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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32]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친퀘테레 국립공원은 아름다웠다

2020-07-27 11:57

글·사진 : 이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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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크고, 넓고, 아름답고, 고풍스럽고 맛있다. 온 도시가 문화유적지의 보고이며 그 풍치 또한 빼어나다. 특히 토스카나 지방은 이탈리아 여행지의 백미. 토스카나 지역의 여행의 중심인 피렌체를 시작으로 ‘빈치, ‘피사. ‘루카, 고대 중세도시의 유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시에나, 성프란체스코와 성 클라라가 몸소 고행하던 ‘아시시’ 등. 그 어느 곳도 놓칠 수 없는 도시들이다. 그래도 친퀘테레 국립공원만큼 여운이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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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퀘테레 바다

 *5개 마을이 합쳐진 ‘친퀘테레’ 국립공원

토스카나는 이탈리아 중부의 아펜니노 산맥과 티레니아·해 사이에 위치한다. 고대 에트루리아 문명의 발상지로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모든 것을 다 갖췄다. 가는 곳마다 유명 예술가들을 조우하고 놀라운 건축양식에 입이 척 벌어진다. 산간지대가 아니더라도 올리브 나무는 지천이고 떫지 않은 와인 맛에 매일 길이 들여진다. 무엇보다 한국 음식이 그립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지천이다. 토스카나 지역에서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은 친퀘테레(Cinque Terre) 국립공원이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 주에 위치한 친퀘테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이다. 라 스페치아(La Spezia) 지방의 5개 해안 마을은 기차, 배, 산길로 연결된다. 친퀘테레의 5개 마을 중 놓쳐도 될 곳은 없다. 넉넉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찾아가야 한다.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 베르나차(Vernazza), 코니글리아(Corniglia), 메네롤라(Manarola), 리오마지오레(Riomaggiore)가 5개의 마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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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소 바다

 *어부의 아내들이 색칠한 형형색색의 가옥들

리비에라 해안마을을 잇는 거리는 총 18km. 직선으로 이어진 길이라면 어려울 게 없고 관심 또한 끌지 못했을 터. 눈부시게 푸르른 청빛 바다에는 유럽 스타일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배들이 정박해 있다. 기암 위에 들어선 듯한, 깍아 지른 해안가의 좁은 땅에 들어 앉은 컬러풀한 가옥들이 눈부시다. 바다로 조업 나간 남편들이 집을 잘 찾아오라고 아내들은 건물에 색칠을 덧칠했다. 형형색색 빛깔을 달리하는 건물들과 바닷가 풍치가 잘 어우러져 그림 같은 모습이 연출된다. 오랜 세월이 흘러 벽면 군데군데 색이 벗겨지고 바랬지만, 그 자체로도 또 다른 멋을 품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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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마지오레

친퀘테레 여행 시작은 대부분 리오 마지오레부터다. 이른 아침에 만난 첫 마을의 느낌은 한마디로 경이롭다.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선 골목 길을 빠져나와 선착장에 서면 아침 햇살이 마을 안쪽으로 조금씩 스며든다. 여행자는 그저 할 말을 잃는다.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바다색 위에 이국적인 향기를 물씬 자아내는 배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자는 없다. 현지민들의 이탈리아어 소리가 함께 아우러지면 라이브 영화를 보는 듯 착각한다. 아름다움을 넘어서 여행객의 마음을 묘하게 뒤흔들어 놓는 아침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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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소 알 마레의 해안선

 *배를 타고 첫마을 몬테레소로 가다

다음 마을로 가는 행로는 기차가 아닌 보트다. 배를 타고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가장 눈길을 끄는 네 번째 마을을 비껴 5번째 마을인 몬테로소 알 마레에 발을 내딛는다. 몬테로소는 새의 양 날개를 펼친 듯, 마을이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동굴은 해안가를 잇는 통로다. 환한 빛줄기를 보여주는 동굴 끝자락에는 길거리 음악가의 노랫가락이 아련하게 울려 퍼진다. 봄부터 가을까지도 낯 햇살이 따가운 이곳. 해안에서는 으레 수영을 즐긴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아이스크림 집에서 산 달짝지근한 맛이 혀 끝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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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소 알 마레

 해안 끝자락에는 눈길을 끄는 바위 조각이 있다. 바위 위의 조각상은 온갖 고행의 흔적으로 일그러져 있다. 절대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해물파스타를 먹고 나서야 육로를 따라 베르나차로 향한다. 해안을 잇는 초입의 바닷 길은 아름답다. 깍아지른 듯한 벼랑 길에 만들어진 소로는 먹고 살기 위한 현지민과 노새들의 땀 흘림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척박한 땅에는 포도나무와 올리브나무가 심어져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쫒기고, 마음 급한 여행객이 선택할 코스는 아니었다. 베르니차까지 걷기에는 많은 시간과 많은 다리 발품이 필요한 코스다. 분명히 여행정보서들은 ‘걸으면 좋은 길’로 소개할 테지만 현실에서는 마치 산행을 하는 듯하다. 결국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후둘후들해 질 지경에 이르렀을 때 되돌아오는 것을 선택해야만 했다. 베르나차까지는 꼭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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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없는 미국인의 결혼식

 *베르나차에서 만난 미국인 결혼 커플

베르나차는 다섯 마을 중 유일하게 항구가 있다. 차가 다니는 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주로 어업이 이루어지는 마을의 항구엔 아름다운 배들이 정박해 있다. 수영,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베르나차는 1080년, 해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해군부대가 주둔했던 군사지역이다. 해적을 방어하기 위해 벼랑 위에 쌓은 도리아 성이 있다. 마을 전체를 조망하거나 멋진 바다 풍경을 보려면 성까지 올라가야 한다. 입장료도 비싸지 않다. 사방팔방으로 탁 트여 파노라마 풍치를 볼 수 있는 곳. 후둘거리는 발걸음의 피로를 사르르 녹여줄 정도로 멋진 풍치가 펼쳐진다.


