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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승부거는 색다른 셰프들

2017-11-08 11:03

진행 : 최안나 기자  |  사진(제공) : 김상표, 신승희  |  어시스턴트 : 김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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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하나로 팬들을 몰고 다니는 셰프들의 새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들의 공간을 찾아 메뉴를 살피고 요리 팁까지 받아왔다.
김지운 셰프의 쿠촐로 테라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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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종류 중에 페코리노라는 치즈가 있어요. 파르미지아노 치즈가 들어가는 요리에 대신 써보시길 추천해요. 꼬릿한 맛이 강한 편인데 감칠맛이 아주 훌륭해요. 기존에 알려진 정석 재료에서 약간만 변화를 줘도 먹는 즐거움이 커지잖아요. 색다른 풍미의 치즈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페코리노 치즈를 활용해보세요.”
 
 
청담동에 너른 테라스가 있는 이탈리아식 선술집이 등장했다. 단단하게 올라선 회색 건물 안에 숨은 듯 존재하는 김지운 셰프의 ‘쿠촐로 테라짜’다. 쿠촐로, 마렘마, 볼피노에 이은 김지운 셰프의 네 번째 공간으로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음료, 이탤리언 안줏거리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건물 안과 밖 사이에 이렇게 조용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있다는 게 좋았어요. 테라짜는 ‘테라스’라는 뜻인데, 마침 제가 생각하던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졌죠.”

포장마차를 모티프로 한 만큼 메뉴는 술맛 돋우는 안주로 가득하다. 작은 접시 안주와 큰 접시 안주가 준비돼 있다. 작은 접시 안주는 보통 바 스낵과 길거리식 접시 피자, 파스타류, 큰 접시 안주는 스테이크 같은 메인 메뉴로 채웠다. 작은 접시 메뉴는 셰어하기보다는 1인 1접시로 즐기는 것이 팁. 배를 든든히 채울 생각보다는 다양한 이탈리아식 안주를 술과 함께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하다.

“원래 이탤리언은 전체요리, 파스타 코스, 메인 코스 이렇게 세 가지 코스로 먹는 게 정석이지만 이곳에선 이탤리언을 좀 더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길거리식 피자인 피제테를 비롯해 매장에서 자정부터 새벽까지 직접 구워 만든 사워도우 브루스케타 메뉴 등 안주로 제격인 다양한 오픈 샌드위치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맥주, 칵테일, 스피릿, 와인 등 주류 메뉴도 다채롭게 꾸렸다. 김지운 셰프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건 와인이다. 이곳에서는 특별히 내추럴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내추럴 와인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마니아들이 늘고 있는 오가닉 농법으로 제조한 와인으로, 어떤 첨가물 없이 오직 포도로만 맛을 낸다. 쿠촐로 테라짜에선 30가지가 넘는 내추럴 와인 리스트를 만나볼 수 있다. 가격대는 카테고리별로 7만7천원, 9만9천원, 11만원으로 청담동 치고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인다.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 만큼 1차보다는 2차로 즐기기에 좋아요. 가볍게 한잔한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오셨으면 좋겠어요. 낮술을 하기에도 좋거든요. 너른 테라스석에 앉아 도심 속 여유를 즐겨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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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딸리아타 수비드로(저온조리) 조리한 등심 스테이크를 얇게 저며 아루굴라 샐러드와 레지아노 치즈 그리고 20년 숙성된 발사믹 비네거와 같이 싸 먹는 지중해식 스테이크. 5만3천원.
(우) 피젯테 홈메이드 소시지, 모차렐라 치즈, 선드라이 토마토, 바질을 곁들인 이탈리아식 길거리 피자. 보통 식전주와 함께 먹는데, 보통 피자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지만 안주로 제격이다. 1만3천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2길33
전화 010-3347-1571
영업시간 매일 15:00~02:00
메뉴 사워도우 브루스게타 1만1천원부터, 피젯테 1만1천원부터, 고기 아뇰로띠 2만3천원, 슈퍼 토마토 해산물 스튜 5만2천원.
 
 
 
박무현 셰프의 무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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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할 때 아삭한 식감과 산미를 중요시해요. 요리에 피클을 잘 활용하는 편인데요. 피클에도 다양한 레시피가 있죠. 제가 추천하는 조합으로 한번 만들어보세요. 모스카토 와인, 화이트와인 식초, 설탕 비율은 2:2:1입니다. 맛있는 모스카토 와인과 화이트와인 식초를 동량으로 넣고 설탕을 절반, 거기에 타임이나 마조람 같은 허브를 함께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으면 완성이에요.”
 
