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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TV조선 국장이 말하는 <미스터트롯> 제작 뒷이야기

2020-05-07 09:43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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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만 정의 내리기엔 뭔가 아쉽다. 버라이어티한 요소를 포함한 뭔가 다른 1%, 뭔가 다른 색깔이 만든 <미스터트롯>만의 정체성. 방송 관계자들, 오디션 참가자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은 그 공을 제작팀의 노하우로 꼽는다. 그 제작팀의 수장은 서혜진 TV조선 국장이다.
결승전 무대를 앞둔 막바지 <미스터트롯>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그리고 끝까지 화제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최종 우승자가 가려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몇 가지 이슈가 연이어 일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 상태로 격상하면서, 600여 명 관중과 함께 진행하려던 결승전을 무관중 사전녹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비공개 사전녹화 후 마지막 생방송에서 문자투표로 최종 우승자를 가릴 계획이었는데, 문자투표 결과가 집계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모든 순간에는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최종 의사결정자인 서혜진 국장 역시 매 순간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문자투표 집계해준 업체는) 유일한 업체였어요. 4차에 걸쳐서 회의를 해서 더 많은 콜 수를 받을 것도 예상을 했는데, 저희로서도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난 거예요. 왜 안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MC 김성주 씨가 너무 잘 정리를 해주셔서 고마웠죠.”

그 숨 막히는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서 국장의 얼굴이 한결 가벼워 보였다. 프로그램 종영 후 쉴 틈도 없이 <사랑의 콜센타>를 비롯한 다음 콘텐츠 제작에 돌입한 시점이었다.
 

방송가 강타한 시청률 35.7%

시청률 35.7%. 종편채널뿐 아니라 모든 방송가를 강타할 만한 숫자다. 송가인을 탄생시킨 <미스트롯>의 성공으로 시즌2인 <미스터트롯>의 인기 역시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긴 했지만, 신드롬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이 결과물을 서 국장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담기가 버거울 정도로 사랑을 주셨어요. 제작진도 30%까지는 생각하지도 못했거든요. <미스트롯>이 18.1%를 기록해서 20%가 넘으면 고맙겠다는 생각은 들었고, <스카이캐슬>이 23%라서 그 정도만 봐주면 예능에서는 신기록이니까 의미 있겠다 정도였어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점 같아요.”

서 국장은 시청률이 좋은 피드백이긴 하지만, 현장에서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부담을 갖거나 뛰어넘겠다는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실력자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정도의 원칙만 지킬 뿐이었다고.

제작자로서 생각하는 <미스터트롯>의 인기 요인도 짚어봤다.

가장 첫 번째로 꼽은 것은 모르는 사람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에게 ‘저 사람들은 뭐지?’라는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1만5000명이 넘는 지원자 중 선택된 100명의 참가자들은 이미 각자의 무기를 가진 쟁쟁한 실력자들이었다.

“노래를 새로 발굴해내는 작가들의 감각과 능력, 명곡들을 찰떡같이 소화해주는 가수들 덕에 <미스트롯>보다 음원 차트 진입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어요. 들을 만한 노래가 더 많았어요. 또 한 가지는 바뀐 인프라 덕도 봤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바탕이 깔려 있는 데서 시작한 덕도 있는 것 같아요.”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영탁의 ‘막걸리 한잔’, 이찬원의 ‘진또배기’ 등 매회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 참가자들 무대는 내내 화제였다. 각종 음원 차트는 물론 공식 유튜브 채널의 영상 조회 수도 신기록을 갱신했다.

“트로트 서바이벌에 대한 신선도가 유효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미스트롯>보다 세대의 외연이 넓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는 했는데, 팬덤이 젊은 층으로 갈 수 있느냐는 확실치 않았거든요. 그런데 실력자들이 나와줬어요. 매력 있는 사람들을 시청자들이 많이 봐주고, 매력을 재생산해주는 선순환이 프로그램 안에서 일어나면서 폭발한 거예요.”

그리고 볼거리가 많았다.

“<미스트롯>은 여자들끼리의 경쟁, ‘질 수 없다’는 느낌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첫 시즌이었고, 생소한 장르를 다루면서 정통 트로트를 발견한 것에 의미가 있었어요. <미스터트롯>은 남자들이다 보니 쇼(Show)적인 측면을 강화시켜 볼거리를 많이 만들었어요. 프로그램의 활력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쇼에는 한계가 없다는 철학이 잘 맞아떨어졌어요.”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

많은 시청자들이 그랬듯 서 국장 역시 울고 웃으며 <미스터트롯>의 무대를 지켜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결승전 ‘인생곡’ 무대는 모든 무대가 레전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으라면 매번 달라지는데, 오늘은 영탁과 신인선의 ‘또 만났네’ 무대요. (일대일 데스매치에서 떨어진 신인선이) 왜 영탁 씨를 선택했을까 생각할 정도였어요.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이 땅을 치고 온 느낌이 있었죠. 임영웅과 함께 오른 수찬의 무대도 좋았습니다.”

<미스터트롯>의 출연자들은 경쟁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유난히 팀워크가 좋다. 프로그램 종영 후 최종 우승자 TOP 7은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계약을 했다. TV조선에서는 <미스터트롯의 맛>, <사랑의 콜센타>를 시작으로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할 예정이다.

서 국장의 손에서 탄생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성공으로 유사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다. 이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은 지극히 객관적이다.

“트로트 코인에 탑승하시는 데 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저희가 좋은 장르를 새로 개발했나 보다’라는 자부심은 생겨요. 시청자들은 무섭거든요. 콘텐츠의 질이 낮으면 안 보시죠.”

서 국장 그리고 제작진은 <미스트롯>의 경험으로 팬덤을 이해했고, 소통하는 법에도 조금 더 능숙해졌다. <미스터트롯>을 통해서는 공식 계정을 만들고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등 팬들과의 접점을 많이 만든 것도 그 일환이다.

“이런 노하우들은 쌓이는 것 같아요. 세 번째 시즌이 어떤 모습으로 가야 할지는 천천히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프로그램을 대표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작가, 제작팀이 만든 결과물이에요. 그분들과 더 재미있는 일을 해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감이라는 수확을 얻은 서 국장은 이렇게 다음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인터넷 게시물과 댓글을 확인하는 서 국장에게 <미스터트롯>과 관련해 인상적인 댓글이 있었는지 물었다.

“‘TV조선이 한국 방송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표현이 있어서 캡처를 해놨어요. ‘내가 채널을 삭제했는데 <미스터트롯> 덕에 다시 살렸다’는 내용도 있고요. 뭐랄까, 젊은 층 특유의 비난과 칭찬을 함께 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묘하게 뿌듯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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