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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렉터 고요의 집 엿보기

2018-03-12 19:03

진행 : 최안나 기자  |  사진(제공) : 김아름(49vis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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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과 함께 잠들고 아침을 시작하는 곳, 액자에 끼워둔 엄마의 손편지가 있고 늘 좋은 향기가 머무르는 곳, 가만히 앉아 제자리에 있는 물건들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곳. 공간 디렉터 최고요는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지낸다.
‘고요’라는 사람, ‘고요’라는 공간
HER INSTAGRAM @ koyoch
 
그녀는 자양동에 산다. 1층에 복권방과 피자가게가 있는 한 상가 건물 4층이 그녀의 터다. 이태원에서 3년여 살다 작년 여름, 이곳으로 이사했다. 고양이 두 마리, 튀케·타마냐와 함께 세 식구가 산다.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여전히 찬 공기가 맴도는 겨울 끝자락, 공간 디렉터 최고요의 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매혹적인 향기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싱싱하고 푸른 분위기를 지닌 향이다. ‘이렇게 좋은 향이 나는 집에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향기의 첫인상이 강해 이곳 주인인 최고요라는 사람이, 이 집이 더 궁금해졌다. 

이곳은 원래 한 가족이 17년간 살면서 단 한 번도 수리하지 않은 집이었다. 실 평수는 60㎡(18평). 큰 방 하나, 큰 방 하나를 두 개로 나눈 크기의 작은 방이 두 개, 거실과 주방, 화장실로 이뤄져 있다. 작고 가꾸지 않은 이곳을 그녀가 이사하면서 조금씩 손보고 돌봤다. 반전세로 얻은 집이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았다. 얼마간을 지내더라도 ‘행복하게’ 지내는 게 중요했다. 홈카페 분위기를 풍기던 이태원 집과 달리, 이번 집은 그저 멍하니 있어도 좋은 ‘편안함’이 키워드다. TV는 일부러 두지 않았다. 대신 편히 앉아 쉬거나 책 읽기 좋은 폭신한 패브릭 소파와 벽등 그리고 차를 마실 수 있는 큰 원형 테이블을 거실에 들였다. 침실에는 침대와 협탁만 있다. 온전히 휴식에만 집중하고 싶어서다. 여기에 어울리는 향기를 비롯해 나직하게 흐르는 음악, 초록 식물들, 세월이 묻은 빈티지 촛대, 곳곳에 붙여둔 짧은 메모와 편지 등 좋아하는 것들을 방 구석구석에 취향의 전시장처럼 채워 넣었다. 그렇게 ‘고요다운’ 공간을 만들어갔다.

“한 달을 살아도 평생을 살아도 ‘우리 집’ ‘내 공간’이라고 느끼며 지내고 싶어요. ‘좋은 집으로 이사하면’ ‘내 집이 생기면’ ‘지금 집은 좁아서 안 돼’라는 생각으로 지금 사는 곳을 내버려 두지 않았으면 해요. 집을 가꾼다는 건 ‘나를 돌보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공간디자인회사 텐크리에이티브tan creative를 운영하는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이던 시절, ‘하루를 살아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기록한 블로그(blog.naver.com/she9525)로 주목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공간 관련 일을 시작했다. 그녀의 인테리어 방법과 다양한 공간 아이디어는 집 가꾸기를 ‘언젠가’로 미루던 사람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인테리어 노하우 북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휴머니스트)도 냈다. 노하우 북이라고는 하지만 실용서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집을 대하고 가꾸는 법을 기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서이자 인테리어를 테마로 한 에세이에 가깝다. 독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내 취향이 묻어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가꾸며 사는 이야기에 독자들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전과 달리 집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게 아닐까요? 겉보기에 화려하진 않더라도 마음 편안한 곳, 그런 공간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는 것 같아요.”

최고요식 인테리어의 중심은 ‘나’다. 결국 내 삶의 방식에 대한 관심이 자신이 사는 곳에도, 더 나아가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냥 다 마음에 들어요. 싫은 곳이 없어요.” 이 집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공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쑥스러워하면서도 힘 있게 대답했다. 그녀는 이곳에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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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가꾸는 일은 속성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당장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시작해야 한다. 최고요는 “작은 시도를 통해 작은 변화를 맛보라”고 조언한다.

