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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ways SPRING TIME_이유리

cover story

2014-03-27 17:10

선과 악, 부와 가난, 흑과 백, 빛과 어둠…. 어느 쪽이든 선명하게 표현할 줄 아는 영리한 배우 이유리. 그녀의 실제 모습은 그 사이 어디쯤일까?

계절은 촬영 준비가 한창인 지하 스튜디오에도 찾아왔다. 주황색, 노란색, 분홍색 등 이날 준비된 의상이 행거에 걸린 그대로 꽃밭을 이뤘다. 그곳으로 봄 햇살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띤 이유리가 등장했다. 서른 중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마냥 소녀 같은 얼굴, 한줌도 안 돼 보이는 허리, 약간 수줍어하는 말투까지…. 그야말로 봄기운 타고 이제 막 피어난 들꽃이다.

의상을 보니, 확실히 봄이 오긴 했네요. 
봄이 되니 더 핫한 색상으로 입고 싶더라고요. 지난겨울이 유독 길었잖아요. 빨리 밝은 색을 입고 싶었어요.

비비드 컬러가 잘 어울려요.
예전에는 튀는 게 부담스러워서 주로 파스텔톤 계열만 입어왔어요. 이런 옷(튀는 컬러)들을 입으면, 어딜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입기 시작하니까 오렌지색, 핫핑크… 이런 색상이 좋아지더라고요.


- 화려한 드레이프 디테일의 스카이블루 컬러 드레스는 그리디어스. 

악역 즐기지만, 웃긴 캐릭터 욕심 있어
이유리는 MBC 새 주말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 출연한다. <아내의 유혹>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으로, 친딸과 양딸의 신분이 뒤바뀌면서 극도의 갈등 상황에 놓이는 두 딸과 두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한복집 친딸 장보리 역은 오연서가 맡고, 이유리는 양딸 도민정을 맡는다. 

얼마 전 드라마 첫 리딩을 했다는 소식 들었어요. 연자들과는 친분이 좀 있나요?
거의 처음 뵌 분들이고, 김지훈 씨만 구면이에요. <러빙유>에서 둘이 친구로 나왔거든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둘 다 ‘(세월이 지나도) 똑같다’면서 웃었어요. 그 덕에 금방 친해졌고요. 상대 배우로 나오게 될 오창석 씨나, 극 중 동생인 오연서 씨는 처음 만났는데도 좋더라고요.

50부작이라면 호흡이 긴 드라마네요.
전 거의 호흡이 긴 드라마만 해온 것 같아요. 초반에는 아역이 나오고 저는 6회 마지막에 등장해요. 그래서인지 리딩할 때 제 캐릭터를 맡은 아역 배우가 저를 유심히 보더라고요.(웃음)

<반짝반짝 빛나는>의 금란과 비슷한 캐릭터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금란이 가난하게 살다가 우연히 부자 친부모를 만난 이야기라면, 민정은 ‘나는 공주다’라는 생각으로 거짓말하면서 욕심 부리는 캐릭터예요. 지금까지 해왔던 악역과는 다른 것 같아요. 가난하게 살면서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는 골프 치러 가셨고, 나는 도우미 아줌마의 도움을 받는다’는 거짓말을 해요. ‘이렇게 가난하게 살 수 없어!’ 하는 거죠.

허영심 많은 캐릭터군요. 의상에도 많이 신경 써야겠어요.
지금처럼 과감하게 입으려고 해요. 드라마에서 한복 디자이너로 나오는데, 극 중 저에 대해 “컬러 배합을 잘해서 입는다”는 대사가 있거나 제가 직접 에지 있게 스타일링해드리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패션 감각이 있는 캐릭터거든요. 오연서 씨와 다르게 제가 최대한 핫하게 입게 됐어요.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라 ‘제2의 아내의 유혹’이 될 거라는 전망도 있어요.
그러면 좋죠. 시청률이 그 정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악역이 힘들 때는 없어요?
‘지옥에나 가버려라’ 하는 대사가 있었어요. 뼈 있게 이야기해야 하니까 진짜 힘들더라고요. 그걸 몇 번이나 연습하면서 이게 뭐하는 건가 했어요. 대사 외우느라 어떨 때는 똑같은 말을 100번 정도 해야 하는데, 센 대사라면 힘들죠. 남을 미워하는 감정으로 연기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티가 나거든요.