 
제주 해비치 호텔 ‘밀리우’의 헤드 셰프였던 박무현 셰프가 서울 청담동에 둥지를 틀었다. 제주 최초의 파인 레스토랑 헤드 셰프였던 만큼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파인 레스토랑이 궁금했다.

“무오키는 메인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초이스할 수 있는 점심과 저녁 코스 요리를 선보여요. 주방이라는 무대에서 요리하는 셰프들을 마치 연극 관람하듯 감상하며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특별하죠.”

박무현 셰프의 생각은 무오키의 인테리어만 봐도 읽을 수 있다. 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홀과 극명히 대조되는 스테인리스 오픈 키친은 냉철함과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주방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그런 주방에서 요리한 음식을 코앞에서 서빙 받을 수 있는 바 석은 의외로 명당이다. 그래서일까? 무조건 바 석을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라고. 코스 요리를 내는 레스토랑에서 바 석에 앉아 혼밥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무오키만의 매력이다.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편이에요. 모든 테이블을 돌며 각종 메뉴를 설명해드리지는 못하지만 키친과 바로 연결된 바 석에 앉은 손님과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거든요. 메뉴도 설명해드리고 요리에 관한 질문도 받을 수 있죠. 바 석에 앉아 후회하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어요.”(웃음)

박무현 셰프의 강점은 한 가지 재료로 여러 가지 맛과 텍스처를 느낄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식재료 본연의 맛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은 이곳 요리를 더 즐겁게 맛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비트’라는 한 가지 식재료를 가지고 튀김, 퓨레, 소스, 파우더 등으로 다양한 맛을 내는 식이다. 메인뿐 아니라 디저트 메뉴에도 이런 특색을 묻어나니 코스 마지막까지 기대해도 좋다.

박무현 셰프는 무오키에서의 식사 경험이 ‘따뜻함’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셰프는 자신의 요리 철학을 담아 요리해 내지만 꼭 그것이 모든 손님에게 관철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무오키 요리가 충분히 맛있고 이곳에서의 식사 경험이 따뜻했다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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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오리(메인 코스 메뉴) 팬시어한 오리 가슴살, 염장 후 85℃에서 8시간 동안 저온 조리한 오리 다릿살을 맛볼 수 있다. 함께 곁들이는 비트튀김, 비트퓨레, 비트소스, 피트파우더, 비트감자 등 다양한 비트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우) 당근 디저트(코스 디저트) 셰프가 제주도에서 일하던 시절, 좋은 당근을 찾으러 다니던 중 예쁜 당근밭의 기억을 추억하며 만든 메뉴다. 당근소르베, 당근칩, 당근크림 등 총 5가지 방식으로 표현한 다채로운 당근 맛을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55길 12-12
전화 010-2948-4171
영업시간 매일 12:00~22:00(Break Time 15:00~18:00), 매주 일요일 휴무
메뉴 점심 코스 6만원, 저녁 코스 12만5천원.
 
 
 
장지수 셰프의 레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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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스테이크에 손수 만든 당근 퓨레를 쓰는 이유는 당근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서예요. 우리나라 당근은 서양 것에 비해 당근 특유의 단맛과 향이 잘 안 나거든요. 집에서는 퓨레를 만들기가 쉽지 않으니 오븐에 굽거나 익혀서 드셔보세요. 한결 풍미가 살아날 거예요. 오리는 약한 불에 오래 익혀야 껍질 밑 지방층이 녹아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요.”
 
 
레스트로는 장작과 숯을 이용한 그릴 요리를 선보인다. 서글한 인상의 장지수 셰프가 뜨거울 불 앞에서 거칠게 숯을 다루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예의 그 점잖은 미소처럼 섬세한 요리를 낸다. 장지수 셰프가 말하는 레스트로는 이렇다.

“기본적으로 숯을 이용한 그릴 요리를 선보이지만 음식 장르는 규정하지 않았어요. 식재료에 따라 프렌치나 이탤리언이 될 수도 있고 스페니시 퀴진이 될 수도 있죠. 그저 손님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양식을 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퓨전은 아니고요.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는 그런 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메뉴 하나하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해산물은 그날그날 시장에 나가 좋은 ‘물건’을 사들인다. 계절에 맞고 맛있는 식재료가 다 다르듯 레스트로의 메뉴판도 계절별로 조금씩 변화를 줄 예정이다. 

인테리어는 심플하면서도 세련됐다. 일부러 힘을 덜 준 듯한 인상인데, 입구부터 내부까지 요란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한갓진 서래마을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느낌이다. 액자 하나 걸지 않은 웜 그레이 톤 벽은 식사를 하는 내내 맘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한몫한다. 숯을 활용한 그릴 요리라고 하면 투박한 곳을 떠올리기 쉬운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고. 곳곳의 식물 인테리어가 유일한 포인트라면 포인트다.

