 즐거움이 참 큰 것 같아요.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고 서로 농작물도 소개하고 자랑도 하면서 나눠 먹는 즐거움이 있는 ‘텃밭 커뮤니티’인 거죠.
 
그동안 터득한 텃밭 가꾸기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모종을 구입하는 곳에서 배운 건데요. 모종 심기는 따뜻하고 흐린 날, 가능하면 비 오기 전날이 좋대요. 해가 뜨거운 한낮은 피하고 해가 기우는 저녁 무렵이 적기예요. 물은 해가 질 때쯤 듬뿍 주는 것이 좋고요. 식물의 생명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모종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모종의 밑줄기 부분을 살짝 잡고 가볍게 당기면 흙 속의 공기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뿌리의 성장이 촉진된답니다.

텃밭이 삶에 주는 의미를 정리해본다면요? 나의 도자기가 흙, 물, 불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면 텃밭의 채소들은 흙, 물, 햇살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이에요.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결과물에 대한 설렘, 감동적인 하루의 연속은 자연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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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은 슬로라이프다
요리하는 도시 농부 박선홍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도시에서 10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는 요리하는 도시 농부예요. 천연 발효빵 클래스, 비건베이킹 클래스 그리고 매크로비오틱 요리 클래스, 제철 채소 요리 클래스를 위주로 건강한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베이킹과 요리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텃밭을 가꾼 지는 얼마나 되었고 어떤 계기로 시도하게 되었나요? 어릴 적부터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자연스럽게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농약 없이 손수 키운 채소로 더 건강한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어요.

계절별로 어떤 작물을 재배하고 있나요?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채소를 키우고 싶어서 작은 텃밭 안에서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있어요. 봄에는 씨앗 파종 후 3~4년 후부터 수확이 가능한 아스파라거스를 매년 수확하고 있고요. 봄과 여름에는 주로 당근, 부추, 래디시, 비트, 콜라비, 브로콜리, 토란, 토마토, 고추 등의 채소와 바질, 애플민트, 페퍼민트, 로즈마리 등을 키워요. 가을에는 김장을 위해 무와 배추, 쪽파, 갓을 키우고요. 그리고 무와 배추를 수확하고 나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양파와 마늘을 심어 다음 해 초여름에 수확합니다.

텃밭을 위해 어떤 노력을 들이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힘으로 키우고 싶어서 가끔 EM 발효액비를 만들어서 주는 정도로만 관리하고 있어요. 토양에 좋지 않은 비닐멀칭도 하지 않고 볏짚을 이용해서 키우고 있어요. 따로 일하고 있기에 텃밭에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가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시기에는 좀 더 자주 물을 주러 갑니다.

텃밭이 생긴 후에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지금까지 제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텃밭 가꾸기예요. 처음 채소를 키우기 시작한 시기에는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어요. 오랜 시간 하고픈 일 하나만 바라보며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일의 기회가 생각처럼 주어지지 않아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자연과 함께하며 채소 키우는 재미에 빠졌고, 어느 순간부터 그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풀리기 시작했어요. 마음의 힐링이 되면서 점점 웃음이 많아졌고, 일에 대한 성공만을 좇아가던 삶을 떠나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되었어요. 텃밭을 가꾸며 어느덧 긍정적이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었죠. 도시 농부 10년 차인 지금도 여전히 마음의 힐링이 필요할 때면 텃밭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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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이 생기고 식탁이나 장보기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텃밭을 가꾸기 전 그동안 식탁에 올라오던 깨끗한 채소와 과일이 얼마나 많은 약의 힘으로 키워졌는지 알고 많이 놀랐어요. 그래서 이제는 완벽하게 깨끗한 채소, 과일을 찾기보다 어디에서 어떻게 누가 키웠는지를 더 꼼꼼히 체크해요. 그래서 로컬 매장이나 산지 직송도 자주 이용해요. 직접 키운 채소는 맛과 향이 훨씬 풍부해요. 제철 채소 위주로 키우고 있어서 제철 채소를 이용한 요리를 자주 하게 되어요.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도 텃밭을 가꾸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처음 시작할 때는 저처럼 자급자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그런데 삭막한 도시 안에서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가, 자연 그 자체가 가져다주는 편안함, 즐거움, 느림의 시간이 더해지면 그 자체가 경이로움이에요.

그동안 터득한 텃밭 가꾸기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텃밭에 대한 책도 보고 주변 분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텃밭에 잡초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잡초는 생명력이 강해서 뿌리를 강하고 깊게 내리는데요. 그 공간으로 토양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해주고 영양분, 물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어린 잡초를 제외하고는 뽑지 않고 위에 줄기만 잘라내서 그 자리에 덮어주거나 발로 밟아주기만 해요.

텃밭에 대한 계획이나 꿈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1년 단위로 분양을 받아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텃밭이지만 10년 후쯤에는 마당이 있는 집이나 전원주택에 살면서 매일 가꾸고 바라볼 수 있는 텃밭을 가꾸고 싶어요. 필요할 때마다 수확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매 순간 느끼고 싶거든요. 바로 수확한 채소로 지금처럼 맛있는 요리와 베이킹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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