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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 김명중

2020-05-19 09:36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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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조명의 위치를 확인한 김명중 작가가 성큼성큼 앵글 안으로 들어왔다. 정확하게 포토그래퍼가 의도한 지점에 섰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를 비롯한 해외 톱스타들과 사진 작업을 해온 그를 만났다.
12년째 폴 매카트니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중 작가는 조금 낯선 봄을 보내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폴 매카트니의 월드투어 일정을 앞두고 시동을 걸기 시작하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당장 5월부터 시작될 프랑스와 이탈리아 투어가 연기됐고, 50주년으로 의미가 클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취소됐다.

영화 후반 작업과 사진 프로젝트 작업으로 올 초 서울에 왔다가, 역시 코로나19로 발이 묶였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과도 본의 아니게 장시간 떨어져 지내는 중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쉽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준 서울에서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첫 단편영화인 <쥬시 걸(JUICY GIRL)> 후반 작업을 모두 끝냈고, 72개의 영화제에 출품했다. 11월 열릴 <을지로 프로젝트>라는 사진전 작업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단편영화 <쥬시 걸> & 사진전 <을지로 프로젝트>

“을지로 장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자서전을 만들고 있어요. 11월에 <을지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진전을 열어요. 오래된 장인의 기술에서 배울 게 많다고 봤고, 이 작업이 서울 시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요. 코로나로 갑자기 서울 일정이 늘어나서, 이 작업의 마무리 작업에 공이 더 들어가고 있어요.”

그의 첫 영화 <쥬시 걸>은 인권과 생명의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다. 1992년 동두천 기지촌 셋방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 술집 종업원 윤금이 씨 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었다. 당시 윤 씨는 주한미군 소속 케네스 마클 이병에 의해 엽기적이고 잔인한 성범죄 후 살해됐는데, 범죄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보인 한미 관계의 불평등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인권, 여성의 인권을 담은 이야기예요. 비단 한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졌어요. 살인사건은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이지만, 과연 국가 간의 알력이라는 것이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예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메라를 잡고 살았지만, 그는 늘 마음속에 영화를 품고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시작된 영국 유학 생활, 당시 그의 전공은 사진이 아닌 영화였다.

“같은 대학을 다닌 프로듀서 친구가 힘을 줬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사진전에서 만난 프로듀서와 나눈 대화를 계기로 일사천리로 영화가 만들어졌어요.”

그는 이번 작업이 장편영화를 찍기 위한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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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폴 매카트니

그에겐 지겨운 질문이겠지만, 폴 매카트니와의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스파이스 걸스 홍보 담당자의 소개로 시작된 인연이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번 해보는 경험이라고 시작한 일이 12년째 이어졌어요. 폴 경은 제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치신 분이고 가진 자, 권력자, 유명한 사람이 겸손함을 갖췄을 때 좋은 영향을 어떻게 끼치는지를 보여주신 분이세요. 제가 배운 큰 것 중 하나가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에요. ‘돈과 명예는 중요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야’라는 말을 항상 해요. 저에게 금전적으로 서포트를 해주신 것뿐만 아니라 인생 스승 역할을 하신 것 같아요. 온 마음을 쏟아서 세 시간 공연에 열정을 다하는 것은 볼 때마다 감동이에요. 아티스트로서 가장 큰 태도라고 봐요.”

폴 매카트니를 향한 그의 진심과 사랑은 그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에서도 느낄 수 있다. 폴 매카트니가 공연 때마다 마지막 곡으로 부르는 비틀스 ‘The End’의 가사 마지막 구절인 ‘And in the end, the love you take is equal to the love you make(그리고 결국 당신이 받는 사랑은 당신이 베푼 사랑과 같다)’다. 아름답고 의미심장한 가사가 그에게 귀하게 다가왔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반열에 오른 그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어쩌다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고(한국 대학 입시에 떨어졌다), 어쩌다 카메라를 잡고 있었다(IMF로 한국에 돌아올 수 없어서 벌이를 해야 했다). 영어 한마디 하지 못하던 그가 폴 매카트니를 비롯한 조니 뎁, 스파이스 걸스 등 해외 톱스타들과 작업하게 된 사연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어떻게 그런 삶을 완성했는지, 그 숨은 비결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런 마음에 답하고자 본인의 이야기를 엮어 <오늘도 인생을 찍습니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힘든 순간은 언제나 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긍정적이에요. 스물셋에 생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처절하게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사실 괴로움은 죽을 때까지 있는 것 같아요. 자기만의 괴로움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제 삶을 통해 ‘저런 사람도,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요.”

카메라가 그려진 그의 명함에는 ‘DREAMER’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다. 영화를 만들고 책을 쓰고, 사진을 찍는 본인의 궤적을 살펴보니 ‘포토그래퍼’라는 단어에 자신을 가두는 것 같더란다.

“결국 꿈꾸고 몽상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DREAMER’를 새겼어요. 일이라는 게 굳이 더 좋고 아니고를 따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영화라는 것도 만들어지고 나니까 신기하고, 사진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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