베르나차의 결혼식.JPG
베르나차의 결혼식

 마르코니 광장의 산타 마가리타 단티오키아 교회가 충분한 사진 포인트가 된다. 그날 이곳에서는 하객 한 명 없는 미국인 커플이 결혼하는 날이다. 결혼을 증명해줄 신부, 사진사, 들러리가 전부인 조촐한 결혼식. 오후 햇살을 벗삼아 그들은 키스로 성혼이 되었다. 성혼이 끝나면 신부가 내미는 종이에 사인을 하는 것으로 결혼식은 끝이 난다. 그저 짐작한다. 미국에서 사랑을 속삭이면서 이탈리아 친퀘테레 바닷가의 한 마을에서 결혼식을 올리자고 했을 것이라고. 어떤 사랑이야기가 있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든, 그게 이 순간 무어 중요하리. 감격에 겨운 신부의 눈물 한방울이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을. 그것을 지켜보는 여행객의 마음 속에도 결혼 커플과 함께 추억 한 자락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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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롤라

 *마나롤라에서 지는 해 보면서 눈물 글썽

베네르차 옆 마을은 코니글리아다. 여행시작을 어디에서 하든 중간에 낀 마을이다. 다른 마을은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마을을 만나지만 이곳은 마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다섯 마을 중 가장 작은 산촌 느낌을 준다. 이는 마을이 포구가 아닌 가파른 언덕 위에 터전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마을만의 매력이 있다. 두 사람이나 겨우 걸을 수 있을 좁은 도로에서 만나는 샵들이 그 어느 마을에서 보는 것보다 아름답다. 여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화분으로 장식된 유리창도 이곳에서는 예술적이다. 바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을 흥얼거리며 몇 발자욱 더 떼었을까? 길은 끝나고 벼랑 길 아래로 바다가 정원처럼 펼쳐진다. 바다가 지척이 아니어서 새롭다. 그 자리에 어김없이 자리한 작은 바. 지는 해를 보면서 와인 한 잔을 마시면서 듣는 팝송가락이 살갑게 가슴팍을 후벼온다.


마지막 마을은 마나롤라다. 기차역에서 내려 포구로 발걸음을 옮긴다. 포구로 가는 길목에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 있다. 주름진 얼굴, 햇살에 찌들은 검은 피부, 무겁고 힘겨워 보이는 포도 농장, 희미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주민들의 표정이 이 해질녘에 특히 정겹다. 1338년에 지은 고딕 양식의 산 로렌초 성당도 이들과 삶을 같이 했을 것이다. 마을 길 끝에는 어김없이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이 펼쳐진다. 마을 건물색은 해걸음에 진해져 가고 하루 종일 수영을 즐기던 어린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면서 지는 해는 콩닥콩닥 심장을 떨리게 한다.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자리를 틀고 앉을 시간. 필자는 기차시간에 쫒겨 급하게 레스토랑에 앉아 해물스파게티를 시킨다. 기차시간과 숙소로 돌아가야 하는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해 못하는 웨이터는 내게 속삭인다. ’저녁 9시부터는 라이브 음악이 울려‘. 언제쯤에나 이런 아름다운 정서에 내가 흡입될 수 있을까?


*Travel data

현지 교통:피렌체나 밀라노, 제노아 등지에서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라스페치아 역을 비롯해 5개 역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친퀘테레 카드(Cinque Terre Card)가 있다. 하지만 기차 말고도 걷거나, 보트를 타거나 하는 재미를 느끼려면 사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정보친퀘테레 바닷가 마을에서는 아주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레스토랑 마다 맛이 제각각.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을 찾는 것도 요령이다. 레스토랑에는 칠리가 있어 우리 입맛에 맞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또 이곳 특산품인 올리브 오일과 와인을 이 있다. 포카치아(Focaccia)라는 지역 특산 빵은 한국인 입맛에는 아주 짜다. 이탈리아 전역의 레스토랑에서는 테이블 커버 차지와 함께 서비스 요금을 함께 내야 한다. 레스토랑에서 한끼 식사를 하게 되면 원래의 가격에서 훨씬 웃도는 돈을 감안해야 한다.


숙박정보:친퀘테레 바닷가 마을은 대부분 숙박비가 비싸다. 라스페치아에 숙소를 정해놓고 다녀도 무관하다. 대부분 숙박지에서 tu틀을 운행해준다. 필자가 머문 고지대에 있는 호스탈은 가격이 저렴했고 조용했다. 분지처럼 움직이기 어려운 곳이었지만 저녁이면 하루 세 번씩 tu틀을 운행해주고 있어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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