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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듯 낯선 달걀 이야기

2020-05-11 07:20

진행 : 강부연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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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익숙한 식재료 중 하나다. 완전식품이라고 불리며 오랜 시간 인류의 영양을 책임져준 달걀. 매일 접하기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알고 보면 익숙한 나머지 크고 작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참고서적 <사이언스 쿠킹>(시그마북스), <달걀은 항상 옳아>(윈타임즈), <그 조리법, 영양소의 90%를 버리고 있어요!>(비타북스)
인류의 영양을 책임졌던 달걀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달걀 생산 및 소비 양은 35억5600만 개로 1인당 소비량은 연간 268개다. 이는 유럽연합(EU) 국가들보다 많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생각보다 많은 양에 놀랄 수도 있지만 달걀은 빵은 물론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기에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언제부터 달걀을 먹었는지 명확한 자료는 없지만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달걀을 먹어왔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 대표적인 세시풍속 중 하나가 설 전에 어른들께 보내는 귀한 음식, 어른들이 아랫사람들에게 보내는 음식인 세찬에 쌀, 술, 어물, 고기류, 꿩과 함께 달걀도 포함되었다. 산란용 닭은 1년에 자기 몸무게의 8배에 해당하는 알을 낳는다. 고기가 귀했던 시절 달걀은 고기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중한 단백질원이기도 했고 특유의 황백색은 음식을 아름답게 꾸며 식욕을 돋우려는 목적의 고명으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영양가가 높은 달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부엌의 필수 식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재료를 감싸거나 칠하고 묽게 또는 걸쭉하게도 하며 음식에 산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달걀의 힘은 모두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유화제로 이루어진 기본 구성에서 비롯된다. 달걀노른자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이 지방은 공기처럼 작은 지방구 안에 들어 있다. 지방구는 레시틴이라는 유화제에 감싸여 있는데, 우리도 종종 들어본 적 있는 레시틴은 지방과 물이 잘 섞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달걀노른자는 마요네즈를 만들 때 기름과 식초를 혼합하는 재료로 사용된다. 달걀흰자는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부분은 단백질이다.
 

영양과 환경을 위해 섭취해야 하는 달걀

2019년 미국의 국립과학원에서 15가지 식품이 환경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발표에서 달걀은 당당히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속가능성 면에서 생선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차지했는데, 토지 사용 및 고갈과 관련해서 다른 동물성 식품보다 영향이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인간에게는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의 주요한 공급 식품임이 증명되었다. 달걀 한 알은 셀레늄 하루 권장량 중 30%, 엽산의 하루 권장량 중 25%, 비타민 B12의 하루 권장량 중 20%, 비타민 A의 하루 권장량 중 16%, 비타민 E의 하루 권장량 중 12%, 철분의 하루 권장량 중 7%을 함유하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달걀을 완전식품이라 칭한 이유다.

하지만 1950년대 달걀의 콜레스테롤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과 살모넬라 식중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달걀의 좋은 점과 안전에 대한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다. 달걀은 오염된 대변으로부터 살모넬라균에 감염된다. 하지만 껍데기에 보호막이 있어 깨지지만 않는다면 내용물은 안전하다. 껍데기에 아주 작은 틈새가 난 달걀은 폐기해야 한다. 이제는 엄격한 규제 덕분에 감염된 알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뜨거운 불을 사용하는 요리 과정에서 세균이 모두 사라진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면서 달걀의 콜레스테롤 수치에 관한 걱정 역시 많이 줄어들었다. 영양가에 있어서 달걀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이 달걀을 하루 1개 정도 섭취하면 각종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서울대의 연구 발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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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을 위해선 흰자만 먹어야 한다?