최근 <푸른 거탑>에서 사이코 누나로 나온 장면을 봤어요. 코믹 연기도 되던데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재미있고 웃기잖아요. 다만 저를 찾아주시는 작가 선생님, 감독님들은 이런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게 있어서…. 제가 힘들고 슬픈 역할을 많이 해왔으니, 기회가 된다면 우스꽝스럽게 보일지언정 웃게 하고 싶어요. 저는 개그맨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격이 그렇든 안 그렇든 어쩔 수 없이 웃겨야 하잖아요. 박준형 씨와 서경석 씨에게 ‘개그하고 싶어요’ 했더니 놀라시더라고요. <코미디빅리그>에 나가고 싶다고 했어요. 한 번 나가는 거 말고 코너 하나 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박준형 씨나 서경석 씨가 뭐라고 하던가요?
“할 수 있겠냐?”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여배우’의 이미지가 있으니까. 저는 여배우도 좋지만, 시청자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만 제가 개그 프로그램에 나가면 어설퍼서 안쓰러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있죠.(웃음)

민정처럼 공주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공주였으면 좋겠어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소탈한 편이라, 드라마에서만큼은 화사하게 나오는 게 좋더라고요. 제가 딸, 아들, 딸, 딸의 막내로 태어났거든요. 부모님은 딸, 아들, 딸, 아들을 바랐는데 제가 태어난 거죠. 어릴 때부터 무거운 거 다 옮기고…. 사랑은 많이 받았지만 공주같이 자라지는 못했어요. 

어머, 보기와는 다르게 자랐군요.
여기 올 때 지하철 탔어요. 재미있더라고요. 아침이라 다른 사람들처럼 같이 출근하는 기분이 신선했죠. 자가용 타고 다니는 것도 감사하고 편한데, 지하철이나 버스도 타면서 많은 분들 보는 것도 좋더라고요. 제가 대중교통 이용한다고 하면 많이 놀라던데, 가는 곳이 멀지 않을 때는 웬만하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요. 교통 체증도 없고, 주변도 돌아보고, 사람들도 구경하고… 그런 게 좋더라고요.


- 라이트핑크 컬러 시폰 소재 슬리브리스 톱과 그린 컬러 미니 스커트는 로베르토 토레타. 볼드한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반지는 더퀸라운지와 겟미블링. 

스페인에서 찾은 꿈
이유리는 최근 의류 사업을 시작했다. 스페인 디자이너 로베르토 토레타와 손잡고 의류 브랜드 ‘로베르토 토레타’를 국내에 론칭한 것. 이유리는 이 브랜드의 아시아 독점 공급 회사 공동 대표이자 전속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로베르토 토레타 측은 “이유리는 동서양의 매력을 겸비한 아름다운 배우”라고 평하며, “아시아권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아시아 시장 공략 등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언제부터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나요?
연기자로서 팬들에게 재미있는 뭔가를 제공하고 싶어 생각하다 보니까 의류 쪽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쉬는 기간에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그전에도 쇼핑몰 대박 경험이 있던데요.
이번에는 브랜드 위주로 해보려고 해요. 한국에도 좋은 제품이 있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디자인이나 컬러감이 좋은 제품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브랜드를 찾던 중 스페인 디자이너 로베르토 토레타를 알게 됐어요. 얼마 전 스페인에 갔을 때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패션쇼에서 스페인 배우들도 만났고요. 그 결과 아시아 최초로 제가 그 브랜드를 독점 판매하게 됐죠.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디자이너네요.
패션업계에서는 유명한 명품 브랜드예요. 스페인 공주도 즐겨 입는다고 해요. 스페인에서는 패션계의 회장으로 통하더군요.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컬러감이 있어서 예뻐요. 토레타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해요. 마침 제가 이미지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함께하게 됐어요. 

드라마 캐릭터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이번 방송에서 의상을 활용하려고 해요. 사실 이 드라마를 위해서 패션 사업을 시작한 거였고요. 어떻게 하면 독특하게, 남다르게 입을까 했거든요. 방송은 평범함보다는 일상생활에 연극적인 요소가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과해도 되죠. 일반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런 걸 입지?’ 해도, 심지어 우스꽝스러워도 재미있어요. 웃긴데? 하면서도 보게 되거든요. 

