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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최지우, 김희선... 여배우가 돌아왔다!

여배우가 돌아왔다!

2015-05-07 09:59

올봄, 스크린과 브라운관은 보기만 해도 풍성한 별들의 잔치다. 영화 <관상> 이후 2년 만에 ‘센 여자’로 돌아온 김혜수,
마흔을 앞둔 나이에도 고등학생 코스프레가 가능한 원조 미녀 김희선,
여전히 소녀감성 가득한 한류스타 최지우가 그들이다.
각각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어필한 세 여배우들을 살펴보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엄마’ 김혜수


최근 예고편이 공개된 영화 <차이나타운>은 어두운 뒷골목을 조명하는 범죄 드라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이들이 모인 이곳은 일명 ‘차이나타운’. 또다시 버림받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악착같이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공간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이곳에서 대모로 군림하는 ‘엄마’ 역을 김혜수가 맡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굉장히 강렬하고 충격적이었어요. 극중 ‘엄마’라는 역할이 무척 매력적이고 흥미로웠지만 굉장히 망설여졌죠. 결정을 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어요.”

주로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맡아온 그녀이지만, 극악무도하기 이를 데 없는 차이나타운의 ‘엄마’는 쉽사리 수락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영화 <황해>에서 김윤석이 연기한 ‘면정학’의 여자 버전이라고나 할까. 족발 뼈다귀가 그토록 잔인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김윤석은 관객의 뇌리 속에 한동안 면정학의 이미지로 박혔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는 김혜수에게 충분히 모험이었다. 실제로 공개된 포스터 속 김혜수는 검버섯이 가득한 얼굴에 상한 듯 부스스한 헤어스타일로 피폐한 지하세계에 악(惡)만 남은 보스의 포스를 보여준다.

“엄마라는 역할을 하면서 보스를 떠올릴 수 있는 고착화된 이미지는 애초에 다 배제했어요. 피부 상태나 머리 상태가 어떤 위협적인 모습을 갖추기 위함이 아니라, 실제 피폐한 삶을 사는 여자의 그것이기를 바랐죠. 방치된 피부와 머리, 십년 전이나 후에 만나도 똑같은 ‘엄마’일 것 같은 느낌 말이에요. 여성성을 배제했고 (보스라고 해서) 어설프게 남성을 흉내내는 것을 견제했습니다. 성별의 구분이 전혀 무의미한, 그리고 실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인물이기를 바랐어요.”·

또 하나 이 영화가 반가운 건, 모처럼 선보이는 여배우들 중심의 작품이기 때문. 근래에 손에 꼽는 국내 히트작들 대부분이 남자 배우 위주로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작품이다. 김혜수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고은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등장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좀 다른 배우가 나타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적인 취향이지만 김고은 씨 같은 외형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떻게 해낼지 궁금했는데 현장에서 여러 번 감동하고 많이 놀랐습니다. 자극이 됐어요.”


‘센 여자’ 전문 배우?
아무나 못 가지는 카리스마


“김혜수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한준회 감독이 캐스팅 비화를 전하며 언급한 말이다. 사실 김혜수에게 ‘독보적인 카리스마’, ‘충무로의 여제’라는 별명이 뒤따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전까지 맡은 역할만 봐도 범상한 인물보다 비범한 인물이 더 많았다. 아니, 그렇지 않은 인물도 비범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고 말하는 편이 더 맞겠다.

최근에는 드라마 <직장의 신>(2013)의 ‘미스김’이 그랬다. 계약직 사원 미스김은 ‘을’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업무처리능력과 당당한 자신감으로 갑보다 더 갑 노릇을 하며 보는 이들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난 무서운 사람도 아니고, 카리스마 넘치는 미스김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고 강조했지만, 김혜수 아닌 그 누가 미스김을 소화했겠는가. 당시 석사 논문 표절 파문이 일기도 했지만, 제작발표회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등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점수를 사기도 했다.