다이어트나 몸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식단을 짤 때 보통 단백질이 많고 칼로리가 낮은 흰자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른자에는 류신을 비롯한 아미노산 등 근육의 합성을 돕는 영양소가 풍부하다. 달걀을 통째로 먹으면 근육 합성률이 1.4배 높아지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면 참고해보자. 또 달걀을 깨면 나오는 알끈은 제거하지 말고 꼭 섭취하도록 한다. 알끈은 노른자를 가운데로 고정하고 미생물의 침투를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요리 시 제거하는 경우가 많지만, 알끈과 노른자 막에 많은 시알산은 모유에도 들어 있는 영양 성분으로 항바이러스 작용이 높고 독감 예방에도 효과도 있다. 또한 달걀에 있는 항균성 단백질 중 하나인 리좀은 흰자 전체를 합친 정도의 양이 알끈 하나에 전부 들어 있다. 이렇게 중요한 성분이 풍부한 알끈을 평소 하듯이 떼어내 버리면 아깝다. 달걀은 필수아미노산이 매우 풍부한 이상적인 식재료이니 매일 잊지 말고 알끈까지 빠짐없이 챙겨 먹도록 한다. 시력 유지에 중요한 루테인 역시 영양제로 섭취하기보다 달걀을 2개 이상 먹는 것이 흡수력이 더 높다는 데이터도 있다.
 

어떤 달걀을 먹어야 할까?

달걀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큰 달걀이 값비싼 만큼 양도, 영양소도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흰자의 양 차이만 있지 영양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달걀의 크기는 왕란부터 소란까지 있는데 이것은 닭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알을 낳는 난관이 나이가 들면서 두꺼워지므로 달걀 크기도 함께 커지는 것이다. 영양가를 결정하는 노른자의 크기는 달걀 종류와 상관없이 거의 같다. 결국 달걀의 크기와 영양가는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또한 달걀 껍데기 색깔 때문에 영양소가 달라지는 일도 없다. 달걀 껍데기 색은 단순히 닭의 품종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달걀의 크기나 껍질 색을 보고 구입하기보다는 같은 가격이라면 신선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달걀을 흔들었을 때 소리가 나면 신선하지 않은 달걀일 가능성이 크다. 신선한 달걀은 껍데기 안이 꽉 차 있어 흔들어도 소리가 잘 나지 않지만,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달걀 내부의 수분이 외부로 증발해 내용물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신선한 달걀을 구입했다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 뒤쪽에 보관해야 수분 증발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문에 달린 달걀틀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달걀이 흔들려 흰자가 더 빨리 묽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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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달걀의 인기

달걀은 닭의 종류에 따라, 어떤 모이를 주느냐에 따라, 사육 환경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우선 유정란과 무정란의 가격 차이가 크다. 무정란은 암탉의 난소에서 스스로 만들어진 달걀이고, 유정란은 수탉과의 교미를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병아리로 부화할 수 있다. 유정란은 껍데기가 단단하고 비린 맛이 적으며 비타민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 요즘 프리미엄 달걀로는 ‘동물복지’ 달걀이 인기다. 국가에서 인증한 동물복지 농장에 가면 닭들이 흙을 밟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닭을 닭장에 가두어 키우거나 성장촉진제 주사를 놓지 않는다. 먹이 역시 사료만 주지 않고 배춧잎, 쌀겨 등 다양한 것을 먹이다 보니 비린 맛이 없고 영양분 역시 보통 달걀보다 높다. 특색 있는 달걀 중 가장 몸값이 높은 건 바로 ‘청란’이다. ‘금란’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달걀 한 알 가격이 2000원 정도로 비싸다. 청란은 ‘청계’가 낳은 알로, 청계는 사육 환경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산란율이 낮은 품종 중 하나다. 일반 닭이 하루 한 알을 낳는다면 청계는 보통 이틀에 한 알을 낳는다. 계절에 따라 산란율도 달라지기 때문에 몸값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왕 비싼 몸값을 더 높이기 위해 농장에서는 클로렐라, 솔잎, 매실, 죽순 가루, 표고버섯 등을 혼합해 만든 천연 발효 사료 등을 먹이는 등 모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밖에도 항생제를 먹이지 않은 무항생제 달걀을 비롯해 우리나라 재래종 닭이 낳은 토종 유정란까지 프리미엄 달걀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보통 달걀과 프리미엄 달걀의 가격 차이에 비해 영양 성분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양 성분과 맛 그리고 가격까지 꼼꼼하게 따져 어떤 달걀을 선택할 것인가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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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요리의 정석

