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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살고 싶다

2017-06-08 15:45

진행 : 박미현  |  사진(제공) : 김상표  |  어시스턴트 : 이송은, 김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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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아가는 각자의 모습에 따라 변화된 세 가지 한옥 풍경.
한옥 쇼룸 JE.F  김승준  대표
 
JE.F는 어떤 곳인가? 천연 가죽을 메인으로 나무, 금속, 돌과 같은 자연 소재를 활용해 가방, 지갑 등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선보이는 곳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디자인보다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추구한다. 그래서 그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한옥에 JE.F의 쇼룸을 열게 되었다.
 
쇼룸으로 적합한 한옥을 고르는 기준은?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원래 쇼룸의 역할이다. 제품만 돋보이기를 원했다면 도로변 1층의 쇼윈도가 있는 곳을 쇼룸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쇼룸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멋을 더하는 JE.F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곳이길 바랐다. 그래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옛 한옥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주로 북촌과 서촌을 돌아다녔는데, 북촌은 아주 큰 집을 제외하고는 툇마루가 있는 곳이 드물고 도로변과 맞닿은 곳이 많았다. 그에 비해 서촌의 JE.F 한옥은 툇마루가 잘 보존돼 있고 도로변과 그리 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공간 자체가 주는 고요함이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 그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리모델링을 했나? JE.F 한옥은 가정집으로 사용되다 몇 년간 방치되던 빈집이었다. 우선 내부의 기둥과 벽체를 제외하고는 벽을 모두 허물어 일자로 길게 이어지는 탁 트인 오픈형 구조로 만들었다. 그리고 기존의 오래된 황토 벽면은 시멘트로 매끈하게 정리하고 나무 기둥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화이트로 페인팅해 통일감을 주었다. 낮은 천장을 떼어내 낡은 서까래도 그대로 드러나게 했는데, ‘갑술년 구월 초삼일 미시 입주상량’이라는 글귀가 적힌 대들보도 그제야 모습을 드러냈다. ‘1934년 9월 3일 오후 1~3시 가운데 이 집의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올렸다’는 뜻인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게 놀라워 그대로 살려두었다.
 
빈티지 소품들이 많다. 사실 대학 때부터 빈티지 소품들을 모아온 빈티지 컬렉터다. 장식을 위한 인테리어 시공은 일체 배제하고 벽, 바닥 등 기본 공사만 한 뒤 그동안 가지고 있던 빈티지 소품과 가구들을 JE.F 제품들과 함께 배치했다. 테이블은 약 1950년대 미군들이 야전에서 쓰던 테이블이고, 수통 역시 실제 미군들이 쓰던 밀리터리 빈티지다. 밀리터리 제품들은 튼튼할뿐더러 이동하기 쉽게 가볍고 실용적으로 만들어진다. 곳곳에 설치된 조명과 시계, 그리고 토분 역시 모두 빈티지 아이템인데 세월이 흐를수록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한옥과 닮아 있어서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공간과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다.
 
JE.F가 어떤 곳이길 바라는가? 드라이플라워를 꽂아놓은 화분은 사실 1940년대 독일에서 만든 포탄피다. 이 포탄피에 꽃을 꽂아 전쟁을 종식시킨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JE.F의 한옥 쇼룸 역시 그저 물건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이런 따뜻한 감성도 전달하고 문화적인 체험도 두루 즐길 수 있는 그런 복합공간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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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76-4
문의 070-7756-2486, jeff-st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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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펍 기와탭룸  송주영·조현민  대표
 
어떻게 한옥 펍을 오픈하게 됐나? 워낙 맥주를 마시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수제 맥주에 관심이 생겼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전문적으로 수제 맥주를 만드는 수업을 들으면서 자주 수제 맥주를 만들어 먹었다. 그러다 오랜 친구와 함께 맥줏집을 열기로 계획을 세우고 2년 가까이 준비를 했다. 그즈음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 미국 포틀랜드에 갔다. 포틀랜드는 맥주업계에서 요즘 가장 핫한 곳으로, 양조장도 많고 어디서든 맥주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어떤 맥주를 마시는가도 중요하지만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맥주를 즐기는지 그 방식에 대해서도 눈여겨봤다. 화려하고 잘 꾸며진 곳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아니라 삶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오래된 공간을 그대로 살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신문을 보며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와닿았다. 처음부터 한옥에 펍을 차릴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옛 감성,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포틀랜드의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그러다 우연히 북촌을 찾았고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한 아담한 한옥을 발견했다. 거의 폐가 수준으로 관리가 안 된 한옥이었지만 정감 있는 골목 안에 위치한 점과 한옥이 주는 예스러움과 고즈넉함이 포틀랜드에서 느꼈던 감성을 풀어내기에 제격이라 생각했다.
 
