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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셰프의 레스토랑 8]김민지 셰프의 Min’s Kitchen

2018-10-05 13:37

취재 : 강부연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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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서 보이는 성공한 요리사는 대개 남성적 이미지다. <여성조선>은 매달 ‘셰프=남성’이라는 편견 속에서도 오직 요리 실력 하나만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여성 셰프들의 철학과 음식 이야기를 담는다.
그 여덟 번째는 평범한 식재료를 비범하게 요리해 내는 ‘민스키친’의 김민지 셰프다.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 저희 집은 제사도 많은 데다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늘 손님으로 북적거렸어요. 어머니 손맛이 좋으셨는데, 집안 행사가 있을 때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열 살도 안 된 꼬마가 앞치마를 찾아 매고 어머니를 도와드리곤 했죠. 중학교 때 ‘바순’이라는 악기를 연주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음악 공부를 위해 네덜란드로 떠났습니다. 음악 공부를 하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프랑스 파리로 가서 요리 수업을 받곤 했죠.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서 네덜란드 음악학교의 학장님이나 교수님, 지휘자, 친구들을 숙소로 초대해 불고기며 잡채, 김밥 등 한식 요리를 대접했습니다. 네덜란드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해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지만 요리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았어요. 민스키친을 열기 전에 작은 쿠킹 스튜디오를 시작했는데 많은 분이 좋은 평을 해주셨죠. 용기를 얻어 2008년에 청담동에 민스키친을 시작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한식 다이닝이 흔치 않았습니다. 한식 다이닝이 흔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작은 규모의 식당임에도 사업은 처음인지라 모르는 게 많아 힘들었죠. 룸으로 예약해달라고 해서 배정해뒀는데 예약시간에 손님이 와서 레스토랑이 좌식이 아닌 입식 룸이라는 사실을 알고 화를 내시기도 했어요. 당시만 해도 한정식집은 대부분 좌식이었거든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배워가며 몇 년을 쉴 새 없이 달렸습니다. 많은 분이 도와주시고 가르침을 주셨지만 제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손님들이었어요.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신조인데, 그게 좋다는 분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분도 있으셨죠. 그럼에도 민스키친 오픈 후 지금까지 단골손님들은 음식이 슴슴하지만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속이 편하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민스키친’에서는 어떤 요리를 선보이고 있나요. 요리를 시작하던 초기에는 테크닉에 주력했다면 몇 년 전부터는 기교보다 식재료에 집중하고 있어요. 요리 테크닉이 어느 정도 생기면 그 후에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가 음식 맛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힘들고 번거롭지만 음식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에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한식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장맛이지요. 민스키친에서는 매년 음력 11월에 메주를 띄우고 이듬해 정월에 장을 담급니다. 양력 5월 5일에는 간장을 뜨고요. 그렇게 만든 간장, 된장으로 찌개며 나물을 무쳐 냅니다. 매년 12월엔 김장도 하고요. 또 고기 육수보다는 진한 멸치채소 국물을 이용해 국물 요리를 합니다. 이게 민스키친의 맛의 비밀이라면 비밀이에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두 해 동안 <여성조선>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12명의 식품 명인을 만나 연재한 적이 있는데요. 명인의 작업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시기와 날씨, 재료 상태 등 명품을 완성하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분들이 만든 식재료는 많은 양을 쓰지 않아도 음식 맛이 깊고 재료 본연의 맛이 잘 드러나더군요. 그때 만난 젓갈이나 된장은 지금도 민스키친에서 요리할 때 사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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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억에 남는 식재료가 있다면요. 권기옥 명인이 만드는 ‘어육장’입니다. 김치처럼 땅에 묻어 숙성시키는 장으로 메주뿐만 아니라 육류와 어류의 동물성단백질이 같이 발효되기 때문에 땅속에 묻어서 일정 온도를 유지해 만들지요. 기름기가 적고 물기를 제거한 소고기, 닭고기 그리고 대구, 도미, 가자미, 조기, 병어, 민어 등 흰 살 생선과 전복, 새우 같은 해물을 잘 손질해 말려 넣습니다. 두부와 다시마까지 항아리 안에 메주와 함께 켜켜이 넣고 천일염을 거른 소금물을 채워 장을 담가 밀봉합니다. 보통 장은 맛을 봤을 때 오랫동안 음미해야 단맛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어육장은 먹자마자 입안에서 달고 구수한 맛이 나요. 일반 장에 비해 부드럽고 순한 맛이 나며 감칠맛이 뛰어나지요. 저도 재작년에 직접 어육장을 담가 옥상 항아리에서 숙성시키고 있는데요. 얼마 전 먹어보니 맛이 깊고 감칠맛도 뛰어나더라고요. 조금만 더 숙성시키면 훨씬 더 맛있어질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 갖는 분야가 있다면요. 레스토랑을 경영한 지 11년 되었지만 지금도 요리를 배우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어요.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조선왕조 궁중음식을, 숙명여자대학교의 한국전통음식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어요. 요즘은 중식을 배우고 있는데 레시피를 배운다기보다는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요리를 맛보는 과정이 즐거워요. 힐링 효과도 있고요. 또 한식공방 조희숙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고 있는데 저와는 다른 선생님만의 한식 해석이 굉장히 흥미롭고 자극이 됩니다. 궁중음식이나 고조리서에 있는 요리를 배우면 저만의 방식으로 레시피를 현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조희숙 선생님은 나름대로 한식을 해석하고 풀어내지만 한국적인 미나 맛은 꼭 지킨다고나 할까요. 요리 수업을 통해 다양한 음식 세계를 접할 수 있어 그 시간이 더없이 행복합니다. 셰프라는 직업의 특성상 힘들지만 결국 요리로 힐링할 수 있는 시간들이라 소중하기도 하고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호호 할머니가 되어도 요리와 관련된 무언가 배우고 있을 것 같아요.(웃음)

