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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임신, 아직은 은밀한 유행?

혼전임신, 아직은 은밀한 유행?

2015-04-15 11:05

별게 다 유행을 타나 보다. 이번엔 혼전임신이다.
“요즘은 혼수라잖아”라는 급진파와 “애들 배우면 어쩌려고”라는 온건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잘 없어서, 혼전임신을 갖다가 ‘유행’이라고 말하기도 어딘가 민망하긴 하다. 안방극장에서도 단골 소재가 된 지 꽤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뭔가 스케일이 다르다. 이 설정을 집어넣은 드라마가, 동시에 ‘떼 지어’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10대 고교생의 베드신과 임신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다.


안방극장 단골 소재

그중 하나가 <풍문으로 들었소>(SBS)다. 극 중에서 고아성은 혼전임신으로 아이를 낳는 서봄 역할을 한다. 여기서 나름 파격적인 건 서봄이 미성년자인 고3이라는 점. 서봄은 “내 또래 엄마들은 자식 키우는 게 힘들다고 난리”라는 대사를 통해 ‘리틀맘’의 고충을 토로한다. 극은 대한민국 1%에 속하는 상류층 가족과 ‘을(乙)’ 중의 을인 가족 간의 갈등을 주제로 한다. 서로 다른 두 집안의 자녀가 만나, 임신을 하게 되면서 불씨를 지핀다. <호구의 사랑>(tvN)에서도 여주인공이 혼전임신을 한다. 수영요정 도도희(유이 분)가 아버지가 누군지 밝히지 않은 아이를 임신하고, 고교 동창인 강호구(최우식 분)의 도움으로 출산하는 모습까지 방영돼 화제가 됐다.

<장밋빛 연인들>(MBC)에서 한선화 역시 혼전임신으로 출산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장미희의 과거 혼전 출산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조기종영에 그치긴 했지만 <선암여고 탐정단>(JTBC)에서도 혼전임신으로 중절수술을 택한 여고생 얘기를 다뤘다. 또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가족끼리 왜 이래>(KBS)에서도 거짓 혼전임신이 극의 재미를 더했고, <전설의 마녀>(MBC)에서 또한 그랬다.

과연 소재 덕분일까. 혼전임신 얘기를 담은 드라마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전설의 마녀>는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동 시간대 드라마 기를 확 꺾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첫 방송에서 시청률 2위를 꿰찼고, <호구의 사랑>은 특유의 만화적 연출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황스럽다는 기색이다. 주부 권선민 씨(42)는 “‘죄’는 아니지만, 혼전임신을 이렇게 공공연하게 공중파에서 다뤄도 되는지 의문이다”라면서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줄까 봐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어딘가 모르게 불온하다는 거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진지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풍문으로 들었소>의 안판석 PD는 “10대 혼전임신에 방점을 찍자는 게 아니다”라면서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계급이 굳어지기 때문에 계급과 갑과 을의 문제를 다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안 PD는 이어 “갑질과 을질을 풍자하는 코미디물이므로, 그저 많이 웃고 즐겨달라”고 초점을 달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호구의 사랑>의 표민수 PD는 “만화적인 소재로 출발했지만, 그 바닥에는 임신이나,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설정 등 강한 코드가 깔려 있다”면서도 “이런 강한 코드들을 사건화하기보다는 이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끌고 가는 것에 중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소재는 소재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는 말이다.


아직까진 부정적 시선

실제로 혼전임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고령 결혼과 난임 부부가 많아져 혼전임신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되는 추세”라면서 “때문에 미리 측근에게 임신 상태를 밝히고 웨딩드레스를 고르거나, 태아의 안전을 위해 가까운 곳의 신혼여행 상품을 고르고, 혼수와 육아용품을 한꺼번에 장만하는 부분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신혼부부의 10쌍 중 3쌍은 혼전임신 커플이기도 하다. 웨딩컨설팅 듀오웨드가 지난 2013년 막 결혼한 3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지난달 혼전임신으로 결혼한 A씨(35)는 “만혼으로 인한 출산의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었다”면서 “이에 앞서, (상대와의) 결혼에 확신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혼전임신의 장점(?)을 꼽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인정’되는 추세이지, 아직은 떳떳하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인식이 현상을 따라잡진 못하고 있는 것. 듀오웨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7.1%가 혼전임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혼전임신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92.1%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었다”고 고백했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이제 중요한 것은 ‘임신과 결혼식 중 어떤 것이 먼저냐’가 아니라, 혼전임신이라도 계획 아래 임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건강한 자녀를 출산하기 위해서, 그리고 예비부부의 건설적인 미래 설계를 위해서라도 예기치 못한 임신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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