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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앞북 어쩌다 뒷북 18]이런 질문도 답해줄 수 있나요?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ㅣ

2020-04-28 12:19

글 : 이상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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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뉴욕공공도서관 사서가 창고에서 오래된 질문상자를 발견했다. 그 상자 속에는 194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뉴욕도서관 이용자들이 사서에게 질문한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질문이 가득했다. 웃음을 자아내는 엉뚱한 질문들이 수두룩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관심사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11명의 뉴욕공공도서관 사서들이 그 질문 가운데 106개를 간추려 답변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뉴욕공공도서관.  정은문고)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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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는 어떤 종류의 사과를 먹었나요?" 그림/배리 블리트

 

제목과 표지그림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읽기도 전에 나도 덩달아 엉뚱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얼마나 엉뚱한 질문들이 쏟아질까. 그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던 근원적인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시작부터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다. 책을 열면 106가지 질문과 답이 바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이브가 먹은 사과는 무슨 종류인가요?" "파랑새는 몇 시쯤 노래하나요?" "독사가 내 몸둥이를 물면 죽을까요?"라는 귀여운 질문부터 "세금과 중세음악의 관련성에 대해 알고 싶은데요" "실력 있는 위조 전문가를 추천해줄 수 있나요?"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신경질적인 사람들이 있는가?" "맨발로 다닐 수 있는 직업은 어떤 것이 있나?" "뉴욕시의 피로도는 몇 도인가요?"등 엉뚱하고 당돌한 질문들도 다수다.

 

뉴욕시의 피로도? 이런 황당한 질문엔 어떻게 답해야 할까. 도서관 사서의 답변은 여유와 재치가 넘친다. 

"경위도를 알려주는 웹사이트 www.LatLong.net에 따르면 뉴욕시의 위도는 40.730610입니다. 이따금이지만 뉴욕시의 '피로도'가 높다고 알려질 때도 있습니다. 온라인 사전 메리엄 웹스터에서는 피로를 '지치고 무기력한 상태 : 피곤함'으로 정의하고 있네요." 

위도를 뜻하는 'latitude'를 'lassitude(피로도)'로 잘못 써서 보낸 질문에 대해 위트 있게 대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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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발로 다닐 수 있는 직업엔 어떤 것이 있나요?" 그림/배리 블리트

 

엉뚱한 질문 덕에 알게 된 영어 단어의 뒷이야기도 이채롭다. 쇄신, 혁신이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리노베이션(Renovation). 이 단어의 배경에 이혼사업(?)이 있었다니 기막힌 노릇 아닌가. 1930년대 미국에서는 이혼을 하기 위해 리노라는 도시에 모여들었다. 다른 도시에서 요구하는 간통 증명 조항이 없고 6주 동안 거주만 하면 쉽게 이혼이 성립됐기 때문이다. 이에 리노의 목장들이 이혼하러 오는 사람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른바 ‘리노베이션(Reno-vation)’ 사업이 성업을 이루게 되었다. 리노베이션이란 단어의 뜻과 부합됐던 것. 그럼, 이 흥미로운 답변은 어떻게 나오게 됐을까. "이혼하러 혼자 리노에 가는 건 부적절한 행동인가요?"라는 질문 때문이었다. 

 

질문 하나하나가 모두 신선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놀랍고 감동적이었던 건 이런 질문에 답을 내준 사람들 때문이다. 뉴욕도서관 사서들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질문 셰례를 받는다. 뉴욕 사람들이 유난히 지적 욕구가 왕성하다는 말이 있으니 더 피곤한 일이다. 시간과 공력이 많이 드는 만만치 않은 일인데 이용자들의 질문을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다. 1968년에 전화 문의 서비스, 1996년엔 이메일 서비스가 추가됐고, 1999년 9월부터는 온라인에서 질문을 직접 던질 수 있는 'NYPL(뉴욕공공도서관)에 물어보세요' 사이트를 오픈했다. 지금도 헌신적인 열두 명의 직원이 도서관 이용자의 질문을 받고 채팅창까지 열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서비스가 흔하디 흔한 세상이지만, 1895년 개관 이래 이용자 서비스를 멈추지 않은 이 공공도서관의 노력은 왠지 특별해보인다.

 

우리의 공공도서관으로 시선이 옮겨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남의 떡만 크게 보는 못된 습성이 또 재발한다. 도서관이 문제가 아니라 자주 이용하지도 않고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인 것을.  

우리의 공공도서관 서비스도 뉴욕 못지 않을 거라 상상하며, 나는 이번 주 아람누리도서관에 간다. 회사와 가까운 마포도서관에 가도 좋겠다.

 

질문? 좀 자신 없긴 한데... 우선 이런 건 어떨까.

"게임에 빠진 우리아들놈, 거기서 키워주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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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 뉴욕공공도서관. 정은문고. 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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