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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의자 이야기

2019-06-24 16:01

진행 : 박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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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어떤 의자에 앉느냐가 그 사람의 지위와 권력을 평가하는 수단이었다. 앉아서 쉬고 일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재미있는 의자 이야기.

사진 셔터스톡, Artek(www.artek.fi/en), MOMA(www.moma.org), Kartell(www.kartell.com/gb), Fritz Hansen(www.fritzhansen.com), Vitra(https://www.vitra.com/en-us/home)
참고 <명품 가구의 비밀>(디자인하우스), YTN사이언스
지위와 권력을 상징한 왕족의 의자

의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앉기 위한 도구’다. 가구 중 하나로 등받이, 시트 그리고 이를 받치는 다리로 이뤄졌다. 하지만 과거 의자는 단지 앉아서 쉬고 일하는 기능적인 물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의장이라는 뜻의 ‘체어맨(chairman)’도 직위를 나타내는 의자에서 나온 단어다.

의자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왕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의자는 왕족과 귀족의 권위를 드러내는 표상이었다. 서민은 의자 없이 바닥에서 생활했다. 특히 왕좌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제18왕조 투탕카멘의 황금 의자다. 동물 다리 모양에 시트는 높고 모두 금으로 도금해 화려하게 치장했다. 은, 상아 등으로 호화롭게 장식했는데, 이것이 모든 왕좌의 원형이 됐다. 

그리스 시대에 이르러 의자는 권위보다 편리한 생활을 위한 기능적인 면을 중시하게 됐다. 표면 장식이 억제되고 인체공학적인 면에 부합하는 기능적 형태의 의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둥그스름한 곡선으로 된 다리와 편안한 등받이를 가진 클리스모스(klismos)는 그리스 의자 중 가장 특징적인 것으로 손꼽힌다. 이후 제정기 로마시대에는 기능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호화로운 장식을 모두 갖춘 의자들이 만들어졌다. 솔리움(solium)이란 대리석 왕좌, 집정관과 원로원 의원들이 사용한 브론즈제 셀라 쿠룰리스(sella curulis)라는 접는 의자, 부인들이 사용한 카테드라(cathedra) 등이 그 시대 중요한 의자였는데, 재료는 목재 외에 브론즈나 대리석을 사용했다.

중세기 이르러 로마의 전통 의자가 비잔틴 제국에 전해졌다. 이 시기 의자는 지위자의 권위를 나타내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건축 양식을 축소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웨스트민스터대성당의 에드워드 1세 대관식에 사용한 의자는 등받이가 고딕 성당의 첨탑 모양과 유사하다. 르네상스에 이르자 의자는 다시 고대 로마 형태를 받아들여 종류가 다양해졌다. 등받이나 시트에는 멋진 천을 씌워 훨씬 더 호화롭게 변화했다. 단테스카(dantesca)나 사보나롤라(savonarola)라는, 접었다 폈다 하는 팔걸이 의자와 화려한 조각으로 장식한 카사팡카(cassapanca)라는 긴 의자는 모두 귀족이 사용하던 의자다.

18세기 들어서자 프랑스의 궁정 생활은 엄격한 격식을 찾는 생활에서 해방된다. 귀족들은 살롱을 중심으로 자유롭고 향락적인 생활을 즐겼다. 이런 활기를 반영한 문화로 로코코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에 따라 루이 14세 양식의 엄숙하고 딱딱한 바로크 스타일 의자 디자인이 곡선의 우아한 형태로 여성스럽게 변모했다. 루이 15세 시대는 의자 종류와 디자인에 있어 가장 다채로운 시기였다. 기능적으로 우수하면서 의자가 예술품으로까지 평가되는 시대이기도 했다.

18세기 중엽부터 유럽 전역에 신고전주의 운동이 일어났다. 루이 16세가 되자 의자 다리는 다시 끝이 가늘고 골이 처진 직선을 이루고, 등받이도 곡선에서 직선으로 변했다. 의자 디테일에도 클래식 모티프를 가미해 전체적으로 엄격한 비율을 보였다.

이후 프랑스 혁명으로 궁정 양식 의자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았다. 나폴레옹 제정기에는 고대 로마 앙피르(empire) 양식의 의자가 나왔다. 의자 재료로 마호가니를 썼고 금을 도금한 브론즈 표장을 붙인, 비교적 단순한 형태다. 앙피르 양식은 19세기 중엽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했다.

