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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와이프가 아닌, 강주은

2018-12-11 13:06

진행 : 문수진  |  사진(제공) : 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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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고 부드러운 음성 사이로 반짝이는 눈빛이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카메라 앞에 선 강주은은 단단하면서도 우아했다.

스타일리스트 천유경
헤어 김남현 부원장(아티스트태양02-796-9363)
메이크업 이정 실장
블랙 터틀넥 니트 톱은 우바, 다크 그레이 니트 랩 원피스와 그레이 롱 카디건은 퓨어캐시미어 NYC, 블랙 앵클 부츠는 보스 우먼, 진주 네크리스, 링과 이어링 모두 타사키.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제 인생에서 ‘가장 스위트 스폿’이라고 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 ‘행복’이 마냥 들뜬 기분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따끔한 경험을 하면서 수확한 것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어요. 쉽게 말하자면 철이 들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감히 완벽하게 철들었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요.(웃음) 인생을 날씨에 비유하자면 화창할 때도 있고 태풍이 몰아칠 때도 있는데, 그 와중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엔 행복감을 느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엄마가 뭐길래>를 통해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무엇인지 보여줬어요. 약 2년 전에 촬영한 건데, 요즘 재방송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이 다시 봐주세요. 한 여자가 인생을 살면서 책임을 지고 가는 부분이 어마어마하게 많잖아요. 남편, 집안, 가족 등. 특히 한국은 결혼하면 남편의 가정과 결혼하는 거잖아요. 저는 다행히 이런 부분에 대한 부담은 많지 않았지만 남편 몸 안에 시댁이 다 담겨 있는 듯했어요.(웃음) 결혼했을 때 딱 든 생각은 ‘큰일 났다’였어요. 결혼이라는 신중한 선택을 했는데 얼마 살지도 못하고 철없는 아이처럼 큰일 났다고만 하면 안 될 것 같았죠. 또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결혼 생활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나를 조절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해가 가지 않았죠. 외동딸로 부족함 없이 자라면서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맞춰나가는 게 힘들었어요. 왜 드라마를 보면 극단적인 와이프의 모습들이 나오잖아요. 그걸 보면 공감이 되고, 나도 금방 그렇게 될 것 같았어요. 그때 결심했죠. ‘절대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요. 당연하게 화가 나는 상황임에도 오히려 말을 아꼈어요. 상대방에게 시간을 준 거죠. 생각할 시간을요. 그렇게 인내한 시간을 에세이집 <내가 말해줄게요>에서 “천번 죽는 연습을 해왔다”고 표현했어요. 힘들 때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연습을 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남편이 먼저 문제에 대해 물어볼 때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말하며 잘못을 짚어줬어요. 소리 지르고 악쓰는 건 당연히 하지 않으려 했고, 오히려 말투도 더 부드럽게 했죠. 이런 수많은 연습을 거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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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터틀넥과 케이프 모두 로로피아나.

남편 최민수 씨와 알콩달콩한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가 화제예요. 결혼 25년 차인데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이 있나요? 처음에는 남편하고 저하고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하지만 살아가면서 남편이 제게 많이 의지하고, 저만은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함께 살면서 느껴졌어요. 결국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죠. 지금은 남편과 하나가 된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각자 우주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서 한 사람이 된다는 게 참 신기하죠. 지금은 같은 곳을 보고 같은 차원의 생각을 해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남편과의 일상을 처음 대중에 노출하면서 리스크가 많았어요. 말 그대로 리얼로 저희 일상을 보여줬기 때문에 당시 국내 정서상 맞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질타받을 만한 부분도 많았죠. 어디부터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고, 너무 솔직하면 비난받을 상황이라서 ‘일부분만 보여드리자’라고 생각했어요. 총 60회를 촬영했는데, 어느 순간 촬영을 마치고 남편과 ‘이 부분은 왜 말했어?’라고 싸우거나 부딪히지 않고 지나가는 걸 보면서 ‘우리가 정말 같은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시청자분들이 저희 모습을 보고 배울 게 많다고 말씀해주셔서 방송을 마치면서 많이 아쉬웠죠. 저희 부부는 할 얘기가, 보여줄 내용이 많이 남았었거든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요. 인스타그램 피드도 <엄마가 뭐길래> 종방연 사진을 제일 처음 올렸어요. 인스타그램으로 우리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었어요. 조금씩 반응이 오면서 저도 어느새 소통하고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책임감을 느꼈어요. 처음에는 나의 인스타그램이었지만 이제 저희 부부의 인스타그램이 되었고, 우리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채널이 된 거죠. 그냥 자랑하는 게 아니고 제 피드를 보고 누군가는 영감을 받거나 힘을 얻고,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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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케이블 니트는 씨, 그레이 플레어스커트는 페세리코,  브라운 스웨이드 롱 부츠는 로로피아나, 진주 이어링과 링은 타사키.

