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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셰프의 레스토랑 4]조은빛 셰프의 플라워차일드

2018-06-14 13:58

취재 : 강부연 기자  |  사진(제공) :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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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서 보이는 성공한 요리사는 대개 남성적 이미지다. <여성조선>은 매달 ‘셰프=남성’이라는 편견 속에서도 오직 요리 실력 하나만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여성 셰프들의 철학과 음식 이야기를 담는다.
네 번째는 다양한 식재료와 요리 기법으로 뉴아메리칸 퀴진을 지향하는 플라워차일드의 조은빛 셰프다.

촬영협조 플라워차일드(02-553-2574, www.flowerchildkorea.com)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해 초·중·고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정부기관에서 통역사로 일하며 각계각층 인물들을 만났지만 제 마음속 관심사를 충족시키지 못했죠. 어릴 때부터 후각과 미각 그리고 시각이 예민하고 발달한 편이었어요. 식사 자리에서 음식 맛을 아주 세세하게 평가해 부모님께 혼이 난 적도 많았죠(웃음). 남다른 미각과 후각, 시각 그리고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은 통역사가 아니라 요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 CIA 요리학교에 입학해 공부하고 2015년 돌아와 레스토랑을 오픈했습니다.

‘플라워차일드’는 무슨 뜻인가요.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비롯된 행복을 추구하는 건전한 히피를 일컫는 명칭이에요. 저 역시 청소년기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보내면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접했습니다. 히피와 같이 어느 한 퀴진에 국한되지 않은 자유로운 요리를 하고 싶었고, 요리를 통해 손님들께 행복을 전하고 싶어 레스토랑 이름을 ‘플라워차일드’라 지었어요. 요리를 공부하고 뉴욕의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으며 저의 목표는 한 가지였어요. 한국에서 저만의 색을 담은 레스토랑을 여는 거였죠. 플라워차일드는 그 꿈의 산물이라 음식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주방 구조, 식기, 사소한 소품에 이르기까지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흔히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떠올리면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의 경직된 느낌이 많은데, 전 따뜻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었어요. 고객들도 분위기가 따뜻하고 편안하다고 칭찬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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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고스란히 음식에 담깁니다. 게다가 요리에 대한 열정, 사랑, 진심 세 가지가 더해지면 그 진심은 손님과 통한다고 믿어요. 플라워차일드는 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로컬 식재료를 다양한 기법으로 조리하는 뉴아메리칸 퀴진을 지향합니다.” 

현재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요리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프렌치 테크닉을 기반으로 한국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맛을 내는 글로벌 퀴진을 지향합니다. 특히 계절을 담은 스토리텔링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요. 사계절 신선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이나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메뉴에 스토리를 담죠. 예를 들어 ‘여름정원’이라는 샐러드는 랍스터에 여름철에 가장 맛있는 수박과 햇완두콩을 이용해 만든 퓨레를 곁들인 요리입니다. ‘가을숲’은 우엉, 버섯, 튀긴 퓨레가 어우러진 요리로 음식을 맛보는 순간 가을 숲을 거니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죠.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건 뭔가요. 아직 레스토랑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라 개인적인 취미나 즐거움보다는 플라워차일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요리하는 시간 외에는 손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 식사 진행 속도부터 작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레스토랑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을 검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어요.

새로운 레시피에 관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셰프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식재료의 맛을 기억하고 본연의 맛을 최고로 끌어내는 것이라 생각해요. 다른 식재료와 조합과 밸런스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중요하죠. 식재료가 궁금할 때에는 바로 시장으로 달려가 맛을 보고 머릿속에 저장해둡니다. 이런 기억이 새로운 메뉴를 구상할 때 영감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여행이나 산책 등을 통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앞에 언급한 메뉴 중 ‘가을숲’은 가을비가 내린 바로 다음 날 새벽녘 산에 오르면서 마주한 젖은 흙에서 나는 향, 건조된 나뭇잎, 마른 나뭇가지를 보고 영감을 얻어 플레이트에 담아낸 것이지요. 흙을 밟으며 거닐 때 나는 소리를 바삭한 식감이 나는 곡물로 표현했고, 솔잎에서 추출한 오일로 머랭을 만들어 소나무 숲을 연상할 수 있도록 했어요.

여성 셰프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성 셰프의 수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적어요. 심지어 미국에서도 셰프로서 성공한 여성은 극히 드물고요. 그만큼 셰프는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인 데다 개인 삶보다는 직업적인 삶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아요. 요리학교에서는 남녀 학생 비율이 비슷하지만 막상 졸업하고 나서 현장에 가보면 여성 수가 급격히 줄죠. 개인적으로 직업에 있어 성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성으로서 좀 더 쉬운 일을 택할 수는 있지만 저는 요리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셰프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많은 후배들 역시 그러길 바랍니다.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였어요. 굴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는 손님이었는데 제가 만든 굴 요리를 드시고는 감동을 받으셨다며 저를 만나보고 싶다고 청하셨어요. 손님 테이블에 갔을 때 그분이 저에게 건넨 찬사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분의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그 표정은 지금도 제 심장을 뛰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주방으로 돌아왔을 때 셰프가 “네가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고 한 말도 힘들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추억입니다. 요리하는 것이 가슴을 뛰게 한다면 꼭 시작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존경하는 셰프는 누군가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틀리에 크렌(Atelier Crenn)’이라는 미국 최초 미쉐린 투스타의 여성 셰프인 도미닉 크렌(Dominque Crenn)입니다. 그 레스토랑에서 짧게나마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른 레스토랑과 비교할 수 없는 창의성 넘치는 유니크한 요리가 매력적이었어요. 끈기와 인내력 역시 대단했고요. 저도 언젠가는 아틀리에 크렌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고 생각해요. 요리는 미술관에서 감상하는 작품과 달리 아무리 모양이 아름답고 보기 좋아도 맛이 없다면 감동을 줄 수 없죠. 정성은 거짓말하지 않아요. 진심을 담아 요리하면 그 진심은 꼭 통하리라 믿습니다. 많은 분에게 요리로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셰프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여성조선>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3가지 메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왈츠’는 베이비 채소를 비롯한 제철 채소에 새콤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나는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예요. ‘향연’은 도미를 이용한 요리로 유자청과 레몬을 넣은 소스를 더해 향긋한 향이 입맛을 돋웁니다. ‘제주목장’은 소고기 스테이크로 당근과 마늘종, 크림, 버터, 잣, 식초 등이 어우러진 소스가 별미입니다.
 

