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 동영상
  • 카드뉴스
  • 조선뉴스프레스멤버십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ISSUE
  1. HOME
  2. ISSUE

<김창렬의 올드스쿨> 이재국 작가_아이와의 시간 그리 길지 않아요

2014-07-10 10:18

DJ DOC 김창렬과 <아빠수업>을 공동 집필한 바 있는 SBS <김창렬의 올드스쿨> 이재국 작가. 이번에는 일곱 살짜리 딸과 나눈 이야기를 엮어 <아빠 왔다>를 발간했다. 아이와 나눈 소소한 이야기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이다.



어느 일요일 저녁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몰래 침대에 가서 울고 있었다. 그런데 연우가 조용히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아빠 왜 울어?” “음 아빠 엄마 보고 싶어서.” “아빠 엄마 어디 있는데?” “하늘나라에 가셨지.” “아빠 내가 안아줄게, 울지 마.” “고마워.” “괜찮아. 우리는 같은 팀이잖아.”

아이들은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종종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말을 하곤 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은 어른이 범접할 수 없는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이다.  

SBS 라디오 <김창렬의 올드스쿨>, MBC <컬투의 베란다쇼>, tvN 등을 집필해온 방송작가이자 올해 일곱 살인 연우의 아빠인 이재국 작가는 딸과 나눈 재미있는 대화를 SNS에 기록해오다가, 이것을 묶어 육아 에세이집 <아빠 왔다>를 발간했다. 

“아빠의 말 한마디는 어느 명사의 명언보다도 훌륭하고, 아빠와의 10분간의 대화는 그 어떤 책 한 권만큼의 가치가 있어요. 아빠와 노는 1시간은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시간이고, 아빠와 보낸 하루는 어떤 놀이동산보다 더 재미있고요.”

아빠가 퇴근해서 “아빠 왔다”고 발음하는 순간, 맨발로 아빠를 반기는 아이들. 제목 ‘아빠 왔다’라는 말 한마디는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는 서두인 셈이다. 그러나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의 대화를 어렵게 생각한다. 아이와 30분만 놀아도 더 할 게 없다는 아빠들에게 이재국 작가는 이와 같이 조언한다.

“아빠들이 아이와 대화하다가 한두 마디면 막히는 이유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기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아빠가 대부분 갑이라고 생각하고, 아이가 을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이는 대화할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죠.”

이재국 작가는 “오늘 뭐 했니?”가 아닌 “오늘 어떤 게 재밌었니?”라고 질문해보라고 조언한다. 

“아빠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려는데 부장이 ‘오늘 뭐 했어?’라고 물으면 갑자기 막막해지잖아요. 검사하는 것 같고. 마찬가지예요. 아이에게 ‘오늘 뭐 했어?’라고 물으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해요. ‘오늘 뭐가 재미있었어?’ 하면 그게 뭐가 됐든 이야깃거리가 있을 거예요.”

아빠가 아이를 변하게 해
이재국 작가는 아빠가 아이들을 얼마나 변하게 하는지 알고 있다. 한번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망나니였던 아이가 천사처럼 변화하는 걸 보고, 그 프로그램 후배 작가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아이가 어떻게 달라진 거야?” 그 작가의 대답은 의외였다. “대부분의 솔루션이 아빠예요.”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에너지가 많아서 엄마가 놀아주는 걸로는 해소가 안 돼요. 에너지를 완전 연소 시켜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물건을 막 집어 던지는 거예요. 방송에 나온 아이는 한 달에 두 번 아빠를 만나서 그게 너무 불만이었던 거예요. 그때부터 매일 아빠가 와서 놀아주니 정말 천사 같은 아이로 변했어요.”

아빠가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지만 아빠들은 종종 그 방법을 몰라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재국 작가가 좋은 아빠 캠프에서 만난 한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빠 캠프에 강사 겸 참가자로 다녀왔어요. 프로그램 중 아이들에게 아빠 이미지 그리기 시간이 있었는데 가장 많이 나온 게 뭔지 아세요? 50%가 소주병이었어요. 그다음이 담배, 리모컨 등이었고, 어떤 아이는 악마를 그리거나 훨훨 타오르는 장작불 혹은 뾰족한 포크를 그린 아이도 있었어요.”

아빠의 이미지가 그렇듯 부정적이라는 것에 이재국 작가는 놀랐다. 특히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그린 아이의 아버지는 예상대로 아이들에게 자주 화를 냈다. 

“아이들이 잘못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몰라서 그러는 거고, 모르면 설명을 해주면 돼요. 한번은 연우가 제게 침을 뱉은 적이 있어요. 다른 아빠였다면 화를 냈겠지만, 저는 연우에게 나쁜 행동이라고 설명했죠. 그 뒤로 한 번도 침을 안 뱉었어요. 혹시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몇 번이고 설명해주면 돼요.”

이재국 작가는 아빠들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사실 생각보다 짧다.

“아빠 캠프에서 만난 5학년짜리 아이를 둔 아빠는 집에 오면 너무 속상하다고 해요. 본의 아니게 3개월째 주말 부부로 살고 있는데 집에 가면 아이들은 학원 가고 없대요. 학원을 다녀와서도 자기 방에 들어가버린다는 거예요. 이제 또래 친구들과 커뮤니티 형성이 되면 부모와 이야기하려 들지 않아요.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5~6살 때부터 10~11살까지 겨우 5~6년밖에 안 돼요. 그 기간마저 아이와 대화하려 들지 않는다면 아빠로서 너무 책임감이 없는 게 아닌가요? 20살까지도 아니고 기껏해야 5년 정도인데.”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위한 조언

아빠가 아이와 시간을 자주 보낸다면, 부부 관계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보통 아내들은 ‘애한테 잘 하든가 아님 나한테 잘 하든가’라고 이야기해요.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가정이 행복해져요. 그러나 대부분 둘 다 못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남자가 힘들다고 할 때, 아내가 ‘나도 집에서 애 보는 거 힘들어’ 하면 싸움 아니면 답이 없어요. 그럴 때는 싸우지 않고 양육에 대해 규칙을 정하면 돼요.”

이재국 작가는 양육에 있어서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부부가 맞벌이일 경우 남편이 양육의 50%를 맡는 것이 맞다. 그러나 맞벌이가 아닌 경우에는 30% 정도라면 적당하다고 말한다.  

“저는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육아가 행복한 가정생활의 핵심인 것 같아요. 부부가 모든 것을 함께할 수도 없어요. 아무리 사랑해도 칫솔은 따로 쓰잖아요. 주말이라고 해서 온 가족이 같이 지내면 모두 피곤해서 못 살아요. 아빠들은 주말에만 아이들과 잘 놀아줘도 가정적인 남편이 될 수 있답니다.”

사진 신승희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글쓴이 :      비밀번호 :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