“집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고 무조건 새 가구를 들이는 건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침구부터 바꿔보세요. 비싼 게 기준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이 기준이 되어야겠죠. 좋아하는 촉감이나 패턴, 컬러의 침구를 찾아보는 거예요. 침구 다음으로는 커튼을 바꿔보세요. 패브릭 한 장이 만들어내는 포근함과 아늑한 느낌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제격이거든요. 가구를 바꾸는 것보다 부담도 덜하고요. 상처가 많이 났거나 컬러가 맘에 안드는 테이블이라고 무작정 버리지 마세요. 그 위에 테이블보를 덮고 화병이나 소품을 하나 두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찾아오거든요. 중요한 건 작은 시도를 통해 작은 변화를 경험하는 거예요.”

작은 변화는 정성껏 청소하고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는 과정에서도 찾아온다. “저도 귀찮은 걸 못하는 게으른 성격이에요. 정리정돈 습관을 들이려고 굉장히 노력했어요. 제일 먼저 집이 어질러지는 원인은 외출 후 집에 돌아와 옷을 아무 데다 벗어놓는 걸 거예요. 그런 식이면 음식을 먹은 그릇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게 되기 쉽죠. 연쇄적으로 집이 엉망이 되는 거죠. 옷 잘 걸어두기, 자고 일어나 이불 개기 같은 사소한 정리정돈 습관을 들이면 집이 흐트러지는 걸 못 견디게 될 거예요.(웃음) 나 자신을 막 대할 수 없듯이 내가 머무는 공간을 막 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조금 쉬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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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취향 찾기 tip

이미지 모으기 따라 하고 싶은 공간 이미지를 찾아 모은다. 자신을 깊이 있게 관찰하기 시작하고,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단, 어떤 점이 좋은지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을 모을 것. 추천 사이트 핀터레스트(www.pinterest.com)

모은 이미지 공통점 찾기 모아둔 이미지들을 보며 닮은 구석을 찾아본다. 일관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당황하지 말자. 나를 찾아가는 작업이다. 여러 방법을 활용해 이미지를 찾아보고 모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고, 취향이 발전한다.

무드보드 만들기 보드판 위에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들을 프린트하거나 오려 보기 좋게 모아놓는다. 그런 다음 냉장고나 책상 위 등 시선이 많이 닿는 곳에 잘 보이게 붙여둔다. 자주 보면서 일종의 시각훈련을 하는 것. 

참고도서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휴머니스트)
 
 
 
고요의 물건
그녀의 취향과 애정이 담긴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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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에서 티 타임을 즐긴다. 간절하게 찾던 무광 티포트는 티 카페 티콜렉티브에서, 너무 작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찻잔은 편집숍 인포멀웨어, 트레이는 무인양품에서 구매했다.
2 잠자기 전후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적어두려고 침대 옆에 메모지를 뒀다. 오데옹에서 구매.
3 중고 사무가구를 취급하는 곳에서 산 지류함이 빈티지 무드 서랍장으로 변신했다. 그 위에는 좋아하는 빈티지 촛대들을 나란히 진열했다.
4 난생처음 산 그림으로 함미나 작가 작품이다. 젊은 작가들 그림에 관심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오리지널 작품을 구매했다.
5 고양이들과 지내지만 요리는 혼자 해먹기 때문에 한 그릇씩 간편하게 먹는 음식을 주로 찾는다. 이 책은 한 그릇 수프 레시피가 다양하게 실려 있어 실용적이다. 디자인이 예뻐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한다. 
6 엄마가 주신 편지를 액자에 끼워 현관 신발장 위에 뒀다. 아끼는 물건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7 종이를 태워서 향을 피우는 페이퍼 인센스는 공기 중의 박테리아를 없애고 감기 예방이나 숙면에도 도움이 돼 애용한다.
8 어릴 적 살던 집에 있던 작은 나무 의자다. 버려질 뻔했지만 가만히 보니 나무도 반질반질하고 모양새도 귀여워서 쭉 함께하고 있다.
9 아끼는 편지, 사진, 그림, 엽서 등을 냉장고 옆면에 붙여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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