달걀은 요리에 촉촉함 그리고 풍미를 더한다. 설탕과 섞으면 머랭을 만들 수 있고 케이크를 더욱 크게 부풀리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삶아서 또 프라이나 찜, 달걀말이 등으로 주로 달걀을 섭취한다. 달걀의 비타민 A는 지용성 물질로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영양을 더 흡수할 수 있다. 또 비타민 C가 풍부한 브로콜리나 양파와 함께 먹으면 철분의 체내 흡수를 도울 수 있다. 견과류나 생선알 등에 든 비타민 E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고 노화 방지에 뛰어난 성분이다. 이러한 비타민 E는 달걀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8배나 올라간다.

삶은 달걀의 경우 완숙부터 반숙까지 취향에 따라 삶는 정도가 다른데, 맛과 흡수를 위해서는 완숙보다는 반숙이 좋다. 달걀을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반숙은 1시간 반 정도인것에 비해 완숙은 약 3시간이 걸린다. 완숙으로 하면 달걀의 단백질이 완전히 변성되기 때문에 흡수하기가 어려워진다. 반숙 달걀은 영양소 흡수력도 더 뛰어나다. 더욱 효과적으로 먹으려면 저온에서 익힌 온천달걀이나 수란 등으로 비타민이나 항산화 물질의 손실을 줄여 먹을 수 있다.

작고 깔끔한 구 안에 묽은 노른자가 숨어 있는 수란은 만들기 까다로운 음식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다. 신선한 달걀로 만들 때 결과가 가장 좋은데 신선할수록 노른자를 둘러싼 세포막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달걀을 사용하는 것 외에 완벽한 수란을 만들기 위한 요건은 수란을 만들 물에 소금과 식초를 넣는 것이다. 소금과 식초는 흰자가 냄비 안에서 풀어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그리고 물 한가운데에 소용돌이를 만들면 달걀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수란은 냉장고 안에서 이틀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물에 다시 데우면 금방 만든 것처럼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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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달걀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

1 달걀 껍데기에 쓰인 숫자의 비밀 달걀 껍데기를 보면 초록색으로 알 수 없는 숫자와 알파벳이 쓰여 있다. 이는 현재 달걀 껍데기에 10자리의 숫자와 알파벳으로 산란일자, 생산자, 사육환경을 표시하는 산란일자표시제도에 따른 것이다. 맨 앞의 4자리 숫자가 산란 월일을, 중간의 알파벳과 숫자가 섞인 5글자는 생산자 고유번호를 나타낸다. 이 5자리 생산자 고유번호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가면 농가 이름과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의 한 자릿수 번호는 사육환경을 가리키는 것으로, 1은 방사 사육, 2는 평사 사육, 3은 개선된 케이지 사육, 4는 기존 케이지 사육을 뜻한다.

2 쌍란은 닭의 배란 문제에서 비롯된다? 하나의 달걀에서 두 개의 노른자가 나오는 것을 쌍란이라고 한다. 쌍란은 닭 산란 초기의 배란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닭은 태어난 지 20주 정도부터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초산 기간에는 배란이 불규칙한 경우가 있어 하루에 한 개가 아닌 두 개가 배란이 되면 쌍란이 나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쌍란은 기형 등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품질,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3 요리마다 활용하기 좋은 달걀 크기 달걀의 크기와 영양가는 상관이 없지만 대신 요리마다 활용하기 좋은 크기의 달걀은 따로 있다. 달걀찜이나 수플레(거품을 낸 흰자를 이용하여 크게 부풀린 요리) 등 부드러운 요리를 만들 때에는 흰자가 많은 왕란이나 대란을, 간단하게 해 먹는 달걀프라이는 소란을 사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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