‘강주은’ 하면 건강하면서도 우아한 이미지가 떠올라요. 운동을 워낙 좋아해요.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고 운동하는 곳이 있는데도 한강을 자주 찾아요. 조깅도 하고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도 타고요.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하죠. 고등학교 때는 배구 선수도 했었어요. 야구도 좋아하고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지금은 딱 오토바이 타기 좋은 계절이에요.

주로 야외에서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데 피부 관리 비법이 있나요? 사실 피부 관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바뀐 건 최근이에요. 홈쇼핑에 제 이름을 걸고 방송을 하면서 뷰티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함께 방송하는 스태프분들이 뷰티에 늘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사이에 함께 있다 보니 신경 쓸 수밖에 없더라고요.(웃음) 모두 뷰티에 정통하신 분들이라 조언을 많이 받고 있어요. 지금은 알로에를 바탕으로 한 ‘큐어 크림’을 애용하고 있어요. 제주도 알로에 농장에서 기른 6년산 알로에로 만든 밤 제형 크림인데, 밤에 듬뿍 바르고 푹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 아침 피부가 촉촉하고 부드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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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터틀넥 니트 톱, 셔츠, 팬츠와 코트 모두 로로피아나, 진주 링은 타사키.

이너뷰티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아요. 남편이 마음을 단련해준 부분이 제 이너뷰티의 핵심 같아요. 저를 둘러싼 모든 것을 재료라고 한다면 그 재료를 잘 써야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세라고 생각해요. 자세가 안 되면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쓸 줄 모르잖아요. 다시 말해 어느 상황에서나 자기 위주의 자세를 취한다면 평생 타인에게 실망할 거예요. 누군가가 무조건 자신에게 맞춰주기만을 기다리면 그건 타인에게 의지하는 거잖아요. 마음을 가다듬고 단련해 완성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거죠.

본인은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저는 혼자 잘 지내는 사람이에요. 아니라면 한국에 오지 않았겠죠. 힘들 때는 한강에 나가 아들과 함께 산책하면서 ‘우리만의 세계’를 만들고 의지했어요. 아이들과 영어로 소통하면서 위로받곤 했죠.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 완벽히 소통할 친구가 없었거든요. 또 화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대신 상상하고 창작하는 건 모두 좋아해요. 예전에는 소소하게 책을 보면서 요리를 배우거나 남편이 아끼는 차를 몰래 타고 나가서 63빌딩까지 드라이브를 즐기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기도 했죠. 때로는 엉뚱할지 몰라도 저만의 세계에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편이에요. 

앞으로 계획이 궁금해요.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결혼이 제 인생 최대의 도전이었기 때문에….(웃음) 한국에서 일을 찾아 외국인 학교에서 13년간 일했고, 지금은 남편의 배경 없이 기획부터 제 이름을 걸고 홈쇼핑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어요. 인생에 또 위기가 닥쳐도 극복할 용기와 마음을 계속 열어놓는 것, 평생 배우는 자세를 갖추는 것, 이것이 앞으로 삶을 살아갈 저만의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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