어떤 한옥을 선택했나? 이 한옥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한옥에 비해 층고가 높고 비록 좁은 마당이지만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일단 공사 전 오랜 세월을 견뎌온 목재에는 가능한 한 손대지 않기로 했다. ‘한옥은 공사를 해보아야 그 민낯이 보인다’라는 말처럼 한옥은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공사 중 어떤 변수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견적을 미리 내는 게 의미가 없다. 우선 작은 방들이 많은 구조라서 벽들을 다 허물었다. 그런데 세로 기둥에 연결돼 하중을 지탱해줘야 할 보가 없어지니 집이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초 바닥공사부터 다시 시작했고 리모델링 비용 역시 그만큼 많이 들었다. 90~100년 정도 된 한옥이라 사실상 한옥 뿌리는 거의 다 썩어 있었다. 나름 이전 주인들이 살면서 보수 공사를 했지만 한옥의 이해를 가지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댈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두 달을 예상했던 공사는 그렇게 변수가 많아져 기둥과 목조, 기와 빼고 다 새로 리모델링하느라 네 달이나 시간이 소요됐다.
 
인테리어는 어디에 힘을 줬나? 내부 인테리어의 경우 가구는 최대한 힘을 빼는 걸 원칙으로 했다. 그래야 가구보다는 한옥 자체가 보인다. 기와탭룸의 상징인 맥주 탭 역시 기존에 있던 목조 구조물을 그대로 살려 거기에 맞게 맞춤 제작해 넣었다. 공간에 재미를 주기 위해 툇마루는 새로 제작했다. 여기에 소반을 놓고 편하게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아 보였다. 그리고 벽 쪽에는 바를 설치하고 맞은편 공간에는 클래식한 블랙 가죽 붙박이 소파를 제작해 라운지 느낌을 냈다. 한 가지로 통일하기보다는 공간의 특징을 살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맥주를 즐기는 분위기를 제공하고 싶었다. 공사 중 남은 기와를 쌓고 구멍을 뚫어 에디슨 조명을 넣는 방법으로 직접 기와탭룸만의 조명을 만들기도 했다. 천장에 매단 옛 문 역시 궁을 돌아다니며 보다 힌트를 얻어 오브제처럼 포인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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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74-7
문의 02-733-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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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게스트하우스 디귿집  이상현  대표
 
디귿집은 어떤 곳인가? 서촌엔 소형 한옥이, 북촌엔 대형 한옥이 많다. 이곳은 아담한 서촌의 소형 한옥으로 ‘ㄷ’ 자 구조라 사람들이 마당을 사이로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말 그대로 디귿 자 구조라 디귿집이고 사람들이 소통하기 좋은 곳이란 의미를 담았다. 디귿집은 단순히 쉬고 머물다 가는 공간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작가들의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하고 전문 아티스트들의 단막극 공연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깃든 게스트하우스다.
 
어떻게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게 됐나? 시각디자인 쪽으로 회사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지인과 함께 사회적기업을 시작했다. 그때 의식주와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됐다. 의는 패션 쪽으로 몽골에서 수입한 캐시미어 사업을, 식은 김치 사업을, 주는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했다. 그때부터 게스트하우스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고, 북촌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지인을 도우면서 게스트하우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다. 그분께서 좋은 한옥이 매물로 나오면 자주 소개를 해줬다. 그러다 지금의 디귿집을 만나게 됐다.
 
게스트하우스로 적합한 한옥을 고르는 기준은? 보통 서촌의 한옥은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디귿집은 골목을 빠져나오면 한옥 정면이 한눈에 들어와 다른 집과 다르게 웅장한 느낌을 줬다. 서촌에는 이런 한옥이 거의 없다. 그리고 집을 보러 갔을 때 아이 둘이 있는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정겹고 이게 바로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때부터 원룸에서 생활하다 보니 집에 대한 그리움이 컸는데, 집이 집이란 어떤 곳인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에 비해 관리가 굉장히 잘돼 있었다. 기둥과 기와에 문제가 있으면 공사가 커진다. 한옥은 자칫하면 리모델링 비용 때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데 목재들이 튼튼해 크게 손대지 않아도 바닥과 벽 등 기본 마감 공사만 하면 새롭게 게스트하우스로 꾸밀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내부는 어떤 공간으로 꾸몄나? 내부는 바닥과 벽을 새로 마감하고 단열 때문에 만든 천장을 떼어내서 기존 서까래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가능한 한 최소한의 것들을 놓아 집이 아닌, 사람이 돋보일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게 가구나 소품이 아닌 사람이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색감도 최대한 빼고 여백을 즐길 수 있도록 심플하게 꾸몄다. 한옥이라고 해서 한국 전통의 느낌을 살리지는 않았다. 그 대신 가구나 소품을 놓으면서 한국의 균형미를 맞춰 안정감을 주고 불필요한 것을 뺀 미니멀한 공간을 완성했다. 우리 일상은 수많은 것들로 둘러싸여 있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고 사람들과 잠들기 전까지 한마디를 더 건네며 함께하는 시간, 그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꾸미는 데 중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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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6-5
문의 010-9282-2174, blog.naver.com/digeut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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