오늘 <여성조선>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실 세 가지 메뉴는 뭔가요. 부추닭강정과 매운꼬리찜, 잣소스새우무침입니다. 부추닭강정은 민스키친의 대표 메뉴 중 하나입니다. 튀김이지만 부추와 채소를 충분히 넣어 맛이 개운하고 새콤달콤한 소스가 입맛을 돋우지요. 레시피도 간단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매운꼬리찜은 민스키친의 시그너처 메뉴인 갈비찜 양념에 매운맛을 더해 완성하는데요. 소꼬리를 푹 고아낸 국물은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답니다. 잣소스새우무침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먹던 새우 요리를 응용해 현대화한 메뉴예요. 드레싱에 잣을 충분히 넣고 레몬즙과 설탕을 넣어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더했어요. 잣이 꽤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느끼할 수 있어 레몬즙을 더해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매운 꼬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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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소꼬리 1㎏, 당근 ½개, 무 100g, 감자 2개, 파채 적당량, 청양고춧가루 2큰술, 물 1ℓ
양념 마늘 6쪽, 대파 2대, 배·양파 ½개씩, 간장 6큰술, 설탕 3큰술, 청양고춧가루 2큰술, 매실청 1큰술, 참기름 ½큰술, 후춧가루 약간, 물 1ℓ

만드는 법
1 소꼬리는 먹기 좋게 토막 친 것을 구입해 기름기를 적당히 제거하고 찬물에 1시간쯤 다가 핏물을 뺀다.
2 당근은 한입 크기로 썰어 둥글게 깎고, 무는 큼직하게 썬다.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무 크기로 썬다.
3 믹서에 양념 재료 중 마늘, 대파, 배, 양파를 넣어 갈고 여기에 남은 모든 재료를 넣어 고루 섞는다.
4 냄비에 소꼬리와 물, 청양고춧가루를 넣고 중간 불에 1시간 30분 정도 푹 끓인다.
5 소꼬리 고기 부분이 부드럽게 익으면 썰어둔 당근과 무·감자, 양념을 넣고 고루 섞어 30분 정도 끓인 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6 ⑤의 소꼬리찜은 살과 뼈를 분리하여 그릇에 담고 파채를 올려 낸다.
 

부추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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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닭다릿살 350g, 튀김가루·물 10큰술씩, 부추 1줌, 다진 생강·채 썬 양파·편 썬 마늘 약간씩, 채 썬 청양고추 ½개 분량, 전분물(전분가루 1큰술, 물 1큰술) 1큰술, 식용유 적당량
소스 매실청 6큰술, 간장 1½큰술, 물 1큰술

만드는 법
1 닭다릿살은 힘줄과 지방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볼에 분량의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3 다른 볼에 튀김가루를 담고 물을 넣어 고루 섞는다.
4 부추는 손질해 4등분한다.
5 팬을 달궈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생강과 양파·마늘·청양고추와 부추 ½줌을 넣어 살짝 볶다가 ②의 소스를 부어 한소끔 끓으면 전분물을 붓고 고루 섞어 불을 끈다.
6 손질한 닭다릿살을 ③의 튀김옷을 입혀 180℃로 달군 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7 ⑤의 소스에 튀긴 닭다릿살과 남은 부추를 넣고 버무려 접시에 담는다.
 

잣소스새우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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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새우 300g, 레몬 ¼개, 감말랭이 2개, 죽순 1조각, 밤 3알, 표고버섯 1개, 배 ⅛개
소스 잣·우유 ½컵씩, 설탕 1큰술, 소금·연겨자 1작은술씩, 레몬즙 ½개 분량

만드는 법
1 새우는 끓는 물에 데쳐 레몬을 뿌린다.
2 감말랭이는 채 썬다. 죽순과 깐 밤은 얇게 편 썰어 찬물에 담근다. 배도 껍질을 벗겨 얇게 편 썬다.
3 표고버섯은 채 썰어 팬을 달궈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볶는다.
4 믹서에 분량의 잣과 우유를 넣고 곱게 간 뒤 나머지 소스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5 모든 재료를 접시에 담고 먹기 직전에 소스를 뿌린다.
 
 

 
김민지 셰프
음악을 전공했음에도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음악 대신 요리를 선택했다. 2004년 민스 쿠킹 클래스를 시작으로 2008년 퓨전 한식 다이닝 ‘민스키친’을 오픈해 오너 셰프로서 이끌어가고 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도 요리에 대한 열정은 그칠 줄 모른다.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조선왕조 궁중음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했으며,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전통음식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 한식은 물론 중식 등 다른 요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리 공부를 통해 기본에 충실하되 색다른 변화를 즐기는 한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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