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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심근경색 그 후

2014-05-29 10:17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는 건강 상태가 위독한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치료법인 저체온요법이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이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겼다. 다음 날인 11일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저체온 치료를 거쳐 진정 치료를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회복 시점이 늦어지면서 위독하다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해 급기야는 이 회장이 사망했다는 구체적인 루머도 돌았고, 그 루머를 보도한 매체도 있어 그룹 차원에서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삼성그룹은 “안정된 상태에서 호전되고 있다”며 건강 악화설을 일축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과 신문에서는 그룹 후계 구도에 대한 이야기를 거론했고, 경쟁사인 애플의 주가는 600달러를 껑충 뛰어넘었다.



저체온요법은 무엇?
이건희 회장의 건강 소식이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이 회장의 생소한 치료법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저체온요법’. 박진식 세종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일단 저체온요법은 자주 사용하는 치료법은 아니다. 박 원장은 “기존에는 사람의 조직, 오관을 대상으로만 저체온요법을 이용했다. 엄밀하게는 저체온 저장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극도의 저온으로 내려서 냉각시킨 다음 다시 해동해 정자를 이용하는 것도 저체온 저장법의 일환이며, 이밖에도 홍채 이식이나 각막 이식, 피부 이식을 위해 조직 저체온 저장법을 활용해왔는데, 최근에는 뼈 이식을 위해 뼈 저장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심장 수술의 경우에는 심장을 저체온으로 유지시켜 수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저체온요법이 사람의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대신, 사람 신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극도의 저온으로 내리지 않고 32~35℃ 사이의 저체온을 유지하며, 대개 33℃로 최소 12시간에서 24시간을 유지한다고 한다. 그리고 리워밍 단계라고 하여, 시간당 0.2~0.5℃씩 24시간 동안 서서히 정상체온으로 온도를 올린다.

박 원장은 “저체온요법은 빠르게 체온을 냉각시키는 시작 단계와 저체온을 유지하는 유지 단계, 그리고 정상체온으로 되돌리는 복귀 단계인 총 3단계로 나뉘며, 48시간이 소요되는 치료법이다”라면서, “이러한 저체온요법의 중점 대상은 심폐소생술 후에 다시 정상적으로 리듬이 돌아온, 즉 생명 증후가 보이나 의식이 없는(의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체온요법, 뇌손상을 최소화해
그렇다면 ‘저체온요법’이 어떤 작용으로 치료에 이용되는 것일까? 박 원장은 “많은 사람들은 흔히 혈류가 차단되었다가 다시 재개통이 되면 곧바로 좋아질 것이라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재개통이 되었을 때 그것 자체가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혈류 속에 있는 산화물질인 독소로 인해 손상될 수 있으며, 혈류 속에 포함 되어 있는 염증 표식인자도 세포를 파괴한다고 보고 있다.

“예로 중풍을 들 수가 있는데, 이 질환의 경우는 뇌의 혈류가 막혀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치료방법으로는 막힌 혈관을 뚫어 뜨거운 피가 다시 뇌 속으로 흐르게 하는 것인데, 단기적으로 봤을 때 죽은 세포는 혈류가 재개통되면 손상되기 때문에 안 좋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이상 더 많은 뇌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뇌혈류를 재개통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재개통하는 치료법을 합니다.”

쉽지 않은 치료이기에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 효과 역시 입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박 원장은 “대규모 연구에서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소규모의 연구에서는 입증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이 요법을 적용한 환자 수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저체온요법에도 물론 부작용이 있습니다. 저체온요법을 하게 되면 고혈당과 이온 성분 파괴로 인한 신체 이온 변화, 그리고 심장 맥박수도 떨어집니다. 또 신경 둔화도 있을 수 있으며 경련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칫 온도를 너무 낮추면 동상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체온요법은 모든 것을 제대로 컨트롤하여 치료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체온요법을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원장은 “뇌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건희 회장, 앞으로의 회복 정도는?

일단 이건희 회장이 일반 병실로 옮긴 것으로 인해 건강 악화설은 잠잠해진 듯 보인다. 이 회장은 입원 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 지난 5월 20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은 “심장외과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이 회장의 병세가 많이 호전돼 어제 저녁 일반 병동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서울병원 3층 심장외과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가 일반 병실로 옮긴 것이다. 또한 이 회장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이 회장이 정상체온을 회복한 뒤 수면 상태에서 진정 치료를 계속 받고 있고 모든 검사 결과가 매우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회장의 건강은 안심해도 좋은 수준일까? 박 원장은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건희 회장이 저체온요법을 시행한 뒤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해서 환자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의식이 돌아왔다는 발표가 없고, 저체온 치료법이 끝났기 때문에 일반 병실로 옮긴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치료방법의 성격상 악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한다.

“저체온요법은 뇌손상을 최소화해 의식의 5단계(명료-기면-혼미-반혼수-혼수) 중 한두 단계 좋아질 뿐, 의식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악화라기보다는 환자에게 저체온 치료법의 효과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의료진은 이 회장이 고령인 데다 지병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해 의식 회복을 서두르기보다는 심장과 뇌가 최상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당분간 진정 치료를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일반 병실로 옮기면서 삼성그룹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차분히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한편,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간 불가피할 것을 대비해 경영 승계 작업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조선일보DB 
도움말 박진식(세종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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