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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셰프의 레스토랑 5]성현아 셰프의 SONA

2018-07-24 13:54

취재 : 강부연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  촬영협조 : 소나(02-515-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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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서 보이는 성공한 요리사는 대개 남성적 이미지다. <여성조선>은 매달 ‘셰프=남성’이라는 편견 속에서도 오직 요리 실력 하나만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여성 셰프들의 철학과 음식 이야기를 담는다.
그 다섯 번째는 창의적인 레시피와 아름다운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는 성현아 셰프다.
디저트 카페 ‘소나’를 오픈한 지 5년 되었다고요. 디저트 셰프가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내가 정말 잘하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불현듯 요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짐 가방을 들고 뉴욕 맨해튼에 서 있었죠. 보통 ‘베이킹’과 ‘페이스트리’는 프랑스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생소한 프랑스어를 배우기보다는 조금 더 익숙한 영어를 언어로 사용하는 미국이 유학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다양성이 프랑스보다 더 끌리기도 했고요. 화려한 웨딩 케이크, 쫄깃한 베이글, 샌프란시스코의 사워도우, 쫀득한 미국식 쿠키, 달콤한 컵케이크 등 각각의 컬러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미국식 베이킹과 페이스트리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만들고 있는 디저트들은 그런 컬러들을 전혀 반영하지 않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CIA를 다니는 동안 학외 연수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MGM 호텔에서 6개월 정도 일하게 되었습니다. 호텔 내에 위치한 10여 가지 다른 스타일의 레스토랑을 돌며 인턴십을 하던 중 ‘조엘 로부숑(Joel Robuchon)’이라는 프랑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견습생으로는 최초로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최고 스타일과 음식과 서비스 수준, 식재료 선정, 요리 스킬까지 그동안 경험하던 것들과는 차이가 컸습니다. 디저트를 만들어내는 방식, 사용하는 구성 요소들, 조합 등이 제가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정교하고 화려한 데다 복합적인 맛의 조화로움까지 순식간에 매료되었습니다.

선호하는 디저트 스타일이 있다면요. 당도가 높지 않으면서 식재료 각각의 맛을 살려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저 역시 당도가 높은 단맛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이 할 말인가 싶겠지만 사실 단 음식은 많이 먹지 못합니다. 금세 질리기도 하고요. 제가 만드는 디저트는 최대한 단맛을 다른 맛으로 제압하려고 합니다.(웃음) 예를 들어 신맛으로 밸런스를 맞추거나 허브나 과일의 아로마를 첨가해 향의 복합성을 부여하기도 하죠. 때로는 온도 차가 있는 컴포넌트를 추가해 맛의 다각화를 시도합니다. 과일을 많이 넣는 편인데, 신선한 과일만큼 완벽한 디저트는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손님들 역시 달지 않아 맛있게 드셨다고 표현하시는 분이 많아 제 노력이 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나의 시그너처 메뉴인 ‘슈가볼’은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슈가볼은 이미 페이스트리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기법입니다. 제가 일했던 조엘 로부숑에서도 만들던 메뉴고요. 설탕을 일정 온도로 끓이고 식혀 잡아당기고 붓는 과정을 통해 속이 빈 원형을 만들고 그 안에 디저트를 넣어 완성합니다. 만드는 공정이 복잡한 데다 극도로 조심하지 않으면 깨지고 보관하기 어려워서 일반적으로 많이 선보이지 않는 메뉴입니다. 생산성이 떨어지고 쉽게 만들 수 없다 보니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개인의 작은 업장에서는 판매하기 어렵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요리사가 많은 최상의 환경에서나 할 수 있는 메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디저트를 내는 곳이 없었고, 새로운 메뉴에 대한 갈망이 이 모든 불편함과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만든 슈가볼은 특징이 있습니다. 설탕 반죽을 여러 번 당기는 과정을 통해 불투명한 진줏빛 광택을 내는 공정을 빼고 투명함을 살림으로써 그 안에 넣은 식용 꽃이 그대로 투과되게 해서 신비함을 극대화했습니다. 설탕 두께를 최대한 얇게 해서 설탕의 딱딱한 질감이 먹을 때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크런치한 식감은 살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섬세한 작업을 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슈가볼 안에 무거운 걸 넣을 수는 없어서 가벼운 거품 질감의 샴페인 폼을 주입했습니다. 무거운 딸기, 판나코타, 치즈 스노 등을 먼저 그릇에 담은 뒤 그 위에 슈가볼을 올리고 여러 향신료를 가미한 딸기 소스를 별도로 뿌려 먹게 해 다양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컬러와 질감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특히 꽃을 재료로 한 메뉴들이 돋보입니다. 메뉴를 개발할 때 다양한 식감, 맛의 밸런스, 향의 조화, 온도 차 등을 적절히 활용하려고 고민합니다. 한 가지 재료의 깊은 맛보다는 다양한 재료의 맛이 조화를 이루는 디저트를 선호하기 때문인데요. 자연스럽게 디저트에 잘 쓰이지 않는 새로운 재료에 관심이 많고, 메뉴에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슈가볼’처럼 장식으로 많이 사용하는 식용 꽃을 활용한 디저트가 나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꽃이 가진 의외의 식감과 산도를 맛보신 분들은 다들 놀라세요. 그 외에도 로즈메리를 다져 넣고 만든 그라니타를 올린 ‘프로마주 블랑’이라는 디저트는 아주 기본적인 뉴욕 스타일 치즈케이크 위에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그라니타를 얹어 맛의 다각화를 시도한 메뉴입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치즈케이크를 산미가 감도는 요거트로 한 번, 로즈메리로 또 한 번 산뜻하게 만들지요. ‘베리 블러썸’이라는 디저트는 민트 오일을 첨가해 베리 소스의 향긋한 단맛에 민트의 청량감을 살짝 가미해서 맛의 변주를 시도했습니다. ‘오 초콜릿’은 뜨거운 소스 형태 초콜릿을 부어 먹는 디저트로, 온도 차에 따른 초콜릿의 변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재미를 담아냅니다.