또 다른 ‘센 캐릭터’로 <타짜>(2006)의 ‘정마담’도 빼놓을 수 없다. 미모의 도박판 설계자 정마담은 “이대 나온 여자”임을 어필하며 당대 최고의 팜프파탈 캐릭터로 떠올랐다. 당시 한 인터뷰에서 김혜수는 “애교와 내숭은 물론 차가운 듯하면서 뜨겁고 말랑말랑하게 구는 전형적인 팜프파탈의 유전자가 내게는 없다. 그런데도 이걸 확 보이는 게 아니고 살짝 드러내며 아주 강한 임팩트를 줘야 해서 큰 숙제였다”라고 언급했다. 그러고 보면 배우는 배우인가보다. 1986년 <깜보>로 스크린에 데뷔, 귀엽고 참하고 섹시한 역할을 모두 거쳐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카리스마로 자리매김한 김혜수. 올 상반기, 영화계에 또 하나의 레전드 캐릭터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그리스로 떠난 ‘짐꾼’
최지우


“최지우의 또 다른 모습을 봐서 놀랐습니다. 여행 전 여러 가지 조사도 많이 해오고 언어도 미리 배워왔더군요. 여행하면서 보니까 아주 살림꾼입니다. 무엇이든 즉각 해놓아요. 최지우 같은 며느리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근 4회(4월 17일)까지 방영한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의 제작발표회 현장. 할배들의 맏형 이순재가 새로운 ‘짐꾼’ 최지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할배들과 할배들을 보조하는 짐꾼이 배낭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이 방송에서, 최지우는 이서진을 도와 새 짐꾼으로 합류했다.

최지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많은 분량을 소화한 적은 거의 처음이다. 과거 <1박2일>에 잠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나영석 PD와 인연을 맺은 그녀는 나PD의 전작 <삼시세끼>에도 게스트로 얼굴을 비추며 ‘아궁이 여신’, ‘아궁이 집착녀(아궁이 앞을 지키며 과일을 깎거나 음식을 먹는 모습이 자주 비춰져)’ 등의 별명을 얻었다. 당시 이서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그녀를 꼽았을 만큼, 최지우는 한류스타라는 게 무색하게 소박하면서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그 때문일까? 나영석 PD는 잽싸게 최지우를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에 캐스팅했다. 물론 이서진과 함께할 짐꾼으로 말이다. 두바이를 거쳐 그리스로 떠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녀는 애교 있는 딸, 싹싹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다. “최지우 씨는 단점이 없는, 장점이 많은 여자예요. 배낭여행이라는 걸 망각한 나머지 감성적으로 여행을 즐기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버릇이 나와 낭비를 하기 시작했죠. 그게 유일한 단점입니다. 낭비벽이 있어요.(웃음)”

이서진의 농담 섞인 발언의 진위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시길.

그간 한류스타로, 연기자로 얼마간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가 2015년을 예능으로 문을 연 것은 꽤 탁월한 선택인 듯 보인다. 어느덧 ‘4학년 1반(41세)’이 된 그녀가 최고령 선배들 사이에서 막내로, 여동생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여느 시청자들에게나 흥미롭게 다가올 테니 말이다.


“쫓기듯이 하기는 싫지만,
결혼은 꼭 할 것”


이번 방송에서 공개된 최지우의 나이, 그리고 그녀의 연애에 대한 할배들의 염원(?)은 또 다른 볼거리로 작용했다. ‘국민 첫사랑(1996년 9월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첫사랑>에서 재벌 딸로 등장해 배용준과 호흡을 맞췄고, 이 드라마는 시청률 65%를 기록했다)’은 어느덧 40대 여배우 대열에 올랐고, 그 나이쯤 되면 숙명처럼 받는 질문, ‘결혼은 언제 할 거예요?’에 이렇게 답한다.

“저는 독신주의자도 아니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아요. 다만 배우로서 일하는 지금이 정말 좋아요. 이 좋은 시간들 속에서 결혼에 대한 조바심에 쫓기고 싶지는 않아요. 20~30대에는 열심히 일했고 앞만 보며 달렸어요. 지금은 심적인 여유를 좀 찾았어요. 결혼은 꼭 할 거예요. 하지만 쫓기듯이 하지는 않을 거예요.”

방송에서 비춰진 것처럼 그녀는 꼼꼼하지만 약간의 덜렁거림이 있고, 애교가 많지만 과하지도 않다. 할배들과 이서진의 입에 스스럼없이 사탕을 넣어줄 만큼 여동생 같은 면이 있고, 절벽 근처에는 가지도 못할 만큼 겁도 많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음식을 맛깔나게 하는 편이고, 돌발상황이 벌어져도 찡그리는 법이 없다. 이순재 말대로 “며느리 삼고 싶은” 여성상 아닌가. 굳이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도 그녀를 더 예뻐 보이게 만드는 일면이다. 

