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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가볍지 않은 통조림에 관하여

2020-04-19 10:36

취재 : 강부연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셔터스톡, 샘표식품  |  도움말 : 샘표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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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에 생산되는 한정적 식재료를 좀 더 오래 맛보고자 만들기 시작한 통조림. 냉동과 냉장 등 식재료 보존 기술이 발달하면서 통조림은 가볍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된 맛과 식감으로 새로운 음식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통조림은 결코 가벼운 식품이 아니다.

참고서적 <통조림의 탄생>(재승출판)
전쟁과 함께 발전해온 통조림의 역사

통조림은 무려 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통조림의 역사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이 전쟁 당시 군대에 신선한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 공모전을 열면서 시작된다. 이 공모전을 통해 1804년 니콜라 아페르가 최초의 병조림을 발명하면서 탄생된 것이다. 다만 식재료를 보존하는 데 필요한 고온 고압을 견딜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유리병은 무겁고 깨지기 쉬워 곧 철제 캔으로 대체되었다. 초기의 통조림 캔은 강철로 만들었으므로 요리사는 망치와 끌을 써서 열어야 했다. 이후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발발했을 때, 마침 좀 더 가벼운 캔이 발명되었고 캔 따개도 좀 더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10여 년 뒤에는 최초로 자체 따개가 달린 캔이 발명되기도 했다. 그리고 1959년 미국에서 고리에 손가락을 걸어 딸 수 있는 캔이 발명되었으나 사용자들이 따낸 고리 때문에 쓰레기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1975년 캔에 부착돼 있는 고리형 따개가 도입되면서 점차 사라졌다. 현대의 통조림 캔은 가볍고 부식에 강한 알루미늄으로 만든다. 또한 무겁고 깨지기 쉬운 유리병 대신 경량 플라스틱이 널리 쓰이게 되었다.
 

통조림의 원리

어떤 음식이라도 통조림으로 가공할 수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재료 종류와 가공 방법에 따라 수많은 종류의 통조림이 생산되고 있다. 종류별로 크게 나누면 어패류, 과일류, 채소류, 육류와 그 밖의 과일음료, 기호음료, 잼류, 유아식품, 환자식품, 애완동물용 먹이 등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200종의 통조림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통조림은 원료를 씻고 조리한 후 통에 담고 액을 주입한 후 탈기, 밀봉, 살균, 냉각, 검사, 포장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통조림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원료의 품질이다. 가장 신선한 원료를 가장 짧은 시간에 통조림으로 만들어야 원료 고유의 독특한 맛을 살릴 수 있기 때문. 이에 수산물 통조림 공장은 어패류의 조달이 용이한 항구 근처에, 과일이나 채소 통조림 공장은 원료가 재배되고 있는 산지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통조림의 재료는 삶거나 찌는 공정을 거친다. 생선은 단백질을 응고시켜 육질을 단단하게 하고, 과일과 채소는 여러 가지 산화 분해 효소를 불활성화하고 조직 중에 함유된 공기를 제거해 시간이 지나도 빛깔과 향기, 영양소 등의 변화를 방지한다. 이후 내용물로 채워진 캔은 내부의 공기를 제거하고 밀봉한다. 밀봉한 통조림은 살균 솥에서 가열살균한 후 품질 변화나 캔의 부식을 막기 위해 즉시 물로 냉각한다. 냉각을 마친 통조림은 낮은 진공도, 부풀거나 팬 것 등의 불량 캔을 선별하기 위한 검사를 거쳐야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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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anned food factory(1898)
2 샘표역사관에 전시되어 있는 1970년대 통조림 사진.
3 1960년대 샘표 고추장 통조림
4,5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포르투갈 정어리의 환상적인 세계’ 숍과 숍에서 판매하는 정어리 통조림.

