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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니시·고명

2019-06-13 13:00

취재 : 강부연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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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장식하느냐에 따라 모양새가 달라진다. 음식은 아름답고 맛은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마지막 터치를 서양에서는 ‘가니시(garnish)’, 우리나라에서는 ‘고명’이라 부른다.

도움말 및 스타일링 김은희(더 그린테이블 오너셰프)
참고도서 <고명 아름다운 味를 얹다>(워크컴퍼니), <천년 한식 견문록>(생각의 나무), <더 그린테이블 쿡북>(그루비주얼)
한 접시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터치

수프에 띄운 싱그러운 허브 한 줄기, 스테이크에 컬러와 맛을 더하는 녹색 아스파라거스와 붉은 토마토, 샐러드를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화사한 꽃송이…. 모두 요리를 완성해주는 화룡점정, 가니시다. 가니시는 본래 음식 모양을 아름답게 하고 식욕을 돋우기 위해 올리는, 우리나라의 고명에 해당하는 곁들이 음식이다. 가니시의 사전적인 뜻 역시 ‘고명’이다. 요리의 장식을 뜻하지만 요즘은 음식 맛을 보완하고 배가시키는 역할도 포함한다.

더 그린테이블 김은희 셰프는 “가니시는 접시를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예요. 예전엔 감자나 아스파라거스, 당근과 같이 보편적인 재료를 흔히 사용했다면, 지금은 셰프의 성향에 따라 가니시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방식도 다릅니다. 어떤 셰프는 가니시를 아주 단순하게 만들고 메인 음식보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기도 합니다. 비주얼을 챙기느라 음식을 식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한때는 레스토랑에서 핀셋을 이용해 음식에 가니시를 꽂는 게 유행하기도 했어요. 저희는 음식 맛을 좌우하는 골든타임은 지키면서 가니시를 아름답고 정교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가니시를 올릴 때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어요. 첫째는 비주얼을 위해 요리와 상관없이 예쁘기만 한 식재료를 가니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메인 요리가 놓칠 수 있는 맛의 밸런스를 맞추거나 메인 요리에 부족한 식감을 더하거나 비슷한 식감을 주면서 메인 요리를 돋보이게 해야 합니다. 부재료이지만 주재료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연관성 있는 재료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생선 요리에는 식사처럼 함께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이 필요하니 가니시로 감자나 파스타 등을 곁들이는 게 좋겠지요. 고기 요리가 메인인 경우에는 육류의 느끼한 맛을 상쇄해줄 수 있는 새콤한 소스를 가니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가니시와 메인 요리는 맛과 컬러, 식감 등을 서로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요리사가 그리는 그림, 가니시

셰프가 새로운 메뉴를 탄생시키는 과정은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원하는 맛을 위해 식재료 하나하나의 맛과 조합하고 완성된 맛을 떠올렸다면, 이번엔 주재료를 베이스로 음식의 맛과 모양이 어우러지도록 가니시를 머릿속에 그린다. 식사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과정이 중요한 파인다이닝이라면 가니시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가니시에는 ‘나는 이런 요리를 당신에게 낼 것이다’라는 셰프의 결의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 요리인 고기와 생선은 어느 정도 테크닉을 익히면 누구나 맛있게 구울 수 있지만, 플레이팅은 감각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가니시가 발달한 외국 요리에서는 수셰프나 셰프가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가니시는 맛이 강하지 않고 담백하거나 부드러운 식감의 식재료를 소테(saute)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가니시로 쓰는 재료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지만 요즘은 폼이나 퓨레처럼 셰프의 창의성을 더한 것들이 많다. 가니시는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도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충분히 만들어 곁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단호박수프를 끓였다면 호박을 가늘게 채 쳐서 볶아 올리면 멋진 가니시로 훌륭하다. 견과류나 말린 단호박을 더해도 좋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주부의 센스와 위트를 발휘해 가니시를 더하면 음식의 맛과 품격이 업그레이드된다.
 

가니시 조리법

투르네
둥글게 돌리면서 도톰한 럭비공 모양으로 깎는 것을 말한다. 보통 당근으로 많이 만든다.

커넬
럭비공처럼 모양을 잡는 것을 말한다. 아이스크림이나 퓌레 등을 담아낼 때 주로 쓴다.

토마토 콩카세
토마토의 껍질, 꼭지, 씨를 없애고 사방 5~7㎝ 크기 정육면체 모양으로 깍둑썰기 한 것이다.

브륄레
설탕을 높은 열로 순식간에 태우듯이 익혀 캐러멜화한 것으로 식으면 딱딱한 갈색을 띤다. 디저트 가니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테
팬을 고온으로 달궈 단시간에 조리하는 방법으로 재료의 맛이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채소나 버섯 조리 시 주로 쓰며 가니시로도 많이 활용한다.

크루통
식빵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서 굽거나 튀긴 것으로 샐러드나 수프 등에 사용한다.