손님 역시 편안하게 힘을 빼고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장셰프는 이곳이 딱딱하게 격식 차리고 기념일에만 찾아오는 레스토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제 오픈한 지 두 달 남짓. 그사이 캐주얼하게 이곳을 찾는 동네 사람이 많아졌다. 11~12월에는 그의 굴 요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추우니까 생굴로 먹지 않고 굴에 밀가루를 묻혀 버터에 노릇하게 구워내는 메뉴를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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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부라타치즈파스타 오일 베이스 파스타로 부라타 치즈와 방울토마토, 가지를 올린 심플한 파스타다. 부라타 치즈 한 덩어리를 통째로 올리고 빨간 치즈와 초록색 허브가 조화를 이뤄 눈마저 황홀하다. 시각에 민감한 여성 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는 매니저의 귀띔. 2만1천원.
(우) 오리 스테이크 숯불에 구운 오리 가슴살과 손수 만든 농축 당근 퓨레를 곁들인 레스트로의 메인 메뉴 중 하나. 겉은 놀랍도록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운 궁극의 오리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2만9천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6길 10 1층
전화 02-537-3829
영업시간 매일 11:30~22:00
메뉴 문어샐러드 2만2천원, 세 가지 타르틴 1만5천원, 생선 스테이크 2만8천원, 시그너처 스테이크 4만8천원, 하우스 와인 1만2천원.
 
 
 
김태환 셰프의 수부니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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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저희 가게만의 비프 타르타르 레시피 팁을 소개할게요. 소고기에 다진 양파와 치즈, 씨겨자, 사과 등을 넣어 양념을 하면 완성되는데요, 타르타르 위에 오징어먹물 튀일과 그라나파다노 치즈 튀일을 올리는 것이 포인트예요. 튀일을 포크로 부셔서 타르타르와 함께 먹으면 식감도 다양해지고 풍미도 더해져요.”
 
 
연남동 골목길을 여행하다 훌륭한 맛과 분위기,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담보하는 레스토랑에 가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지 않아도 오로지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자신 있게 내는 김태환 셰프의 두 번째 레스토랑 ‘수부니흐’다.

홍대에 위치한 그의 원 테이블 레스토랑 ‘쎄뿌뜨와’는 일명 프러포즈 레스토랑으로 입소문이 자자했다. 테이블 하나에 단일 코스로만 운영하는 콘셉트로, 따뜻하고 풍성한 코스 요리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쎄뿌뜨와는 코스가 정해져 있고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보니 손님들이 좀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식당을 오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이탤리언 퀴진 전공이고, 이탤리언 퀴진의 강점은 재료 본연의 맛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맛을 살리는 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걸 바탕으로 다른 나라 음식이나 조리법들도 수부니흐만의 스타일로 유러피언 비스트로를 선보이고 있어요.”

수부니흐는 쎄뿌뜨와의 아늑한 분위기와 온기는 그대로 가져왔다. 달라진 건 테이블 수와 풍성하게 늘어난 단일 메뉴다. 메뉴는 기본적으로 쎄쁘뚜와에서 코스 요리 중 반응이 좋았던 메뉴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메뉴 몇 가지를 추가 구성했다. 그중 양정강이찜, 관자보리리소토, 아란치니, 라자냐 등이 인기다. 기본가보다 조금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2인 세트, 런치 세트, 와인 세트 등 다양한 세트 메뉴 구성도 갖췄다. 앞으로 세트 외에도 합리적인 가격대 코스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반색할 만한 팁 하나. 와인과 잔을 가지고 오면 와인 콜키지가 무료라는 것. 와인 병수에도 제한이 없다. 깜박하고 잔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도 추가비용 5천원만 내면 잔을 빌릴 수 있다.

‘수부니흐(Souvenir)’는 프랑스어로 ‘추억, 기억’이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좋은 추억을 쌓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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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양정강이찜 양 정강이를 채소와 함께 레드 와인에 장시간 부드럽게 조리했다. 끓이는 동안 정강이뼈 골수가 녹아내려 소스와 어우러지면서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조리 시간이 길어 하루에 세 접시만 낸다. 2만8천원.
(우) 라자냐 12시간 동안 푹 끓인 라구와 베샤멜 소스, 치즈, 라자냐를 겹겹이 쌓아 오븐에 구웠다. 1만7천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38길 35
전화 02-335-7472
영업시간 매일 12:00~23:00(평일 Break Time 15:00~17:00 L.O. 22:00)
메뉴 아란치니 5천원, 비프 타르타르 1만5천원, 등심 스테이크 2만8천원, 가리비관자 보리리소토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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