19세기 후반,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양식 의자가 유행했다. 디자인은 통일되지 않았으나 안락한 면으로 대부분 개량한 것이다. 당시 공예품은 전반적으로 산업혁명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기계로 만들어 정교하지 못하고 품질이 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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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다양성을 실현시킨 20세기 의자

제1차 세계대전 후, 바우하우스를 중심으로 디자인 운동이 일어났다. 과거 수공예적인 장식 과잉 양식을 배제하고 기능성에 중점을 둔 모던 스타일 의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공예와 예술 그리고 기술 통합을 시도한 바우하우스는 특색 있고 실질적인 교육과정으로 유명하다. 바우하우스에서는 귀족이 지배하던 시대의 공예와 다른, 싸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모더니즘이 태어난 곳으로 20세기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25년, 기존 의자의 상식을 깨고 혁신적인 의자를 선보이는 개척자라 불린 마르셀 브로이어는 세계 최초로 구부린 강철관 의자인 ‘바실리 체어(Wassily Chair)’를 제작했다. 모더니즘 의자의 상징과도 같은 의자로 나무를 쓰지 않았다. 자전거에서 영감을 얻어 강철관을 구부려 의자 틀을 만들었다. 의자에서 가죽을 빼면 건물 골조와 비슷하다. 여기에 가죽을 팽팽하게 연결해 시트와 등받이, 팔걸이를 만들었다. 강철관 가구가 나오면서 동시대 작가들은 신소재 가구를 만드는 데 열중했다. 1932년에는 핀란드 출신 건축가 알바 알토가 성형합판 의자 ‘파이미오 체어’를 고안했다. 구조는 ‘바실리 체어’와 비슷하나 구부린 합판으로 제작했다. 요양원 베란다에 놓기 위해 설계한 것인데, 강철관 의자는 대량생산하기에는 좋지만 차가운 느낌이 나서 금속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나무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나무를 구부리는 곡면 합판 기술을 개발했고, 이는 북유럽 곡목 의자 전통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2차 세계대전으로 전 유럽이 전쟁을 겪는 사이 미국의 가구 디자인이 새롭게 떠올랐다. 1940년대 찰스 & 레이임스 부부와 에로 사리넨이 와이어셸 구조 의자와 플라스틱제 곡면 구성 의자를 만든 것. ‘LCW(Lounge Chair Wood)’가 그 시작으로, 대량생산과 저렴한 가격대를 위해 합판을 소재로 했으며, 알바 알토가 연구한 곡목 기술을 적용했다. 등받이와 좌판, 다리 그리고 중심 틀을 따로 제작하고 이들을 탄성고무로 연결해 하나의 의자로 완성했다. 이것이 모던 디자인의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20세기를 상징하는 의자 bes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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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바 알토의 스툴 60. 동그란 받침대에 거꾸로 된 L자형 다리를 붙인,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2 헝가리 출신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모더니즘의 대가라 불리는 마르셀 브로이어가 강철관을 구부려 만든 최초의 바실리 의자.
3 화려한 색상과 팝아트 인테리어로 주목받은 덴마크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의 판톤 의자. 플라스틱 소재의 일체형 의자로 곡선을 살린 디자인이 돋보인다.
4 프랑스 제품 디자이너 필립 스탁의 ‘라 마리’. 1997년 세계 최초로 투명 의자를 디자인했다.
5 미국 가구 디자이너 찰스 임스의 LCW 의자. 곡목 기술을 적용해 등받이와 좌판, 다리 등을 따로 제작한 뒤 하나로 연결한 의자로, 유기적이고 인체공학적인 기술을 적용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6 덴마크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유명한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 의자. 하나의 합판을 구부려 등받이와 좌판을 만들고, 이것을 가느다란 강철관과 연결했다.
7 북유럽 모더니즘을 개척한 알바 알토의 ‘파이미오 의자’. 곡면 합판 기술을 개발해 나무가 모던한 의자로 디자인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의자다.
8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체어. 껍데기가 어느 정도 잘려 나간 달걀과 비슷한 모양이라 에그 체어라 불린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영화나 광고에 자주 등장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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