한국 최초의 통조림 재료는 전복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통조림 재료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통조림이 제조된 것은 1892년 일본인이 전남 완도에서 어획되는 전복을 통조림으로 만든 것이었다. 이후 전북 김제에서는 1933년 특산품으로 ‘참새 통조림’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참새의 뇌와 내장은 자양강장제로 알려졌고, 참새고기는 간장과 맛술을 가미한 고급 구이 요리로 판매됐다. 참새 통조림은 대부분 서울에서 소비됐으며 군산과 전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통조림 판매가 시작된 시기는 1970년대다. 급격한 경제 발전이 이루어지던 시기로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고자 하던 지금의 샘표식품이 통조림 생산을 시작했다. 사실 샘표는 1960년대에 이미 캔에 담긴 장류를 선보이는 등 통조림 제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제 발전이 거듭되면서 시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샘표는 1970년대 들어 관계사인 조치원식품과 양포식품을 설립해 통조림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샘표는 복숭아가 맛있기로 유명한 조치원식품에서 복숭아·포도·옥수수 등 과일 및 농산물 가공 통조림을, 바다와 인접한 포항의 양포식품에서는 정어리·꽁치·바지락 등 수산물 가공 통조림을 생산했다. 이후 1974년에는 황도·백도·포도의 과일 통조림 3종을, 1976년에는 마늘장아찌와 깻잎 등 간장이 들어간 가미 제품군 시장(반찬 통조림 시장)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때 선보인 샘표의 깻잎 통조림은 올해 45살로 현존하는 반찬류 통조림, 깻잎 통조림 중에 가장 나이가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통조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참치 통조림이다. 1982년에는 동원식품에서 국내 최초의 참치 통조림 ‘동원참치’를 출시했다. 동원은 브랜딩에도 힘을 기울여 1983년 3월 상품명을 기존의 ‘동원참치’에서 ‘동원참치 살코기캔’으로 바꾸고, 포장으로 거대한 참치가 바닷물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특히 동원은 1984년 추석명절 때부터 참치캔 선물세트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여 획기적인 판매신장을 이뤘다. 참치캔 선물세트는 그해 추석 시즌에만 30만 세트 이상이 판매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지금까지 참치캔 선물세트는 없어서는 안 될 품목으로 취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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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델리시우스 고등어 필렛 칠리 고등어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살만 발라내 올리브유, 칠리, 소금을 넣고 재워 숙성한 후 캔에 담았다.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향이 나는 고등어는 밥과 함께 혹은 빵 위에 올려 먹어도 좋다. 125g 5천7백원.
2 하미레즈 레몬 정어리 통조림 레몬의 톡 쏘는 상큼한 향과 신선한 정어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제품으로 그냥 먹어도 맛있고 샌드위치와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 재료로 사용 가능하다. 25g 5천2백원.
3 스타부르 노르웨이 캔 고등어 살사 고등어 60%, 토마토, 양파, 파프리카, 겨자씨 오일 등을 넣어 만든 살사소스로 완성한 제품. 순한 살사소스와 부드러운 고등어 살이 어우러져 밥 또는 술과도 잘 어울린다. 110g 3천5백원.
4 보야 자이언트 스퀴드 통조림 한입 크기로 큼지막하게 썰린 자이언트 오징어가 담긴 캔이다. 자이어트 오징어는 쫄깃하고 담백한 풍미이며, 소금 간이 되어 있어 밥과 함께 먹기에도 좋은 통조림 반찬이기도 하다. 111g 4천5백원.
5 하미레즈 해바라기씨유 갈릭 대왕 오징어 통조림 심장질환 예방, 중성지방 감소,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오징어에 해바라기씨유와 마늘이 어우러져 술안주로 좋다. 120g 6천9백원.

기념품에서 밑반찬까지, 통조림의 변신

식품을 신선하게 유통하기 어려웠던 시절에 통조림이 비교적 저렴하고 오래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였다면, 요즘엔 그 종류도 많아지고 요리 쓰임새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는 반찬들을 통조림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깻잎과 콩자반은 물론 요즘은 고사리, 취나물과 같은 나물류도 통조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포르투갈에 여행을 갔다면 필수 쇼핑템인 정어리 통조림을 놓치면 안 된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중심가, 호시우 광장 근처에 있는 ‘포르투갈 정어리의 환상적인 세계’라는 가게는 화려한 인테리어로 놀이동산을 연상시킨다. 정어리는 물론, 훈제 연어, 바칼라우, 문어, 참치 등 18종류의 다양한 통조림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은 1942년 코임브라와 포르투 중간쯤에 위치한 무르토자라는 지역에서 시작된 ‘Comur’ 통조림 공장의 직영 소매샵이다. 1916년부터 2019년까지 그해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과 함께 그날 태어난 유명 셀럽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연도가 기재되어 있는 컬렉션 통조림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는 통조림, 달팽이, 치즈버거, 청어, 메추리알, 스시에 이르기까지 스위스와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종류의 통조림을 판매하고 있다.
 

2020년 통조림의 재발견

일본에서는 통조림 안주를 선보이는 술집이 2002년부터 붐을 이뤘다. 국내에선 최근 통조림의 인기에 힘입어 통조림 요리를 선보이는 곳들이 늘고 있다.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와인슈타인’은 포르투갈에서 온 통조림을 활용한 안주 ‘정메기 플레이트’를 판매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과메기를 먹는 방법대로 정어리 통조림을 선보이고 있는 것. 올리브유에 저장된 통조림 정어리를 배추, 김, 마늘쫑, 마늘, 쌈장, 겨자 그리고 즉석밥과 함께 먹는다. 비스킷에 양념한 다진 양파와 토마토, 통조림 정어리를 올려 먹는 ‘정어리 비스킷’도 인기다. 와인슈타인에서 판매하는 통조림은 포르투갈 브랜드 하미레즈로, 1853년에 설립되어 그 역사가 통조림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때와 비슷하다. 와인슈타인에서는 정어리 외에도 문어, 오징어, 대구, 참치 등 하미레즈 통조림을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다.

사운드온은 송파구에 위치한 간단한 캔 요리와 함께 다양한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양송이와 가리비, 정어리 캔 등이 대표적이며, 1만원 미만의 캔 안주는 혼술을 할 때 가격 부담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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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 또는 술안주로 추천할 만한 인기 통조림

2~3년 전부터 유럽의 정어리를 비롯해 고등어, 오징어, 문어 통조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유의 소스를 더해 밥반찬으로도 어울리고 원물에 올리브유나 소금만을 넣어 만든 오리지널 통조림은 다양한 요리와도 잘 어우러진다. 샐러드는 물론 파스타, 샌드위치 등을 만들 때 넣으면 맛과 영양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특히 신선한 올리브유에 절인 생선 통조림으로 파스타를 만들면 비린내가 나지 않을뿐만 아니라 만들기도 간편해 요즘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생선 통조림은 기름기를 제거한 후 와사비를 더해 김밥을 싸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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