퓌레
채소나 콩과 식물을 으깨거나 곱게 다져 체에 거른, 가벼운 페이스트나 진한 액체 정도의 농도로 만든 것을 말한다. 보통 숟가락으로 긁어서 접시에 떨어뜨려 가니시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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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고명

우리나라 음식 역시 마무리는 고명으로 이루어진다. 고명은 음식을 아름답게 꾸며 식욕을 돋우려는 목적으로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는 장식이다. 한식에서 고명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기는 조선 시대다. 고명은 장식의 의미도 있지만 ‘이 음식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이라는 하나의 표식이기도 하다. ‘웃고명’ ‘웃기’라고도 하며, 강원도 방언으로 ‘게명’, 경기도 방언으로 ‘꾀미’, 충남 방언으로 ‘꾸미개’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유종하 셰프는 그의 저서 <고명 아름다운 味를 얹다>에서 “불에서 끓이는 음식이 발달한 한식은 조리 특성상 음식의 색감이 탁하다. 오랫동안 약한 불에 끓인 국물과 뜨거운 물에 데친 나물 그리고 김치와 같이 발효의 영향으로 재료 본래 형태와 고유한 색이 사라지기 십상인데, 이때 음식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바로 고명의 역할이다. 선조들은 오랫동안 음식을 푹 고고 발효, 숙성을 거쳐 깊어진 맛과 풍미를 소중하게 여기되, 음식의 색감은 양념과 함께 고명으로 살리는 방법으로 완성했다”라고 말한다.
 

어떤 재료를 썼을까?

우리의 고명은 원칙적으로 식품이 가진 자연 색조를 주로 이용한다. 예로부터 음양오행설에 따른 오방색(흰색,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을 이용하였다. 오색을 모두 갖추기도 하지만 한두 가지 색만 쓰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만들고 우주를 상징하는 음양오행론의 오방색 고명을 올려 음식을 마무리하고 만든 이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고명 재료로는 어떤 것들을 썼을까? 우선 흰색은 달걀흰자로 만든 지단, 껍질을 벗겨 하얗게 볶은 흰깨와 실백, 흰 파 등으로, 노란색은 달걀노른자로 만든 지단이 대표적이다. 파란색은 미나리, 호박, 오이 등 채소를, 빨간색은 실고추, 고춧가루, 대추 등을, 검은색은 석이, 표고, 목이버섯, 흑임자 등을 쓴다. 이밖에도 소고기, 채소, 견과, 종실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음성을 상징하는 동물성 식품과 양성을 상징하는 식물성 식품 그리고 오방색, 오미가 다 어우러진 식품을 주로 고명 재료로 사용했다. <고명 아름다운 味를 얹다>에는 고명 만드는 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생으로 쓰거나 얄팍하고 곱게 지져서 색감을 최대한 살려서 쓰는데, 모양은 채, 마름모, 장방형, 골패, 꽃, 가루 등이다. 미나리 실파는 대꼬치에 가지런히 꿰어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히고 지져 알맞은 모양으로 잘라 사용한다. 고명을 올릴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첫째, 음식과의 조화로움, 둘째, 색채의 아름다움, 셋째, 한국의 전통적 기교다. 채소는 5~7㎝ 길이로 잘라 곱게 채를 썰거나 골패형으로 재단해 살짝 볶거나 생으로 올리는 것이 좋다. 버섯류는 주로 말린 것을 다시 불려서 채 썰어 쓰는데, 특히 석이는 곱게 다진 것을 달걀물에 섞어 지단으로 부치면 독특한 무늬가 생긴다. 견과류도 채소류와 함께 고명으로 즐겨 쓰는 식재료인데, 딱딱한 껍질을 제거하고 곱게 다지거나 통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깨, 들깨, 흑임자와 같은 종실류는 통으로 쓰거나 빻아 가루로 쓴다.

한식의 고명은 서양의 가니시에 비해 재료가 한정적이고 모양도 거의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가니시와 마찬가지로 셰프들이 음식에 자신의 개성을 더하는 추세여서 감각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 고명 만드는 법

달걀지단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각각 고르게 저어 소금 간을 한 뒤 체에 내린다. 팬을 달궈 식용유를 얇게 바르고 한 김 식힌 뒤 달걀물을 부어 중약 불에서 앞뒤로 고루 익혀 음식에 따라 알맞은 모양으로 썰어 사용한다.

고기완자
곱게 다진 소고기에 두부를 물기를 꼭 짜서 넣고 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후춧가루 등을 넣어 고루 치댄 후 적당한 크기로 떼어 둥글게 빚는다. 밀가루를 얇게 바르고 달걀물을 입힌 뒤 팬을 달궈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굴려가며 익힌다.


굵고 통통하며 기름기 없는 것을 골라 깨끗한 면보에 놓고 비벼 닦은 뒤 고깔을 뗀다.

대파
뿌리와 잎을 제거하고 5~7㎝ 길이로 토막 낸 뒤 세로로 칼집을 넣어 속대를 뺀다. 여러 겹 겹쳐서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대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고 위아래를 약간씩 잘라 낸 후 돌려 깎아 씨를 뺀다. 펼쳐서 채를 썰거나, 돌돌 말아 썰어 꽃 모양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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