스페인에서 찍은 화보는 독특한 오라가 있던데요.
남편이 찍어준 사진이에요. 헤어, 메이크업, 의상은 제가 직접 한 거고요. 둘이서 찍은 사진인데, 재미있었어요. 현지에서 액세서리 구입해서 스타일링하고. 잘 입고, 못 입고를 떠나서 내 마음대로 해본다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 지퍼 장식의 네이비블루 컬러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로베르토 토레타. 귀걸이는 겟미블링.

결혼 4년 차, 여전히 신혼
이유리는 4년 전 띠동갑 전도사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먼저 프러포즈해 1년을 기다릴 정도로 놓치기 싫은, 사랑하는 남편과는 여전히 신혼을 즐기는 중. 어떤 음식이든 스마트 폰 검색 레시피로도 척척 해낼 정도로 능숙한 주부 9단이기도 하다.

‘국민 며느리’라는 닉네임이 있는데, 실제로도 사랑받는 며느리인가요?
시댁 식구들이 워낙 좋은 분들이라서 제가 편하게 사는 거 같아요. 맘 편히, 사랑 많이 받아요. 아참, 도련님이 저희 회사 대표님이세요. 제가 편하게 일하고 싶다고 도련님께 도와달라고 했더니 (소속사를) 차려주셨어요. 도련님도 착하고 좋아요.

공과 사 분리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엄격하게 공과 사가 분리돼서, 나도 모르게 못되게 굴기도 했어요. 아마 도련님이 ‘형수님이 왜 이러시나, 성격이 보기보다 안 좋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러다가 ‘아 맞다, 우리 가족이지!’ 하고 반성했죠. (소속사 대표: “형수님이 일에는 워낙 프로페셔널이라 이해하죠.”)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하는 생각이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도련님이 소속사 대표라니 남편이 좋아할 것 같네요.
물론 그렇죠. 함께 일해온 오래된 매니저도 있고, 일하는 분위기는 편안해요.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하죠.

방송에서 남편 자랑을 해서 ‘남편바보’라는 말도 들었어요. 지금도 그렇게 좋은가요?
저희는 지금도 신혼이에요. 올해 결혼한 지 4년 됐는데, 사람들이 ‘무슨 신혼이냐?’고 해요. 신혼이 대체 언제 끝날까요? 자주 못 보니까 더 애틋한 것 같아요.

요리 프로그램에서 요리 솜씨를 뽐내기도 했는데, 요리 재미있나요?
매일 똑같은 것만 해주기 미안해서 이것저것 하고 있어요. 요리를 굳이 배울 필요는 없더라고요. 인터넷 검색하면 레시피 정보가 많고 주부들의 노하우도 가득해요. 한번은 도련님 생일에 고기를 사다가 스테이크를 해봤어요. 여섯 식구 먹는 데 10만 원밖에 안 들었죠. 좋은 고기로 샀는데도. 얼마 전에는 양장피도 했어요. 양장피가 한 봉지에 5천 원, 1만 원이더라고요. 두 봉지 사서 삶고, 채소 썰어놨더니 양장피가 됐어요. 탕수육은 만들었는데 좀 어렵더라고요.

주부 9단이네요.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 중의 하나가 먹는 거잖아요. 요리는 바로 활용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도 주고…. 스테이크소스를 만들 때 블루베리를 갈아 소스로 활용했더니  가족들이 먹어보고는 ‘어, 이거 무슨 소스야? 괜찮네’ 하는 거예요.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황홀해요. 

남편이 성직자이다 보니 결혼 생활도 경건할 것 같은데, 어때요?
남녀가 언어 체계가 달라 싸울 일이 많잖아요. 남자가 ‘미안해’ 하면, 여자는 ‘뭐가 미안한데?’ 하는 식이요. 그런데 성경 말씀이나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서 메시지를 듣고 서로 노력해서 좋아요. 부부는 1, 2년 살다가 헤어지는 게 아니라 50년 이상 함께 사니까, 위기도  있겠지만 환경이 바뀔 때마다 적응해가며 고비를 넘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군가 제삼자의 조언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취재 두경아 기자
사진 이보영(studio roc)
헤어 채민(에스휴 02-3448-3007)
메이크업 희숙(에스휴)
스타일리스트 김영미
협찬 겟미블링(070-8253-9892), 그리디어스(070-4028-4132), 더퀸라운지(02-548-7218), 로베르토 토레타
(www.yuly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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