새로운 레시피에 관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하루 종일 매장에 머무는 편이라 디저트 관련 도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책을 참고합니다. 요리에서 쓰는 기법을 디저트에 활용하기도 하고 조리용 식재료를 디저트에 적용해보기도 합니다. 의외의 식재료가 단맛과 잘 어우러질 때 정말 재밌습니다. 예를 들면 베이컨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거나 후추와 생강을 가미한 딸기 소스,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초콜릿 봉봉, 오징어 먹물을 넣어 만든 까만 에클레어 등이 그것들이죠. 

자신만의 요리 철학이 있다면요. 오너 셰프는 늘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만들어보고 적용하고 해봐도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인내력은 기본이고 창의력과 예술적 감각도 필요하죠. 수지 타산을 위해선 계산도 잘해야 하고요. 이 모든 것을 해내기 위해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잘 해내도 힘든 게 셰프로서 삶이거든요. 노력 이외에는 답이 없더라고요.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선 후회 없이 노력하고 그 결과물을 관조하고 또 놓아주어야 합니다.
 
오늘 <여성조선>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실 세 가지 메뉴는 뭔가요. 앞서 소개했던 ‘샴페인 슈가볼’과 ‘크렘 브륄레’ ‘프로마주 블랑’입니다. 크렘 브륄레는 아주 클래식한 디저트입니다. 크림과 달걀노른자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오븐에서 찌듯이 구워 만듭니다.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히고 표면에 설탕 막을 입혀서 토치로 설탕을 캐러멜라이징합니다. 캐러멜라이징한 표면은 빠삭하고 아래쪽 크림은 크리미하고 부드럽지요. 계절 과일을 곁들여서 크림과 과일의 조화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로마주 블랑은 원래 치즈의 한 종류이지만 소나에서는 ‘치즈+흰색’이라는 조합의 의미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치즈케이크 위에 하얀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곁들이고 로즈메리와 꿀, 레몬이 어우러진 그라니타를 곁들여 산뜻한 맛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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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Gold’ ‘Pretty’ 같은 의미를 지닌 ‘SONA’라는 단어를 발견하고는 우리 디저트와 딱 떨어지는 의미를 가졌다는 생각에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샴페인 슈가볼 champagne sugar 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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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슈가볼 1개, 치크케이크 가루 ½컵, 식용 꽃 약간
샴페인 폼 젤라틴 1½개, 샴페인 100g, 토닉워터 50g, 달걀흰자 75g, 비타민 C 3g
딸기 판나코타 딸기·생크림 125g씩, 설탕 20g, 바닐라빈 ½개, 젤라틴 ½개
딸기 소스 딸기 300g, 설탕 36g, 레몬 그라스 7g, 생강 6g, 통후추 1알, 레몬 ⅛개