왈츠(샐러드) 4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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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베이비 채소 300g
허브 퓨레 시금치 100g, 민트·바질 5g씩, 마요네즈 30g, 레몬즙 1큰술, 소금 약간
시트러스 드레싱 양파 ⅓개, 다진 생강 ¼작은술, 오렌지즙 1개 분량, 올리브유 60g, 꿀 13g, 사과식초·물 20g씩, 씨겨자 1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베이비 채소는 씻어 찬물에 담갔다가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시금치는 끓는 물에 10초간 데쳐 얼음물에 담가 식혀 손으로 눌러 물기를 뺀다. 3 믹서에 ②의 시금치와 민트, 바질, 마요네즈, 레몬즙을 넣고 갈아 소금으로 간을 맞춰 시금치허브 소스를 완성한다. 4 믹서에 잘게 썬 양파, 다진 생강, 오렌지즙, 올리브유, 꿀, 사과식초, 씨겨자를 넣고 곱게 갈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춰 양파오렌지 소스를 완성한다. 5 접시에 베이비 채소를 올리고 ③과 ④의 소스를 곁들여 낸다.
 

향연(생선) 2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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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도미 필렛 1개, 염장 미역줄기 10g, 막걸리 1컵, 황금송이버섯 10g
유자 비니거렛 유자청·올리브유 1큰술씩, 꿀 ½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미소꿀 소스 꿀 25g, 간장 20g, 미소된장 1큰술, 다진 마늘 ½작은술, 간장 20g, 레몬즙 ½개 분량, 물 500㎖

만드는 법 
1 염장 미역줄기는 찬물에 담가 30분 마다 물을 3번 갈아 염분을 뺀다. 2 황금송이버섯은 머리 부분과 줄기 부분을 가위로 다듬는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유자 비니거렛을 만든다. 4 믹서에 막걸리를 넣고 갈아 거품을 만든다. 5 믹서기에 분량의 재료를 넣어 곱게 간 뒤 냄비에 넣고 15분 정도 저어 가며 끓여 미소 꿀소스를 만든다. 6 ⑤에 황금송이 버섯을 넣고 3분간 더 끓인다. 7 도미는 김이 오르는 찜기에 올려 두껑을 덮어 3분 정도 찐다. 8 염분을 빼 꼭 짠 미역줄기에 유자비니거렛을 기호에 맞게 넣어 버무린다. 9 접시에 남은 유자 비니거렛을 살짝 두른 뒤 ⑧의 미역줄기를 담고 그 위에 도미를 올린 뒤 ⑥의 소스를 뿌린 뒤 막걸리 거품을 올려 완성한다.
 
 
제주목장(소고기) 2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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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료 
스테이크용 소고기 등심 160g, 적근대 1장, 소금·후춧가루·포도씨유 약간씩
당근 퓨레 당근 1개, 생크림 ½컵, 버터 1큰술
마늘종 페스토 마늘종 2줄기, 포도씨유 ¼컵, 잣 20g, 식초 ½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당근은 껍질을 벗기고 일정한 크기로 썬다. 2 팬을 달궈 버터를 녹이고 당근을 넣어 3분 정도 볶다 생크림을 붓고 약한 불에서 40분 정도 저어가며 끓인 뒤 당근이 쉽게 으스러지면 믹서에 쏟고 곱게 갈아 당근 퓨레를 만든다. 3 적근대는 씻어 잎을 자르고 줄기는 한입 크기로 썬다. 줄기는 끓는 물에 5분간 삶고 잎은 양면에 포도씨유를 발라 접시에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넣어 바삭해질 때까지 돌린다. 4 마늘종은 끓는 물에 10분간 데쳐 매운맛을 뺀 뒤 믹서에 담고 포도씨유, 잣, 식초, 소금과 후춧가루를 약간 넣고 곱게 갈아 마늘종 페스토를 만든다. 5 소고기는 키친타월에 올려 핏물을 빼고 양면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골고루 뿌린 뒤 팬을 달궈 포도씨유를 두르고 앞뒤로 취향대로 굽는다. 6 접시에 구운 소고기를 담고 적근대를 올린 뒤 당근 퓨레와 마늘종 페스토를 곁들여 낸다.
 
 

 
 
조은빛 셰프

어릴 적 미국에서 살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하고 정부기관에 들어가 통역사로 일했다. 하지만 마음속에선 이게 아니다 싶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건 요리라는 것을 깨닫고 미국으로 돌아가 CIA(미국요리학교)에서 준학사 과정을 마쳤다. 토머스 켈러의 ‘퍼세’ ‘다니엘’ ‘아이피오리’ 등 다수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았다. ‘코트 오브 마스터 소믈리에(Court of Master Sommeliers)’에서 정식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2015년 여름 방배동 서래마을에 ‘플라워차일드’를 오픈하고 오너 셰프로서 열정을 다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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