“<수상한 가정부>를 찍으면서는 정말 피부관리라는 걸 해보지 못한 것 같아요. TV 보면 다 티가 나더라고요. 눈도 아래로 푹 꺼져 있고 눈 감고 있을 때도 있고. 화면 보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하지만 박복녀(극중 역할)가 데뷔 이래 제가 맡은 가장 도전적인 캐릭터였어요. 비주얼은 물론 포기했죠. 앞으로 연기력이나 눈빛에서 좀 더 깊이가 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여배우의 주름보다는 눈빛에 좀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해요.”

깊이 없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최지우는 알고 있다. 몰두하고 열중하는 배우의 모습 그 이상으로 아름다운 게 어디 있을까. 최지우도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다.




고등학생 코스프레도 가능해
김희선


2007년 결혼을 기점으로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희선이 방송 활동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건 2012년 여름. 중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한류스타 이민호와 함께 ‘시공간 초월 드라마’ <신의>를 찍었지만 시청률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물론 쏟아지는 러브콜은 여전했다. 이듬해 예능 프로그램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를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였지만, 신동엽과 비견하는 메인 MC로 또 한 번 재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때도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결국 프로그램은 8개월을 못 채우고 폐지됐다.

‘김희선 카드’가 약발이 다 했다고 느껴질 무렵,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이 방영을 시작했다. 복귀작들의 연이은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김희선의 열연이 돋보였다. ‘예쁜 척’도 없었고, 처음으로 부산 사투리까지 시도했다. <참 좋은 시절>은 27.9%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음으로 그녀가 선택한 (출산 후) 세 번째 드라마가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이다. 미녀 배우라는 꼬리표가 20년 가까이 따라다닌 김희선에게, 생애 첫 10대 아이의 엄마 조강자 역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니 엄마 역만 들어오나 싶어 처음엔 출연을 망설였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예전엔 인형처럼 눈물만 흘리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눈물, 콧물 다 흘려요. ‘이런 게 엄마의 마음이구나’ 싶기도 하고, 인생을 배우는 계기도 돼요.”

극중 전설의 일진 출신이자 현재는 고등학생 딸을 뚠 엄마 조강자는 학교 폭력의 희생자인 딸 아란의 복수를 위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맞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그 입학 말이다.

“제 딸이 일곱 살인데 유치원에도 이런 일이 있어요. 폭력이나 왕따는 아닌데, 알게 모르게 끼리끼리 놀곤 하더라고요. 남 얘기 같지 않았어요. (드라마 상황과 같은 일이 생긴다면) 저라도 조강자처럼 할 것 같아요. 여건이 안 되고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마음은 다 조강자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남 일 같지 않고 씁쓸하죠.”

엄마의 마음으로 몸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친 덕분일까? 내년이면 마흔인 그녀의 학생 연기는, 아니 교복 복장은 무난히 합격점을 받은 듯 보인다. 주름살조차 보이지 않는 피부 관리의 비결은 무엇일까?

“20년째 이 질문을 받는데, 너무 민망해요.(웃음)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무너지면 (그 결과가) 얼굴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얼굴도 예뻐진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미녀대회 대상
송승헌도 인정한 동네 미녀

극중 고2 딸을 보호하기 위해 고등학교로 돌아간 김희선, 그녀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사실 그녀의 고등학교 학창시절은 CF와 MC 생활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혜성여자고등학교 2학년 시절, ‘고운얼굴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그녀는 잡지모델로 활동하다 이듬해인 1993년 롯데삼강 ‘꽃게랑’ TV 광고를 찍으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같은 해 최연소 MC로 배철수와 함께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파격적인 기회를 얻기도 했다. 중앙대 연극학과에 합격한 이듬해에는 <공룡선생>에 출연, 연기자로 데뷔한다. 그런 그녀가 캐스팅 1순위 배우로 올라선 건 1995년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국민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의 덕이 크다. 당시 철없고 당찬 막내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희선은 이후 1990년대 대표 미니시리즈(<프로포즈>, <미스터Q>, <해바라기>, <토마토> 등)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단숨에 연예인으로 부상한 건 아무래도 학창시절부터 소문이 자자했던 미모 덕일 것이다. 당시 근처 고등학교에 다녔던 배우 송승헌은 “김희선이라는 예쁜 여학생이 있다는 사실은 인근 남학교 학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밝히며 소문을 사실로 입증하기도 했다. “걸스카우트로 활동할 때 야영을 갔는데 운동장에서 캠핑을 하게 됐다. 그런데 남자들이 위험하다며 교문 앞에서 나를 지켜줬다”라며 깨알 자랑을 하는 모습조차 밉지 않은 그녀, 김희선의 ‘아줌마 파워’는 한창 무르익는 중이다. 

사진 딜라이트, K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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