만드는 법 
1 샴페인 폼을 만든다. 젤라틴을 얼음물에 불린다.
2 샴페인 50g을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고 얼음물에 불려놓은 젤라틴, 비타민 C를 넣어 녹인다.
3 남은 샴페인 50g에 토닉워터를 붓고 고루 섞은 뒤 달걀흰자를 넣어 고루 섞는다.
4 사이폰에 ③의 액체를 담고 가스를 2개 충전한 후 2시간 정도 냉장 보관한다.
5 딸기 판나코타를 만든다. 젤라틴을 얼음물에 불린다.
6 냄비에 생크림을 담고 잘게 썬 딸기와 설탕, 바닐라빈을 고루 섞은 뒤 중간 불에서 생크림이 살짝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15분 정도 우린다.
7 ⑥에 불린 젤라틴을 넣어 녹인 후 바닐라빈을 건져내고 핸드블렌더로 적당히 간 후 팬에 패닝하여 냉동고에 넣어 얼린다.
8 딸기 소스를 만든다. 딸기와 설탕을 대강 섞어 냄비에 담고 얇게 슬라이스한 생강과 손으로 살짝 으깬 후추를 넣는다. 여기에 레몬은 제스트 내고, 즙은 짜 넣은 뒤 레몬그라스를 넣고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뭉근히 끓인다.
9 딸기즙이 투명하게 우러나면 체에 밭쳐 액체만 밭아 차갑게 식힌다.
10 큰 볼에 딸기 판나코타를 깔고 그 위에 치즈케이크 가루를 뿌려 완전히 덮는다.
11 슈가볼에 식용 꽃을 예쁘게 넣고 샴페인 폼을 주입한 후 ⑩에 올리고 먹기 직전 슈가볼을 숟가락으로 톡톡 깬 뒤 딸기 소스를 뿌려 먹는다. 
 
 
크렘 브륄레 Crème Brûlé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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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생크림 500g, 달걀노른자 4개 분량, 설탕 75g, 바닐라빈 1개, 요거트 아이스크림 ½스쿱, 블루베리·산딸기·껍질 포도·식용 꽃 약간씩

만드는 법 
1 냄비에 생크림을 넣고 칼로 긁은 바닐라빈을 껍데기와 같이 넣는다. 여기에 설탕 25g을 넣어 중간 불에 올려 데운다.
2 냄비 가장자리가 보글보글 올라오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15분 정도 우린다.
3 넓은 볼에 달걀노른자를 담고 남은 설탕 50g을 넣고 휘퍼로 고루 섞는다.
4 ③에 ②의 따뜻한 생크림을 조금씩 넣으며 휘퍼로 저어 고루 섞은 뒤 체에 거른다.
5 ④를 오븐 용기에 담고 120℃로 예열한 오븐에서 중탕물을 받치고 30분 정도 찌듯이 익힌다.
6 ⑤를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히고 표면에 설탕 막을 입힌 후 토치로 설탕을 캐러멜라이징한다. 블루베리, 산딸기, 껍질 포도, 식용 꽃, 요거트 아이스크림 순으로 올려 장식한다. 
 
 
프로마주 블랑 fromage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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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요거트 아이스크림 1스쿱
치즈케이크 크림치즈 476g, 바닐라빈  ½개, 마스카포네 치즈 225g, 달걀 3개, 설탕 165g
통밀과자 통밀과자(다이제스티브) 113g, 설탕 12g, 버터 45g
로즈메리 그라니타 물 500g, 꿀 100g, 판 젤라틴 2개, 레몬 1개, 로즈메리 ½줄기

만드는 법
1 통밀과자는 비닐봉지에 담고 밀대로 두드려 잘게 부순 뒤 설탕 12g을 뿌린다.
2 버터 45g을 중탕으로 완전히 녹이고 통밀과자 부순 것을 섞어 팬에 얇게 펴 바르듯 담는다.
3 크림치즈는 실온에 두어 부드럽게 만든 뒤 키친에이드에 넣고 바닐라빈을 칼로 긁어 넣는다. 비터로 부드럽게 만든 후 설탕을 넣어 고루 섞는다. 마스카포네 치즈를 넣고 고루 섞는다.
4 ③에 달걀을 1개씩 넣어가며 거품이 생기지 않게 하며 천천히 섞는다.
5 ②의 통밀과자를 깐 팬에 ④를 담고 160~170℃로 예열한 오븐에서 중탕물을 받치고 찌듯이 30분 정도 굽는다.
6 로즈메리 그라니타를 만든다. 판 젤라틴을 얼음물에 불린다.
7 냄비에 물과 꿀을 넣고 레몬을 제스트해 넣은 뒤 레몬을 반으로 갈라 즙을 내어 넣는다. 로즈메리는 잎만 따서 잘게 다져 넣는다.
8 ⑦을 중간 불에서 꿀이 녹을 정도로만 살짝 데운 뒤 불을 끄고 불린 젤라틴을 넣어 녹인다.
9 ⑧이 완전히 식으면 용기에 담아 냉동고에 넣어 얼린 후 포크로 표면을 긁어 그라니타를 만든다.
10 큰 접시에 ⑤의 치즈케이크를 담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올린 후 그라니타를 보기 좋게 흩어 뿌린다.
 
 

 
 
성현아 셰프

대학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 CIA 요리학교에서 공부했다. 라스베이거스 미슐랭 3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조엘 로부숑(Joel Robuchon)과 뉴욕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아쿠아비트(Aquavit)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13년 디저트 전문점 ‘소나(SONA)’를 오픈하고 페이스트리 셰프로서 운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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